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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국이 빠진 이유? 北-中견제하는 국방장관 회담 불참은 양제츠 방한 선물 2020-08-31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지난 8월 29일 괌에서 열린 미일국방장관회담. [사진=고노다로 트위터, 편집=Why Times]


[29일, 한국 빼고 미·일만 참석한 국방장관회의]


8월 29일(현지시간) 미국령 괌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이 만나 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북한과 중국 문제를 논의했다. 원래 이번 회담은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으로 추진되었으나 한국측이 끝까지 망설이다가 불참하게 된 것이다.


미·일 국방장관이 이 자리에서 논의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북한 핵과 생화학 무기, 그리고 이를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 관련 생산 시설의 해체 논의


-"북한 대량 살상 무기와 생산 수단, 그 운반 수단의 완전한 제거를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완전히 이행하기 위한 미국의 결의를 다시 강조했다"(미 국방부 보도자료)


-"북한에 대해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완전히 불가역적으로 폐기하는 방향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는 인식에 일치했다"(일본 NHK 보도)


특히,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일본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외에도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북한의 단거리 및 중거리 미사일도 끝까지 허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미국으로부터 받아냈다는 대목이다. 이는 한국의 이익과 직결된 문제지만 한국의 참여가 없는 자리에서 미국과 일본간에 논의가 된 것이다.


②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완전한 이행 방안 논의


-“일본에 대해 북한의 불법적 선박 대 선박 환적을 막기 위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이행에 있어 강한 리더십, 이런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다국적 군대 유치에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미 국방부 보도자료)


③인도-태평양전략에 의거한 아세안·인도·호주와의 협력 문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 인도, 호주를 포함해 같은 생각을 지닌 다른 파트너들, 그리고 미국, 한국과 3자간 협력을 강화하려는 일본의 노력을 환영했다"(에스퍼 장관)


④한국-미국-일본 삼각 군사 협력 및 미국-일본 방위 협력 논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로 인해 최근 수년간 세계가 극적으로 변했다. 미국과 일본이 같은 생각을 지닌 나라로서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고노 방위상)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가 미국의 일본 방위 의무를 규정한 미일 안보 조약 제5조의 대상이다.”


-“우주·사이버 분야 등 새로운 영역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


⑤일본 방위체계 관련 논의


-”일본이 최근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계획을 철회한 후 새로운 미사일 방어 체계의 구축을 시도하는 가운데 양국이 이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일본 교도통신)


여기서 주목할 것은 ‘새로운 미사일 방어 체계’이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통합 미사일 방어망 구축을 말하는 것으로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에도 미국과의 통합 미사일 방어망 구축을 결단코 반대해 왔었다.


⑥남중국해 및 동중국해 정세 논의


-"중국이 주변 국가에 악의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는 중국의 행위에 반대한다."(마크 에스퍼 장관)


-”힘을 배경으로 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하고, 법의 지배와 항행의 자유가 중요하다. 양 장관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더 넓게는 역내와 세계에서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미 국방부)


▲ 지난 8월 29일 괌에서 열린 미일국방장관회담. [사진=마크 에스퍼 트위터]


[한·미·일 3국 국방장관회담, 원래 한국이 먼저 제의]


이번 회담은 한국의 참석 없이 미국과 일본 국방장관 회담으로만 진행되었지만 원래 이 회담은 지난 5월 우리 정부가 먼저 제안했었다. 이후 미국은 이달 초 미국령 괌에서 개최하자고 한 것인데 지난 8월 20일경까지도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미적거리고 있다가 최종적으로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 불참을 결정하면서 국방부는 21일 "코로나 영향과 각국 일정으로 한·미·일 모두에게 맞는 회담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관이 그 회담에 참석하면 2주간 격리되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참으로 코미디 같은 변명이다. 지난 25일 중국의 외교사령탑인 양제츠가 한국에 왔을 때는 서울 대신 부산으로 간 이유에 대해 "국내 코로나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한미연합군사훈련 때문에 못간다고? 한미연합훈련은 이미 28일 끝났다. 정작 한쪽 당사자인 미국 국방장관은 그렇다면 왜 오는 건가?


▲ 윤상현 의원의 지난 8월 21일 페이스북


이에 대해 지난 20대 국회에서 외교통일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미·일 국방장관회담과 관련해 이렇게 정리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5월부터 미국과 일본에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자고 먼저 제안하더니, 정작 지금 와서는 그 회담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한다"


-변심의 정치, 전세 계약 변심도 못하게 법으로 막아놓은 정부가 정작 동맹과 우방국에 대해선 변심을 손바닥 뒤집듯 하면 신뢰하기 어려운 정부가 되는 것이다.


-"변심이 반복되면 그 다음엔 이별이다. 문 정부가 한미일 안보 협력에서 이탈하고 한미동맹을 훼손해나가면 그 다음엔 동아시아에서 누구와 친구가 되려 하겠는가?“


-”이념으로 하는 외교 안보는 반드시 국익을 해친다. 그것이 바로 실패하는 정치이다."


▲ 윤상현 의원의 지난 8월 31일 페이스북


윤상현 의원은 8월 31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불참 결정은 현 정부 국방 실정의 중요한 에피소드로 두고두고 남을 것 같다”면서 이렇게 정리했다.


