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메뉴 닫기

주소를 선택 후 복사하여 사용하세요.

뒤로가기 새로고침 홈으로가기 링크복사 앞으로가기
[정세분석] 전쟁 질질끈 댓가 톡톡히 치른 러시아, 상상초월 타격받은 크렘린궁 우크라 드론 기습에 러 진주만급 충격, “전쟁 규칙 바꿨다!” 2025-06-03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우크라 드론 기습에 러 진주만급 충격, “전쟁 규칙 바꿨다!”]


우크라이나가 100여 대의 드론을 동원해 러시아 공군 기지를 기습 공격해 41대의 러시아 전략 폭격기를 파괴했는데, 이를 두고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 수준의 충격을 주고 있다는 외신 평가가 나왔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드론들이 어떻게 국경에서 4500km나 떨어진 러시아 공군기지까지 날아갔는가에 대한 것과 이 드론 기습이 서방세계에 주는 메시지는 무엇이며, 이로 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받게 될 타격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내륙 후방의 공군 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해 41대의 항공기를 파괴했다”면서 “러시아 깊숙한 곳에서 벌어진 놀라운 공습으로 전쟁의 규칙이 다시 쓰여졌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1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군이 국경에서 4500㎞ 떨어진 이르쿠츠크 벨라야 비행장, 520㎞ 떨어진 랴잔 댜길레보 공군기지 등 네 곳을 공격하는 '거미줄(spiderweb)' 작전을 감행했다”면서 “이날 작전으로 Tu-95, Tu-22 전략폭격기 등 러시아의 공대지 순항미사일 운용기(carrier)의 34%가 작동 불능 상태가 됐으며,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 1기도 파괴했다”고 밝혔다. SBU는 또한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가 입은 피해는 약 70억 달러(약 9조 6200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Tu-95와 Tu-22 폭격기는 소련이 1950년대부터 사용해온 구형 기종으로 현재는 생산이 중단됐다”면서 “이들 항공기 모두 우크라이나 도시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때 정기적으로 쓰이는데, 중폭격기핵전력과 우크라이나 공격에 필수적인 장거리 항공기 수십 대를 잃으면 러시아 군사력에 심각한 타격”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거 올렉산드르 코발렌코도 “피해 규모가 너무 커서 러시아 군산복합체가 현재 상태로는 가까운 미래에 복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입수 가능한 정보에 따르면 벨라야 비행장에서 Tu-160 두 대가 격파된 것이 확인됐다”며 “러시아 공군은 ‘유니콘’ 두 대를 잃은 셈”이라고 했다. Tu-95, Tu-22, Tu-160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미사일로 공격할 때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폭격기로, 이중 초음속 가변익 전략폭격기인 Tu-160은 핵미사일도 탑재할 수 있는 기종이다.


결국 우크라이나군의 이날 공격은 그야말로 과감한 것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수단인 폭격기 전력 자체를 제거함으로써 러시아군의 자국 내륙 공습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의 공격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조지 바로스 미국 전쟁연구소(ISW) 러시아 전문 연구원은 “항공기를 무력화시키면 러시아의 합동 공습 능력이 약해진다”며 “'화살을 빼앗는 대신 궁수를 죽이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비유했다.


영국의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러시아는 Tu-95M 58대, Tu-22M3 54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저스틴 브롱크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피해 규모 평가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러시아의 장거리 항공전력에 상당한 타격을 입힌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장거리 폭격기 편대에 전쟁 이후 가장 큰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이렇게 놀라울 정도로 획기적인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최첨단 항공기들을 우크라이나 깊숙한 곳에서 이처럼 대량으로 손상시키거나 파괴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우크라이나의 원거리 공격 프로그램의 발전과 더불어 우크라이나의 비밀 요원들이 러시아 내부에서 놀라운 수준으로 활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18개월에 걸쳐 장기간 준비해 온 이번 작전은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습격 작전 중 하나로 손꼽힐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안보 전문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도 “이번 우크라이나의 작전은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공습에 비견할 수 있다”면서 “일본이 과거에 '난공불락의 요새'로 여겨졌던 하와이를 공격해 "항모가 해군 전력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전쟁의 규칙을 다시 썼다면 우크라이나도 이날 공격으로 전쟁의 규칙을 다시 썼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최고 사령부도 1941년 미국인들만큼이나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이날 공습은 유인 전투기와 같이 한때 지배적이던 무기 체계가 구식이 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진주만 공습에 빗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 드론 기습, 어떻게 4500km를 날아갔을까?]


