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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확 바뀐 美 군사전략, “중국 확실히 잡는다!” 美 구상 모자이크전략, 군사전략의 판이 바뀐다 2020-09-28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지난 6월, 필리핀해를 통과하고 있는 루즈벨트함과 니미츠함 [사진=미 해군]


[확 바뀐 미국의 대 중국 군사전략]


미국의 대 중국 군사전략이 확 바뀐다. 미국의 국방전략이 아예 중국을 완전히 짓눌러버리겠다는 의지가 가득차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파격적이다.


미국의 군사전문매체인 ‘디펜스뉴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의 군사력 핵심인 해군을 압도하기 위해 함정수를 지금의 300여척보다 무려 60% 이상 늘린 500척 안팎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보도해 관심을 끌고 있다.


원래는 2030년까지 지금의 300척보다 55척 정도만 더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기 위해 최대 534척까지 늘리면서 이들을 대거 중국을 향한 전략에 투입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늘리는 해군전력도 항공모함 중심이 아니라 무인 함정과 잠수함 등을 늘리는 방향으로 해군 전력 재편을 해나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력 개편 흐름은 이미 지난 4월 미 국방부 산하 비용분석국과 허드슨 연구소가 함께 작성한 보고서에서 엿볼 수 있었는데, 현재 11척의 항공모함을 9척으로 줄이고 대신 80~90척의 수상전투함을 추가로 건조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렇게 해군전력의 전면적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중국의 국방력 핵심이 바로 해군이기 때문이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중국은 360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이미 미국(297척)을 넘어선 수치이고, 중국의 계획대로라면 2030년이면 425척을 보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해군력 증강계획대로 밀고 나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대폭 계획을 바꾼 것이다.


미국이 이렇게 함정수를 500척 이상으로 늘린다는 것은 사실상 냉전시절이던 1980년대로 돌아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미군은 지난 1960년대에는 800척이 넘는 함정을 보유했었다. 그러다가 1980년대에는 500여척으로 줄었고, 1990년대에는 300여척으로, 2015년에는 271척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다가 트럼프 대통령 집권시기부터 다시 늘리기 시작한 것이다.


[美 미래국방전략 설파한 에스퍼 장관의 랜드연구소 연설]


미 해군력의 이러한 거센 변화는 이미 지난 9월 16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장관의 랜드연구소 연설에서 드러났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캘리포니아에 있는 랜드(RAND) 연구소에서 미 국방정책과 중국에 대한 대응에 대해 연설을 했는데, 여기에 앞으로의 미국이 취할 군사전략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는 지난 8월 26일 하와이 아태안보연구소(APCSS)에 이은 미 국방정책과 미래 군사력 건설에 대한 2번째 설명이었다.


이 자리에서 에스퍼 장관은 크게 4가지 분야에 걸쳐 미국 군사력의 발전과 미래를 설명했다.


(1) 미국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도전 평가


에스퍼 장관은 근본적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협력하면서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특히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약한 주변국들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면서 차관 등을 갚지 못하는 ‘부채의 늪’에 빠지게 하여 해당 국가의 주권과 정체성을 훼손시키는 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흉계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어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고 사이버와 우주 영역에서까지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스퍼 장관은 또한 중국을 최대의 위협국으로 지목하면서 “미 국방성은 중국을 담당하는 전문부서를 운용하고 있고, 미 국방대학교에 중국군(PLA) 관련 과목을 50% 이상 배정하도록 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특히 “중국 공산당(CCP)이 중국군 현대화를 2035년에 마무리하고 2049년에 세계 일류급 군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면서 “지난 20년간 대테러전에 집중한 미 국방성과 미군은 이제부터 모든 역량과 자원을 동원하여 중국과 러시아로부터의 위협에 적극적이며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확고한 신념을 드러냈다.


(2) 미 국방전략서(NDS)의 기조와 목표 소개


그러면서 에스퍼 장관은 3가지의 국방전략(NDS)을 소개했는데 ①살상력을 발휘하는 전투준비 태세 구비, ②동맹 강화와 파트너십 국가의 협력 증진, ③국방예산의 효율적 운용이 바로 그것이다.


(3) 중국의 군사적 위협 대응


에스퍼 장관은 지금은 중국의 군사능력이 미국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지만 중국이 계획대로 국방력을 증강해 간다면 앞으로는 큰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는 방향으로 국방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특히, 중국이 해군력을 대폭 증강해 제1~3도련(島連: Island Chain)만이 아닌, 세계 주요 해양으로 진출하려 하고 있으며, 중국 해군은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를 지향하여 발생할 공백(gaps)을 차지하려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래서 미국이 여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군 함정을 500척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4) 중국 위협에 대응하는 미래 해군력 건설


에스퍼 장관은 중국에 대한 해군력 장악을 위해 새로운 함대(new fleet)를 건설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에스퍼 장관은 제4차 산업혁신적 기술에 의한 무인화, 자동화 및 인공지능 기능을 접목한 유·무인 함정 체계를 구축하여 향후 미래 함대의 근간이 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선언했다. 한마디로 무인잠수함(XLUUV)을 개발해 적 핵잠수함과 항모 등에 은밀히 접근하여 공격하는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미 해군이 개발한 Sea-Hunter 드론 [사진=미 해군]


미군은 이미 Sea Hunter 무인수상함이 최근 샌디에이고에서 하와이 간 완전 무인화 상태로 왕복 항해에 성공시킨 바 있는데, 이 무인수상함은 미 해군 이지스급 구축함 러셀(DDG-59)과 유·무인 수상함 공조작전을 실시하기도 했다.

