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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에 등돌린 베트남, “美 반중전선 가담” - 왕이까지 나서 베트남에 러브콜 보냈던 중국, 결국 외교 실패 - 당황하는 중국, 베트남을 겁박해 보지만 오히려 미국과 유대강화 - 베트남, 미국과 실질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 기사등록 2021-09-15 20:53:18
  • 수정 2021-09-16 08: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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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러브콜 보냈던 중국, 결국 외교 실패]


중국이 베트남과의 대대적인 외교 노력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실패한 것으로 확인돼 이러한 외교적 타격이 앞으로의 중국 행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의 닛케이(NIKKEI)는 13일, “중국의 상당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외교적 시도가 불발로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베트남 방문 이후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질 것을 우려해 왕이 외교부장이 동남아 순방 첫 방문지로 베트남을 선택해 상당한 외교적 지원과 함께 협박성 외교까지 펼쳤으나 중국 뜻대로 흘러가지 않음으로 인해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 8월 26일,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베트남 방문 이후 베트남이 미국으로 기우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경고와 위협을 날린 바 있다. 이날 환구시보는 베트남을 향해 “중국에 대항하는 미국의 전략에 선봉대 역할을 하는 것은 전략적 자살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환구시보의 이날 사설은 이어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중 유일하게 중국과 육지와 바다를 모두 접하고 있고 경제 총규모는 중국의 광시(廣西)장족자치구와 대체로 비슷하다”면서 중국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베트남이 소위 균형외교를 한답시고 미국과 관계 강화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을 했다.


환구시보는 이어 “해리스 부통령의 동남아 순방은 미국의 굴욕적 아프가니스탄 철수가 가져올 악영향에 대한 ‘완충’ 시도에 불과하다”면서 “미국은 중국이 점점 강해지면서 동남아 국가들이 미중 사이에서의 기존 위치에서 중국 쪽으로 점점 이동하는 큰 흐름을 전혀 바꿀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특히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 부분은 25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나 “양국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하자”고 제안한 부분 때문이다.


사실 중국은 해리스 부통령의 하노이 도착이 연기되면서 긴급하게 베트남 주재 중국 대사를 예고도 없이 팜민진 총리에게 보내 사전 정지작업까지 시도했고, 해리스 부통령이 베트남을 떠난 지 2주만에 왕이 외교부장까지 나서 베트남에 3일간이나 머물면서 중국에 묶어 두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했었다.


이러한 중국의 부단한 노력은 그동안 베트남을 대해 왔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지난해만 해도 베트남과 중국은 소원하다 싶을 정도로 중국이 베트남을 냉대해 왔다. 올해 초에도 왕이 외교부장이 동남아시아 국가를 순방할 때도 베트남을 제외했다. 또한 3월에도 중국이 미얀마의 정치적 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중국 푸젠에서 열린 동남아시아 관계국 회의에도 유독 베트남만 제외시키기도 했다.


그런 빈틈을 미국이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베트남을 방문한데 이어 해리스 부통령까지 베트남에 찾아가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시도했다.


미국이 특히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대 중국 견제 전선 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가장 중심에 둔 국가가 바로 베트남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 중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심혈을 쏟은 곳이 바로 베트남이다. 지난 8월 22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해리스 부통령은 24일 베트남으로 건너가 26일까지 머물렀다. 지난 7월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방문 이후 또다시 베트남 다독이기에 나선 것이다.


베트남 방문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베트남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100만 회분의 백신을 무료로 공급하기로 했다. 이미 동남아시아 지역에 기부한 2300만 명분의 백신 지원에 이어 베트남에 추가로 단독 공급을 한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이 베트남에게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은 중국의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이다. 미국은 아프간 철수의 이유가 바로 중국 때문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순방 도중 “중국은 남중국해 거의 전체가 자신들의 영해라고 주장하며 주권 국가들을 위협하는 등 지역의 질서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미국은 우방 및 동맹국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미국이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안보지원은 단순하게 항행의 자유 작전 같은 군사적 시위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지역 국가들과 경제 협력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관계 강화도 하겠다는 의미다. 그러한 유대강화의 핵심 국가가 바로 베트남이다.


사실 베트남을 가장 괴롭히는 국가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침략적인 행동들을 계속하면서 베트남과는 강력하게 충돌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이 영해라고 주장하는 곳까지 중국 해군과 민병대들이 무단으로 침범하고 충돌을 일삼고 있다. 문제는 그러한 해역이 석유·가스가 매장된 해역이며 어업 자원이 풍부한 곳인데 중국이 강제적으로 약탈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그동안 베트남을 등한시하던 중국의 왕이 부장이 베트남을 방문해 “남중국해에 외부 세력의 개입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왕이 부장은 팜 빈 민 부총리와 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해상 문제를 양국 관계의 적당한 위치에 두고, 정세를 복잡하게 논쟁을 확대하는 일방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역외세력의 개입과 이간질을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왕이 부장의 이러한 발언은 사실 베트남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지금 베트남의 영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그런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외부 세력의 개입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여기서 외부세력이란 미국을 말하는 것인데 미국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베트남의 영유권이 중국에 빼앗기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이 이 해역을 간섭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은 중국이 마음대로 베트남 영해를 유린하도록 베트남도 협조하라는 것인데 이게 말이나 되는 처사인가? 그러니 베트남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왕이 부장은 “양국 정세를 혼란스럽게 하는 일방적인 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고 했는데 이 역시 중국이 그렇게 일방적 조치를 하지 아니하면 남중국해에 평화가 저절로 온다. 이렇게 유체이탈식의 발언을 강압적으로 하는 중국의 태도에 베트남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럴수록 베트남은 중국으로부터 마음이 떠날 수밖에 없고 반중국 전선에 설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를 소탐대실이라 한다.


