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엎친데 덮친 중국, 전력난에 애플도 생산중단 - 최대의 전력난 중국, 올 겨울 버티기도 힘들다! - 전력망 붕괴 위기에 처한 중국, 호주 무역보복이 원인 - 헝다그룹 파산에 이은 전력난, 중국 경제는 암울하다
  • 기사등록 2021-09-27 21:02:19
  • 수정 2021-09-28 08:32:48
기사수정



[최대의 전력난 중국, 진짜 위기 시작인가?]


중국이 사상 최악의 전력난에 직면했다. 중국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보도가 26일(현지시간)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나왔다.


▲ 중국의 전력난을 다룬 9월 26일자 블룸버그


블룸버그는 이날 “중국은 지금 신호등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교통체증은 물론 일부 가게들은 촛불에 의지해 장사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진짜 위기가 ‘헝다 사태’가 아닌 ‘전력난’”이라고 보도한 것이다.


한마디로 “헝다의 경우 부채가 중국 은행권 총 부채의 0.3% 정도인 상태라 어떤 방법으로든 통제를 할 수 있겠지만 전력난의 경우 중국 일부 공장의 가동을 멈추게 할 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27일(현지시간)에도 “중국의 전력 위기는 공장을 넘어 중국인의 가정까지 강타하고 있다”면서 “이로인해 중국의 경제 둔화와 글로벌 공급망 혼란으로 사회적 불안정과 위험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 23개성 중 절반이 정부당국으로부터 전력제한을 받고 있다”면서 “특히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장쑤성, 저장성, 광둥성으로 이들은 중국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산업도시로 꼽히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전력난이 앞으로의 중국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블룸버그는 또한 “상하이 인근의 장쑤성에서는 제철소가 문을 닫고, 일부 도시에서는 가로등을 점등하지 않고 있다”면서 “인근 저장성에서는 160여개의 회사가 문을 닫았고, 랴오닝성에 있는 14개 도시는 긴급정전을 명령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3일의 경우, 중국 동북 지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신도시의 교통이 완전 마비되는 현상이 벌어졌는데 이유는 정전으로 신호등이 꺼졌기 때문이었다. 중국의 신경보가 26일 보도한 내용이 그렇다.


지린(吉林)성 지린시도 26일 전력 부족으로 인해 단전·단수가 일상화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렇게 심각한 전력난의 여파로 “애플과 테슬라에 제품을 공급하는 중국 공장들의 가동도 일시 중단된 상태”로 “이미 광둥성의 여러 생산기업들이 정부로부터 일주일에 적게는 하루, 많게는 사흘만 공장을 가동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애플과 테슬라의 공급업체는 26일 일요일 중국 내 일부 생산공장을 중단시켰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현재 쓰촨성의 경우 그 강도가 가장 약한 경우로 불필요한 생산라인, 조명 등은 사용하지 말라는 조치령이 내려왔다”면서 “또한 닝샤(宁夏)의 경우 에너지 소모량이 많은 기업에 대해 ‘한 달간 가동 중단’이라는 강도 높은 조치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러한 조치는 장쑤성, 광동성, 저장성은 물론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이 지역들이 중국의 제조업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제조업 핵심이기 때문에 전력난이 심해진다면 결국 전 세계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나?]


중국이 이렇게 엄청난 전력난에 빠지게 된 것은 우선적으로 석탄 및 가스가격의 급등에다 중국 정부의 엄격한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 등이 맞물린 결과로 보여진다.


특히 시진핑 중국 공산당 주석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전 세계에 베이징의 푸른 하늘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화석연료 발전에 많은 제한을 가하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시진핑 3연임을 앞두고 보여주기식 쇼에다 대체 에너지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덜컥 탈탄소화를 밀어붙이는 아마추어 정권이 이러한 결과를 빚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중국이 이렇게 엄청난 에너지 위기에 처한 것은 바로 호주와의 무역분쟁으로 인한 부메랑 때문이다.


