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고개숙인 시진핑, 국가주식직 유지위해 온갖 수단 동원중]
실각설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현직에 남아 은퇴할 수 있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진핑이 최근 혹독한 자아비판까지 하면서 공산당의 원로들에게 선처를 당부했다는 분석까지 흘러나와 현재의 그의 위치가 어떠한지 실감나게 만든다.
▲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30일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제21차 집체학습을 가졌다고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이 보도했다. 사진은 CCTV에 소개된 집체학습 회의 영상. [사진=중국 CCTV 영상 캡처]
지난 6월 30일 있었던 제21차 집단학습 장면이 중국중앙TV(CCTV)에서 공개된 뒤 최근 한국의 언론들에서 7인의 상무위원들이 열심히 받아쓰는 모습 그 자체가 시진핑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증거라고 보도한 바 있지만 이는 한마디로 겉모습만 보고 그 속내는 전혀 간파하지 못한 어설픈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날 시진핑이 무슨 발언을 했느냐 하는 것인데, 그날 발언의 상세한 대목들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시진핑 주석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저런 발언까지 했을까 하는 당혹감을 느끼게 한다. 사실 지난 6월 30일에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회의에서 결정된 ‘당 중앙위원회 정책 결정, 심의, 조정 기구 업무 규정’에 관심이 쏠렸지만, 같은 날 오후 열렸던 정치국 제21차 집단학습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직접 임명하고 자신의 수족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7인의 상무위원들을 데리고 집단학습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집단학습에서 시진핑이 한 발언은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지난 5월 약 2주동안의 사실상 실종 상태에 처하면서 중앙정치국회의도 함께 사라졌는데, 두 달만에 열린 중앙정치국회의에서 어떤 문제가 다뤄질지 깊은 관심이 있었다. 그런데 사실상 시진핑의 지위를 제한하고 업무를 박탈하는 내용을 담은 결정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그 중앙정치국회의 직후 바로 상무위원들을 데리고 집단학습을 한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발언에서 ‘자아혁명’을 12번이나 언급했다. 이에 대해 중국의 고위 소식통은 “이날 집단학습에서의 시진핑 발언은 사실상 중국 공산당 앞에 스스로를 성찰하면서 자아비판을 한 것으로, 그렇게 한 목적은 오로지 국가주석이라는 현직을 유지하면서 은퇴를 하기 위해 당 원로들에게 선처를 구하기 위함이었다”고 분석했다.
눈여겨볼 점은 다시 강조하지만 지난 6월 30일의 중앙정치국회의에서 결의된 내용 자체가 시진핑의 대부분의 권한을 새로운 조직에 이양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막강한 권력을 가졌던 시진핑은 6월 30일 이후부터는 당 중앙정치국회의에서 새롭게 만든 조직의 통제를 받게 됐다. 이러한 조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시진핑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다. 그것도 스스로 주재한 회의에서 자신이 그렇게 하도록 결정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리고 이어진 집단학습에서 시진핑은 지금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현실을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이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방법은 사실상의 힘을 가진 이들, 곧 당의 원로와 현재 군부 등에서 실권을 가진 이들에게 바짝 엎드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시진핑이 ‘자기혁명’이라는 단어를 무려 12번이나 사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전문가이자 평론가인 장펑(江風)은 “지난 몇 년간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의 연설 중 스스로에 대해 이렇게 열정적인 자아비판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면서 “시무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시진핑의 자아비판은 당의 직무라든지 업무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집중하면서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날 시진핑 주재로 열린 집단학습은 시진핑이 자신의 휘하 상무위원들에게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 전 당원들에게 공개한 자아비판문”이라고 장펑은 해석했다.
실제로 시진핑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 공산당 전 구성원들에게 이른바 7.1절(중국공산당창립기념일)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조직과 당원이 어떤 직급에 있든, 어떤 업무를 담당하든 자기혁명의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지도 간부, 특히 고위 간부들은 자기혁명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장펑은 “시진핑은 마치 모든 당원들이 자기혁명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듯 보이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연설의 핵심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포함해서 그렇게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제15기 집단학습에서도 ‘자기 혁명’을 언급했지만 그때는 “당의 자기혁명은 항상 진행형이다”는 말을 강조했었다. 그러니까 중국공산당이 스스로의 혁명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올해는 ‘나도 모범을 보이겠다’는 식으로 시진핑 자신에게 초점을 맞췄다. 시진핑의 어조가 달라진 것이다. 한마디로 이날 시진핑의 ‘자기혁명’은 당원들에게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비판의 어조로 스스로의 생각을 밝혔다는 것이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지금 시진핑은 당내에서 다양한 감독을 받고 있는 중이며 또 여러 사실들에 대해 해명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은 ‘자기성찰’과 ‘감독수용’이라는 두 가지 핵심 단어를 언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장펑은 “시진핑의 이날 발언은 시진핑 스스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당 원로들과 군 고위층에게 양해의 제스처를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이날 집단학습 내용은 인민일보 1면에 크게 게재됐다. 한마디로 전 당원들에게 시진핑의 자아비판을 공개적으로 알리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CCTV도 이를 동영상 뉴스로 보도했다.
