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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오만방자한 중국 왕이 외교부장, 또 한국에 '일본처럼 대만 편들지 마라' 압박 한중 정상회담 앞두고 왕이 “한국, 올바른 입장 취해야” 2026-01-03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한중 정상회담 앞두고 왕이 “한국, 올바른 입장 취해야”]


오는 4일에서 7일까지의 한중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대만 양안(兩岸)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또다시 한국을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를 재차 요구하면서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는 한국의 외교적 자주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중국의 오만방자한 태도가 또다시 도졌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가 과연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한중 정상회담이 며칠 남지 않은 가운데, 중국 외교부장은 한국 외교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대만에 대한 베이징의 입장을 재확인 하고 도쿄를 겨냥했다”면서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대만 주변에서 진행된 인민해방군의 훈련을 비판하며, 지난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인민해방군의 대만 공격은 일본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이 될 수 있으며, 도쿄의 군사 개입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시사한 이후 고조된 ​​긴장을 더욱 악화시켰다.


베이징은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며, 필요하다면 무력으로라도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한국, 일본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는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워싱턴은 자치 섬인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하며 대만에 무기를 제공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이번 한중외교장관 회담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이번 회담이 조현 외교부 장관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면서 “조 장관이 왕이 외교부장에게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실제로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이 대통령의 국빈 방중을 조율하기 위한 전화 통화를 가졌다.


중국 외교부는 또한 “왕이 외교부장은 조 외교부 장관에게 ‘중국과 한국 관계는 침체기를 벗어나 정상 궤도로 복귀했으며, 꾸준하고 긍정적인 발전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측 발표에는 우리 발표에 없는 ‘대만’에 관한 내용이 비중 있게 포함됐다.


왕이 부장은 “올해는 항일전쟁 승리 80주년으로, 일본의 일부 정치 세력이 역사를 후퇴시키려 시도하고 침략·식민 범죄를 복권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한국 측은 역사와 인민에 책임지는 태도를 갖고, 올바른 입장을 취하며,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반드시 지키는 것(恪守)을 포함해 국제 정의를 수호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왕이 부장의 이러한 표현은 한마디로 일본의 도발적 발언에 대해 극한 분노를 표시하면서 한국이 1992년 한중 수교성명에서 밝힌 “대한민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PRC) 정부를 중국(China)의 유일 합법 정부로 승인하며,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으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 측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지키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는 한·미·일 공조를 하는 한국을 향해 일본처럼 대만 편을 들지 말라는 요구를 공공연하게 대놓고 했다는 점에서 외교적 월권이요, 한국을 우습게 본 발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중국측이 조현 장관이 왕이 부장에게 “이재명 대통령은 대중 협력을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하나의 중국 입장을 존중하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는 발언까지 꺼내들면서 이번 한중정상회담에서 미국이나 일본과는 다르게 전적으로 중국 편을 들라고 요구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미국이냐, 중국이냐... 갈림길에선 한국 정부]


분명한 것은 그동안 역대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기는 하지만 대만에 대한 현상 변경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남중국해 문제라든지 대만과 관련한 기본 외교 원칙을 준수해 왔다.


특히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에는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독려”하고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대만 문제에 관한 한 한국이 중국이 요구하는대로 보조를 맞출 수는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더더욱 미국측은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의 개입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으며, 한국군도 인도·태평양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이재명 정부도 당연히 그동안 한국 정부가 유지해 왔던 스탠스를 당연히 지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이 아무리 강압을 한다해도 대만 문제에 관한 한 중국측 입장을 결코 수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이 미국과의 공조를 할 수 있는 외나무다리이기 때문이다.


[“한국, 자주외교 하라”... 내정간섭성 발언 일삼았던 왕이]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한국을 무시하는 말이나 내정간섭 발언은 수시로 있었다.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통령의 어깨를 툭툭 치는 외교적 무례를 일삼기도 하고, 우리 외교장관을 향해 “자주 외교를 하라”고 주제넘게 충고하기도 했다. 그래서 위안스카이의 망령이 되살아났는다는 강력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23년 9월에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왕이 외교부장과 당시 박진 외교부장관의 전화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중국은 한국에 대해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왕이 부장의 선의(善意)를 양보로 여기지 말라”고 엄포를 놓은 적이 있었다.


이러한 중국 선전매체의 보도는 왕이 외교부장이 한국을 향해 '전략적 자주'를 강조하며 한미일 협력 강화에 견제구를 던진 데 이은 것이어서 중국이 최근 들어 한국을 향해 또다시 길들이기성 외교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을 낳게 했다.


사실 글로벌타임스 같은 관영 선전매체가 이렇게 한국을 직격하며 선동에 나섰다는 것은 외교적으로 중요한 방향 전환이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이는 왕이 외교부장의 발언에서도 묻어난다.


왕이 외교부장은 당시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양국 관계 발전에는 내생적 동력과 필연적 논리가 있으며 제3자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한국이 전략적 자주를 강화하고 각종 역(逆)세계화 조작과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을 저지하며 양국 각 분야 호혜협력을 심화해 양국 인민을 더 행복하게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의 이러한 발언은 비록 특정 국가를 거명한 것은 아니지만 대중국 견제의 수위를 높이는 미국과 공조를 강화하는 한국에 궤도 수정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됐다.


왕이 부장은 그러면서 “외부 요인의 간섭을 방지하고 이데올로기적으로 선을 긋지 않으며 양국 관계가 안정적으로 멀리 나아가도록 추진해 지속 가능하고 강력하며 긴밀하게 협력하는 30년을 열어야 한다”면서 독자적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대해 박진 외교부 장관은 “한중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동반자로, 올해는 한중 관계의 두 번째 30년을 시작하는 해”라고 운을 뗀 뒤 “산업망과 공급망에서 특정 국가를 겨냥한 디커플링을 할 의사가 없으며 '탈중국화'는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대 중국 정책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는 한국의 어떤 정부도 가감없이 지켜야 할 외교적 원칙이라 할 수 있다.


원래 중국 외교의 본색은 한국의 외교를 중국의 관리하에 두는 것이다. 이것이 시진핑의 신형대국관계론의 핵심포인트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한미일 협력이 강화되고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이 글로벌 국가들로부터도 고립을 당하게 되자 다시금 한국 챙기기에 나선 것이고, 한국을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 아래 두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국이 노리는 것은 이런 중국의 외교적 강공을 통해 한국 내 여론이 반미친중(反美親中)으로 돌아서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정치권에서 한국 정부의 반중적 태도를 비판하면서 최소한 미중간 중립적 태도를 가질 것을 촉구할 수 있도록 여론을 만들어가려는 시도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 외교적으로 아쉬운 쪽은 중국이지 한국이 아니다. 그런데 왕이는 과거 문재인 정권 때의 한중관계를 생각하면서 또다시 구태의연한 훈수를 두면서 한국에 내정간섭을 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한국 정부가 문재인 정권 때 같이 친중정권으로 변질된다면 당장 국제사회에서 오히려 고립을 당하게 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권이 교체된 후의 한중정상회담이 어떤 결론을 내게 될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한중정상회담 진행상황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눈여겨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괜히 실용외교라는 단어를 내세워 중국 편에 서는 외교를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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