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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파산 위기에 처한 경제대국 프랑스, 신용등급마저 강등되며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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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파산 위기에 처한 경제대국 프랑스, 신용등급마저 강등되며 사면초가 안으론 재정 파탄, 밖으론 관세 폭탄...프랑스 사면초가 2026-02-25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안으론 재정 파탄, 밖으론 관세 폭탄...프랑스 사면초가]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가 전례 없는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내부적으로는 엄청난 재정위기에 빠져 있으며, 외부적으로는 통상 압박이라는 거대한 파도의 이중고를 겪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프랑스의 핵심 수출산업을 정조준한 관세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방어해야할 재정 여력마저 바닥난데다 국가신용등급마저 강등되면서 엘리제궁에 비상이 걸렸다.



가장 먼저 눈여겨볼 점은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이다. 기획예산처가 24일 밝힌 '주요국 2025년 국가신용등급 변동 현황'을 보면 미국과 프랑스,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됐고, 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의 신용등급이 상향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은 무디스에서 신용등급이 Aaa에서 Aa1으로 강등됐다. 감세정책으로 정부수입이 감소했지만, 의무 지출은 증가하면서 재정 적자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은 A+에서 A로 피치 평가가 강등됐다. 부동산·소비 등 내수부진으로 성장률이 둔화한 점, 수요 부진이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 그 이유로 꼽혔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AA-→A+)와 피치(AA-→A+)에서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심각한 정치적 불안정에 따른 불확실성이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켜 성장률을 저해한 점이 지적됐다. 연금 개혁을 유예하기로 한 점도 강등 요인이었다. 이미 세율이 높아 추가적인 세수 증대 여지가 제한적인데, 재정이 경직적이고 사회지출 비중도 유럽연합(EU) 평균보다 높다는 점이 문제라는 평가였다.


이 정도면 G7국가이기도 하며 EU의 쌍두마차라는 프랑스로서는 보통 창피한 일이 아니다. 빚에 허덕이면서 신용도가 낮다 보니 국채 금리도 민망한 수준으로 치솟았다. 2월 초 기준으로 프랑스의 만기 10년짜리 국채 금리는 연 3.44%였는데, 재정이 역시 나쁜 편이고 더 못 사는 나라로 알려진 스페인이나 포르투갈(각각 연 3.22%)보다 높다. 심지어 스페인은 대규모 이민 유입에 따른 노동 공급 증가, 생산성 향상으로 피치(A-→A)와 S&P(A→A+)에서 등급이 높아졌고, 포르투갈마저도 견조한 관광산업 실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고, 경제성장에 힘입어 실업률도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돼 피치(A-→A)·S&P(A→A+)에서 신용등급이 올랐다. 그러다보니 프랑스가 비상상황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의 경제는 현재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 일간지인 르몽드는 “2025년 프랑스 와인 및 증류주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21% 급감하며 30억 유로(약 5조115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알렉상드르 소보 프랑스 산업 연맹 회장은 “업계는 다시 가격표를 수정해야 하는 혼돈에 빠졌다”라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관세에 불리한 환율까지 겹치면서 미국 내 판매가는 10~30%가량 치솟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여전히 프랑스 와인의 최대 시장이지만, 가격 저항선에 부딪힌 현지 수요는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프랑스 내부의 경제상황이 재정상황 악화로 외부 공격에 방어할 실탄이 고갈되는 한계상황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회계 감사원(Cour des Comptes) 보고서를 인용해 “정부의 부채 감축 계획이 매우 불확실(very uncertain)하다”면서 “감사원은 향후 공공 재정 건전화 노력이 경쟁력을 저해하고 고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증세보다는 지출 삭감에 더 많이 의존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피에르 모스코비치 회계감사원장은 블룸버그에 “정부의 적자 감축 목표는 구체적인 비용 절감 대책이 부족하다”며 “프랑스의 재정 신뢰도가 벼랑 끝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프랑스의 재정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를 웃돌고, 부채 비율은 110%를 넘어서 유럽연합(EU) 내에서도 최고 위험 수위로 꼽힌다.


프랑스의 부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면서 엄청나게 늘어났다. 당시 경기 부양을 위해 늘렸던 지출은 경직성 예산이 되어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는 통상 전쟁 국면에서 기업 지원 보조금을 투입할 여력이 전무함을 의미하며 오히려 긴축과 증세가 불가피해 기업들의 고통은 가중될 전망이다.


