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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전쟁기밀 유출 일파만파, “왈츠 안보보좌관 퇴출될 수도” 美안보라인, '후티 공습' 채팅 실수로 언론인 초대…기밀 유출 2025-03-26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美안보라인, '후티 공습' 채팅 실수로 언론인 초대…기밀 유출]


미군이 예멘의 친(親)이란 후티 반군을 공습하기 전에 미국 외교안보라인이 전쟁 계획을 일반 메신저 공간에서 논의했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로 언론인을 채팅방으로 초대하면서 기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치명적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이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로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강력 부인하고 나서서 이젠 진실공방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



미국 매체인 애틀랜틱(The Atlantic)은 24일(현지시간) “미 당국이 전쟁 계획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언론인을 채팅 참가자에 포함시키는 실수를 범했다”면서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든버그 편집장이 예멘에서의 공습을 논의하는 국가안보 지도자들의 단체 대화방에 추가되었고, 이러한 실수를 백악관도 인정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애틀랜틱의 골드버그 편집장은 “전 세계는 3월15일 오후 2시(미국 동부시간)에 미군이 예멘 전역에 걸쳐 후티 목표물을 공격했다는 것을 알았으나 나는 첫 폭탄이 터지기 2시간 전에 그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에 의해 실수로 상업용 메신저인 '시그널'에 자신이 추가되었으며, 이에 따라 15일 오전 11시 44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전쟁 계획'을 공유받았다”고 밝혔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이어 “여기에는 무기 패키지, 목표, 시기 등에 대한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 대화방에는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등 모두 18명의 사용자가 있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이 기밀 유출 사건은 실수로 언론에 관련 정보가 공유된 것뿐만 아니라 고도로 민감한 정보를 민간 메신저를 통해 논의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면서 “일부 국방부 관계자들은 전쟁 계획을 시그널과 같은 채팅 앱에서 논의한 것 자체가 방첩법 위반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 기밀 정보는 백악관 내에서 이뤄지거나 일급 기밀 정보를 위해 설계된 안전한 정부 네트워크를 사용해야 하기 떄문이다.


이에 대해 상원 군사위의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로드아일랜드)은 “내가 본 작전 보안 및 상식의 실패 사례 중 최악”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실수,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책임져야 할 수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24일(현지시간) “전쟁 계획을 일반 메신저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언론인을 채팅방에 포함해 전쟁 기밀을 유출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마이크 왈츠(51)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퇴출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면서 “아직 그의 거취에 대한 결정이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백악관 당국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일에 대한 언론 보도를 지켜보면서 하루나 이틀 안에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왈츠 보좌관에 대한 대처 방법과 관련해 “다른 행정부 직원들과 여러 차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면서 “그들 중 절반은 왈츠 보좌관이 (자리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혹은 살아남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누가 채팅방에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것은 부주의한 것이었다. '시그널'에서 그런 대화를 한 것도 신중하지 못한 것이었다”며 “국가안보보좌관이라면 그렇게 무모하게 행동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고위급 보좌관 2명도 “트럼프 대통령이 난처한 입장에 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왈츠 보좌관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인 왈츠 보좌관은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 시절 중국특위에 몸담으며 핵심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을 줄이고, 미국 대학과 학계를 중국의 간첩 활동에서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하는 등 대중국 매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그는 또한 이란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을 주장해왔다.


[군사기밀 '채팅방' 논의…트럼프 행정부 안보불감증 논란 확산]


문제는 이번 사태로 인한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허술한 보안 의식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미 국방부의 군사전문 매체인 성조지(Stars and Stripes)는 24일(현지시간) “야당인 민주당에서도 기밀정보 유출에 대한 청문회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정부 직원이 이렇게 민감한 군사 작전에 대한 정보를 유출했다면 조사를 받고 확실하게 처벌받아야 한다”면서 상원 차원의 대응을 촉구했다.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잭 리드(민주·로드아일랜드) 의원도 “지금까지 목격한 보안 사고 중 심각한 사례 중 하나”라면서 “미국 장병의 생명이 걸린 군사 작전은 최대한 신중하게 처리해야 하고 안전한 통신 채널을 통해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보여준 부주의는 놀라울 정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패트 라이언(민주·뉴욕) 의원도 “공화당이 당장 이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열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인 로저 위커(공화·미시시피) 의원도 “실수가 발생했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상·하원이 이 문제를 조사할 것이며 조만간 정부의 기밀 브리핑이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대화방 내부 발언들까지 논란]


한편 골드버그가 소개한 시그널 대화방 참여자의 일부 발언도 논란을 불렀다. JD 밴스 부통령은 “난 유럽을 또 구하는 것이 정말 싫다”고 말했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유럽의 무임승차를 정말 혐오한다”고 맞장구쳤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직들이 유럽 동맹국에 대한 혐오감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여기서 밴스 부통령의 말은 미국이 예멘을 공습하는 것과 관련해 국제해상로 보호작전에 미국만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밴스 부통령의 발언이 유럽에 대한 깊은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 특히 밴스가 유럽 대륙과 유럽의 이익을 지원하는 것 자체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보는 것은 여전히 충격적”이라고 짚었다.


FT는 이어 EU외교관의 말을 빌어 “예멘의 후티반군에 대한 폭격이 갖는 이점에 대한 밴스의 생각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 정말 참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밀대화가 오갈 동안에 대화방에 있던 어느 누구도 기자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점이다.


[美국방, '전쟁기밀 유출' 부인…트럼프는 애틀랜틱 비난]


한편,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자신을 비롯한 미국 외교·안보 라인이 일반 메신저 공간에서 중대한 국가 기밀인 전쟁 계획을 논의했다는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24일(현지시간),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시작한 아시아 순방의 기착지인 하와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누구도 전쟁 계획을 문자로 주고받지 않았다’며 ‘그게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어 이 내용을 보도한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든버그 편집장을 겨냥해 “(그는) 기만적이고 극도로 신뢰를 잃은 자칭 기자로, 거짓말을 반복적으로 퍼뜨리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애틀랜틱의 매체 영향력을 비꼬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난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답하면서 “애틀랜틱은 곧 망할 잡지”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엑스(X·옛 트위터) 게시글, 곧 “사체를 숨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는 애틀랜틱 잡지의 두 번째 페이지다. 왜냐면 아무도 거기까지 (책장을) 넘기지 않으니까”라고 쓴 캡처본을 올렸다.


트럼프는 이어 보수 성향의 뉴스 풍자 웹사이트 '바빌론 비'의 가상뉴스 링크도 함께 공유했다. '아무도 보지 못하게…천재적인 트럼프, 애틀랜틱에 전쟁 계획 유출'이라는 제목의 이 가상뉴스는 “(애틀랜틱의) 독자가 한 명도 없어 아무도 나의 전쟁 계획을 보지 못할 것이다”, “(애틀랜틱은) 이 계획을 숨기기에 세계에서, 어쩌면 역사상 가장 안전한 곳일 것이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짜' 발언을 소개하고 있다.


한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번 논란에 대해 경위를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휴즈 NSC 대변인은 성명에서 “보도된 대화 내용은 사실인 것으로 보이며, 우리는 실수로 (특정) 번호가 대화방에 추가된 경위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해당 대화 내용은 고위 당국자 간 심도 있고 신중한 정책 조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번 SNS를 통한 국가기밀 유출 사건은 상당한 파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의 연방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아마추어 같은 실수와 겹치면서 트럼프 정부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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