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美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성공이 주는 의미 - 극초음속 기술을 무기 개발에 회피했던 미국, 뒤늦게 개발시작 -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실전배치, 그러나 정확도는 떨어져 - 미국, 2023년부터 실전배치 가능. 중-러 추월은 시간 문제
  • 기사등록 2021-09-28 13:07:03
  • 수정 2021-09-28 17:25:51
기사수정


▲ 미국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성공을 알린 미국 국방부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홈페이지


[미국,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성공]


미국 국방부가 27일(현지시간) “음속보다 5배 빠른 극초음속 무기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국방부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주 미 공군과 시행한 ‘극초음속 공기흡입 무기체계(HAWC)’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극초음속 공기흡입 무기체계(HAWC)’는 산소가 충분한 대기권에서 가장 잘 작동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속도와 기동성 때문에 탐지가 어렵다”며 “음속 이하의 미사일보다 표적을 훨씬 더 빨리 타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미국의 극초음속 무기 시험 성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0년 7월 16일에도 “미국 국방부 관리들이 러시아와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프로그램에 맞서기 위한 '슈퍼두퍼' 극초음속 미사일 정보를 공개했다”고 CNN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기존 미사일보다 17배 빠른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지난 3월 태평양에서 극초음속 활공체 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극초음속 무기의 실전배치가 2013년부터 이루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시험 성공으로 실전 배치 시기를 좀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현황]


극초음속 무기란 소리가 전파되는 빠르기(마하)의 최소 5배 이상 속도를 대기권 상층부에서 낼 수 있는 무기체계로 기동이 자유롭고 다양한 각도에서 쏠 수 있어 먼 거리의 표적물을 단 몇 분 만에 타격할 수 있다. 비행 속도는 시간당 약 6200km정도 된다.


이렇게 극초음속 미사일이 엄청난 속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기존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된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으로는 잡기가 어렵다. 또 다른 미 국방부 관계자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속도가 매우 빠르며 궤도를 수정할 수 있어 (MD로는)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바로 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미국의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7월 9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극초음속 개발이 200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나, 경쟁국인 러시아와 중국에 비교해 볼 때 뒤떨어졌다”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미 공군이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으나 실패로 끝난 바 있었다. 이와 관련해 CNN은 “미 공군의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 폭격기가 ARM-183A 공중발사 신속대응무기(ARRW) 프로그램의 최초 실험을 위해 캘리포니아주 에드워드 공군기지를 떠나 캘리포니아주 포인트 무구 해상실험장을 향했지만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에는 끝내 실패하고 기지로 귀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중국, 러시아와 극초음속 무기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9년에 마하 20 속력의 아반가르드(Avangard) 극초음속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을 실전에 배치하였고, 2020년에 마하 6-8 속력의 지곤(Zircon 또는 Tsinkon)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을 실전에 배치하였다.


그리고 이에 추가하여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극초음속 미사일로 개조한 신형 킨잘(Kinzhal)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을 개발하여 현재 MiG-31 전투기에 탑재하고 있다.


중국은 2014년에 독자형 DF-ZF 극초음속 탄두(Hypersonic Glide Vehicle; HGV)를 개발하였으며, 2017년부터 DF-21과 DF-26 순항 미사일 탄두로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또한 2018년부터 신쿵(神功)-2 극초음속 핵탄두를 개발하여 DF-17, DF-100과 DF-41 탄도 미사일에 각각 탑재하여 운용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2019년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군사 열병식에서 공개된 바 있다.


이러한 러시아와 중국에 비해 그동안 미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뒤쳐져 왔으나 이번에 미국이 마하 5 이상의 속력을 내고, 재래식 탄두를 탑재하며, 수분 이내에 전 지구적 표적을 격파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진 미사일 발사를 성공함으로써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이 이렇게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있어서 러시아와 중국에 비해 늦어진 것은 극초음속 기술을 무기에 사용하는 것을 피해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이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본격화함에 따라 미국도 어쩔 수 없이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뛰어 들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은 극초음속 기술에서 세계 선두 주자“라면서 ”단지 미국은 그동안 극초음속 기술을 무기 개발에 이용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경쟁에서 얼마든지 추월할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방부, 고등기술연구원, 육군, 해군과 공군이 참여해 다양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과 비교하여 다소 뒤처진 극초음속 활공체(Hypersonic Glide Vehicle: HGV)와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Hypersonic Cruise Missile: HCM)로 나누어 개발하고 있으며, 전통적 탄도 미사일과 달리 저공으로 극초음속 비행을 하여 경쟁국의 탄도 미사일 방어 레이더가 발사 직후 표적에 도달하기 수초 이전까지 탐지되지 않는 특징을 보유하고 있다”고 미 의회조사국은 밝혔다.


