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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 전쟁 전세 역전 위한 미국의 결정적 ‘신의 한 수’ 美 ‘러 본토 타격’ 묵인, “우크라가 결정할 일” 2024-05-17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美 ‘러 본토 타격’ 묵인, “우크라가 결정할 일”]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의 무기 공급 지연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던 우크라이나가 전세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 카드를 드디어 획득했다.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면서 러시아 본토 타격을 묵인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는 16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드니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공동으로 키이우에서 진행한 기자회견 전문을 게재했는데, 이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 본토 공격과 관련해 “우리는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외부(러시아 본토)를 향한 공격을 허용하거나 장려하지는 않았지만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이 전쟁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직접 공격할 경우 러시아가 나토를 향해 보복 공격을 해 온다든지, 또는 그동안 러시아가 위협해 왔던 핵전쟁 등으로 확전할 가능성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 목표물에 나토산 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요구를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특히 블링컨 장관의 이같은 발언이 서방의 추가 무기 지원이 전장에 아직 전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의 봄철 대공세로 점점 급박해지는 전황에 맞춰 전격적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확실히 승리하도록 돕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가 제공했고 계속 제공하고 있는 특별한 지원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한 영국, 미국 자극 받은 듯]


사실 미국이 자국 무기를 통한 러시아 본토 공격 묵인은 동맹국인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외무장관이 지난 3일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자국산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었는데, 영국의 이러한 결정이 미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영국 더타임스(The Times)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찾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미사일을 국경을 넘어 러시아 본토에 얼마든지 공격해도 좋다”면서 “우크라이나는 그럴 권리가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할지는 우크라이나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캐머런 장관은 이어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부를 공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도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그렇게 공격해야만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영국 캐머런 장관(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의 가장 확고한 지원국 중 하나가 입장을 극명하게 바꿨음을 나타낸다”고 평가한 바 있다. 결국 캐머런 장관의 이같은 방침 변화가 미국의 블링컨 장관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그동안 미국이 중장거리 미사일 등의 무기 지원을 하면서도 러시아 본토에 대한 직접적 공격은 허용하지 않아 우크라이나의 한쪽 발을 묶어 놓고 전쟁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래서 우크라이나는 어쩔 수 없이 자국이 개발한 드론 폭탄을 통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데 그쳤다.


[러시아 본토 타격 가능해진 우크라, 판도 바꿀 수 있을까?]


그런데 블링컨 장관의 러시아 본토 타격 가능 발언이 미국의 무기 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타격 역량을 어느 정도 갖춘 상황에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300㎞에 달하는 신형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제공했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고, 그러한 추가 지원 무기들이 키이우에 도착했다고 블링컨 장관은 확인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성공하고 승리하는 데 필요한 장비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역시 상당히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그동안 미국이 장거리미사일 사용을 허용해 왔던 크름반도에서 우크라이나가 얻은 성과를 보면 앞으로의 전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추론해 볼 수도 있다.


지난 1일 미국의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애아태큼스 장거리미사일을 지원한 바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이 미사일로 크름반도의 러시아 S-400 방공시스템을 완전 무력화시켰으며 이외에도 크름반도 전역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어 군사 분석가인 필립 카버의 견해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장거리미사일을 잘 활용한다면 크름반도를 군사적으로 완전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약 100기의 에이태큼스를 우크라이나에 비밀리에 배송했으며, 우크라이나는 이미 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신형 에이태큼스 미사일은 사거리가 약 300㎞로 우크라이나군이 이전에 사용해 온 구형 에이태큼스에 비해 훨씬사거리가 길다. 또 영국·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또 다른 장거리 미사일인 스톰 섀도·스칼프(SCALP) 미사일보다는 비행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르다.


이와 관련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러한 신형 에이태큼스의 등장은 우크라이나군이 크름반도를 비롯해 러시아의 여러 군사적 요충지를 원거리에서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이 매체의 지적대로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러시아 본토가 아닌 크름반도를 향해서만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사용해 왔지만 이제 러시아 본토를 향해서도 직접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판도가 급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블링컨 장관이 밝힌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타격 묵인 발언도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요구를 거부할 수 없어 결국 미국의 완고한 방침을 수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자국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에 있는 러시아 정유시설을 공격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 왔다. 정유시설 타격으로 글로벌 유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오직 군사적 목표물만 선택하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러시아내의 정유시설 타격이 전략적으로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결국 반대 의견을 접었다.


그런데 이번 블링컨 장관의 키이우 방문에서도 러시아가 대규모 병력을 기반으로 우크라 북부의 하르키우를 타격하면서 공세를 펼치고 있음에도 그들 배후에 있는 러시아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오히려 우크라이나의 영토 손실을 돕고 있는 것이라는 강한 불만에 대해 미국도 결국 우크라이나의 뜻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의회의 올렉산드라 우스티노바 위원장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 국경에서 1~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러시아 군대가 있는 것을 보았음에도 그곳이 러시아 본토라는 이유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우크라이나 집권 여당인 ‘인민의 종’의 데이비드 아라카미아 위원장은 “전쟁을 치르는 데 있어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러시아 내 군사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는 백악관 정책”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고 밝혔다.


이들의 지적대로 우크라이나가 중장거리 등 나토가 공급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면 당연히 전세는 급변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 본토의 후방기지들을 직접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당장 러시아군들은 그동안 마음 놓고 러시아 국경 바로 안쪽에 후방기지를 두고 우크라이나를 공격해 올 수 있었으나 이젠 전략이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곧바로 대대적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분위기 확 바뀐 러시아, 어떻게 대응할까?]


영국의 스톰 섀도우 미사일에 대한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 사실이 알려진 직후 러시아는 발칵 뒤집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캐머런 장관의 최근 발언은 매우 위험하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분쟁을 둘러싼 긴장을 직접적으로 확대하고 고조시키는 것이며, 잠재적으로 유럽 전체의 안보 구조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도 비전략 핵무기를 이용한 핵미사일 훈련을 명령하면서 러시아 본토가 공격받을 경우 강력하게 대응할 것임을 공표한 바 있다.


그런데 블링컨 장관의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 발언에 대해서도 러시아의 반응은 격렬하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산 중거리 및 단거리 미사일이 어디에 배치되든 즉각 대응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음을 명시적으로 선언하며, 이는 이러한 무기 시스템의 배치에 대한 러시아의 일방적 모라토리엄을 종료하는 것과 같다”면서 강력 대응을 경고했다.


아마도 우크라 제2도시 하르키우에 대해 전면 공세를 펼치고 있는 러시아군의 후방기지들을 우크라가 에이태큼스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공격한다면 러시아군은 대혼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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