[매일 나랏빚 9500억씩 쌓이는 프랑스, 감당할 능력도 사라져]


프랑스는 유럽내 두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7위의 경제대국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프랑스가 IMF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상황이 닥쳐오고 있다면 이를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프랑스의 재정상황을 간략하게 말하자면, 프랑스의 국가채무는 원화 기준 무려 6000조원이 넘는다. 이 채무로 인해 매일 약 9500억원 정도의 새로운 채무가 추가로 쌓이고 있다. 이를 시간당으로 환산하면 400억원 정도가 불어나는 형국이다. 아무리 경제규모가 큰 프랑스라도 이를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언제든지 IMF 구제금융을 받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프랑스인들의 삶의 수준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프랑스 통계청(INSEE)은 최근 “프랑스의 구매력 기준 1인당 GDP는 2024년 기준으로 EU 평균에 미달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수치가 심각한 것은 EU 평균을 100으로 지수화했을 때 프랑스는 지중해 해상의 섬나라인 키프로스의 99보다 더 낮다는 점이다. 그래서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프랑스가 키프로스보다도 가난해졌다”고 한탄하는 보도를 했다.


[프랑스가 재정난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이유, 포퓰리즘]


그렇다면 프랑스가 왜 이렇게 심각한 재정난에 빠지게 되었을까? 바로 포퓰리즘 때문이다. 경제성장은 정체되어 있는데, 이미 늘어난 복지비용을 줄일 수 없어서다. 현재 프랑스 정부의 GDP 대비 사회복지 지출 비율은 G7에서 가장 높은 31% 수준으로 원화 환산시 연간 약 145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은 19%, 한국은 11% 수준이다.


프랑스의 사회복지비용의 구조도 문제다. 사회복지 비용의 절반 정도가 연금이다. 그만큼 연금을 풍족하게 준다는 의미다. 이게 얼마나 문제가 심각했으면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성인 인구 1인당 평균 소득보다 은퇴자의 평균 연금 수령액이 더 많은 유일한 선진국”이라고 꼬집었겠는가? 그러니까 일하는 사람이 받아가는 월급보다 은퇴한 사람이 받아가는 연금이 더 많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지금 프랑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데다 실업급여 또한 엄청나다. 미혼이고 무자녀인 사람을 기준으로 봤을 때 실직 후 1년 후에 받는 실업급여가 소득 대체율이 66%에 달한다. 그러니까 연봉 1억을 받았던 사람이 퇴직했을 때 국가가 6600만원을 실업급여로 지급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영국은 17%, 미국은 9%에 불과하다. 이는 프랑스가 지나친 사회복지 비용을 지출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프랑스의 재정구조를 이렇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1981년부터 1995년까지 14년간 집권한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이다. 미테랑은 임기동안 급진적 좌파정책을 밀어붙였는데, 민간기업과 수많은 금융기관들을 국유화했고, 공무원 수도 대폭 늘려 세금으로 월급을 주기도 했다. 실제로 그가 집권한 14년 동안 공무원 수는 무려 50만명이나 늘어났다. 미테랑은 또한 연금 수령 개시 연령도 65세에서 60세로 낮췄는데, 이로인해 정부가 부담해야 할 연금 규모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실제로 미테랑 집권 이전만 하더라도 GDP대비 사회복지비용 비율이 16%에 불과했다. 이 비율이 지금 31%로 늘어난 것이다.


미테랑의 포퓰리즘으로 인한 국가재정 부담이 나중에서야 문제가 있음을 깨닫고 수정하려 했지만, 이미 자리잡은 연금 문제는 고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동안 이 문제로 인해 정치권에서도 많은 노력을 했지만 한번 시작된 연금제도를 개혁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지면서 프랑스의 재정상황이 결국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렇게 미테랑의 좌파정책 밀어붙이기가 지금의 프랑스 재정을 초위기로 몰아넣었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 말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좌파, 우파 가리지 말고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지금 당장의 정치적 이익만 바라보면서 포퓰리즘 정책을 펼친다면 어떤 미래가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지 지금의 프랑스가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프랑스가 지금 닥친 내우외환을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유로존 전체의 성장 동력마저 상실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이라도 프랑스 국민들이 어려운 경제 현실을 깨닫고 연금 개혁 등의 과감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지만 이미 맛들인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으려 결사반대를 하고 있으니 그 결말은 뻔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정말 국가지도자는 잘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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