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중국 공산당 정치국 확대회의서 행한 후진타오 연설문 유출]
중국의 정치가 격변기를 맞고 있다. 중국에 정통한 소식통으로부터 오는 8월에 중국 공산당 제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4중전회)가 8월 27일부터 30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특히 주목의 대상이 되었던 후진타오(胡錦濤) 전 총서기의 발언이 유출되었는데, 여기에는 시진핑 주석이 왜 축출되어야만 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중국 공산당과 관련해 중요한 정보원이며 시사평론가인 차이센쿤(蔡慎坤)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중대소식’이라는 캡션을 달고 전한 소식 가운데 후진타오(胡錦濤) 전 총서기가 이날 사실상의 좌장으로서 중대한 연설을 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차이센쿤은 26일에도 “후진타오의 연설문은 이미 유출된 바 있다”면서 “장유샤(張又俠)의 발언문도 유출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내용을 보면 형식, 어조, 표현, 문체 등 모든 면에서 중국 공산당 고위 지도자의 발언 관례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유샤의 발언록은 조작된 허위 문서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후진타오 전 주석의 연설내용이다. 후진타오의 연설문을 분석해보면 이날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확대회의의 분위기와 또한 앞으로의 중국 정치 상황을 예측해 볼 수 있어서다.
[후진타오, “오늘 회의, 中 미래 결정하는 중대한 의미 지녀”]
후진타오 전 주석은 이날 “동지들, 오늘, 우리는 이 중요한 회의를 개최했다”면서 “이는 당의 역사적 사명을 깊이 되새기는 동시에 미래 방향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자리다”라는 말로 이날 발언을 시작했다.
다음은 후진타오 전 주석이 행한 발언의 요지이다.
[후진타오] “우리 당은 1921년 창당 이래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으며 항상 인민을 굳건히 의지해 왔으며, 끊임없이 국정에 맞는 발전 길을 탐구해 왔습니다. 특히 1978년 당의 제11기 3중 전원회의 이후, 덩샤오핑 동지를 중심으로 한 제2세대 중앙 지도부는 전 당(黨)과 전국 인민을 이끌어 개혁개방을 단호히 추진해 국가가 빈곤에서 풍요로움으로, 폐쇄에서 개방으로의 위대한 전환을 이루어냈습니다.”
[설명] 후진타오는 오늘날 중국의 나아갈 방향은 당연히 ‘개혁개방’이어야 함을 확고하게 주장하고 있다. 다시말해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을 만든 것은 바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후진타오] “저는 덩샤오핑 동지가 생존해 계실 때 직접 업무를 담당한 사람으로, 그의 직접적인 관심과 지도 아래 당의 지도자 직위에 올랐습니다. 우리 세대의 지도부, 저를 비롯해 원자바오, 리커창 등 동지들은 덩샤오핑 동지가 개척한 개혁개방의 위업을 가장 근본적인 정치적 신념과 책임으로 삼아 왔습니다. 우리는 깊이 알고 있습니다. 중국이 문화대혁명의 어둠을 벗어나 세계 민족의 무대에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특정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개혁, 개방, 실사구시, ‘돌을 밟으며 강을 건너는’ 용기와 이성 때문입니다.”
[설명] 후진타오는 이 부분에서 자신이 덩샤오핑의 지도를 직접 받은 사람으로서 자신을 비롯해 그 후의 모든 지도자들이 덩샤오핑의 유지를 확고하게 받들며 지금의 중국을 만들어 왔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지금의 중국은 어느 특정 한 사람의 공로가 아니라 개혁, 개방, 실사구시, ‘돌을 밟으며 강을 건너는’ 용기와 이성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진핑이 부강한 중국의 길에서 벗어나게 했다!”]
[후진타오] “그런데 지난 10년간 당의 노선은 심각한 편향을 보였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당의 집단적 영도 체계와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중앙집권과 통일'만을 강조합니다. 또한 일부 사람들은 우리 당이 줄곧 강조해 온 ‘인민이 우선’이라는 절대적 지침과 ‘집단지도체제’의 원칙에서 벗어나 개인숭배와 충성문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설명] 후진타오는 이 대목에서 시진핑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기본정신인 집단지도체제와 법적절차까지 완전히 무시하면서 사실상 개인 숭배와 독재화를 추구했다고 조목조목 따졌다.
[후진타오] “더불어 내부적으로는 사회 활력이 저하되고 민간기업의 신뢰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외부적으로는 외교가 불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전략적 오판으로 인해 위험이 계속 누적되고 있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개혁개방의 길이 왜곡되거나 심지어 포기되었다는 것입니다!”
[설명] 후진타오는 지금의 중국이 수렁속으로 빠져들게 된 것은 시진핑의 잘못된 지도노선으로 인해 개혁개방의 길이 왜곡되거나 전혀 다른 길을 추구한 탓이라고 확실하게 지적한다.
[“시진핑은 지금의 중국 상황을 초래한 책임을 져야 한다!”]
[후진타오] “오늘 저는 이 자리에서 엄숙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혁개방은 어떤 지도자의 사유재산이 아니라 당과 국민의 공동선택이며, 중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근본 방향입니다. 설령 언젠가 내전에 휘말릴지라도 우리는 반드시 개혁개방을 지켜내야 합니다! 역사와 국민, 그리고 미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설명] 후진타오는 개혁개방은 시진핑이 마음대로 개폐를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이미 당과 인민들 전체의 숭고한 약속이며 중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인 바, 이를 어긴다면 내란을 불사하면서 이를 막아내야 함을 강경하게 주장하고 있다.
