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해방군보, 이례적으로 8일 연속 특별 논평... 비상상황 공지]
중국인민해방군의 공식 언론인 ‘해방군보’가 8일 연속으로 “옳고 그름을 분별하라”는 제목의 시리즈 논평을 게재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 인민해방군이 비상상황에 빠져 있음을 보여주는 것인데, 이러한 일 자체가 완전히 이례적인데다 논평에 실린 글 자체가 “인민해방군은 시진핑의 군대가 아닌 인민의 군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해방군보는 지난 5월 30일, “옳고 그름을 분별하라”는 제목의 시리즈 논평 제1편을 게재했는데, 이후 6월 8일까지 8편이 발표되었으며, 그 이후에는 ‘중국 공산당 당원 기율 처분 사항 업무 절차 규정 개정판’이 발표되면서 뭔가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는 인민해방군의 모습을 격려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일단 8편의 논평은 각기 다른 필자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당원과 간부의 품성에 대한 발제를 하면서 중국 공산당 관료사회의 비정상적이고 문제가 있는 현상들을 지적했지만, 그 이면에는 지금의 엄연한 국가 현실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거나 코멘트를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먼저 5월 30일자 해방군보는 ‘성장과 진보를 올바르게 대하는 법-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일련의 담론 1’이라는 제목 아래 “직위 상승만을 진보의 척도로 삼는다면 '큰 실망'은 필연적일 것”이라면서 “‘그늘을 위해 큰 나무에 기대는 것이 좋다’, ‘강한 자질보다 강한 인맥이 더 중요하다’, ‘덕과 재능보다 후원자가 더 중요하다’는 등의 추악한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해방군보는 중국 공산당의 군대인 인민해방군을 넘어 중국 공산당 관료사회 전반을 향해 강한 경고를 하고 있다. 이 논평은 특히 “우리는 사람을 선발하고 고용하는 데 있어 종파주의, 부서주의, 자유주의를 단호히 버려야 하며, 친인척 중용 등의 족벌주의, 관직을 위해 뛰어 다니는 행위, 그리고 인맥에 의존하는 행위들을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면서 “남에게 매달리는 자의 성공과 사익을 추구하는 자의 이익을 단호히 허용해서는 안되며, 기생충 같은 자들이 성공하게 두거나 투기적 기회주의자들이 이익을 얻게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이 바로 이 논평의 핵심인데, 이 글을 통해 해방군보는 최근 중국 공산당 고위 군 간부들이 실각한 진짜 이유를 밝히면서, 이런 문제에 대해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인 시진핑이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해방군보 5월 31일자에도 ‘인간관계를 올바르게 대하는 법-시비 분별 시리즈 2’가 실렸는데, 여기서 해방군보는 “인생은 득실의 굴레”라면서 “개인의 발전에만 신경 쓰고 일의 전반적인 형편을 무시한다면, 필연적으로 득실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글은 이어 득실에 대한 몇 가지 견해를 언급한 후 갑자기 화제를 바꾸어 “자신만을 높이게 되면 세상이 작아진다”고 했다. 특히 이 글에서 “네가 고독하게 자신을 자랑할 때, 세상은 작아진다”고 말한 대목에서 해방군보는 ‘일존(一尊) ’, 곧 ‘유일한 사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시진핑을 빗대는 것으로 “절정에 올라도 득과 실의 순환에 빠지게 된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시진핑의 퇴진과 함께 새로운 후계자가 부상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6월 1일자 해방군보는 1면에 “인간관계를 올바르게 대하는 법-시비 분별 강연 3”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서는 “인간관계에는 원칙과 경계가 있다”면서 “이를 넘어서면 인간관계는 악화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해방군보는 “해임된 지도자들을 돌아보면, 상당수가 인간관계에서 원칙을 잃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글은 이어 “뇌물 수수와 공직 매도는 ‘사적인 관계’를 중시하다보니 생겨난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이는 해임된 군부의 간부들을 빗대어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에 숙청된 먀오화 등의 시진핑 최측근들이 수천만 위안에 달하는 뇌물 수수와 공직 매도에 연루되었는데 바로 이러한 사항을 콕 찍어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은 또한 “그들은 개인적 연줄이라는 이름으로 이해관계를 교환하고, 개인적 연줄을 편애로 바꾸고, 조직의 원칙을 개인적 감정으로 대체하며, 심지어 소규모 파벌, 소규모 집단, 소규모 동아리를 형성하여 자신도 모르게 개인적 연줄의 함정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곧 최근에 군부에서 해임되거나 축출된 사람들이 이러한 파벌 형성, 소집단 및 소그룹을 만들어 호가호위해 왔음을 암시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들이 바로 먀오화 등의 시진핑 주석 측근들이라는 것이다.

