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 whytimes.pen@gmail.com
▲ [사진=VOA]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을 사실상 폐쇄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위법이라는 미 연방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과 공영 NPR 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VOA에 운영을 중단하라고 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미국글로벌미디어국(USAGM) 산하 매체 3곳의 운영을 재개하라고 명령했다.
USAGM은 연방예산이 투입되는 미국의 대외 방송인 VOA, RFA 등을 관할하는 미국의 공공 행정조직이다.
램버스 판사는 또 지난달 14일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업무가 중단되기 이전의 상태로 직원들을 복귀시키라고 연방정부에 명령했다.
이번 명령은 법정에서 소송이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효력이 있는 가처분 성격이라고 NPR은 전했다.
램버스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9월까지 VOA 등에 자금을 지원하는 의회 예산안에 서명한 날 지원금을 삭감했다"며 "불합리하고 일관성이 없는 조치"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트럼프 행정부) 주장에는 '합리적 분석'뿐만 아니라 어떤 분석도 없다"며 트럼프 정부가 "수많은 연방법을 직접 위반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정부 지원금이 삭감되기 전 수준으로 방송 능력을 회복해 달라는 VOA 직원들과 계약자들의 요청 대부분이 받아들여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관영매체 '자유유럽방송/자유방송'(RFE/RL)과 오픈 테크놀로지 펀드(OTF) 등 나머지 매체의 운영을 재개해 달라는 요청은 기각됐다.
램버스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USAGM이 올해 회계연도에 RFE/RL와 보조금 계약을 마무리하지 않았고, OTF는 올해 초 임시 금지 명령 요청을 철회했다고 덧붙였다.
USAGM 노동조합은 AP통신에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허위 정보에 대응하는 독립 저널리즘의 역할을 법원이 확인해 줬다"고 이번 판결을 평가했다.
USAGM은 전 세계에 자유와 민주주의 이념을 전파한다는 목적으로 산하에 VOA와 RFA) 등 6개 매체와 단체를 운영하고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불공정 보도를 이유로 이 매체들을 사실상 폐쇄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USAGM의 기능과 인원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포함된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다음 날 USAGM은 RFE와 VOA, RFA 운영에 들어가는 지원금을 즉시 끊겠다고 통보했다.
이후 VOA 직원 1천300명 대부분이 행정휴직을 했고, 계약직 직원 500명은 지난달 말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고 A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