그렇다면 우크라이나 드론은 어떻게 4500km를 날아가 러시아 공군기지를 파괴했을까?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SBU의 발표를 인용해 “이번 작전은 코드명 ‘거미줄’로 1년 6개월동안 준비됐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바실 말리우크 SBU 국장이 직접 지휘했다”면서 “작전팀은 먼저 FPV 드론을 러시아로 운송한 뒤 트럭에 실은 이동식 목조 캐빈 지붕 아래에 숨겼는데, 공격 시점에 원격으로 지붕을 열어 드론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러시아 폭격기를 공격하는 등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SBU 당국자가 로이터통신에 제공한 사진에는 수십 대의 단거리 쿼드콥터 드론이 캐빈에 실려 있는 모습이 담겼다. 당국자는 이 드론들이 이번 공격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장비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작전에는 총 117대의 드론이 사용됐으며, 준비에는 1년 반이 넘게 걸렸다”며 “SBU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지역사무소 바로 옆에 작전 본부를 설치했다. 모든 요원이 작전 전날 러시아에서 철수했다”고 말했다.


[우크라 드론 기습이 미국 등 서방세계에 주는 메시지는?]


흥미로운 것은 우크라이나가 이 엄청난 작전을 수행하면서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만큼 극비리에 진행된 것인데 효과는 전 세계가 놀랄 정도로 허를 찔렀다는 사실이다.


특히 러시아와 종전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심리적 부담감을 키우는 동시에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양보를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도 견제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 정상회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거세게 몰아붙이며 “당신에겐 (협상)카드가 없다”고 윽박지르던 장면은 우크라이나인들의 반감을 산 바 있었는데, 이번 작전은 그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반격이라는 시각도 있다. 우리가 그리 만만한 나라가 아니라는 의미를 던져주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시사잡지 '비즈니스 우크라이나'는 엑스(X·옛 트위터)에 “결국 우크라이나에도 몇 가지 카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자국의 공격에 자랑스러워했다.


BBC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돈바스 전선에서 느리게 끊임없이 밀리고 있어도, 우리의 가능성을 쉽게 깎아내리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고 짚었다.


[엄청난 타격 받은 크렘린, 러시아 국민에게 설명할 길 없어]


눈여겨볼 점은 이번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한 러시아의 반응이다. 우선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해미쉬 드 브레튼-고든의 오피니언 글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공군기지를 공격한 6월 1일은 이번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면서 “승리의 여신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미소짓고 있는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이번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러시아 철도망이 여러 차례의 공습으로 파괴되었고, 북극에 있는 러시아 기지마저 타격을 입었다”면서 “몇 달 전만 해도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짚었다.


텔레그래프는 “이미 모스크바도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사정거리에 들어갔으며, 특히 사거리 3000km의 무인기까지 개발을 마친 상황에서 터져 나온 이번 공격은 러시아의 거대한 선전 및 정보 기관조차도 이 사태를 푸틴과 러시아군에게 재앙으로만 묘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텔레그래프는 그러면서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우크라이나의 민간인들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퍼부어대는데,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죽으면 우크라이나가 항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지만 그렇다면 이번같이 러시아의 정말 중요한 군사기지까지 무차별 공격을 받는 것에 대해 푸틴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진다”면서 “푸틴은 결국 자기가 만든 그물에 스스로 걸려 들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의 관점은 이번 러시아 공군기지 파괴와 관련해 러시아내 여론흐름과 크렘린궁 내에서의 종전회담과 관련된 기류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대한 것이다. 그동안 푸틴은 전쟁을 질질 끌면서 우크라이나 영토를 더욱 많이 뺏아 내려는 전략을 펼쳤지만, 이젠 그런 작전마저 여의치 않을 것이고 전쟁을 길게 끌면 끌수록 러시아의 피해는 엄청나게 늘어날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푸틴의 선택이 주목된다.




TAG

사회

국방/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