6월 2일자 해방군보는 이어 “동지애를 바르게 대하는 법 - 시비 분별에 관한 일련의 담화 4”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글에서는 “동지란 당신에게 등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이고, 당신을 위해 총알을 막아줄 수 있는 사람이고, 당신과 함께 생사를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서 “공리주의, 속물근성, 이익에 따라 친구를 사귀지 말라… 규칙, 규율, 법률을 어기는 우정은 반대한다”고 썼다.
그런데 최근 군부의 최고위급 숙청 사건에서 한때는 시진핑의 최측근들이었다는 자들이 자신의 죄를 감경하기 위해 서로를 물어뜯고 죄를 돌리는 일들이 벌어졌다고 한다. 한마디로 이 글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자신이 기꺼이 친구를 위해 총을 맞으려는 행동을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등을 돌렸다는 점에서 이 글의 속뜻을 눈여겨볼만 하다.
이 글은 마지막으로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모범을 보이고, 군인들에게 순수한 교류 관계를 유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군부에서 일어난 최근의 사태에 대한 책임이 결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곧 시진핑에게 있다는 사실을 말하면서 이제부터 지속적으로 정화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해방군보 6월 2일자는 “혁명군인의 충성심을 빛내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정직하게 사람으로 살며 정직한 사람으로 행동하는 것’,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 그리고 '엄격히 자제하고 규율을 철칙으로 지키는 것'이 곧 충성”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눈여겨볼 점은 이 글에서 ‘충성’을 말하면서 ‘공산당 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당에 대한 충성’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한마디로 인민해방군의 충성 대상이 시진핑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시진핑 부인 펑리위안에 대해 불길한 경고를 날린 해방군보]
해방군보 6월 4일자 1면에는 “취미와 관심사를 올바르게 대하는 법-시비 분별에 관한 일련의 담화 5”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여기서 해방군보는 “일부 악의적인 '사냥꾼'들은 지도자가 원칙을 강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지도자가 취미가 없다는 것을 두려워한다”면서 “최근 몇 년간 낙마한 관료들을 분석해 보면, 자신의 소위 '취미'로 인해 몰락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해방군보가 지적한 ‘취미’란 바로 ‘부패’를 가르키는 것으로 이 말은 군부 뿐만 아니라 중국 공산당 관료조직 전반을 가리켜 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6월 5일 해방군보는 “가정 전통과 가정 교육을 올바르게 대하는 법 - 시비 분별에 관한 일련의 담론 6”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이 글에서는 “좋은 가정 전통은 번영하고 화목하며 행복한 가정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나쁜 가정 전통은 필연적으로 후손에게 재앙을 가져오고 사회에 해를 끼칠 것”이라면서 “집 가(家)와 무덤 총(冢)의 두 글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두 글자는 매우 비슷하지만 점의 위치에 차이가 있는데, 권력을 잘못 쓰다보면 그 가족이 저주를 당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지적을 했다.
그런데 이 글의 마지막 부분에는 “봉처인자(封妻蔭子)의 사상적 찌꺼기를 철저히 배격하라”고 쓰여 있다. 이는 과거에 시진핑의 부인 펑리위안이 군대에서 근무하며 장교 승진과 평가에 개입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나중에 군대에서 축출된 바 있다. 이 글의 “봉처인자”라는 표현은 의도적으로든 아니든 진실을 폭로하려는 의도가 있으며, 집 가(家)와 무덤 총(冢)을 비유했다는 것은 매우 불길한 암시를 던져준다.

