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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돌연 중동에 항모 2대로 증강배치한 美, 이란 핵시설 공격 나설듯 美, 트루먼호 이어 칼빈슨호도 이동...후티 반격 대응 2025-03-24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美, 트루먼호 이어 칼빈슨호도 이동...후티 반격 대응]


지난 15일, 예멘의 친이란 후티반군에 대해 초토화에 가까운 대규모 공격에 나섰던 미국이 이번에는 미 해군 항공모함을 한 척에서 두 척으로 늘리면서 군사력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중동지역에 이렇게 미국의 항공모함이 두 척이나 투입된다는 것은 그만큼 드문 일이기도 하지만 미국이 후티반군에 대한 공격을 넘어 대 이란 핵시설 공격을 위한 준비라고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폴리티코는 21일(현지시간) “미국이 중동을 향해 태평양에서 작전 중인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중동으로 이동할 것을 명령했는데, 이러한 항공모함의 추가배치는 매우 드물고 도발적인 조치”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폴리티코는 이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이날 현재 중동 지역에 있는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호에 최소 한 달 더 현지에 머물며 작전을 수행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트루먼호는 이달 말 버지니아주 노퍽으로 귀항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칼빈슨호는 최근까지 한반도 주변에서 한국군 및 일본 자위대와 훈련을 진행했었는데, 애초 4월 중순께 샌디에이고 항구로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중동 지역의 확전 가능성 때문에 해당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오는 4월 초면 작전 지역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트루먼호와 칼빈슨호가 중동에 배치되면 6개월 만에 중동 지역에 2대의 항공모함이 배치되는 것이 된다”면서도 “이러한 배치는 트럼프 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라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미군 중부사령부는 지난 15일 후티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에는 후티의 향후 공격을 이란발 공격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한 데 이어 19일 이란을 향해 후티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며 재차 압박 메시지를 보낸 상태다.


이와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서 '최대 압박' 정책을 시행하면서 핵 협상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이란에 서한을 보내 '두 달 시한'을 제시하면서 핵 협상에 참여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란을 다루는 두 가지 길이 있다. 그것은 군사적인 것과,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라면서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도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에서 2천㎞ 정도 떨어진 예멘의 친이란 후티반군은 지난 일주일간 거의 매일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미사일 공격이 밤새 이어진 날도 있었다. 물론 미사일은 모두 이스라엘 땅에 도달하기 전에 요격됐지만, 상황이 이러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도 나서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던 것이다. 그러나 후티는 하마스에 대한 지원을 멈추지 않겠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계속 저항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유엔과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 등에 따르면 후티의 전투원 수는 35만 명에 달한다. 최대 사거리가 2000km에 달하는 미사일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실전 경험도 풍부하다. 수도 사나를 접수한 2015년 이후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수니파 ‘아랍연합군’과 전쟁을 벌였고, 이들이 가한 수천 번의 공습 속에서도 아직 건재하다. 지난해 유엔 보고서는 “후티가 제한적 역량을 가진 ‘국지적 무장 단체’에서 ‘강력한 군사 조직’으로 변모했다. 점령지를 넘어선 작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후티는 1992년 예멘 내에서도 특히 가난하고 낙후된 북부 사다주에서 청년운동으로 출범했다. 당시 시아파 분파인 자이드파의 부흥을 외친 무함마드 알 후티와 형제 후세인 알 후티가 이 운동을 주도해 이들의 성을 땄다. 예멘은 1990년부터 2011년까지 장기 집권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이 ‘아랍의 봄’(중동의 민주화 운동)으로 실각한 뒤 2015년 내전에 휩싸였다. 사우디와 이란은 각각 수니파인 정부군과 시아파인 후티를 지원해 왔다.


[다시 뜨거워지는 중동, 다른 전선에서도 파열음]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이 두 달 만에 붕괴되면서 후티반군 외에도 다른 전선에서도 유사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지난 22일에도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지난 11월 휴전에 합의한 이후 4개월 만에 최대규모의 교전을 벌였다.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북부 메툴라 마을로 발사된 미사일이 시작이었다. 헤즈볼라는 로켓 발사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하기 위해 구실을 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스라엘은 곧바로 보복 조치에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 사건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에게 “강력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하면서 레바논 전역에 있는 헤즈볼라 지휘 본부와 인프라 시설, 무기고 등 수십 곳에 공습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새로운 전쟁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으며, 레바논에 주둔하는 유엔평화유지군(UNIFIL)도 양쪽 모두에 휴전을 위태롭게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돌파구를 찾을 수 없는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들의 갈등 속에 휴전의 불씨는 자꾸만 사그라들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의 휴전에도 레바논에 대한 산발적인 공습을 이어왔으며, 더욱이 이날 교전을 주고받은 이후에는 “레바논에서 발생하는 무장 활동의 모든 책임을 레바논 정부에 묻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스라엘은 또한 19일에는 지상군을 투입해 작전 강도를 높였고 가자지구를 영구 점령할 수도 있다고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


[이란 핵시설 선제타격도 염두에 둔 군사력 강화]


눈여겨볼 점은 미국의 중동 내 전력 증강이 이란에 대한 미국의 비핵화 대화 제의를 일축한 뒤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선택지를 검토한다'며 이란에 대한 군사옵션 사용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과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중동지역에 두 척의 항공모함을 배치했다는 것은 단순히 후티반군에 대한 공격만이 아닌 이란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적 공격까지 감안한 조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미국의 최대 관심사항은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이클 왈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ABC 방송에 출연해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알리 하메네이 이란 국가 최고지도자가) 핵 버튼에 손가락을 대고 있는 세상은 있을 수 없다”며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넘기고 포기하는 방식으로 검증 가능하게 해결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여러 다른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하메네이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하메네이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이란력(歷) 신년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 관리들이 이란 국민에게 사악한 행동을 하면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이란을 위협하는 언사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는 이달 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야톨라 하메네이에게 보낸 서한 내용에 대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란 당국은 지난 17일 “서한을 수령했다”며 “이를 면밀히 검토한 뒤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에서 핵협상 시한을 2개월로 제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금 상황에서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감행한다면 이스라엘과 공동으로 이란의 핵시설 공격과 함께 이란의 핵심 군사시설들을 파괴하는 일일 것이다. 사실 이스라엘은 지난 2월,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전면적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월 13일(현지시간) “미국은 올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미국 정보기관들이 조 바이든 행정부 임기 종료 직전인 올해 초에 이란의 군사력이 약화된 이후 이란이 이를 만회하기 위한 방편으로 핵개발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평가 분석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WSJ은 이어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이 핵시설 공습 감행 가능성을 높인 요인이 됐다”면서 “이스라엘은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 공습을 지지할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WSJ은 “이에 따라 미국 정보기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공격을 고려하고 있다는 별도의 보고서를 제출했다”면서 “일각에선 멀지 않은 시일 내에 이란 핵시설 공습이 감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WSJ의 분석 그대로 미국이 이번에 중동지역에 두 대의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하기로 한 것은 후티반군에 대한 뿌리뽑기식 공격은 당연한 것이고, 이와 동시에 언제든지 이란의 헥시설 및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을 이스라엘과의 협동작전으로 시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란에 대한 공격은 언제쯤 시행될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보낸 서한에서 2달의 말미를 줬다는 것은 늦어도 5월 중하순이면 대대적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일단 4월 초순이면 항공모함 2개 전단의 배치를 완료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만 있다면 그 이후 언제든지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작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중동지역에서의 확전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다고 중동의 다른 국가들, 예를 들면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중재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이란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 강력 반대하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결정권은 훨씬 쉬운 판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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