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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군-필리핀군 남중국해서 초대형 군사훈련, “시진핑 보고 있나?” “美 안보 공약 축소 없다”… 미·필 '중국 보란 듯' 군사 훈련 2025-04-22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美 안보 공약 축소 없다”… 미·필 '중국 보란 듯' 군사 훈련]


미국이 필리핀과 함께 마치 ‘시진핑 보란 듯’ 초대형 군사훈련을 남중국해에서 실시했다. 이러한 군사훈련은 한마디로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수호 의지가 변함없으며 중국의 안보 위협에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미국과 필리핀 군대가 대만이나 남중국해와 같은 분쟁 지역에서 함께 싸우는 최초의 ‘전면적인 전투 시험’을 실시한다”면서 “이는 워싱턴이 가장 오래된 아시아 동맹국과의 군사적 개입을 빠르게 심화시키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보도했다.


FT는 이어 “두 나라의 연례합동군사훈련으로 21일부터 시작되는 발리카탄훈련은 지난 2년동안 해안에서 미사일로 쳐들어오는 적군을 격침시키는 것이나 섬을 공격하는 적군을 퇴치하는 훈련 등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게 되는 사실상의 전쟁 대비 훈련”이라고 짚었다.


미군과 필리핀군의 대표적 연례 연합 군사훈련인 ‘발리카탄(타갈로그어로 ‘어깨를 나란히’를 의미)’은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인근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이는 공격 및 방어 대상이 중국군임을 명확히 하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미 해병대 태평양 사령관 제임스 글린 중장은 “올해 훈련은 남중국해를 시작으로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모든 지역 안보 문제를 고려했다”며 “미사일 위협 방어, 해상 침공 방지, 해상 타격 훈련 등을 통해 협력과 대비 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1951년 이래 유지되어 온 상호방위조약을 지키려는 의지뿐만 아니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비할 데 없는 역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이어 “분석가들은 이번 훈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외교 정책으로 인해 동맹국들 사이에서 의심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군이 약속한 대로 인도-태평양 지역에 더욱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이번 훈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들어서도 동맹과 함께 중국의 안보 위협에 맞서겠다는 기조는 후퇴하지 않았다는 기조를 확실히 천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대만의 워싱턴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대만 정치인 빈센트 차오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트럼프 1기에서 바이든, 트럼프 2기에 이르기까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며 “미국의 전략은 이곳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FP통신은 21일 “필리핀군은 이날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연례 합동군사훈련 발리카탄을 실시한다”면서 “1991년부터 시작된 발리카탄은 미국·필리핀 동맹의 상징처럼 여겨진다”고 짚었다.


AFP는 이어 “올해 훈련에는 미 육·해·공군 1만2,000명과 필리핀군 6,000명이 참가했다”면서 “지난해까지 옵서버(참관국)로 나섰던 호주군(200명)과 일본 자위대 대원(56명)도 처음으로 훈련에 정식 참여하며, 한국과 체코, 프랑스, 독일 등 16개국도 옵서버 자격으로 함께한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재임(2016년 6월~2022년 6월) 당시 발리카탄 훈련 규모를 축소했다. 하지만 2022년 6월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중요시하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취임 뒤 훈련이 다시 강화됐다. 올해 동맹 안보보다 자국 경제를 우선시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규모가 대폭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실제 훈련은 예년과 비슷하게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군은 “대규모 미군 배치는 미국이 남중국해 인근 지역 침략 억제에 대한 약속을 결코 축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美·필리핀, 남중국해 훈련에 최신 대함미사일 배치]


눈여겨볼 점은 미군이 필리핀군과 함께 남중국해·대만 주변에서 수행하는 대규모 합동 훈련에 최신 대함 미사일을 배치한다는 점이다. 이는 동남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장 중인 중국 보란 듯 최첨단 공격 무기를 잔뜩 꺼내들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최신형 전투기와 해군 함정은 물론, 미군 최신 대함 미사일 시스템인 해군·해병대 원정 선박 차단 체계(NMESIS·네메시스)도 처음 투입된다. 이번 훈련을 계기로 이 미사일이 필리핀에 장기 배치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발리카탄 훈련 지휘관인 마이클 로지코 필리핀군 준장은 기자회견에서 “네메시스는 이미 필리핀에 있다”면서 “어디에 배치될지는 밝히지 않겠지만 이번 훈련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네메시스는 노르웨이 콩스베르그 사의 대함 미사일 ‘NSM’(Naval Strike Missile) 두 발을 미군의 차세대 험비인 합동경량전술차량(JLTV)의 무인화 버전 ‘로그 파이어’에 싣고 다니면서 발사하는 무기체계를 말하는 것으로, ‘함정 파괴자’(ship killer)로 불리는 이 무기의 핵심인 미사일은 사거리 185㎞ 이상으로 한 발당 가격은 220만 달러(약 31억3000만원)다.


이와 함께 로지코 준장은 “미국이 지난해 4월 필리핀에 배치한 중거리 미사일 발사 체계인 ‘타이폰’도 이번 훈련에 투입한다”고 밝혔는데, 이 무기는 사거리가 2500㎞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요격 고도가 33~36㎞인 SM-6 신형 요격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미군은 전년도 발리카탄 훈련을 계기로 타이폰을 필리핀에 반입했다가 이후 중국 견제를 위해 철수시키지 않고 활용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필리핀에 타이폰의 추가 배치도 추진하고 있다. 미군은 애초 루손섬 북서부 라오아그에 배치한 타이폰을 남중국해 암초에 접한 필리핀 서해안 지방의 전략 지역에 재배치했다.


[중국을 적으로 가정한 훈련, 훈련 장소도 의미 있다]


이번 발리카탄 훈련이 펼쳐지는 장소도 의미가 있다. 이번 훈련은 필리핀 북부 루손섬은 물론이고 남중국해와 맞닿은 팔라완섬, 대만과 가까운 루손섬 이북 도서 지역에서도 열린다.


거리로 본다면 필리핀 앞바다는 물론, 영해에서 200해리에 이르는 배타적경제수역(EEZ)까지 훈련이 확장된다. 이것은 필리핀이 중국과 영유권을 다투는 남중국해가 있는 곳이다. 주요 훈련지인 북부 루손섬은 대만 해협과도 가깝다.


이에 대해 로지코 준장은 “훈련 장소가 무작위로 정해진 것이 아니다”면서 “훈련 자체만으로도 다른 국가의 영향력 행사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세게 반발하는 중국, ”화를 자초하고 있다“]


미국이 필리핀과 함께 진행하는 연례 최대 합동훈련을 계기로 필리핀에 최신 대함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필리핀 북부 지역에 네메시스를 배치한 것은 명확한 목적을 갖고 있다‘면서 ”바시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위협을 가할 수 있고, 중국이 대만 분리독립 세력을 대상으로 작전을 수행할 경우 중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어 “충돌이 발생하면 해당 미사일이 배치된 이 지역들은 타격의 표적이 될 것”이라면서 “(미국 미사일을 받아들이는) 필리핀 측의 시도는 늑대를 제 집에 끌어들이거나 제가 지른 불에 타 죽는 화를 자초하는 격”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 장쥔서도 지난해 발리카탄 훈련을 계기로 미국 중거리 타이폰 미사일이 필리핀에 배치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2종류의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함으로써 미국은 최대 사거리 1800km의 포괄적인 장·중·단거리 타격망을 구축했고, 중국의 동남부 해안 지역, 대만해협, 바시해협, 남중국해 북부 지역에 타격 범위에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다른 아세안 회원국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필리핀에 중거리 및 지상 배치형 대함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이는 남중국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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