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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vs 파월 '금리전쟁 2라운드'…"첫 임기 땐 압박 먹혔다" "금리인하에 일조…시장의 금리 기대치 낮춘 효과" 2025-04-22
김정희 whytimes.newsroom@gmail.com


▲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을 겨냥해 금리 인하를 재차 압박하자 미국 주가와 국채 가격, 달러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의 임기는 빨리 종료돼야 한다"는 공언을 실제 밀어붙일지 여부와 계속되는 '파월 때리기'가 미칠 영향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양상이다.


◇ 트럼프, 파월 겨냥해 '미스터 투 레이트' '중대 실패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많은 사람이 금리의 '선제적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과 식료품 가격이 실질적으로 내려갔고, 대부분의 다른 품목 가격도 하향 추세를 보이면서 사실상 인플레이션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의사결정이 매번 늦는다는 뜻)이자, 중대 실패자(major loser)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기 둔화가 있을 수 있다"며 파월 의장을 압박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16일 한 연설에서 "지금까지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당장 금리인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17일 기자들에게 "나는 그(파월)와 잘 맞지 않는다"며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도 "파월의 임기는 빨리 종료돼야 한다"고 적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파월 의장의 해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은 그 문제에 대해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방준비법상 의장과 이사들은 부정행위 등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해임할 수 있다. 금리 결정 이견만으로는 해임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인 2018년 임명했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신임하면서 2026년 5월로 임기가 연장됐다.


◇ "트럼프 1기 때 금리인하 압박 절반은 먹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내놓은 연준 관련 트윗을 연구한 한 경제학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 해고 위협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작지만, 공개적인 금리인하 압박이 연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프란체스코 비앙키 교수(경제학)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연준이 금리를 인하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중요한 지점"이라며 "뭔가 잘못돼가고 있다면 연준의 잘못이라는 방향으로 여론이 바뀌는 사실은 연준이 결정할 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연준이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간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비앙키 교수는 첫 임기 때인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연준이 계속 금리를 인상하자 분노했다면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인해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금리 수준에 대한 기대치를 전반적으로 낮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압박이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나아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시장이 실제 믿었다는 것이다.


결국 연준은 2018년 말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이듬해 금리 인하를 시작했다.


비앙키 교수는 "시장의 기대치를 움직일 수 있다면 이미 실제 정책을 움직이는 데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며 "첫 임기 때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인하를 시작한 것은 부분적으로 이러한 압박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또 "임기가 1년 정도 남았다는 이유만으로 파월 의장을 해임할 것 같지는 않다. 얻는 이익보다 잃는 것이 훨씬 더 클 것"이라며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파월 의장 해임이 행정부에 절대적인 재앙이 될 것임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씨티 "올해 5차례 금리인하…6월에 시동"


씨티그룹은 이날 미국 경제가 오는 6월까지 뚜렷한 약세 징후를 보일 것이라며 올해 최대 5차례 금리인하의 첫 번째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연준 인사들이 인플레이션보다 경제와 노동시장의 건전성을 더 우려할 것이라며 "다양한 데이터가 오는 6월까지 연준 인사들을 더 비둘기파적인 입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연준이 금리를 최대 1.25%포인트 공격적으로 인하하더라고 경기침체로 향한다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위험이 더 빠르거나 더 깊은 금리 인하에 쏠려 있다"고 판단했다.


투자은행 에버코어에서 글로벌정책 및 중앙은행 전략팀을 총괄하는 크리슈나 구하는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만약 실제로 연준 의장을 해임하려 한다면 채권 금리 상승, 달러 가치 하락, 주식 투매 등 강한 시장 반응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연준의 독립성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면, 이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는 기준을 강화하는 셈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속에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게 된다면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연준으로선 오히려 금리 인하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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