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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이 직접 미국와서 설명하라!” 트럼프, 무역협상 타결 방식 제시 “미중 무역협상, 트럼프가 시진핑과 직접 대화 원해” 2025-04-22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미중 무역협상, 트럼프가 시진핑과 직접 대화 원해”]


미중간의 관세전쟁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향해 직접 미국으로 와서 중국의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자신을 설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시진핑 자신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의 과도한 무역흑자 해소책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라고 한 것이다.



미국의 정치매체인 폴리티코는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일대일 대화를 고집하고 있으며, 이것이 양국 간 무역 전쟁 심화를 중단하고자 하는 다른 외교 노력에 지장을 주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대표단이 베이징에 있는 중국 당국자들과 긴장 완화를 모색하는 것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이어 “중국에서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역할을 하는 주중미국대사는 아직 미국 상원의 인준 절차를 마치지 않아 부임하지 못한 상태인데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대화를 이끌 그 누구도 임명하지 않았으며, 백악관은 주미중국대사관과 대화를 시작하려고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실질적인 접촉이 끊겨있는 상황에서 두 나라 간의 의미 있는 소통은 사실상 전무하다보니 단기적인 해결책의 가능성도 위협받고 있다”고 짚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과 급등하는 관세에 대한 합의가 향후 3~4주 안에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이는 가까운 시일내에 미중간 무역분쟁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원칙적인 발언이지 특별히 뭔가 진전이 있어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아닌가 보인다. 오히려 그렇게 빠른 시일 안에 시진핑 주석이 미국으로 건너와 마러라고 등지에서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중국·대만·몽골 담당 국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라이언 하스는 “비공식 외교 채널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트럼프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랬듯이 시진핑 주석을 직접 상대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간 무역 긴장 완화를 위해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 대한 의사를 거듭 표명해 왔지만, 시 주석은 이러한 제안에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면서 “시진핑은 오히려 동남아 국가들을 방문하면서 미국의 관세에 반대하는 국가들을 규합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짚었다.


폴리티코는 이어 “정상 간 직접 대화만이 합의에 도달할 유일한 방법은 아니며, 미중 양국이 신뢰하는 백악관 특사를 임명해 협상 정지작업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특사의 경우 공식적인 정부 대표의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 당국과 협상에서 더 유연하고 솔직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추후 양국이 고위급 대표단 회담을 할 때 대화에 속도를 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웬디 커틀러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재계와 미중 전직 당국자들을 포함해 활용할 수 있는 비공식 채널은 많다”고 말했다. 반면 백악관 당국자들은 백악관이 미중 대화를 막고 있다는 지적을 반박했다.


브라이언 휴즈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참모와 고위 참모급에서 다양한 접촉이 계속되고 있으며,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는 (중국과) 대화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시진핑이 직접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기피하는 이유?]


그렇다면 시진핑 주석은 이 중차대한 미중간 관세분쟁을 두고 다른 나라들 같이 국가 정상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실무자간 대화를 왜 고집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폴리티코는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경우 협상에서 우위를 잃을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공개 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일대일 대화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사실 시진핑 주석의 정상외교 스타일은 실무자들이 판을 다 깔아 놓은 다음 그 위에 숟가락만 얹는 방식을 선호한다. 자신이 직접 다른 나라 정상과 토론을 하고 딜을 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등판해 해결하려 한다. 딜도 자신이 직접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러니 두 사람간 직접 대화가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 중요한 포인트는 시진핑 주석이 미국으로 건너와 정상회담을 하다가 얼마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당했듯 트럼프에게 수치를 당한다든지, 예상치 못한 질문이나 행동으로 자신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일을 전 세계가 모두 보는 TV카메라 앞에서 할 수도 있다는 공포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시진핑은 미중정상회담을 줄곧 중국땅에서 하자고 제안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번째 정상회담인데 미국땅이 아닌 중국에서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정상회담 자체가 성사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라이언 하스도 “중국은 젤렌스키 사건 이후 시 주석이 세계의 눈앞에서 창피당하거나 밀리거나 실패하는 합의의 일부가 될 위험을 매우 경계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일단 중국 당국이 지난 16일, 관세전쟁 종식을 위해 협상할 수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실무자를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중국측은 리청강 전 상무부 부부장(차관)을 국제무역대표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美, 中겨냥 2차관세 압박...中 반격할 것 다짐]


이런 가운데 미국은 중국에 대한 2차 관세카드를 꺼내면서 ‘중국 고립화’를 위한 또다른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70여개국이 트럼프 행정부 부과 관세를 놓고 협상을 앞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그 대가로 중국의 제조 역량을 제한하는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라면서 “이는 중국이 트럼프 관세를 우회할 방법을 찾지 못하게 확실히 하려는 시도”라고 못박았다.


