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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관세 전쟁에 국민 결집 나선 中, “최악 위기에 빠진 시진핑” 미중간 소통 완전 단절, 美압박 해결 카드 전무한 中 2025-04-08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미중간 소통 완전 단절, 美압박 해결 카드 전무한 中]


미중간 무역전쟁의 서막이 올랐지만 중국은 정작 미국의 압박카드를 해소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미국과 대화를 통한 해결 방법을 원했지만 아예 미국이 의사소통 라인 자체를 닫아버리면서 중국은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이에 미래가 극히 불안해진 중국은 경제위기로 인한 국내 정세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아예 “미국과 협상 대신 목숨 걸고 싸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면서 사회불안 확대 전 인민들 다독이기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중국은 트럼프와 협상하고 싶어했지만 워싱턴과 베이징간의 소통이 단절되면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면서 “미중간 충돌 상황은 이젠 장기적으로 갈 수밖에 없게 됐으며, 트럼프와 시진핑은 이제 압박과 자존심의 역설에 갇히게 됐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베이징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첫 몇 달 동안 새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 어떤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인지 파악하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최근 관세 부과 조치로 미국의 대 중국 압박 규모가 커졌고, 이로 인해 베이징은 좌절하고 있고 또 분노하고 있다”고 짚었다.


WSJ은 “지금까지 중국의 대응은 제한적이었다”면서 “그러나 지난 3일의 트럼프에 의한 34% 추가 관세 부과 조치로 말미암아 중국도 곧바로 반격조치를 취했으며, 또한 희토류 광물 수출제한과 미국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고 전했다.


눈여겨볼 것은 중국의 이러한 반응은 앞으로 양국간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임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의 이러한 반응에 대해 소셜미디어에 “중국은 크게 잘못하고 있다”면서 “이미 그들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선을 넘었다”고 공박했다.


문제는 미중 양국간 의사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보복의 악순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 베이징은 특히 당황하고 있다. 사실 트럼프 취임 초기만 하더라도 베이징은 신중한 낙관론을 펼쳤다. 취임식장에도 중국은 한정 부주석을 특사로 파견하면서 양국간 소통의 장을 열기 원했다. 그리고 트럼프는 취임식 당일에 중국에 대해 날선 비판이나 관세 부과같은 특별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때만 하더라도 중국은 미국이 양국간 협상에 개방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고 그래서 중국은 미국 제품에 대한 중국인의 구매 확대와 미국에 대한 중국인의 투자 증가 등 중국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중국의 특사단이 돌아간 이후부터 미국은 중국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중국의 대화 요청에도 묵묵부답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기회에 마이크 월츠(Mike Waltz)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그러한 왕이의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임자였던 제이크 설리반(Jake Sullivan)과는 상당히 깊은 유대관계를 이어왔지만 트럼프 정부로 바뀌자마자 백악관은 왕이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것이다.


[미중간 소통 채널 중단에 당황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직접 미국과의 소통을 원했음에도 백악관이 이를 거부하자 중국은 당황하면서 일단 미국의 조치를 관망하는 자세로 들어갔다. 그러면서 시진핑의 외교팀이 평소 미국과의 외교관계에서 보였던 거만한 태도는 사라졌다. 그리고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10%의 관세를 일차적으로 부과했을 때도 중국은 즉각 대응하지 않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이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부터 중국 태도는 돌변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차드 보운(Chad Bown)은 “이로써 미국의 중국 제품에 대한 평균 수입 관세는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이전의 20% 관세와 부과금을 고려할 때 76%에 달하며, 이는 트럼프가 2018년 중국에 대한 첫 번째 무역 전쟁을 시작하기 전보다 20배 이상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의 한 고위 경제학자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때 무역 담당 고문을 지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용어를 인용하며 “이는 중국과의 디커플링(전략적 분리)을 선언하는 것과 같다”면서 “이런 극도의 압박 속에서 협상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며, 더구나 양측 간의 의사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의 일부 정책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관세 인상은 중국 경제에 가해지는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협상의 길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아주 난감한 상황”이라면서 중국 내부의 충격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또한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센터소장인 라이언 해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의제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별다른 카드없이 사실상 미국의 처분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WSJ은 “문제는 중국이 미국에 사정사정하는 듯한 저자세 외교를 중국내부나 외부에 보이고 싶지 않아서 트럼프의 관세 부과에도 인내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시진핑의 외교 스타일은 정상회담에서도 나타난다. 트럼프는 시진핑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열기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진핑은 미국이 아닌 중국에서 개최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는 순전히 체면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했을 경우 트럼프 특유의 윽박지르는 외교에 시진핑이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미국에서 회담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트럼프 관세부과의 후과를 감당할 수 있을까?]


