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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일본에 전례 없는 폭격기 태스크포스 배치, “B-1B, 베트남전 이후 처음으로 장기주둔” 두달만에 한국왔던 B-1B, 앞으론 일본에 아예 장기주둔 2025-04-20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두달만에 한국왔던 B-1B, 앞으론 일본에 아예 장기주둔]


지난 15일 한반도 상공에 출격한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가 앞으로는 미 본토나 괌이 아닌 아예 일본의 미군기지에 장기간 주둔하면서 중국과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B-1B 전략폭격기의 일본 장기 주둔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그 배치 이유에 눈길이 쏠린다.



미국의 군사전문매체인 더워존(The War Zone)은 18일, “베트남 전쟁 이후로 한번도 일본에 장기 주둔하지 않았던 B-1B 전략 폭격기가 태스크포스 순환 배치로 일본에 처음으로 전격 배치되었다”면서 “미국 공군 B-1B 폭격기의 일본 미사와 공군기지로의 배치는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에 6대의 B-2 스텔스 폭격기를 배치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점에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더워존은 이어 “제9원정폭격비행대 소속 B-1B 폭격기들이 텍사스주 다이스 공군기지에서 이륙하여 4월 15일 미사와에 도착했다”면서 “이들 B-1B 폭격기들은 대한민국 공군 전투기들과 합동으로 훈련을 실시한 후 미사와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더워존은 “미 본토에서 날아온 B-1B 폭격기들은 오산 공군기지를 포함한 한반도 서부 상공을 비행했으며, 미국 공군 F-16과 한국 공군(ROKAF) F-35 및 F-16과 함께 비행했다”면서 “당시 2대의 B-1B만 훈련에 참여했지만 곧이어 추가로 4대가 미 본토로부터 미사와에 합류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지난 15일은 북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로, 미 전략자산을 포함한 한미 연합공중훈련으로 대북 억제 능력을 과시했다. B-1B는 최대 속도 마하 1.25에 최대 1만2천㎞를 비행할 수 있다. 괌 미군기지에서 한반도까지 2시간이면 날아올 수 있다.


핵무기는 운용하지 않지만, 최대 57t의 무장을 장착할 수 있어 B-2(22t)나 B-52(31t) 등 다른 미군 전략폭격기보다 월등한 무장량을 자랑한다.


B-1B는 지난 2월 20일에도 한반도 상공에 전개된 바 있다. 북한은 이튿날 국방성 공보실장 담화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직접 거명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적수들의 전략적 위협에 전략적 수단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B-1B 폭격기의 이례적인 일본 배치, 미국의 의지 보여준 듯]


사실 미군의 B-1B 폭격기가 일본에 착륙한 것은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아예 태스크포스 배치의 일환으로 장기 주둔하는 것은 지난 베트남전쟁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 2월에 미사와 기지에 착륙했던 미군의 B-1B 폭격기는 ‘핫팟’ 급유를 받은 바 있다. ‘핫팟’‘급유란 항공기가 지상 요원에 의해 급유를 받는 동안 엔진도 끄지 않고 대기하는 방식을 말한다. 다시말해 완전히 착륙후 엔진을 끄고 정비를 하는 등의 과정 없이 급유 후 곧바로 이륙할 준비를 한 상태에서 급유를 실행했다는 의미다.


물론 ’핫팟‘ 급유를 하면서 승무원이 교체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핫팟‘ 급유를 실시하는 것은 급유 뿐 아니라 승무원 교체, 재장전 등을 신속하게 수행해 전투에 더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이 전술은 출격률을 높이는데 유용하다.


특히 항공기를 정지시키는 것은 재시동 시 중요한 장비 고장의 가능성을 초래하기 떄문에, 복잡한 항공기의 경우, 모든 시스템을 가동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자산을 작전에 계속 투입할 수 있다는 보장을 높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B-1B폭격기는 그동안 미국 본토의 고정 주둔지가 아니면 가능한 한 체류 시간을 줄여 왔다는 의미다. 물론 지난해 4월에 B-52H가 일본 요코타 공군기지에 착륙했으나, 이 경우에는 예정에 없던 긴급 착륙이었다.


[B-1B전략 폭격기의 태스크포스 배치가 의미하는 것은?]


