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 whytimes.pen@gmail.com
▲ 탱크 위에 앉아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 [사진=우크라이나 국방부]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선언한 30시간의 '부활절 휴전'이 사실상 '말뿐인 휴전'으로 끝난 직후인 21일(현지시간) 새벽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자정 '30시간 휴전' 시한이 종료된 지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공습경보가 발효됐다.
우크라이나 공군 데이터에 따르면 수도 키이우와 다른 중부 지역들에도 이날 새벽 1시 40분부터 약 한 시간 동안 공습경보가 울렸다.
우크라이나 중남부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의 세르히 리사크 주지사는 이날 오전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이 우리 지역에 드론을 발사했다"며 이 공격으로 집 한 채가 훼손되고 식료품점 한 곳에 불이 붙었다고 밝혔다.
남부 항구 도시 미콜라이프에도 이날 새벽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고 지역 당국자들이 밝혔다. 공격으로 즉각 보고된 사상자나 피해는 없다고 당국자들은 덧붙였다.
러시아 역시 이날 밤사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보로네시 등에 공습경보가 발효됐으며 쿠르스크와 벨고로드 등 일부 국경 지역 등이 미사일 공격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부터 오전 사이 발생한 공습은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선언한 30시간의 부활절 휴전이 종료된 직후 이뤄진 것이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 현지 시간으로 19일 오후 6시부터 21일 0시까지 30시간, 이른바 부활절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부활절 당일인 전날에도 전투 지역 등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이 수십차례 이뤄졌다면서 러시아의 휴전 위반 사례가 총 3천건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휴전을 압박하는 미국을 의식해 러시아가 '보여주기식 쇼'를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진지를 수백차례 공격하는 등 1천번 넘게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휴전 기간 동안 우크라이나에 발효된 공습경보는 없었다고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