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美,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中 맞서기 위한 국가방위전략 발표]
미국은 국가방위전략에서 사실상 중국은 더 이상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정도가 아니라는 판단하에 중국 억제에 집중하며 대신 서반구를 우선시하는 국가안보전략을 수행할 것으로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이는 사실 미국이 중국의 국방력이나 국력이 과거만큼 강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미국을 직접 위협하는 수준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텔레그래프는 25일, “미국은 대만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는 34페이지 분량의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미국 본토 방어가 베이징의 부상 저지보다 우선시되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은 더 이상 중국을 최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는 것보다 미국 본토 방어를 우선시할 것이라고 국가방위전략에서 밝혔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중국을 지배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을 압박하거나 굴욕감을 주는 것도 아니며, 단지 베이징이 우리를 지배할 수 없도록 인도태평양 지역에 충분한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텔레그래프는 “그린란드를 점령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으로 그와 갈등을 빚어온 유럽 동맹국들은 앞으로 자체적인 방어 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면서 “워싱턴은 러시아와 같이 ‘우리에게는 덜 심각하지만 유럽에는 더 심각한’ 위협에 대해 ‘중요하지만 제한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미국의 외교 정책에서 상당히 벗어난 34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는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자치 섬 대만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미국 법은 워싱턴이 대만 스스로 베이징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충분한 무기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의회는 지난해 말 10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 패키지에 합의했다”고 짚었다.
미국 정보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인민해방군에게 2027년까지 대만을 점령할 준비를 하라고 명령했다. 이런 상황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4년 전에 발표된 국가방위전략의 최종 버전에서는 중국을 미군에게 있어 ‘주요 도전 과제’로, 러시아를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했지만, 우선적으로 중국은 당장 대만을 정복할 능력도, 군사력도 되지 않는다는 취지에서 ‘주요 도전 과제’ 목록에서 삭제했으며, 러시아 역시 더 이상 미국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국가방어전략의 방향을 대폭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취지에서 미국의 올해 국가방위전략은 날카로운 정치적 논평으로 시작됐다. 텔레그래프는 “새 국가방위전략에서는 ‘이전 정부들은 우리의 군사적 이점과 우리 국민의 생명, 호의, 자원을 낭비했다’고 지적하면서 거창한 국가 건설 프로젝트와 규칙 기반 국제 질서와 같은 허황된 추상적 개념으로 자화자찬하는 일들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짚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미 국방부의 기본 원칙은 ‘고립주의’가 아니라 ‘세계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유연하고 실용적인 현실주의’라고 밝혔다”면서 “중국과 관련하여 보고서는 워싱턴이 세계 두 초강대국 간의 신뢰 구축을 위한 조치를 추진할 것이며, 여기에는 ‘인민해방군과의 군사 대 군사 소통 확대’와 ‘전반적인 갈등 완화 및 긴장 고조 방지 노력’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미국은 태평양 동맹국들로 이루어진 제1열도 방어에 집중하여 베이징을 억제하고, 머지않아 ‘세계 경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될’ 이 지역에서 미국의 무역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국가방위전략은 미국이 일본에서 대만과 필리핀을 거쳐 보르네오와 말레이반도까지 이어지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제1열도선을 따라 강력한 거부 방어선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FT는 이어 “분명한 것은 미국이 중국을 지배하거나 압박하거나 굴욕감을 주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중국을 포함한 그 누구도 우리나 우리 동맹국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접근 방식에 대한 비판자들은 그가 단기적인 무역 협상을 추구하느라 장기적인 전략을 희생했다고 주장했으며, 특히 첨단 AI 컴퓨터 칩 수출 허용 결정에 대해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국가방위전략은 중국의 수준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점, 중국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미국에 정면 도전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점들을 고려해 중국을 적당히 풀어주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강력한 채찍을 들기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돈로독트린’은 궁극적으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정책]
눈여겨볼 점은 미국의 국가방위전략이 그 기본 원칙을 19세기 전략인 '먼로 독트린'의 '트럼프식 해석', 곧 ‘돈로독트린’이라고 설명했는데, 먼로 독트린은 인접국 지배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었다.
이에 따라 국가방위전략은 “우리는 더 이상 서반구의 주요 지역에 대한 접근권이나 영향력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신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부(국방부)는 “파나마 운하, 아메리카 만,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주둔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린란드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을 요구하는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아시아는 25일, “트럼프 측근들은 '돈로 독트린'의 목적은 중국을 약화시키는 것”이라면서 “베네수엘라, 그린란드, 이란, 쿠바에 대한 정책은 베이징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추진된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군사 전문가이자 작가인 J. 마이클 월러가 작성한 ‘돈로 독트린의 실제 적용’(The 'Donroe Doctrine' In Actio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게시했다. 이 보고서는 1월 3일 베네수엘라 공격 직후,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보수 싱크탱크인 클레어몬트(Claremont) 웹사이트에도 게시된 바 있다.

‘돈로 독트린의 실제 적용’이라는 보고서에서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이 도미노 효과의 일환으로, 반미 국가들을 이란, 쿠바와 함께 친미 국가로 둔갑시키고 중국의 세계 전략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라면서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해 즉흥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뭔가 치밀한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대해 이 보고서의 저자인 마이클 월러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안보 전략은 근본적으로 공산주의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비판론자들은 그 전략이 세계를 미국의 영향권, 푸틴의 영향권, 시진핑의 영향권으로 나눌 것이라고 잘못 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 동맹국들은 주로 유럽을, 아시아 동맹국들은 주로 아시아를 책임질 것”이라면서 “미국은 주로 미주 지역을 책임지겠지만, 자립하는 동맹국들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차원에서 이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 역시 중국의 약점을 억제하기 위한 청사진으로 여겨진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수석 전략가를 지냈고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스티브 배넌도 지난주 “돈로 독트린은 반중국 전략”이라면서 “북극이 미국과 중국 간 분쟁의 핵심 군사 요충지이기 때문에, 덴마크 영토인 그린란드를 포함한 서반구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함으로써 중국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아시아는 “현 행정부에는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처럼 전통적으로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다”면서 “중국과의 좋은 관계 유지가 중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베네수엘라 공격을 주도했던 루비오 장관이 백악관 내에서 점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러시아는 관리 가능한 위협” 평가절하한 국가방위전략서]
텔레그래프는 한편 “유럽의 나토 동맹국들은 러시아가 당분간 ‘지속적이지만 관리 가능한 위협’으로 남을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유럽 나토가 경제적 규모와 잠재적 군사력 면에서 러시아를 압도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럽 나토가 더 많은 부담을 짊어져야 할 것이며, 미국은 미국 본토 방어와 중국 억제를 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역시 미국이 중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공격력에 대해 사실 그다지 큰 위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이어 러시아를 바라보는 시각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다시 말해 중국이나 러시아가 주변국들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수준은 되겠지만, 감히 미국을 상대로 도박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강한 판단을 내리고 있으며, 그러한 ‘동네 깡패식’ 위협도 미국의 동맹국들을 상대로 감히 공격적 행동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의 모험주의적 행보는 중국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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