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중국은 지금... “텅 빈집 1억채, 미분양 3천만채” - 헝다그룹의 파산, 이제 시작에 불과, 부동산 버블 붕괴 본격화 - SCMP ”중국 경제, 부동산이라는 호랑이 등 타고 엄청난 성장" - "호랑이 등에서 이젠 내려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상태“
  • 기사등록 2021-10-17 21:44:27
  • 수정 2021-10-18 08:19:18
기사수정



[중국 사회를 흔드는 부동산 위기, 텅 빈 집만 무려 1억채]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恒大·Evergrande)의 파산 위기로 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진 가운데 중국의 진짜 위기는 헝다그룹의 파산을 넘어서 앞으로 닥치게 될 부동산 버블로 인해 터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 내 고질적인 부동산 문제가 중국 경제 전체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CNN BUSINESS는 15일(현지시간) '유령 도시들: 헝다 위기, 수백만에 달하는 중국 빈집들을 조명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재 중국 전역에 미분양된 아파트가 3000만채로 추정되며, 텅 비어있는 집들도 무려 1억채가 된다”면서 “헝다그룹 문제는 중국내 부동산 위기의 극히 일부에 해당할 뿐”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CNN은 “미분양된 3000만 가구라면 약 8000만명 정도가 살 수 있는 수준으로 독일 전체 인구와 맞먹는다”고 전했다. 이 정도라면 남북한 인구 전체 약 7700만명(2019년 기준)을 넘어선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영국의 독립 거시경제 연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 의 마크 윌리엄스 아시아담당 이코노미스트가 “미분양아파트와 별개로, 분양됐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 아파트도 1억 채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한 대목이다.


“이러한 부동산 공급과잉으로 인해 중국은 지금 집은 있지만,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유령 마을'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CNN의 보도 내용이다.


중국의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언론들도 부동산 공급과잉 문제를 지적하며 중국의 부동산 버블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부동산 전문가 양펑위안(楊彭元)은 “우리 부동산 시장의 버블은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들다”면서 “베이징 근교에만 텅텅 빈 아파트 단지들이 하나둘이 아니며, 구이청(鬼城·귀신 마을)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상황이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나?]


CNN은 중국에 이렇게 엄청난 부동산 공급과잉으로 인한 부동산 버블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 “중국이 과거 수십 년간 부동산 시장 성장을 동력 삼아 초고속 경제 성장을 일궈왔다”면서 “무엇보다 전국 10만여개에 이르는 부동산 업체들이 금세기 들어 경쟁적으로 아파트 등의 건설 프로젝트에 뛰어들면서 거품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투기 세력이 시장을 교란한 것도 이유”라고 했다.


[헝다그룹의 파산,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문제는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CNN은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앞다퉈 건설프로젝트에 뛰어들면서 막대한 채무를 끌어들인 만큼 시장이 얼어붙는 경우 연쇄 부실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CNN은 이어 “중국 내 채무가 가장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가 바로 헝다였는데, 부채 규모가 3000억 달러(약 355조원)에 이른다”면서 “최근 며칠 내 중국의 부동산 업체들이 '현금 흐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줄줄이 공개했는데 이들 기업은 채권자들에게 채무 상환 기일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하거나, 채무 불이행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다”고 했다.


CNN은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주택 자산 수요는 지속적인 감소세에 진입했다. 이것이 헝다 사태의 뿌리"라며 "'하이 레버리지'(고 차입) 형태의 다른 부동산 개발 업체도 (이런 상황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말 그대로 중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 조짐이 이미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중소도시의 부동산 당국이 가격 하락폭 제한령까지 내린 것이 그 징조다. 그 말은 이미 중소도시에서부터 부동산 버블 붕괴가 시작되었다는 의미다. 이러한 부동산 버블 붕괴는 곧바로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등의 대도시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러한 부동산 버블 붕괴는 곧바로 부동산 업체들의 도산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벌써 부동산 업계에서는 1∼2년내에 최소 수만개의 업체가 파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부동산 버블 붕괴,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한국은행은 17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恒大·에버그란데)의 부도 위기가 중국의 경제성장을 둔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헝다사태가 금융위기를 촉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해외경제포커스’라는 보고서를 통해 “헝다그룹 사태는 그간 부동산 부문에 크게 의존해온 중국 성장모델의 취약성, 성장 과정에서 누증된 부동산 개발기업의 과잉부채, 그리고 정부의 규제 강화가 동시에 맞물려 초래된 결과”라면서 “헝다그룹은 2000년대 이후 중국의 ‘부동산 개발 붐’을 타고 차입을 통해 사업을 확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져 유동성 위기에 취약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부동산업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22%) 등 주요국보다 비중이 높다”면서 “헝다 사태가 중국 주택경기 둔화, 건설투자 부진으로 이어질 경우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중국은 가계자산 중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59.1%)이 큰 편이라 주택시장 둔화는 가계 소비 회복세도 제약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헝다사태가 금융위기를 촉발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중국정부가 이번 사태의 충격이 부동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유동성 지원을 늘리는 한편, 기존의 건설 프로젝트도 계속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한국은행의 이러한 분석은 단지 헝다그룹의 위기만을 놓고 분석했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CNN은 반면 “아직 완공되지 않은 건설프로젝트도 부실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중국의 신규 부동산 자산 중 약 90%는 완공되기 전에 매매가 완료되는데, 부동산 개발 업체가 위기를 맞으면 충격이 부동산 구매자들에게 그대로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CNN은 “최근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헝다가 아직도 구매자에게 주택 20만 채를 인도하지 못한 상태라고 분석했다”면서 “중국은 이 같은 문제점을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중국 인민은행 관계자는 ‘중국 내 부동산 시장의 토지·주택 가격과 기대치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대부분 부동산 업체들은 원활히 운영되고 있고, 재무 지표도 튼튼하다. 부동산 산업은 전반적으로 건강하다”고 주장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이러한 중국 정부당국의 말을 그대로 신뢰하자면 헝다그룹의 위기는 그저 한 회사의 파산으로 마무리되고 그 정도라면 중국의 금융당국이 처리할 수 있는 한계내에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CNN의 보도대로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가 이제 시작이라면 중국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 분석 또한 차원이 달라지게 된다.