▲ 미래 전장 모습 중 하나인 모자이크 전장개념도. 모자이크 전장은 상황에 따라 여러 군사수단을 레고 블록처럼 조합해 효과적으로 적의 시스템을 제압할 수 있는 개념이다. [그래픽=National Defence Magazine]


[미국이 구상하는 모자이크전략, 군사전략의 판이 바뀐다]


이러한 미군의 군사전략 변화는 ‘전쟁수행방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1950년대에는 핵무기와 운반체계 기술을 기반으로 전쟁 수행을 했다면, 1970년대에는 컴퓨터와 네트워크기술을 활용한 전쟁을 수행해 왔다. 이 기간에 미군은 전자장비와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감시정찰 자산, 정밀유도무기, 스텔스 항공기, GPS와 같은 우주자산을 주축으로 감시체계와 무기체계를 디지털화하여 통합적으로 운용해 왔던 것이다.


그러다가 오바마 행정부 들어서면서 2010년대 이후 진행 중인 인공지능, 자율체계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의 전쟁 수행 전략을 펼쳐왔었다.


그러나 중국이나 러시아의 기술고도화로 그동안 누려왔던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가 상실되고 있다는 위기감에 새로운 전쟁수행 방식을 구상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모자이크 전략’이다.


모자이크전략은 다음 3가지 포인트로 요약해 볼 수 있다.


① 군사력을 신속하게 구성 또는 재구성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는 기존의 군사력을 작은 규모로 분산해 필요시 지휘관이 마치 레고 블록을 조립하는 식으로 모자이크를 하듯 유연하게 결합하도록 함으로써 신속하게 군사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② 킬체인(kill-chain)에서 킬웹(kill-web)으로의 전환


한국의 대 북한 대응의 핵심은 킬 체인 방식이다. 그런데 이는 정적이고 수동적이다. 적은 이미 우리의 킬 체인 방식을 무력화하기 위한 능력을 갖추게 되고, 이렇게 되면 킬 체인만 믿다가 오히려 역공을 당할 위험성이 커진다.


그런데 킬 웹은 적이 우리의 전략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저렴(cheap)하고, 신속(fast)하고, 치명적(lethal)이며, 유연(flexible)하고, 확장성(scalable)이 있는 요소들을 창조적이고 동적으로 연결해 높은 수준의 복잡성과 전략적 기동을 함으로써 적에 대응하는 방식을 말한다.


③ 인간중심의 지휘통제에서 인간지휘-기계통제로의 변화


이젠 전쟁도 AI가 중심이 되어 치른다. 이는 획기적 변화이다. 기존의 전쟁수행 방식이 주로 인간의 능력에 기초를 두고 있었다면 모자이크전에서는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적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계적 능력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러한 모자이크전략을 기반으로 오는 2028년까지 동아시아에 배치된 미군 전력을 대폭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1) 미 해군 및 해병대 계획(2025년 목표)


① 유령함대 창설(2025년 목표)


-스텔스 구축함 및 로봇 무인 함정 배치

-이를 유사시 1진으로 투입해 중국의 항모전단과 내륙 미사일 기지 파괴


② 해병대에 로봇전투체계 무장


-유사시 남사군도의 무인도(중국기지) 점령


(2) 미 육군 재정비 구상(2028년 목표)


① 동아시아 주둔 미 육군의 재배치


-중국의 탄도미사일 사정권 내에 있는 미 육군의 분산 배치

-주한미군의 재조정


② 한반도에서의 재래식 전쟁은 한국군이 담당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군의 대폭 감소


(3) 외교적 조치


① 한국-호주-일본-필리핀-싱가포르-대만 등 6개국과 연대해 중국-북한-러시아 견제

② 한국은 미군의 동북아 허브 지역 역할

③ 한미상호방위조약 유지


여기서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한국과 일본 등에 배치되어 있는 미군의 조정 문제이다. 한반도에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은 한국군과 함께 1차적 방어에 나서고 이를 뒷받침해 주는 후방기지로 주일미군이 배치되어 있는 개념이었다. 그런데 이 구조 자체가 중국과 북한의 다양한 도발에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주한-주일 미군은 중국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사정권에 있다. 따라서 현재의 미군 배치와 구조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인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평가다. 그렇기 때문에 주한미군에 대한 규모 축소와 전투력 분산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군은 앞으로 기존의 집중된 주한-주일미군 배치 방식이 아니라 분산된 합동전구작전을 선택할 방침이다. 이렇게 여러 곳에 분산된 미군 전투력을 순간적으로 집중시켜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합동작전을 수행하는 방식을 채택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모자이크 전략이다.


[주한미군은 유지되겠지만 전략은 확 바뀐다]


문제는 이렇게 될 경우, 한반도에서의 전쟁 도발시 한국군이 거의 감당해야만 한다.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전시작전권 이양도 그래서 미국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요구는 이렇다.


-한국군이 더 현대화되고 전면적인 작전능력을 스스로 갖추라

-이를 위해 미국은 한국이 원하는 대로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 사용과 핵추진 잠수함 추진도 동의해 줄 것이다.

-심지어 중국과 북한에 대비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필요성도 논의해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한국에서 주한미군이 완전히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다. 냉전 2.0시대에도 여전히 한반도는 대 중국 전략에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한국을 군사 허브지역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91년 필리핀에서 미군을 철수시킴으로 인해 남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접근이 어렵게 됐다는 현실을 자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한미군을 절대 철수시키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한국을 허브로 호주·일본·필리핀·싱가포르·대만 등과 손을 잡고 중국·북한·러시아에 대응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결국, 한국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군의 전략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결코 등을 돌릴 수 없다고 결정을 내린다면, 미국은 또다른 전략을 수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제2의 애치슨 라인과 함께 한국 대신 대만을 제2의 허브로 채택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급박하게 세상은 돌아가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과연 대한민국을 굳건하게 지킬 미래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그저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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