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갑자기 수직으로 곤두박질 후 폭발한 中 J-15전투기]
중국의 J(젠, 殲)-15전투기가 훈련 도중 땅으로 수직 낙하후 땅에 꽂히면서 폭발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이 전투기의 추락 폭발 영상이 외부에 퍼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단속을 실시했지만 19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반체제 인사의 X를 가리지는 못했다.
‘리 선생님은 네 선생님이 아니다’(李老师不是你老师)라는 활동명을 가진 중국의 트위터리안은 15일, 중국 당국의 단속을 피해 중국의 J-15전투기가 땅으로 수직 추락하는 순간을 담은 영상을 X에 전격 공개해 파장이 일었다.
이 트위터리안에 따르면 셩양 J-15전투기가 추락한 장소는 중국 최남단 하이난성 링아오현으로 훈련 도중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이 영상에는 J-15전투기가 거의 수직으로 땅에 그대로 꽂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순간 전투기에서 탈출한 조종사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도 담겨 있다.
또 다른 영상에는 두 남자가 조종사를 돕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그들과 구경꾼들이 사고 현장에서 멀어져 가는 모습이 보인다. 또다른 영상에는 근처에 모인 마을 사람들이 잔해에서 계속해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리 선생님은 네 선생님이 아니다’(李老师不是你老师)라는 트위터리안은 중국 공안당국의 눈을 피해 중국내 시위 현장이나 중국 공산당의 비리나 사고 등을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실명 대신 어릴 적 별명을 쓴다는 ‘리 선생님’은 하루에 최소 10개 이상의 게시글을 올린다. 지금도 미 CNN 방송 등 서방의 외신들은 그가 올린 현장 사진과 영상을 여러 차례 인용해 보도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한 사람의 힘으로 세계 언론을 완파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도 ‘리선생님’의 X를 인용해 중국 전투기 추락 사실을 보도하면서 “중국 해군은 부수적 피해는 보고된 바가 없으며,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J-15와 남부 전구 사령부, 대만 침공 훈련했나?]
이번에 추락한 J-15는 광저우에 본부를 둔 인민해방군(PLA) 남부사령부의 지휘 하에 운영되고 있다. 이 사령부는 중국이 미국과 국방 조약을 맺고 있는 필리핀을 비롯한 여러 이웃 국가들과 수년 동안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를 포함하여, 대만 등 이 지역에서 가장 전략적이고 분쟁이 많은 일부 지역에서 군사 작전을 총괄한다.
이번 J-15 전투기 훈련도 남부 전구 사령부가 대만 공격을 위한 동부전구 사령부를 지원하기 위한 훈련의 일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들어 대만을 향한 위협 훈련과 전쟁을 감안한 침투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19일에도 중국인민해방군의 전투기가 13회나 위협 비행을 했으며, 해군 선박도 10척이 감지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날 인민해방군 공군 전투기의 경우 13회 출격 중 6차례나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북부와 남서부의 ADIZ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2013년 취역한 4세대 항공모함 기반 전투기인 J-15]
뉴스위크는 J-15와 관련해 “J-15는 러시아 수호이 Su-33을 기반으로 한 전투기로 2013년에 취역한 4세대 항공모함 기반 전투기”라면서 “이 전투기는 미국 해군의 F/A-18 슈퍼 호넷과 비교할 수 있는 중국의 주요 항공모함 기반 전투기”라고 설명했다.
뉴스위크는 이어 “2024년 11월, 중국에서 개최된 주하이 에어쇼에서 두 가지 새로운 J-15 변형이 공개되었다”면서 “J-15T는 사출기인 카터펄트 이륙에 최적화되어 있어 중국 최신 항공모함 CNS 푸젠호에서 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항공모함 푸젠함이 아직도 시운전 중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공개된 바는 없지만 중국의 구형 항공모함인 랴오닝과 산둥에서 사용된 스키 점프 이륙 방식에 비해 큰 이점을 제공하여 항공기가 더 많은 연료와 무기를 운반할 수 있을 것으로 중국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추락 위치를 통해 살펴봤을 때 푸젠함에서 이륙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뉴스위크는 그러면서 “J-15D는 적의 레이더와 통신을 방해하기 위해 설계된 전자전 전용 변형기”라면서 “이 항공기는 미국 해군의 EA-18G 그로울러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2021년에도 사고냈던 J-15, 과연 믿을 수 있는가?]
그런데 J-15의 사고가 이번이 처음 아니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21년 4월 27일, 미 해군 구축함이 중공군 항모 전단 사이에 끼어든 사건이 발생한 바 있었다.
그런데 하루 전날인 4월 2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눈물, 중국 항공모함 함재기의 첫 영웅 장차오’라는 기사를 크게 실었다. 이 기사는 2016년 4월 중공군 주력 전투기 J-15가 육사 기지에서 항모 착륙 훈련을 하다 바다에 추락하면서 사망한 조종사 장차오(당시 29세) 소령에 대해 다뤘다.
그런데 당시 J-15전투기의 사고 원인은 비행 조종 제어장치 고장으로 보도됐지만, 중국 공산당의 선전매체들이 군대 내 사건사고를 일체 보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사를 실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었다. 그런데 신화통신은 장차오 소령 사망 5주기를 하루 앞두고, 갑자기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며 장차오를 국민 영웅으로 치켜세운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의중은 무엇일까?
우선 해당 기사의 부제목을 보면 “젠-15 전투기, 야간 이착륙을 돌파하다”라고 달려 있다. 이는 랴오닝함이 야간 작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은연중 알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국 당국이 하나 놓친 것이 있다. 신화통신은 J-15전투기의 제어장치 고장이라 했지만 사실은 함재기로서 J-15를 제대로 이착륙 시켜 본 적이 없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수준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어서다.
결국 신화통신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항공모함의 함재기로서 새롭게 도입된 J-15의 이착륙 능력이 있음을 은연중 보여주려 했지만 되려 자신들의 치부만 드러낸 셈이 된 것이다.
분명한 것은 중국인민해방군의 항공모함에 함재기로서 J-15가 만들어졌지만 함재기로서 제대로 작동될 수 있을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중국은 원래 항공모함 함재기가 없어서 러시아의 수호이 SU-33을 도입하려 했지만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우려한 러시아가 이를 허락하지 않아 도입에 실패했다.
그래서 중국은 우크라이나가 보유하고 있던 SU-33의 초기 모델인 T-10K-3을 몰래 들여와 이를 기반으로 J-15를 만들었다. 결국 J-15는 러시아의 구형 제품을 카피한 짝퉁 제품인 셈이다. 문제는 러시아조차도 T-10K-3가 상당한 문제점들이 발견돼 이를 대폭 업그레이드한 SU-33을 만든 것인데 중국은 업그레이드 이전판을 모델로 J-15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지금 중국의 항공모함 함재기라고 말하는 J-15가 과연 어떤 수준일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어찌보면 신화통신이 장차오가 사망한 J-15의 사고원인이 조종 제어장치 고장이라고 했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J-15기에 기술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J-15전투기가 이번에 훈련 도중 수직 낙하하면서 땅에 꽂힌 것이다. 이런 점에서 J-15전투기가 항공모함의 함재기로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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