이미 지적한대로 부동산 버블의 붕괴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미분양 가구만 3천만채, 아직 비어있는 집들 또한 1억채, 이러한 과잉공급으로 인한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붕괴는 이제 붕괴 도미노의 초입에 있다고 봐야 한다. 지금이야 돌려막기로 이리저리 파산을 막아 보려 하겠지만 그러한 폭탄돌리기가 언제까지 가능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CNN도 바로 이 점을 지적한다. 중국에 미분양 등으로 인한 유령도시 문제는 이미 몇 년전부터 시작된 현상이다. 문제는 1억채 가량의 비어있는 집과 부동산 회사들이 분양하려고 시장에 내놓았지만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3천만채의 집들이 경제 활성화와 맞물려 불티나듯 팔려 나가면 문제가 안되겠지만 부동산 경기는 올초 반짝 반등하다가 다시 깊은 침체의 수렁으로 빠져 들었다.


CNN은 ”올해 8월만 해도 부동산 매매는 전년 동기 대비 18%나 줄어들었다“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최악“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CNN은 ”중국의 부동산 수요는 늘어나기는커녕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것이 헝다그룹 뿐만 아니라 중국의 부동산 위기를 불러온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수요는 점점 줄어드는데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엄청난 빚까지 내가면서 아파트들을 지었고 여기에 지방정부들까지 나서서 수입을 올리고 경제성장률도 높이기 위해 부채질까지 했는데 그러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지금의 부동산 위기를 낳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중국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다. 시진핑 정부는 이미 그동안 중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 왔던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통한 시장 확대 정책을 쓰지 않기로 했다.


이는 부동산가격 급등으로 양극화를 심화시켜 최근 기치를 내건 '공동부유'(共同富裕)에 반하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에 너무나도 많은 자금이 묶여 있어서 미중경쟁의 핵심인 제조업 부흥에도 장애요인이 된다는 점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진핑 정부는 지금의 부동산 억제 대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렇다면 중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인한 시장 충격은 보나마나 뻔하다.


당장 경기둔화로 인한 경제성장률이 저하될 것이고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줄도산이 이어지면서 이로 인한 금융 충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가장 먼저 이러한 부동산 버블 현상을 부추긴 지방정부들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또한 지방정부와 연계된 금융기관들 역시 심각한 위기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상상해 보라. 무려 1억채 정도의 빈집을 중국 정부가 처리할 방법이 있을까? 아무리 부채 돌려막기를 한다해도 무려 3000만채의 미분양 아파트들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 팔리지 않으면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줄줄이 도산될 것이고, 그 도산을 막기 위해서는 은행의 대출로 연명해야 할터인데 이젠 중국의 금융당국이 철저하게 부동산을 향한 대출을 막겠다고 나섰으니 그 결말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뻔하지 않은가?


중국은 지금 전력난을 겪으면서 극심한 생산 및 소비 급감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부동산 버블을 통한 경제난까지 겹치게 된다면 이들 모두가 중국의 경제 성장률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어쩌면 내년 10월의 시진핑 3연임까지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위기 관리를 하려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비어있는 1억채의 집들이 하늘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니 결국 언젠가는 실물 경제와 금융 전반에 엄청난 충격파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중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 문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1일, ”중국 경제는 부동산이라는 호랑이 등을 타고 엄청난 성장을 해왔는데 이젠 내려야 할 시점에 그럴 수가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것이 지금의 중국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977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