앞으로의 최대 관심은 중국이 과연 트럼프가 부과한 추가 관세 장벽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싱크탱크인 차이나 파이낸스 40 포럼이 지난 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최근 관세 조치가 시장과 정부의 기대치를 모두 뛰어넘었다”면서 “이로 인해 중국의 대미 수출이 절반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보고서의 예측이 맞는다면 중국 경제는 한마디로 끝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국과 어떤 방법으로든 협상하여 중국에 가해지는 관세 부과의 기준을 낮춰야만 한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중국은 원래 지도자가 직접 나서서 상대국과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뒷거래를 포함해 은밀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핫라인이다.


지난 트럼프 1기 때는 중국의 주미대사였던 추이텐카이가 트럼프의 사위인 쿠슈너와 연결고리를 구축해 문제를 풀어나갔다. 그런데 트럼프 2기 들어서는 이러한 라인이 전혀 없다.


노력을 안했던 것은 아니다. 현재 주미대사인 셰펑이 트럼프의 고문인 일론 머스크와 접촉하려고 시도를 했지만 실패했다. 사실 중국은 중국에 테슬라 공장을 가지고 있는 머스크가 미중간 다리 역할을 해 주기를 간절히 고대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러한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지어 중국은 과거 월스트리트의 거물들을 앞세워 트럼프 2기 요인들과의 거래를 터보려 했지만 이번에는 월가의 거물들이 이를 거절했다. 자칫 잘못했다간 덤터기를 쓸 수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심지어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지난 2월, 미국의 무역대표부에 서한을 보내 대화채널의 개설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이에 답변하지 않았다. 이렇게 미중간 소통채널은 완전히 닫혀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지금의 난관을 돌파해 나갈 방법이 중국으로서는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중국은 앞으로 다가올 청천벽력과 같은 관세부과의 후과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한 후과의 가장 큰 파고는 중국 경제가 한마디로 쑥대밭이 되는 것이다. 당장 미국이 추가 관세부과 조치를 취하게 되면 중국의 생명줄이라 할 수 있는 무역이 바닥을 치게 될 것이다. 물론 중국은 미국으로 가지 못하는 제품들을 동남아시아나 유럽 등에 밀어내기 수출로 방향을 틀 수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제한적이다.


그렇다면 중국 경제가 최악의 위기로 흐를 것이고, 이는 중국 인민들의 삶에 직접적 타격을 입히면서 사회 불안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이러한 최악의 상황을 감지한 중국 당국이 돌연 대국민 결집에 나섰다. 관영언론을 총동원해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에 대해 강한 비난을 하면서 경제 부진이 자신들의 탓이 아닌 미국 때문이라고 선전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7일자 1면에 ‘자신의 일에 집중하라’라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하고 “미국의 관세 남발은 중국에 충격을 주겠지만, 하늘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세 전쟁에서 버틸 체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부각했다. 인민일보는 이어 “올해 첫 두 달 동안 투자와 소비 등 내수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성장했고, 수출은 초기 어려움을 이겨냈으며,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도 지속적으로 반등해 1분기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리는 8년간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여왔고, 그 과정에서 풍부한 경험을 축적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인민일보의 이러한 지나친 자신감은 중국이 항상 그래왔듯 불안감을 감추기 위한 허장성세로 보인다. 실제 지금 중국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중국 인민들이 더 먼저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 정책에 대해 인민일보를 포함한 대부분의 관영언론들이 이렇게 대대적으로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상 시진핑 정부의 책임 회피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중국 경제에 있어서 수출의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리안해도 부동산 경제가 침체되면서 자신들의 자산을 갉아먹고 있는 상황에 수출마저 고꾸라지게 되면 경제 전체가 흔들리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여론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를 중국 당국은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대중국 무역 적자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중국과 결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런데 중국의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를 지우게 된다면 중국은 당장 문을 닫아야만 한다. 그야말로 시진핑은 지금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그렇다고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데 더욱 더 좌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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