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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의 부동산 시장 붕괴 도미노, “올 것이 왔다!” - FP, “中경제 문제, 시장이 예상보다 더 빨리 올 수 있다” - 中 부동산 업체 위기 확산, 화양녠·신리도 디폴트 위기 - WSJ, "헝다그룹 파산, 확산은 시간 문제"
  • 기사등록 2021-10-06 13:23:54
  • 수정 2021-10-06 17: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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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업체 위기 확산, 화양녠·신리도 디폴트 위기]


헝다(에버그란데)그룹의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이어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위기가 도미노처럼 번져가고 있어 이러한 현상이 중국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5일(현지시간) CNBC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화양녠홀딩스(판타지아)와 신리홀딩스(시닉)가 만기가 도래한 채권이자를 제 때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리게 되면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화양녠홀딩스(판타지아)의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인 CCC-로 낮췄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달 29일 “다가올 채권 지급 만기에 대해 향후 몇 주간 구체적인 상환 계획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며 회사의 장기 신용등급을 강한 투기 수준인 B에서 극심한 투기 수준인 CCC로 내렸으며, 무디스도 판타지아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춘 강한 투기를 뜻하는 B3로 매겼다.


화양녠홀딩스(판타지아)는 4일 홍콩거래소 공시를 통해 “화양녠이 상환해야 하는 2억570만달러(약 2444억원)의 이자를 결국 상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화양녠 자회사로 자산관리업체인 컨트리가든서비스홀딩스도 같은 날 만기가 도래한 1억800만달러(약 1283억원)의 대출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피치에 의하면 화양녠홀딩스(판타지아)는 내년말까지 19억 달러(2조 2598억원)에 해당하는 달러채권과 64억 위안(1조 1800억원)의 국내 채권을 상환해야 한다. 현재 화양녠은 역외 현금으로 약 2억 달러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나마도 공개되지 않은 사모채권 상환에 자금의 절반 이상을 투입해버려 현재는 1억 달러 수준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양녠홀딩스(판타지아)가 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리면서 이 회사의 채권 가격도 폭락했다. 채권가격정보 서비스인 트레이스에 따르면 12월 만기가 도래하는 화양녠홀딩스(판타지아)의 6.95% 달러 표시 채권의 가격은 달러당 30센트 가까이 급락하며 38센트까지 내려갔다.


이뿐 아니라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은 4일, 신리홀딩스도 디폴트 가능성이 있다면서 관련 신용 등급을 극심한 투기 수준인 CCC+에서 디폴트 임박의 CC로 내렸다. 그러면서 강등 이유에 대해 “신리홀딩스는 심각한 유동성 문제에 직면했고, 부채 상환 능력이 거의 없다고 판단해 등급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앞서 S&P는 신리홀딩스가 오는 18일 만기가 도래한 2억4600만 달러(약 2920억원)에 달하는 달러표시 채권을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업계의 파산 도미노, 어디까지 확대될까?]


헝다그룹의 사실상 디폴트에 이어 화양녠홀딩스(판타지아), 신리홀딩스까지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은 중국 부동산업계의 위험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징후여서 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부채가 많은 헝다가 중국 최대 구조조정의 하나가 될 수 있는 사안으로 위기에 빠졌고, 더 넓은 시장에 위기를 전염시킬 수 있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면서 “중국 부동산 부문이 받는 압박 신호가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양녠홀딩스(판타지아)의 6월 말 현재 총 부채는 129억 달러(15조 3458억원)이기 때문에 헝다그룹의 3000억 달러(356조 8800억원)에 비하면 별 것 아니지만 문제는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문제가 이렇게 중국의 부동산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딜레마가 있다. 헝다그룹을 어떤 방법으로든 최종적인 디폴트에 이르지 않도록 구제해 준다면 헝다그룹 문제가 중국의 금융계나 부동산 업계에 도미노처럼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 있겠지만 반대로 헝다그룹을 지원해 줌으로써 생겨나는 부작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헝다그룹의 위기는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2020년 중국 정부가 부동산 기업들의 무분별한 투자를 부동산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않으면 대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어찌보면 중국 정부로서는 당연한 규제조치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당국의 조치에 대한 헝다그룹의 대응이었다.


헝다그룹은 오히려 현금성 자산을 이용해 부동산을 더 사들이는 모험을 감행했다. 이것이 헝다그룹 위기의 시작이었다. 자신들의 회사 규모를 엄청나게 키우면 중국 정부도 어찌할 수 없을 것이라는 소위 ‘대마불사’ 개념으로 보호받을 요량이었는지도 모른다.