-“29일 괌에서 열린 미일 국방장관 회담은 원래 한국 측 요청으로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으로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북한 눈치 보랴 중국 심기 살피랴 바쁜 정부가 빠지자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실정은 이렇게 책임 의식 부재에서 비롯된다.“


-”불을 끄기는커녕 불을 더 번지게 만드는 이 사람들의 불참 핑계는 어이없게도 코로나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럼 미국과 일본 국방장관은 완벽방역 아이언맨 마스크라도 쓰고 왔다는 것인가?“


-”코로나는 정부 실정을 변명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한반도 안보를 논의하는 자리에 한국 국방장관이 빠지면 정보는 먹통이 되고, 안보 협력은 단절되며, 외교는 고립된다. 지금 정부가 가는 길이 그렇다.“


-”국익은 그것을 지킬 의지와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는 정부에서 일할 때 지켜질 수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경력답게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 대해 누구보다 심도있게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


[한국은 왜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 불참했을까?]


그렇다면 한국은 왜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 불참했을까? 이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며 문재인 정부의 외교 방향을 가늠해 보는 출발점이 된다.


사실 국방부는 이번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 참여 쪽으로 내심 가닥을 잡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지난 25일 중국의 외교 사령탑인 양제츠가 한국에 오기 전날에도 언론들이 한·미·일 국방장관회담 불참 가능성을 보도하자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참여 여부를 논의 중에 있다고까지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국방부의 뜻은 결국 완전히 무산됐다. 그러면서 정경두 장관의 사임으로까지 확대됐다.


여기서 궁금해지는 것은 우리 정부는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 왜 불참키로 하였으며, 그러한 결정을 주도한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 불참키로 한 이유?


우선 우리 정부가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 불참키로 한 이유는 이미 윤상현 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북한 눈치 보랴 중국 심기 살피느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교묘하게도 최종적으로 불참이 결정된 것이 양제츠의 방한과 맞물리는 시점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는 유독 한·미·일 3국의 국방관련 회담에 대해 숨기거나 소극적이었다. 지난해 10월에도 한·미·일 3국 합참의장이 만나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다자간 협력을 활용하기로 합의했지만 미국과 일본과는 달리 우리 합참만 보도자료 등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왜 이렇게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 참여하지 않은 걸까? 이는 미국의 에스퍼장관이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의 괌 개최를 희망하면서 ”이번 회담은 3국 간 협력 강화이자 북한과 중국 위협(aggression)에 대한 보다 강한 억제력 차원”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짐작해 볼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의 의제 초점이 바로 중국과 북한에 강력하게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그러한 논의에 끼어드는 것을 기피한 것이다. 윤상현 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언급한대로 북한과 중국 눈치보느라 의도적으로 이번 회담에 불참하게 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도 8월 29일 방한하는 방안을 우리 정부와 조율했지만 구체적인 진전이 없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도 이번 방한을 통해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과 일본에 반중 연합전선 가담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이 “미국 대선 국면이라는 점, 연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 가능성, 남북 협력 등을 고려해 (이번 회동엔) 정부가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 같다”고 전했다. 속내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한·미·일 국방장관회담 불참 결정은 문재인 정부가 양제츠의 방한을 계기로 중국에 주는 선물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가장 원하는 것이 한국이 미·일과 사이가 벌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일 국방장관회담 불참을 누가 주도했을까?


그렇다면 누가 이렇게 미국과의 방위 협력을 저해하는 결정을 주도했을까? 그건 물어보나 마나다. 문재인 정부는 박지원 국정원장-이인영 통일부장관-서훈 안보실장으로 이어지는 외교안보라인 개편을 단행했다. 여기에 외교부차관에는 40대 자주파가 입성했다.


특히, 이인영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막후실세이기도 하다. 그 이인영 장관은 지금 남북교류에 모든 것을 걸고 있고, 청와대는 시진핑 주석의 방한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이 시점에 중국의 외교 사령탑인 양제츠도 방한했다.


결국, 문재인 정부 말기의 외교안보 정책은 중국과 북한에 ‘올인’하겠다는 것이고, 이인영 장관을 중심으로 한 외교안보라인이 국방부의 의견을 무시하면서 끝내 이러한 정책 방향에 맞지 않는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남북교류도 한미워킹그룹과 무관하게 진행하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도 무시하면서 일방적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벌써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지난 8월 28일 "개별 관광 형태로 금강산 사업이 재개될 기회를 적극적으로 열어보려고 한다"며 대북 협력 정책을 강행할 뜻을 밝혔다. 이 정도면 막 나가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도대체 어떻하려고 이러는가?]


너무나도 속이 보이는 행동이다. 우리 외교안보라인이 그렇게도 몸 달아 하는 남북교류에 대해 정작 북한은 모든 국경을 더욱 철저하게 잠근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심지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완성은 물론이고 3000t급 잠수함의 진수까지 앞두고 있다.


중국은 중국대로 동아시아 패권을 노골적으로 추진하면서 “미국 쪽에 줄 서지 말라”고 우리를 협박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까지 우리 영공을 침범한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지금 “아무나 흔드는 나라”로 추락해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6.25 이후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지켜온 한·미·일 대북삼각공조체제를 버리고 중국과 북한에 줄서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이 된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에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 등 국제사회 다수가 아닌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 줄 서겠다고 전 세계에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이젠 대한민국의 미래까지 염려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도대체 이 나라를 어떻게 하려고 이러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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