현재 미국이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 무기 현황을 살펴보면 러시아와 중국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사실상 이미 그들 국가들을 추월해 나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1) 국방성 고등기술연구소(Defense Advanced Research and Project Agency: DARPA)


- 마하 7 이상 속력으로 함정 수직발사대(Vertical Launch System: VLS)에서 발사할 수 있는 전술 부스터 극초음속 활공체(Hypersonic Glide Vehicle: HGV),


- 육군 차량화 다연장 로켓발사대(High Mobility Artillery Rocket System: HIMARS) 등에서 전술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작전적 극초음속 화력(Operational Fire: OpFire)


- 미 공군 전술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공기흡입 무기체계(Hypersonic Air Breathing Weapon Concept: HAWC) *이번에 성공


(2) 미 육군


-미 해군의 부스터를 그대로 채택하면서 약 1,700마일의 사거리를 갖고, 탄두는 미군이 개발하는 공통적 극초음속 활공체(Common HGV)를 탑재하는 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Long Range Hypersonic Weapon: LRHW)을 2024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개발 중


(3) 미 해군


-마하 7 이상의 속력을 갖춘 재래식 정밀타격용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Conventional Prompt Strike: CPS)을 개발하여, 2025년에 줌왈트급 스텔스 구축함에 탑재하고, 2028년에는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에 탑재할 계획을 추진


(4) 미 공군


-AGM-183 공중 발사용 신속한 대응 정밀 극초음속 미사일(Air Launched Rapid Response Weapon: ARRW)를 개발하고 있으며, 속력은 마하 6.5-8 정도로서 F-15와 F-22/35 스텔스기에 탑재할 예정이다. 2022년까지 12기의 ARRW을 확보할 계획이다.


-2020년부터 극초음속 재래식 전술 타격 미사일(Hypersonic Conventional Strike Weapon: HCSW)를 개발하고 있으며, ARRW와 함께 F-15, F-22/35와 B-52 전략 폭격기에 탑재할 예정이다.


-2022년부터 국방성 DARPA와 공동으로 극초음속 공격용 순항 미사일(Hypersonic Attack Cruise Missile: HACM)을 개발할 예정으로 향후 약 20기를 확보하여 B-52 전략 폭격기에 탑재할 계획이다.


-극극초음속 공중발사용 다임무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Extendable Hypersonic Air-Breathing Multi-Mission Demonstrator Program)을 계획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미 국방성 DARPA가 3종류, 육군이 1종류, 해군이 1종류, 공군이 4종류의 HGV와 HCM으로 나누어 개발하고 있는데, 이렇게 여러 부서들이 별도로 개발하는 이유는 이들 각 군에서 운영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탑재하는 전력이 각기 다르게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러시아-중국 극초음속 무기와의 비교]


그렇다면 미국이 개발하고 있거나 시험에 성공한 극초음속 무기와 러시아 및 중국 극초음속 무기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 러시아와 중국이 개발하여 실전에 배치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기본적으로 핵탄두다. 그러나 미군이 개발하고 있는 대부분 극초음속 미사일은 재래식 탄두다. 이는 러시아와 중국이 억제력(deterrence)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미국은 공격력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극초음속 미사일은 전 세계 어느 표적이든 불과 수분 이내에 도달하여 공격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필수적인데, 러시아와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핵탄두로서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의 극초음속 무기는 그러한 정확도를 한결 높였다는 것이다.


[미국의 극초음속 무기, 핵심 방어체계로 자리잡을 듯]


미국의 이러한 극초음속 무기와 관련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 전략을 관장하는 ‘데니얼 카블러’ 미 육군 우주·미사일 방어사령관은 지난 5월 4일 “많은 사람들이 패트리어트 체계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같은 자산 도입을 논의하지만, 적극적인 방어태세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공격자산을 활용한 선택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미사일방어 통합 합동기능구성 사령관을 겸직하고 있는 카블러 사령관은 이날 “통합된 방공 미사일방어 임무를 구현하기 위한 궁극적인 공격무기가 극초음속무기”라고 강조한 것이다.


결국 극초음속 무기의 실전 배치가 본격화하는 2023년부터 미국 및 동맹국의 방어 및 공격 무기 체계를 극초음속 미사일 중심으로 개편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한국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과연...]


한국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당시 정경두 국방장관이 국방과학연구소(ADD) 창립 50주년 기념식장에서 개발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했었다


한국이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5월 21일 한미 미사일지침이 종료되었기 때문이다. 한미 미사일지침은 1979년 9월 한국군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독자개발을 막는 대신 미사일 관련 기술을 제공하기로 한 한미 간 양해각서다.


일단 우리 군의 미사일 개발은 충분해 보인다. 만약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이 초고속으로 비행해 평양을 향한다면 서울에서 평양 상공까지 1분 15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절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극초음속 무기 개발은 우선 중국이 극구 반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하게 되면 당장 러시아와 중국이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러시아와 중국에 접하고 있고, 미국과는 동맹관계다. 그렇다면 미-중-러 세 나라 간 패권경쟁이 벌어지는 동아시아 국가에 ‘중립’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당연히 이러한 지정학적 입지를 고려해 우리도 초고음속 무기를 보유하고 있어야만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야 역내 안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극초음속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려면 추진에 필요한 스크램 제트엔진과 로켓용 고체연료 기술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 이 기술은 우주 개발 기술과 일맥상통한다.


일단 우리 국방부는 극초음속 무기를 2023년이면 시험비행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극초음속 무기를 실전배치까지 하면서 억지력을 확보하려면 우선적으로 군통수권자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대한민국도 이러한 극초음속 무기개발 경쟁에서 절대 뒤처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963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