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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혼돈에 빠진 중국, 방어전략 전면 수정 불가피 고립의 길 자초한 中, 잠재적 적대국 네트워크에 포위됐다! 2024-04-16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고립의 길 자초한 中, 잠재적 적대국 네트워크에 포위됐다!]


그동안 중국의 동쪽인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제왕처럼 군림하며 이웃 국가들의 해양영토를 넘보면서 위협을 일삼아왔던 중국이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과 필리핀 등의 국가들이 이른바 ‘격자동맹’을 구축하면서 중국의 방어전략을 전면 수정해야할 처지가 되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자 지면을 통해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의 인보동맹) 확대 등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협력 협정이 구축되면 중국은 더 복잡한 잠재적 적대국 네트워크에 직면하게 되면서 더욱 고립될 수 있으며 중국의 지역전략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일단 중국을 가장 긴장하게 만드는 것은 오커스의 확대다. 이 문제는 지난 10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 거론된 것으로 기존의 오커스 3국체제에 일본과 한국까지 포함시켜 명실공히 중국의 세력확장에 대응하는 견고한 동맹체제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미일정상은 이번 만남에서 오커스의 확장이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지만 그럼에도 중국의 대 아시아전략이 앞으로도 변화될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지금보다 한층 강화된 대 중국 전략의 일환으로 오커스의 확대는 긴요하다고 논의를 한 것이다.


실제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커스가 일본의 첨단 방위능력과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으며 긴밀한 협력을 통해 중국의 도전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랜드연구소의 티모시 히스 선임 연구원은 “일본과 한국은 최근 몇 년동안 중국의 행동에 대해 더욱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오커스와 협력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되었다”면서 “이러한 오커스의 확장이 중국의 강압적 행동에 대응하는 매우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의 콜린 코 선임연구원도 “오커스에 추가로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 한국과 일본, 캐나다와 뉴질랜드 모두가 극초음속 미사일 프로그램, 사이버 보안, 무인 시스템 등의 분야에서 모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적어도 일본과 한국의 경우 극초음속 능력과 관련해 충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팅엄 대학교 말레이시아 캠퍼스의 부교수인 벤자민 바튼도 “오커스의 확장은 인도 태평양 국가들 간의 안보 동맹 조약이나 미국과의 정보 공유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과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유대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튼은 이어 “이들 국가는 대부분 무기 산업이 잘 발달했거나 성장하고 있으며 미국과 동일한 비율로 군사비를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예산 약속을 하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를 오커스에 참여시키면 지역 전체의 임시 안보 협정으로서 오커스의 신뢰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튼은 그러면서 “목표는 안보 관점에서 이러한 관계를 공고히 하여 역내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것”이라면서 “최종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커스 확대, 아시아판 나토로 진화할 수도]


바튼이 여기서 말한 최종 목표란 오커스가 사실상 나토(NATO)와 같은 군사동맹체로서의 존재 가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오커스 확대에 대해 제일 우려하는 것도 바로 오커스의 확대가 아시아판 나토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하는 문제 때문이다.


일단 토마스 히스 등의 미국 전문가들은 “지금 단계에서 오커스의 확대가 제2의 나토를 지향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대 중국 공동 전술을 펼치기 위한 실질적인 협력 그룹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봤을 때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게 되면 당연히 주일미군이 참전할 수밖에 없고 일본 역시 센카쿠 등의 문제로 인해 관여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주한미군 역시 대만 전쟁에 끼어들면서 한국도 어차피 개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결국 중국의 대만 침공시 미국과 일본, 한국 등이 자동적으로 군사개입이 불가피할 것이고, 이런 점에서 본다면 오커스의 확대는 자연스럽게 아시아판 나토로 진화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벤자민 바튼 교수도 “대만 해협에서 중국의 군사 행동 가능성으로 인해 미국이 베이징과 타이베이 간 군사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국과 함께 개입할 수 있는 외교 및 안보 전선을 구축하게 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美日필리핀 합의, 남중국해 역학관계 바꿀 것]


