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美·英 및 동맹국들, “우크라 무기 사거리 제한 전면 해제”]
종전을 회피하면서 지속적으로 우크라이나를 괴롭히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 미국, 영국 등 동맹국들이 강한 분노를 표시하면서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해 제한해 왔던 미사일 사거리 규제를 전면 해제했다. 이를 통해 러시아를 향해 마음껏 발사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특히 이러한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태도에 대해 “푸틴이 미친 짓을 하고 있다”고 분노를 표시한 이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사태 전개가 주목된다.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27일(현지시간) “기록적인 러시아 드론 공격이 주말 동안 이어진 후, 독일 총리인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사격'으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장거리 미사일의 사거리 재한을 해제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에 대해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비판을 했고, 이후 영국과 미국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의 서방 동맹국들은 무기 사용에 대해 모든 남아 있는 사거리 제한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메르츠 독일 총리는 26일(현지 시간) WDR이 독일 베를린에서 주관한 유로파포럼에서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무기에 더 이상 사거리 제한을 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러한 조치에는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모두 마찬가지”라면서 “이것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내 군사 기지를 겨냥해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러시아의 침략에 대해 “특히 제재의 형태로 대규모 보복을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동맹국들의 사거리 제한 해제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깊숙한 곳의 발사 장소를 공격 목표로 삼을 수 있게 되었다.
[사거리 500km 타우러스 미사일, 러시아 큰 피해 예상]
특히 눈여겨볼 것은 독일산 타우러스 미사일의 사거리이다. 사실 독일은 그동안 사거리 500km의 타우러스 미사일의 공급을 거부해 왔지만, 메르츠 총리가 들어서면서 앞으로는 공대지 장거리 순항미사일인 타우러스도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게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타우러스는 사거리가 약 500㎞에 달한다. 미국의 에이태큼스(ATACMS) 300㎞, 영국·프랑스의 스톰섀도/스칼프(SCALP) 250㎞보다 길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를 직접 겨냥할 수도 있어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그동안 미국, 영국, 프랑스는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해 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구를 수용할 때만 해도 우크라이나 영토 내 러시아군을 공격하는 데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조건을 달았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 '영토 방어 목적'에 한해 러시아 본토 군사 시설을 타격할 수 있도록 사거리 제한을 일부 완화했지만, 모스크바를 향하는 미사일은 허락되지 않아 우크라이나는 이를 지속적으로 해결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물론 서방 동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타우러스 미사일 제공을 거부해 왔던 올라프 숄츠 전 총리와는 다르게 메르츠 총리는 과거 우크라이나에 대한 타우러스 미사일 제공 가능성을 시사해 왔고, 현재도 일단 무기 지원 범위와 시기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타우러스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장거리 미사일의 사거리 해제 문제도 메르츠 총리가 직접 나서서 해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사거리 제한 해제에 당황하는 러시아]
눈여겨볼 것은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의 장거리 미사일 사거리 해제에 대해 러시아는 아주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수도 모스크바도 직접 사거리 안에 들어설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전쟁 해결 노력에 역행하는 위험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고 타스통신 등은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그러한 결정을 실제로 내렸다면 정치적 합의에 도달하려는 우리의 열망과 합의를 위해 기울이고 있는 현재 노력에 완전히 상충한다”며 “매우 위험한 결정”이라고 논평했다.
나탈리아 니코노로바 러시아 연방의회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은 “유럽인들은 이런 장거리 무기 배치에 관한 발표가 우리의 작전 계획에 영향을 미치며, 무기의 사거리에 따라 조정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며 “이른바 '완충지대'가 현재 계획보다 더 우크라이나 쪽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미사일이 러시아 영토를 타격할 경우 '공동 공격'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개정한 핵 교리에서 '비핵국가이더라도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는 경우 공동 공격으로 간주해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러시아가 이렇게 강력 반발하는 데는 수도 모스크바까지 사거리에 들어갈 수 있는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가 그만큼 뼈아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러시아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향해 공격해 왔던 것처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공격한다면 러시아는 난리가 날 수도 있어서다.
[러시아의 무차별 공격에 분노한 트럼프, “완전히 미쳤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완전히 미쳐버렸다”(absolutely CRAZY)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우려를 표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이 추진해온 우크라이나전 종전협상이 공전을 거듭하고,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데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항상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대통령)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그에게 무언가 일이 일어났다”며 이같이 격한 표현을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는 불필요하게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 나는 군인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며 민간인 살상 문제를 지적한 뒤 “우크라이나의 도시에 미사일과 드론이 이유도 뭣도 없이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항상 그(푸틴)가 우크라이나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원한다고 말했는데, 아마도 그것이 옳았던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면서 “만약 그가 그렇다면(우크라이나 전체를 원한다면) 러시아의 몰락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글을 쓰기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에 대한 더 많은 제재 부과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전적으로 그렇다”(Absolutely)고 답했다.
그러나 1월 백악관 복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 금융제재 등의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고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실제로 대러 제재 강화에 나설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밤사이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30여개 도시와 마을에 공격용 드론 300대, 미사일 70발을 발사했다”면서 “이번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각지에서 어린이 포함, 최소 12명이 숨졌고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대공세 준비하나…우크라 제2도시 근처 병력 집결]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 대해 대규모 공세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의 스카이뉴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13작전여단은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인근 국경 반대편에 러시아군이 집결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제13작전여단 측은 “러시아는 병력을 끌어모으면서 돌격 작전을 시도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작전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공격 준비는 명확하게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최근 쿠르스크를 탈환한 뒤 인근 국경 지대에 약 5만 명 규모의 병력을 배치했다. 하르키우는 국경에서 약 32km 떨어진 도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낸 뒤 국경을 넘어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클 클라크 영국 킹스칼리지 교수는 “러시아가 4개월 이내에 돌파구를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라면서 “올해 여름이 지나는 시점이 되면 러시아가 구(舊)소련 시절부터 비축했던 전차와 장갑차 등의 재고가 바닥날 수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총공세를 시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가을 이후 날씨가 악화되면 공격하는 러시아 쪽에 전황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 클라크 교수의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이미 전략적으로 대규모 공세를 펼칠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러시아가 전선을 광범위하게 압박하면서 이 지역에서 대규모 공세를 펼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도 예비 병력을 소진한 상황이기 때문에 양측의 공방은 소모전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잭 워틀링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러시아는 기동작전을 펼칠 만큼 훈련된 병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름 동안에 공격의 빈도와 범위를 점차 늘려가는 전술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사실상 전시 경제 체제에 돌입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최소한 올해 안에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산업 구조를 군수 생산 중심으로 상당히 전환했고, 병사 한 명에게 지급하는 보수는 일반 노동자의 배에 달한다. 현재 100만 명의 병력이 전선에 투입돼 있다”며 “푸틴은 쉽게 전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야니 장관은 또한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기대는 순진한 환상에 불과하다”며 “지속 가능한 평화는 냉정하고 현실적인 접근, 그리고 강력한 외교적 압박을 병행할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전쟁경제 내용은 우리 신문도 지난 5월 10일, “러시아에 최후통첩 날린 美, 전쟁 중단 거부 푸틴, 정권 붕괴 위기 때문”이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3320회)을 통해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이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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