[해방군보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6월 6일 해방군보 1면에는 “손에 쥐고 있는 권력을 올바르게 다루는 법 - 시비 분별 시리즈 7”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해방군보는 이 글에서 “권력은 양날의 검이다. 국민을 이롭게 할 수도 있지만, 개인이나 소수가 사익을 위해 사용할 수도 있다… 손에 쥐고 있는 권력이 돈과 결합되면 권력을 사용하는 방식이 변질되고, 그 맛도 변하고, 형태도 변하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 글에서 중국 공산당 관료 사회의 부패의 근본 원인을 지적했는데 이어지는 해방군보 8일의 기사는 상층부를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해방군보는 8일자 1면에 “감독과 견제를 올바르게 대하는 법—시비 분별에 관한 일련의 담화 8”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여기서 해방군보는 “당은 무제한적인 권력을 허용하지 않으며, 감독을 받지 않는 특수한 당원도 허용하지 않는다…감독이 없는 권력은 소외되고, 절대적인 권력은 절대적인 부패로 이어진다…감독을 받기를 원하지 않고, 감독을 적극적으로 받을 수 없는 사람은…지도 간부의 최소한의 자질이 없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실제로 모든 중국 공산당 간부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감독을 받는다. 감독을 받지 않고 ‘무제한 권력’을 가진 유일한 인물은 시진핑일 것이다. 그런데 해방군보는 여기서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로 이어진다”면서 중국 공산당 지도자인 시진핑에게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그러면서 “그러한 인물은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직설적으로 결론을 내린다.
해방군보는 또한 10일자 1면에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과 국무원판공청의 민생 보장 및 개선 심화, 인민의 절실한 요구 해결에 대한 의견”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고, 6월 11일에는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과 국무원판공청의 선전(深圳) 종합 개혁 시범 심화, 개혁 심화, 혁신 심화, 개방 확대에 대한 의견”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는 1992년 해방군보에 실린 “개혁 개방 수호”라는 기사를 떠올리게 한다.
1992년 초, 88세의 덩샤오핑은 '남방 순방'을 통해 우한, 선전, 주하이, 상하이를 방문하여 “개혁하지 않는 자는 사임해야 한다”는 연설을 했다. 이후 해방군보는 “개혁과 개방을 수호하라”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면서 덩샤오핑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이는 당시 중국 공산당 주석이었던 장쩌민을 겁먹게 했고, 장쩌민은 결국 재빨리 입장을 바꾸어 ‘개혁’을 지지하게 됐다.
그런데 오늘날 장유샤는 사실상 군권을 장악하고 있으며, 중국 공산당 원로들과 연합하여 다시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있다. 시진핑은 권력을 잃었고, 그를 계속 추종하는 사람들 또한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방군보의 이러한 동향은 매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당원 징계에 대한 시진핑의 권한도 박탈]
이런 상황에서 눈여겨볼 것은 공산당 당원에 대한 시진핑의 징계권이 사실상 박탈당했다는 점이다. 6월 5일 신화통신은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이 2025년 5월 26일에 발표한 "당원 기율 사항 관련 당원 그룹 토의 및 결정 절차"를 보도했다.
개정된 내용의 핵심은 시진핑은 그동안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징계권을 전적으로 부여했지만 개정된 내용에서는 그 규정이 삭제되고 반드시 당파의 심사를 받도록 했다. 이는 시진핑이 중앙기율검사위원회를 통해 징계를 감행함으로써 사고를 칠 가능성을 아예 뿌리채 뽑아버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마디로 시진핑이 반란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아예 차단해 버렸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방군보의 8일 연속 논평이나 당원 징계에 대한 권한 변경은 지금 중국의 권력 핵심부가 요동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변화가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게 될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