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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전기차의 저주, 생산업체 75%가 파산위기 中당국의 막무가내 전기차 올인, 부채도 천문학적 규모 2025-03-18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中당국의 막무가내 전기차 올인, 부채도 천문학적 규모]


마치 온 세상을 집어 삼킬 듯 보였던 중국 전기차 시장이 막다른 길에 몰렸다. 전기차 생산업체의 75% 정도가 파산위기에 빠져들었고, 중국내에서 선도적인 전기차 제조기업인 리상자동차도 지난해 순이익이 31%나 감소했으며, 테슬라와 맞장을 뜨면서 중국의 상징적 전기차 브랜드로 떠오른 BYD마저도 엄청난 부채규모로 허덕이고 있다. 이른바 중국 전기차의 저주가 퍼져 나가고 있다고 봐야 옳을 듯 싶다.



대만 연합신문 계열의 경제일보(經濟日報, 징지르바오)는 16일, “중국 본토에서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리상자동차(Ideal Auto, 리오토)가 2024년 4분기 및 년간 재무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지난해 매출은 1445억 위안(28조 90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정도 증가했으며, 2년 연속 매출이 1000억 위안을 넘었다”면서 “그러나 순이익은 80억 위안(1조 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1%나 감소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경제일보는 이어 “리상자동차는 2년 연속 매출이 1000억 위안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는데, 이러한 실적은 중국 본토의 신에너지차(전기차) 산업에서 리상자동차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리상자동차의 영업이익률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일보는 “리상자동차의 지난 2023년 매출 총이익률은 22.2%였는데 2024년에는 20.5%로 감소했다”면서 “차량 매출 총이익률은 이미 20% 수준 이하인 19.8%를 기록했는데 앞으로 더욱 더 내려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리상자동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사실상 중국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리상자동차가 그 수준인데 나머지 전기차업체들의 업황은 비참할 정도다. 너도 나도 전기차에 올인한 결과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오히려 거품이 가득하다 할 정도로 전기차 시장이 이대로 유지될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가리켜 일각에서는 ‘전기차의 저주’가 시작되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분명히 일아야 할 것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현실이다. 다시 말해 겉으로 보이는 수치가 아니라 실제 전기차 시장의 속사정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만 경제일보도 언급을 했지만 겉으로 보면 중국 전기차 시장이 대단히 활황인 듯 보인다. 특히 중국 전기차가 전 세계로 퍼저 나가면서 마치 중국 전기차가 온 세상을 뒤덮을 듯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그러한 중국 전기차 시장의 현실은 전혀 긍정적이지 않다.


외부에서 중국 전기차 시장을 바라볼 때 지난해에만 무려 1300만대가 팔렸다는 수치에 현혹된다. 그러나 그러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전기차 업체 수가 무려 400여 개에 달한다는 것을 알면 얘기는 달라진다. 산술적으로만 봐도 1개 업체당 3만 2500대 정도의 시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시장 규모로는 회사의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


더더구나 전기차 사업은 초기 투자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초기 투자금을 쏟아붓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중국 시장의 1/3을 이미 테슬라와 맞장을 뜨고 있는 BYD(비야디比亞迪)가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다보니 상당수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빈사상태에 내몰리면서 사실상 파산 위기의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있다고 말을 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수많은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생겨났지만 함부로 문을 닫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중국은 뭐가 잘 된다고 하면 우르르 몰려가 창업을 하는 풍조가 있다. 그것도 지방정부들이 중앙정부의 지침을 따라 왕창왕창 자금을 지원해 주면서 시진핑 주석이 말하는 전기차 기업을 몇 개 세웠다고 자랑을 한다. 그러다보니 되지도 않을 기업들마저 정부 보조금을 바라고 무턱대고 시장에 뛰어든다.


이러한 현상은 기실 전기차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태양광 산업도 그러했고 반도체 관련 산업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우르르 창업을 하기는 했는데, 그 유지를 제대로 못하는 기업들이 비일비재 하면서 사실상 좀비기업화되어 버린다. 그렇게 적자를 내면서도 폐업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왜냐고? 지방정부의 자금들이 투입되어 있기 떄문이다.


