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 whytimes.pen@gmail.com
▲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년 2월 18일 촬영된 미국 대통령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왼쪽)의 모습과 2025년 3월 7일 촬영된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오른쪽) 외무장관의 모습을 나란히 배치한 합성사진
10년 만에 고위급 핵 협상을 재개한 미국과 이란이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두 번째 협상을 벌인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날 핵 협상을 위해 로마에 도착했다고 이탈리아 안사(ANSA)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락치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담당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이란의 핵 프로그램 해법을 둘러싸고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1차 핵 협상은 지난 12일 중동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진행됐다. 양측의 합의에 따라 2차 협상은 로마에서 열리게 됐다.
1차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양측은 직접 마주하지 않고 중재국인 오만의 바드르 알 부사이디 외무장관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는 간접 회담 방식을 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양측은 첫 번째 협상 결과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가 이뤄졌다"고 원론적인 차원에서 긍정적 신호를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2차 핵 협상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될지는 불확실하다.
아락치 장관은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미국 측의 의도와 동기에 심각한 의구심을 갖고 있지만 어쨌든 내일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이란의 평화적 핵 프로그램을 위한 평화적 해결책을 추구할 준비가 완전히 돼 있다"고 말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란은 항상 책임 있는 문제 해결 수단인 외교에 성실히 임해왔다"며 "쉽지 않은 길임을 알지만,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중히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의 요구는 명확하다. 제재 해제를 포함한 핵 협상 관련 요구는 일관되고 투명하다"며 "미국 관리들의 최근 상반된 발언들을 고려할 때, 미국 측은 그 의도와 진지함에 대한 중대한 모호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위트코프 특사가 이란과의 핵 협상 목표로 핵 프로그램 전면 폐기가 아닌 우라늄 농축 제한을 제시했다가 이를 번복한 점을 가리킨 발언으로 해석된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정치고문인 알리 샴카니 이란 해군 소장은 이날 엑스에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굴복이 아닌 균형 잡힌 합의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협상에 합의하지 않으면 이란을 폭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그는 첫 임기였던 2018년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올해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란을 향해 '최대 압박' 정책을 다시 꺼내면서 핵무기 생산 저지를 목표로 하는 핵 협상을 요구했다.
다만 이란 정부는 핵무기 개발 시도 의혹을 부인하며 이란의 관련 프로그램은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