[시진핑이 원하는 것, “평화롭게 권좌에서 물러나는 것”]
지금 시진핑이 원하는 것은 딱 한가지다. 억지로 퇴임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권좌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시진핑은 지금 당원로들과 실세들에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자신의 목숨을 구할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해외 평론가 우쭈올라이(吳作來)도 “시진핑 주석은 이번 집단학습에서 과거 실수를 인정했다”면서 “그렇게 해야만 했던 이유는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들 자체가 일정한 룰이나 규정에 따른 절차가 아니라 순전히 돌발적으로 사태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우쭈올라이(吳作來)는 이어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당 중앙정책조정기구 업무규정’에 따르면 국가원로와 각 당파들이 다양하게 포진될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스템하에서 시진핑은 더 이상 실수를 하지 않고 현직에 남아 은퇴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이번 집단학습에서 밝힌 것”이라면서 “이는 곧 열릴 베이다이허 회의를 겨냥해 당 원로들의 선처를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중국의 정치 방향을 결정하게 될 중요한 회의는 곧 열리게 될 베이다이허 회의와 8월 하순으로 예정된 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결정될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시진핑이 자신이 주역인 브릭스정상회의마저 참석하지 못한 것이다.
[브릭스정상회의 관련, 거짓말 탄로난 중국]
눈여겨볼 점은 그동안 시진핑이 서방진영의 G7을 겨냥해 중국이 주도하는 외교체인 브릭스정상회의에 시진핑이 전격 불참하기로 결정했는데, 그 불참 이유에 대한 중국측 해명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진짜로 시진핑이 초유의 실각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6월 25일,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하여 “시진핑이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베이징은 시진핑의 일정이 겹치기 때문에 불참하게 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어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브라질 룰라 대통령과 두 차례 회동했기 때문에 불참을 선택했다는 말도 있고, 일각에서는 룰라 대통령이 브릭스 정상회의 이후 인도 모디 총리를 국빈 만찬에 초대했고, 이로 인해 중국이 입장을 바꿔 시진핑 주석이 ‘보조 역할’을 하는 것을 막았다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거짓 변명이었다. 브릭스 정상회의는 이미 시작됐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은 지금 특별한 일정이 없다. 또한 브릭스 정상회의에 시진핑이 참석한다는 것은 룰라를 만나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만든 브릭스라는 협의체를 이끌기 위해 참석하는 것임에도 엉뚱한 변명만 해댔다.

그렇다면 시진핑은 왜 브릭스회의에 불참했을까? 우리 신문은 지난 6월 26일, “공안부와 국가안전부마저 장악한 장유샤, 놀란 시진핑 '브릭스 정상회의'도 돌연 불참”이라는 제목의 "[중국관찰](유튜브 3400회)"을 통해 “중국 군부를 장악하고 있는 중앙군사위원회 장유샤(张又侠) 부주석이 지난 주말 군사통제팀을 중국 공안부와 국가안전부에 파견하여 완전히 그 권력을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시진핑 주석은 공안과 사법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면서 “우리 신문이 취재한 바로는 시진핑의 브라질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은 원래 예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결정이 갑자기 번복되었는데, 이는 장유샤가 공안부와 국가안전부를 지난 주말 장악한 이후 결정된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렇게 시진핑은 지금 두렵다. 지금 시진핑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가주석직에서 버티기를 원한다. 최소한의 명예만이라도 지키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진핑의 뜻대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일부 당원로들은 시진핑의 평화로운 퇴진을 수용할 듯 보이지만, 군부를 비롯한 총칼을 쥔 자들이 적극 반대하고 있어서다. 그러니 어디 마음 편하게 브라질까지 갈 수 있겠는가? 이것이 시진핑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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