지난해 호주 정부가 화웨이의 5G 통신 사업 참여를 배제하고 더불어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중국 책임론 제기 및 국제 사회의 독립적 조사를 요구하자,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지난해 5월 1차적으로 호주산 보리에 80.5%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고, 호주 4대 도축업체가 가공한 쇠고기의 수입을 중단했다. 또 호주산 면화·목재·랍스터·구리 등에 수입 제한과 금지, 통관 불허 조치를 내렸으며, 와인에 최대 200%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


그리고 ‘호주에 본격적으로 치명타를 가하겠다’면서 11월부터 호주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


그런데 무역보복을 한 중국이 오히려 엄청난 피해를 봤다. 지난해 중국 남부 최소 3개 성(省)에서 전기 부족과 제한 송전으로 가로등이 꺼지고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없었던 대규모 전기 부족 사태가 이유였는데 근본 원인은 발전용 석탄 부족 때문이었다.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 제 발등을 찍은 것이다.


중국은 전기의 70%를 석탄이나 천연가스 등을 이용한 화력 발전에서 얻는데 중국산 석탄은 가격이 비싸고 질이 낮아 발전소들은 외국산에 의존한다. 2019년 한 해 중국은 석탄 총 2억6500만t을 수입했다. 인도네시아산(53%), 호주산(28%) 순이었다.


이러한 전력난은 지난 6월에도 또다시 불거졌다. 중국에 폭염이 닥치면서 또다시 에너지 수급이 위기에 처하자 10년만에 최악의 전력난을 겪었다. “이러한 전력난은 2011년 가뭄과 석탄가격 급등으로 17개 성의 전력 사용이 제한됐던 이후 최악”이라고 미국의 ‘CNN비즈니스’가 지난 6월 30일 보도했다.


‘CNN비즈니스’는 이어 “중국 전역에 걸쳐 전력 공급을 제한하고 있는 곳은 면적으로 치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영토를 다 합한 것만큼 된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미 여름철에 폭염으로 심각한 전력난을 겪었으면 또다시 한파가 닥쳐오는 겨울에 이러한 극심한 전력난이 또다시 다가올 것임을 알았을텐데도 중국 정부가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호주에 대한 무역보복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고 그렇다고 이를 대체할 뾰쪽한 수단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가을을 맞은 것이다.


더더욱 심각한 것은 지금은 각 가정들이 난방을 사용하는 겨울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심각한 전력난을 맞았다면 이번 겨울에는 어떠한 사태가 벌어질지 예상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렇게 전력난 재발의 시점이 빨라진 것은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안정되고 경기가 회복하면서 산업용 전력 수요가 늘어나자 발전용 석탄 공급 부족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력 상황으로 중국의 경제가 활성화될 수도 없고 되지도 못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중국 정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가장 최우선적인 대책은 호주와의 무역분쟁을 끝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이 완전히 고개를 숙이고 무릎 꿇어야만 가능하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중국의 호주에 대한 무역보복 조치가 중국에 대항하는 나라에 대한 일종의 ‘본보기’를 보여주겠다면서 시행한 조치라 이를 철회하기도 어렵다. 아마도 중국으로서는 호주에서 석탄산업에 종사하는 이들만 5만여명이 넘기 때문에 중국이 이러한 제재 조치를 취하면 호주인들이 들고 일어설 것이라 예상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정작 무역보복을 당한 호주는 이미 수출 다변화를 통해 중국으로부터의 무역보복으로 인한 피해를 거의 극복했지만 정작 무역보복을 한 중국은 진짜 위기로 빠져들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호주 정부는 중국의 석탄 대란을 느긋하게 바라보고 있다.


조시 프라이덴버그 호주 재무장관은 지난 9월 7일 “중국이 원하지 않는 석탄을 다른 국가들에 성공적으로 수출했다”며 “지난해 대중국 석탄 수출이 약 3000만톤 줄었지만, 한국과 인도 등으로 수출국을 다변화함으로써 이들 국가에 수출한 석탄이 2800만톤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제재 조치에 따른 호주의 경제적 피해는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호주 시드니기술대 호주·중국관계연구소(ACRI)는 중국의 수입금지 조치 효과를 분석한 최근 보고서에서 “와인과 일부 목재 수출에서만 큰 피해가 나타났을 뿐 석탄, 구리, 면화, 목재 대부분과 쇠고기 등 다른 제품은 수출 대체지를 확보함으로써 피해를 줄였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한 “중국의 제재 조치에 따른 호주 수출업자들의 손실이 전체 수출의 10% 미만이었다”며 “이는 호주의 중국 무역 의존도가 일부의 예측처럼 파괴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사실 호주산 석탄은 중국이 사용하는 발전용 석탄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이 지난해 호주에서 들여온 석탄만 4250만톤이 넘는다. 중국의 전체 발전량 중 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57%에 달한다.