[후진타오] “이번 회의에서 우리는 중요한 예비적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즉, 올해의 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원회의(4중전회)를 인사 문제를 논의하는 정치 회의로 전환하기로 한 것입니다. 회의의 핵심 임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차기 중앙위원회 후보자 예비 명단을 확정하고, 개혁개방에 충실하고, 현실적이며, 개인숭배에 빠지지 않고 최종 결정권이 없는 훌륭한 동지들, 특히 중앙과 지방 시스템의 뛰어난 간부들이 새로운 중앙위원회에서 일정 몫을 차지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설명] 후진타오는 이 대목에서 현 상황에서 4중전회를 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한다. 다가오는 4중전회의 핵심은 당 중앙위원회의 25인 위원을 전면적으로 쇄신해야 하는데, 새로 선임될 인물들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절대적으로 추종하는 이들로 구성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보면 차기 중국 지도부는 시진핑 추종파는 아예 배제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당연히 시진핑도 주석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총서기가 마음대로 권한 휘두르지 못하게 제도적 장치 필요“]
[후진타오] “동시에 우리는 차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구성 방안을 정식으로 제안하고, '7인 상무위원회' 구조의 합리성을 재평가하며, 총서기의 권한 범위와 감독 기제에 대한 체계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입니다. 총서기는 당 조직 위에 있을 수 없고, 헌법과 제도 밖에 있을 수도 없습니다.”
[설명] 후진타오는 특히 7인 상무위원회를 과거와 같이 다양한 계파로 구성되어야 함과 동시에 총서기의 권한에 대해 시진핑과 같이 마음대로 행사할 수 없도록 분명한 지침도 만들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후진타오는 분명하게 말한다. 더 이상 중국에서 시진핑과 같이 마음대로 집단지도체제도 허물고 독재적 위치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확고하게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후진타오] “오랜 당원이자 오랜 동지로서 저는 당 전체에 호소합니다. 역사는 새로운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개혁개방의 기치를 높이 들고 당의 집단적 영도와 민주집중제의 올바른 길로 돌아와야 하며, 민주집중제와 집단적 영도가 존재하지 않는 잘못된 길로 나라를 이끌지 않기 위해 단호히 저항해야 합니다.”
[설명] 후진타오는 중국 공산당이 개혁개방의 기치 아래 새롭게 뭉쳐야 하며 중국 공산당의 원래 이념인 집단지도체제 개념으로 돌아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후진타오] “동지 여러분, 개혁의 길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벗어날 방법이 없습니다. 역사는 오늘 우리가 내리는 선택을 기억할 것입니다. 우리는 당의 깃발, 인민, 그리고 덩샤오핑 동지가 남긴 가르침에 부응해야 합니다.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설명] 후진타오는 결국 중국 공산당이 덩샤오핑이 세웠던 개혁개방의 길로 되돌아가야 함을 재차 강조하면서 지금 중국이 중대한 역사적 기로에 서 있음을 다시한번 되새기고 있다.
[중국 군부의 시진핑계파 계속 축출중]
한편, 중국 정치 상황이 이렇게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군부 내에서의 시진핑 라인들이 지속적으로 축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화권매체인 ‘뉴토크(New Talk) 신문’은 23일, “최근 중국 내에서는 시진핑의 세력으로 알려졌던 군부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체포되고 있다”면서 “북부 전구 사령관 황밍(黃明) 상장, 군위원회 합동참모부 부참모장 차오칭펑(曹清鋒) 중장, 신장 군구 정치위원 양청(楊淸) 중장, 전 군위원회 정치부 주임 보좌관 겸 중앙군위원회 사무실 주임 방융샹(方永祥) 중장이 연속적으로 체포되었는데, 이들은 허홍군(何宏軍 장군)이 죄를 인정하고 자살한 이후에 체포가 집중되었다는 점에서 군부내 반시진핑 세력들이 시진핑계 군내 고위층들을 청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뉴토크(New Talk) 신문’은 이어 ‘스튜디오 자오밍(昭明)’의 X 계정에 올라온 글을 소개하면서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장유샤가 명단에 따라 인물들을 체포하고 있으며, 인민해방군 고위층을 대대적으로 숙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이어 “현재 장유샤는 시진핑, 허웨이동, 먀오화와 연관된 장성들은 모두 조사, 체포, 처형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이는 시진핑 수호세력들이 군대를 몰고 역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또한 “지난 19일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이 모두 후진타오 전 주석의 ‘과학적 정책 결정, 민주적 정책 결정, 법에 따른 정책 결정을 고수하라’는 중요 지시를 강조했는데, 이는 후진타오 주석이 사실상 권좌에 복귀했음을 알리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한때는 시진핑에 의해 공개석상에서 강제로 쫓겨나갔던 후진타오 전 주석이 지금 중국의 권력을 다시 움켜 잡으면서 시진핑 이후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이 자신이 죽을 때까지 주석직을 유지할 것으로 생각했던 시진핑의 시대도 이렇게 저물어 가고 있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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