블룸버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급 고문들은 상대국 관세 협상 대표들에게 이른바 '2차 관세'(secondary tariffs) 문제를 꺼내 들 것”이라면서 “중국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특정 국가들에서 수입되는 상품들에 대해 금전적 제재를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의 2차 관세 카드가 실행된다면 우선적으로 중국이 다른 나라를 우회해 수출하는 것을 완전히 봉쇄할 수 있고, 특히 특정제품을 지정해 이 물품을 수입하거나 수출하는 국가에 대해 미국의 2차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사실상 중국을 완전히 고립시키려는 의도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안이 미국 정부로부터 거론된다는 보도가 나오자 중국 정부는 그런 일이 벌어질 경우 ‘대등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발끈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1일 기자와의 문답 형태로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자신의 단기적 이익을 위해 타인의 이익을 훼손함으로써 이른바 '면제'를 받는 것은 호랑이에게 가죽을 요구하는 것(與虎謀皮·무모한 일)이고,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또한 “중국은 어떤 국가가 중국의 이익을 희생한 대가로 (미국과의) 거래를 달성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만약 이런 상황이 나타나면 중국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대등하게(상호적으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다. 중국은 자기 권익을 지킬 결심과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난감한 중국, 정상간 직접 대화말고는 방법이 없다!]


문제는 아무리 중국이 반발한다 해도 지금의 난관을 헤쳐나갈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시진핑 주석은 우선적으로 동남아 국가들을 규합하고 또 EU와 손을 맞잡고 미국에 대항하는 공동전선을 펼치려 하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 혼자서 미국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과 연대해 대항해 보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러한 시진핑의 꿈은 애시당초 이룰 수 없는 미몽이었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동남아 방문에서 가장 힘을 쏟은 곳이 베트남이었지만 베트남은 중국과 연대하기는커녕 미국의 뜻대로 모든 무역 규칙을 준수하겠다고 납작 엎드렸다.


유럽도 미국과 정면충돌을 결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유럽은 오히려 중국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미국을 압박하려 하고 있다. 만약 미국이 유럽을 동맹국 대우를 해 주지 않는다면 중국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제스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럽 역시 결코 미국을 등지고 중국과 손을 잡을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보면 중국은 단지 한순간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만 쓰여지고 버림받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한시적 오월동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또다시 홀로 남는다.


사실 중국에게 있어서 미국은 화수분같은 존재다. 지난해 중국 수출액(3조 5772억 달러)은 역대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무역 흑자(9921억 달러)는 1조 달러에 근접했다. 그런데 이중 30%에 해당하는 2954억 달러(약 429조원)를 미국으로부터 벌어들였다. 이를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14.7%)과 비교하면 두 배 정도 규모이다. 이는 중국 역사상 단일 국가를 상대로 가장 많은 무역 흑자를 미국에서 올렸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러한 미국과의 무역 단절은 중국을 자칫 수렁으로 모는 최악의 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번 트럼프 정부의 대 중국 관세 카드 중에서 중국을 뼈아프게 만드는 것이 소액 면세품에 대한 관세 부과다. 지난해 미국으로 들어온 소액 면세품은 14억개에, 금액으로는 650억 달러에 달했다. 그중 중국·홍콩발(發)은 60%가 넘어 400억 달러에 육박했다. 그런데 이들 모두가 중국의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제품들로 이들 상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알리·테무·쉬인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에 공급하며 연명하던 1000만~2000만명 노동자들과 풀뿌리 중소 기업들은 재앙적 타격을 입게 된다.


이는 중국 당국의 숨을 막히게 만드는 특단의 ‘목조르기’ 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대 중국 관세 부과가 촘촘해지고 이로 인해 사실상 중국의 중소공장들이 문을 닫게 된다면 중국은 완전히 뒤집어진다. 그런데도 시진핑은 자신의 체면만 생각하면서 트럼프를 직접 만나지 않으려 한다면 이는 국가 정상으로서의 기본이 안 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결국 선택은 이미 중국에 넘어가 있다. 나라가 망하는 길로 갈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주석이 과감하게 자리를 떨쳐나와 트럼프 대통령과 맞짱을 뜰 것인지 수많은 사람들이 이 세기의 대좌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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