그러한 중국의 산업 행태가 전기차 시장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중국내 400여개의 업체들 가운데 40여개만 남고 모두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실제로 이미 전기차 업체 4곳 중 3곳은 이미 파산 상태에 직면해 있다는 통계까지 있다. 그런데도 파산을 쉽게 하지 못하니 부채는 날이 갈수록 더 쌓이는 최악의 상황이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BYD마저 부채에 허덕,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런데 중국 전기차 업계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비교적 영업 상태가 괜찮다고 알려진 BYD의 부채 규모다. 특히 BYD의 부채 규모는 지나치게 분식되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 부채 규모가 공식 발표 수치보다 무려 11.5배나 많은 무려 3230억 위안(64조 6000억 원)에 이른다는 것이 정설이다. 더더구나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총 부채 규모는 무려 1조 2000억 위안(24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BYD의 추정 부채 규모도 어느 정도 합리성을 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기차 사면 200만원, 정부지원금으로 버티는 中전기차]


이런 시점에서 의문이 드는 것은 중국 전기차 시장 상황이 그렇게 어려운데 왜 문을 닫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티는 것일까하는 점이다. 이렇게 이익은 줄어들고 사실상 적자가 늘어나는 상황임에도 공장 문을 닫지 못하는 것은 한마디로 시진핑 주석의 역점사업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의 시진핑의 지시는 절대적 신앙이고 무조건 지켜내야만 하는 신조와 같은 것이다. 그러한 시진핑 지시사항에는 결코 이의를 제기해서도 안된다. 무조건 관철해야만 한다. 지방정부 역시 자신의 소재지 전기차 업체가 적자가 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몇 대를 생산했으며 지금 당장 몇 개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가의 수치가 중요하다. 그것이 해당 지역 당서기의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들 적자기업들의 생명줄을 이어주는 것이 정부 보조금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4월 자동차와 가전 등 소비재에 대한 이구환신(헌 제품을 새것으로 교환) 방침을 발표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보상판매 방식으로 전기차를 구매할 때 주는 보조금을 기존 1만위안(약 198만원)에서 최대 2만위안(약 397만원)으로 확대했다.


올해도 전기차 전환 시 보조금을 주는 정책은 계속될 예정이다. 최근 중국 정부 발표를 보면 기존 승용차를 보유한 사람이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1만5000위안(약 297만원), 내연기관차 구매 시 최대 1만3000위안(약 257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전기차에 인센티브를 더 줌으로써 자연스러운 전기차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더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할인경쟁까지 하고 있다. 이른바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업체들은 1만위안의 현금을 보조금으로 주기도 하고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사은품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이마 공급 과잉상태에 처해 있는 전기차 업체들이 출혈 경쟁까지 하게 되면서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영업이익의 내적 침식이 날이 갈수록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중국 전기차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물론 중국 정부 당국, 특히 이러한 문제를 자초한 시진핑 주석이 중국 전기차 시장을 붙들고 있으니 어떤 방식으로든 살아나가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 전기차 시장은 부채와 적자로 더욱 더 괴멸당하면서 결국에는 중국 경제에 또다른 충격파로 다가올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중국 전기차, 경제 전반을 뒤흔드는 레드오션될 수도]


사실 중국의 경제학자들은 이미 전기차 시장을 ‘레드오션’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중국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전기차의 저주’라는 말들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으며, 심지어 전기차 사업에 손을 대는 순간 모기업끼지 휘청거리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어 갈수록 위기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0여 년 사이에 수많은 대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파산이 일상화 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모기업까지 휘청거린 경우도 적지 않다. 천문학적인 부채를 짊어진 채 파산에 직면한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대표적이다. 물론 헝다의 전기차가 헝다를 무너뜨린 것은 아니지만 헝다그룹의 부실에 일조를 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헝다 외에도 광둥(廣東)성 선전시에 소재한 바오넝(寶能)투자그룹도 전기차에 투자했다가 모기업마저 휘청거린 경우에 해당된다. 2017년 바오넝자동차를 설립,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2023년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당시 사업 실패로 진 빚만 500억 위안(10조원)에 이르렀다. 이러한 ‘전기차의 저주’는 앞으로도 중국 시장에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에서도 벽에 부딪친 中전기차]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렇게 국내 수요가 꽉찬 상황에서 해외로 밀어내기 수출이라도 잘 되어야 할텐데 그마저도 벽에 부딪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EU) 시장은 위기에 처한 역내 자동차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 전략을 추진중이다. 중국산 전기차의 역습을 막겠다는 취지다.


그러다보니 중국 전기차의 유럽내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1월의 경우 7.4%에 불과했다. 전달 8.2%보다 오히려 떨어진 수치일뿐 아니라 지난해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중국 전기차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2일, “중국 전기차가 미국의 관세와 유럽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피해 동남아로 옮겨 초기 성과를 냈지만, 현재는 혹독한 현실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하노이에서 중국 전기차 대기업 비야디(BYD) 쇼룸은 고객 없이 하루를 시작했지만, 불과 몇 km 떨어진 빈패스트 매장은 잠재적 구매자들로 붐볐다”며 “중국 업체가 동남아 시장을 개척하려면 다양한 문화와 언어, 규제 시스템을 잘 알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중국 전기차는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러니 중국 전기차가 잘 나간다는 말은 전혀 맞지 않는 말이고, 전기차 때문에 나중에는 중국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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