그런데 아무런 대책도 없이 덜컥 이렇게 비중이 큰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으니 참으로 ‘대책 없는 정부’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중국은 나름 해결책을 내 놓는답시고 올해 2억5000만톤 규모의 신규 석탄 생산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는 턱도 없는 수치이고 또한 지난 7월 1일 공산당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석탄탄광의 조업중단까지 명령하면서 석탄수급 계획은 더욱 더 헝클어졌다.


여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콜롬비아 등에서 석탄을 들여오는 수입 다변화 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했지만 문제는 수송비용이 엄청나게 비싸 단가 맞추기가 어렵게 되면서 이또한 난관에 부딪쳤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석탄 수급이 난항에 빠지면서 가격은 가격대로 치솟았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석탄 선적 항구 도시인 친황다오의 발전용 석탄 가격은 올해 7월 말 톤당 1009위안(약 18만원)으로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격은 2011년 이래 최고가이자 지난해 같은 시기의 두 배 이상 뛴 가격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석탄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량도 부족한데다가 호주산 같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석탄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그래서 지난달에도 발전용 석탄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의 딜레마는 또 있다. 원래 석탄의 수입금지로 호주에 2차 치명타를 가한 다음 3차로 호주의 최대 수출품인 철광석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릴 계획이었는데 이는 아예 입도 뻥긋 못할 정도로 사실상 완전히 철회했다.


호주산 수입이 전체 철광석 수입량의 60%를 넘는 상황에서 이를 금지하면 이를 대체할 나라가 아예 없어 중국의 산업 전반이 붕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 9월 5일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중국 정부는 세계 최대 보크사이트 생산국인 호주의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알루미늄 원료인 보크사이트는 중국이 최대 소비국인데 기니의 군부 쿠데타로 수입이 불안정해지게 되면 이젠 역으로 호주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위기에 빠진 중국은 ‘내정 불간섭’이라는 원칙을 깨고 기니 군부의 쿠데타에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상황 종식을 바라고 있지만 이러한 중국의 내정 개입이 앞으로 또 어떤 풍파를 몰고 올지 예상이 불가능하다.


일단 중국은 호주 정부에 SOS를 치면서 보크사이트의 수입을 타진하고 있지만 무역보복을 가했던 중국이 역으로 호주에 손을 내미는 상황이라 이또한 제대로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헝다그룹 파산에 이은 전력난, 중국 경제는 암울하다]


중국은 지금 부동산 문제로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의 고도성장은 이미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추세다. 여기에 홍색 규제 리스크까지 겹쳐 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헝다그룹 같은 부도기업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은 그동안 세계 최대 시장으로 장밋빛으로 일관해 왔던 중국 경제가 ‘방 안의 코끼리(누구나 알지만 애써 무시하는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헝다그룹의 빚만 해도 3000억 달러(약 353조 2500억원)가 넘고 달러채권만 해도 195억 달러(약 22조 9613억원)에 달한다. 만약 헝다그룹이 최종 파산으로 귀결된다면 그 리스크가 얼마나 클 것인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그래서 노엘 퀸 HSBC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혼란이 2차·3차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일”이라고 말한 것이다.


최근 중국인들도 이러한 위기를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최근 중국 현지에서 ‘일생일세(一生一世)’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스토리는 남녀가 전생에서 못 다한 사랑을 현생에서 이룬다는 정말 그렇고 그런 내용인데 우리가 주목할 것은 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지금 중국이 겪고 있는 고민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교편을 잡았던 주인공(임가륜)이 갈수록 몰락해가는 가업을 잇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동생이 묻는다. 왜 고향에 돌아왔냐고 말이다. 그러자 주인공은 이렇게 대답한다.


“중국은 노동 임금이 쌌기 때문에 세계의 공장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노동자 임금이 오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기업들은 더 싼 노동력이 있는 나라로 떠나고 있다. 기존 공장들은 문을 닫거나 아니면 혁신을 꾀해야 하는 국면에 처했다.”


중국의 영화나 드라마는 정부심의기관인 광전총국(광총, 广电总局)의 검열을 거쳐야만 한다. 그런데 그런 겸열을 거친 드라마에서 이런 내용이 나온다는 것은 이 드라마 내용이 지금 중국의 시대상황과 대중들 심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이렇게 암울하다는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962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