이 시점에서 눈여겨볼 것은 지난 13일, 전날 3국 정상회의를 마친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내 생각에 3국 합의는 극히 중요하다”면서 “이번 합의는 이 지역,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시아, 남중국해 일대의 역학 관계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한 대목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마르코스 대통령은 정상회의를 열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공세적 행동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합동 군사훈련 등 3국 방위 협력을 진전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실 당장 오커스가 확대되지 않더라도 미국-일본-필리핀의 안보협력은 사실상 공동방위조약 성격의 협력체를 만들기로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미-일-필리핀의 3국간 안보협약은 사실상 오커스 확대를 통한 사실상의 군사동맹으로 가기 전까지 중국을 겨냥한 안보협력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의미가 있기 때문에 마르코스 대통령이 “남중국해에서의 역학 관계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다.


[곤혹스러운 중국, 대 아시아 전략 전면 수정 불가피]


분명한 것은 미-일-필리핀의 안보협력 선언이나 오커스의 확대 문제 등이 중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 상당한 차질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중국은 필리핀 영해내의 일부 섬들까지도 구단선안에 있는 중국의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물대포를 쏘는 등 주권 침해를 일삼아 왔다.


그런데 이러한 중국의 행동에 대해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좌시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그리고 필리핀의 민간선박 등이 중국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면 미-필리핀 안보조약에 의거해 행동하겠다고 선언까지 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행동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중국은 미국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또다시 필리핀 영해내에 침범을 해 간보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그러한 중국의 행동에 대해 미국이 강경대응으로 나간다면 중국은 정말 굴욕적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로 그러한 점을 이번 미-일-필리핀 정상회담에서 강조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호주전략정책연구소의 선임분석가인 말콤 데이비스는 “(이러한 상황의 전개는) 중국 핵심 공산당 지도부의 마음속에 더 큰 불확실성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면서 “중국에 대항하는 국가들이 연합체를 형성하고 군사력을 결집시킨다면 중국도 무력 사용의 잠재적 비용이 너무 크다고 판단해 힘을 기초로 한 도발을 억제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콜린 코 연구원도 “미-일-필리핀의 안보 협력을 위시한 격자협력 그룹이 형성된다면 앞으로 미국이 홀로 중국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격자그룹들이 서로 중국을 방어하게 됨으로써 중국의 무력도발 의지는 갈수록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무력 과시, “전쟁할 수 있는 나라, 일본” 자초]


사실 이번 미일정상회담의 핵심은 무기 공동개발·생산, 양국 군 상호운용성 강화, 연합 감시체제·훈련 확대 등 국방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미·일 동맹관계를 대폭 강화함으로써 일본이 필요시 전쟁을 할 수 있는 ‘정상국가’로 전환하는 동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전쟁할 수 있는 나라, 일본’이라는 개념은 중국이 극히 원하지 않은 것이었지만 중국의 무력도발이 일본의 센카쿠 열도까지 직접 이르면서 일본은 미국과의 안보협력 강화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고, 결국 일본은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의 ‘글로벌 파트너’로 대중국 견제를 비롯한 역내·글로벌 안보 현안에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것은 미국과 일본의 군사협력 강화가 한반도에서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이번 회담에서 일본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게 미국이 훈련 등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이는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조치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김정은이라면 몇 년 뒤에는 일본을 공격하려고 할 경우 일본이 반격 능력을 활용해 북한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할 것”이라면서 “미일이 합의한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 역량 공동 개발은 한국도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렇게 워싱턴에서 연이어 열린 미일정상회담, 그리고 미일필리핀 정상회담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둘러싼 국제분쟁에 있어 중국의 세력을 크게 약화시키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중국은 이 지역에서의 영해 사수 전략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또한 자칫 이번 협력세력과의 싸움에서 개망신이라도 당한다면 시진핑의 위상까지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도 함부로 날뛰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에서 마르코스 대통령의 “앞으로 남중국해의 역학관계가 달라질 것”이라는 말이 중요한 변화를 예고한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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