중국 금융기관들도 헝다그룹의 감당할 수 없는 부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 형식으로 부채 규모를 키워준 면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의 강력한 규제는 시진핑의 공동부유 제창으로 인해 더욱 촘촘해졌고, 집값을 잡아야 중국의 인구 문제는 물론이고 빈부격차도 줄일 수 있다는 방침에 따라 대출 규제를 더욱 강화하면서 헝다그룹은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도 헝다그룹의 파산이 가져올 후유증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파산하지 못하도록 지원해주는 것도 또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운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일단 헝다그룹이 파산하지 않도록 지원을 해 준다면 이것 자체가 이미 상당한 부채들을 가지고 있는 다른 기업들에게 좋지 않은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 헝다처럼 덩치가 큰 기업은 정부가 파산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해 구제해준다고 믿고 그들도 부채 규모를 더 키우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헝다그룹같이 덩치가 큰 기업들은 부채 규모를 더욱 확대하면서 덩치를 키우려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몸부림들이 중국의 국가부채 증가로 곧바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그리 안해도 중국의 지방정부의 숨은 부채가 중국 GDP의 절반 이상으로 늘어나 심각한 상황이라는 보도가 블룸버그를 통해 나온 바 있었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중국 지방정부의 '숨겨진' 빚, 경제 붕괴 단초되나?(9월 30일)

*관련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1060] 중국 지방정부의 '숨겨진' 빚, 경제 붕괴 단초되나


지방정부의 부채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의 부채 또한 심각한 상황이다. 만약 이런 부채로 인한 문제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면 중국 경제는 진짜 대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 정부로서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면서 파산시키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타나게 될 후유증들이다. 일단 헝다그룹의 계열사를 포함해 자산들을 쪼개 매각함으로써 우선 ‘부드러운 파산’의 방향으로 연착륙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매각이라는 것이 기업 경영의 논리가 아닌 중국 공산당 정권의 힘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은 연착륙처럼 보이겠지만 위험 요소는 그대로 잠재해 있게 될 것이다.


당연히 헝다그룹이 가지고 있던 위기가 다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헝다그룹의 위기를 골고루 나눠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시도를 중국 정부가 한다 할지라도 중국 경제의 금융 및 실물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부동산업계의 문제만으로 봐서는 안된다]


헝다그룹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부동산 업계의 몰락은 이제 중국 전체 부동산 시장으로 번져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헝다그룹의 잘못된 경영만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미 다른 부동산 회사들까지 디폴트 위기로 번져가고 있다는 것은 중국의 부동산 업계 전부가 엄청난 위기를 맞고 있다는 뜻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부동산 업계가 무너지면 건설업계 전반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어디 그뿐인가? 로이터에 따르면 헝다그룹에 여신을 제공한 국내외 은행은 128개로 집계됐고, 비은행 금융업체도 121개에 이른다. 이 기관들 모두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게 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헝다그룹의 부채가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워낙 작기 때문에 큰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는 아주 잘못된 판단일 수 있다.


왜냐하면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헝다그룹의 디폴트는 단순하게 헝다의 문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고 부동산 시장 전반, 나아가서는 건설업계 전체로 확산될 것이고, 이러한 위기는 더불어 금융권의 부실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헝다 그룹의 운명이 중국 금융을 넘어, 국제 금융시장에도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했던 것이다.


더더욱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의 건설업계 전반에 헝다그룹의 위기가 어떻게 영향을 끼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헝다그룹 사태로 일단 진행되고 있던 중국 본토내 200개 이상 지역에서 약 800개의 프로젝트가 전면 중단됐다.


이 프로젝트들과 연관된 산업의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상상이 안간다. 또 헝다그룹에 투자했던 이들은 물론이고 헝다그룹의 아파트 등을 구매했던 이들에게 미칠 영향 또한 계산하기 어렵다.


대충 계산했을 때 중국의 건설업이 중국 전체의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안팎일 것이라 추산한다. 그런데 헝다그룹을 필두로 하여 부동산업계 회사들이 줄줄이 디폴트로 몰려 간다면 그 후유증이 어떠할지 아마도 중국 정부로서는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외교 전문지인 포린폴리시는 지난 9월 29일, “중국 경제 문제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올 수 있다”는 제목의 아티클을 통해 “중국의 부동산 문제가 글로벌 경기 회복과 중국의 성장전망에 아주 의미있는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포린폴리시는 “중국의 부동산 문제는 단지 정부 규제 때문만은 아니다”면서 “아파트를 살 젊은 사람들의 수는 점점 줄어드는데 부동산 업계가 공급을 너무 많이 확대한데도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중국의 부동산 문제가 정부의 지원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렇게 구조적 불균형이 존재해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부동산 문제가 해결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본 것이다.


그런데 부동산 업계만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부동산은 일반적으로 부채산업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금융권에 기대어 성장할 수밖에 없다. 그 말은 금융권 부채를 기반으로 부동산 업계는 성장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2008년 이후 중국의 은행 규모는 거의 5배 이상 증가했으며, 자산도 41조 달러(4경 8778조원)이상 늘어났다. 이는 세계 총경제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된다.


그런데 그러한 중국 은행의 대출 중 27% 가량이 부동산 부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부동산 부문의 디폴트가 당연히 중국 금융권의 신용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것이 포린폴리시의 주장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헝다그룹의 단기부채가 중국 외환보유고의 1% 수준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할지 모르나 헝다그룹 하나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WSJ은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의 파산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면서 정부가 개입하게 되면 이는 또다른 문제를 불러올 가능성이 많다”면서 “그러한 해법은 또다른 좀비회사를 만들 뿐”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헝다그룹이 무너지도록 놔두게 되면 수많은 시민들의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면서 “(시진핑 3연임을 앞둔) 중국 정부가 그래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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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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