폭격기 태스크포스 개념은 이전의 지속적인 순환 배치를 대체하기 위해 미 공군이 지난 2018년에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수의 항공기만 투입되는 폭격기 태스크포스 배치는 기간이 다양하며, 경우에 따라 몇 주에서 몇 달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배치는 전투기 조종사를 포함한 항공 승무원의 지역 적응과 동맹국 및 파트너와의 항공기 통합 기회를 제공한다. 이에 대해 미 공군은 “이러한 배치가 전략적 항공 전력을 추진하는 데 있어 더욱 예측 불가능하고 유연한 접근 방식”이라고 말한다.


현재 B-1B 전략 폭격기 등의 태스크 포스 배치는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인도-태평양 전구에서는 괌의 앤더슨 공군 기지, 호주 앰벌리 왕립 공군 기지, 그리고 영국령 인도양 영토의 디에고 가르시아 해군 지원 시설에 순환배치되고 있다. 이 전방 기지들에서의 임무는 주요 분쟁지역 상공과 주변 지역을 비행하면서 동맹국과의 훈련에 투입된다.


이에 대해 미사와에 배치된 B-1B 전투기 편대 작전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트래블스테드 중령은 “BTF 25-2는 위협 억제 및 지역 안정 유지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준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이러한 임무 수행을 통해 우리 B-1B 승무원들은 고도로 훈련되어 언제 어디서든 미국의 이익을 수호하고 동맹국을 지원하기 위해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모든 국가가 규칙 기반 질서 하에서 자유롭게 작전을 수행하면서 세계 평화와 번영을 증진하는 안정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더워존은 “이미 미 공군 F-16CJ 전투기가 상주 배치되어 있는 미사와는 태평양 공군 관할 구역(AOR)에 속한다”면서 “공군은 이곳에서 1억 평방마일(약 2억 1천만 ㎦)에 걸쳐 전력을 투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B-1과 같은 장거리 폭격기로는 이 광대한 지역을 훨씬 쉽게 포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워존은 이어 “미사와 기지에서 공군 자산이 북한이나 러시아를 겨냥한 임무를 맡게 될 수도 있지만, 특히 치열한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나 대만해협과의 근접성이 중요하다”면서 “이는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펜타곤의 광범위한 계획의 일환”이라고 짚었다.


더워존은 “태평양억제구상(Pacific Deterrence Initiative, PDI)으로 알려진 이 계획은 B-1B와 같은 전방 배치형 장거리 타격 능력 구축을 요구하지만, 지상 기반 순항 미사일, 탄도 미사일, 초음속 미사일도 포함한다”면서 “특히 미군은 소위 '제1열도선'을 따라 보다 생존성이 높고 정밀한 타격이 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제1열도선은 동아시아 본토에서 뻗어 나온 첫 번째 군도선에 의해 형성된 경계 안에 있는 태평양 지역을 지칭한다. 이 넓은 지역에는 치열한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와 전략적으로 중요한 대만 해협이 포함된다. B-1 폭격기를 제1열도선에 배치하면 해당 지역의 비상 상황에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지만, 대규모 전투가 발발할 경우 지상 공격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


태평양 지역의 전략 계획은 종종 제2열도선으로 정의되는 지역 내의 필요성을 고려하는데, 제2열도선의 경계는 일본과 인도네시아 동부 사이이며 미국령 괌을 포함한다. 일본 북부 미사와에서 장거리 B-1 폭격기는 제2열도선에 접근할 수 있으며, 위기 시 후퇴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런데 “B-1B는 이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강력한 해상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더워존의 지적이다. 특히, 폭격기들은 이제 다수의 스텔스 AGM-158C 장거리 대함 미사일 (LRASM)을 장착할 수 있다. 이 무기의 도입은 폭격기들이 임무의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해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지만, 태평양에서 잠재적 위기 상황 발생 시의 작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


B-1B 폭격기가 미사와 기지에 얼마나 오래 머물고, 어떤 임무를 어디에서 수행할지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지만, 그러나 이번 첫 배치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동맹국들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매우 의도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계획된 것이었음이 분명하다.


특히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미국의 대 중국 전략을 얼마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지를 이번 B-1B전략폭격기의 일본기지 배치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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