[당황하는 중국, 베트남을 겁박도 해 보지만...]


그동안 중국은 베트남을 너무 얕잡아 봤다. 어차피 같은 사회주의 국가이고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으며 중국 경제에 예속되다시피 되어 있다는 점 때문에 베트남을 마치 종속국가를 대하듯 쉽게 봐 왔다는 의미다.


이번에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수했을 때도 베트남 주재 중국 대사관은 과거 미군이 베트남에서 철군하던 때를 상기시키면서 미국에 대한 증오를 불러일으키려는 공작도 했었다.


그럼에도 베트남의 정서가 친중이 아닌 반중으로 흘러가자 중국은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베트남을 떠난 지난 8월 26일에도 하노이 주재 중국 대사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이 중국을 왕따하려고 했고, 베트남에 과도한 주장을 했다”면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결코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국 동맹에 함께 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과거 베트남전에서 미국이 행했던 일들을 꺼내면서 베트남과 미국간의 불화를 조장하기 위해 온갖 악담도 퍼부었다. 그러면서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결코 과거 같지 않다”면서 “거대한 중국에 의지해 함께 나아가는 것이 베트남의 미래를 위해 좋을 것”이라는 경고성 말도 덧붙였다.


그런데 이날 페이스북 글이 베트남어와 중국어로만 게시했다는 것은 자신들의 그러한 주장이 누구를 향해 있는지, 또 어떤 목적이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 주었다.


그러나 중국 대사관의 이러한 노력은 오히려 베트남 사람들의 반발만 불러 왔고, 오히려 미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만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싱가포르의 ISEAS-Yusof Ishak Institute의 조사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사이공 함락과 연관시키려는 시도가 베트남 사이버 공간에서 거의 거론조차 되지 않았으며, 해리스 부통령의 방문에 대해서도 심지어 국영 언론들조차도 과거의 베트남전과 전혀 연계시키지도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


오히려 해리스 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하는 기간 동안 미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도 상당한 호감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의 닛케이는 “베트남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된 배경에는 지금 베트남 인구 1억여명 중 전후 세대가 3분의 2나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들은 미국에 아주 우호적이라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결국 미국의 소프트 파워 외교와 엉클 샘이 구현한 문화적 매력이 중국에 대해 승리를 거둔 셈”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중국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이미지는 너무나도 좋지 않다”는 것이 닛케이의 분석이다. 우선 중국하면 과거 베트남과 있었던 천년전쟁을 떠올린다. 심지어 과거 베트남 전쟁 당시에도 미국과 전쟁을 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중국과의 천년전쟁을 강조했을 정도여서 중국과는 원한이 너무 많은 관계로 이미지가 아예 형성되어 버린 것이다.


그 말은 “중국의 위협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은 언제든지 베트남을 공격해 올 수 있는 나라”라는 아주 부정적 이미지가 베트남 국민들에게 각인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도 남중국해의 베트남 해역을 심심찮게 위협하는 중국의 상황과 맞물리면서 베트남인들이 결코 중국을 믿지 아니하며 중국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러한 베트남 사람들의 인식을 완전히 무시해 왔었는데 최근들어 이러한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뒤늦게 매력 공세를 해 보지만 전혀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국의 안하무인 외교가 같은 공산당 지배국이면서 사회주의 국가이기도 한 베트남에서도 팽 당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미국과 유대관계를 높이는 베트남]


베트남은 그야말로 실용주의가 완전히 대세를 이루고 있다. 베트남을 지키기 위해 중국이 아닌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의 베트남 정부의 판단이다.


이러한 베트남 정부의 의지 때문에 미국은 과거 오바마 정부 때인 2016년부터 무기 금수를 전면 해제했으며, 미국은 2021년 6월 퇴역한 두 번째 해밀턴급(3050톤) 연안경비함을 인도했고, T-6 훈련기 구매를 허가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미 항공모함 칼빈슨함은 2018년 3월 베트남전쟁 종전 후 40년 만에 베트남 다낭에 기항했고, 2020년 3월에도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공모함이 다낭에 입항한 바 있다. 모두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는 의도라고 충분히 해석될 수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도 “미국은 남중국해에 계속적으로 주둔하면서 중국으로부터의 공격적 행동을 단호하게 방어할 것”이라면서 “베트남의 해양 안보 강화에 미국은 적극적인 지지를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은 군사적 지원 뿐만 아니라 베트남과 경제적 유대관계도 강회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그동안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중국’에서 탈피하면서 그 대체지역으로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이미 중국에 있던 상당수의 공장들이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에 호응해 외국인 투자를 금지하는 규정을 개정하고 품질, 효율성, 선진 기술 및 환경 보호 기준도 마련했다.


이미 지난 2013년에 미국과 베트남은 양국 관계를 포괄적인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이후로도 양국은 협력을 강화하면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다시 격상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미 그 단계를 지나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미국의 이러한 베트남 관계 진전에 발맞춰 일본도 중국 견제를 위한 베트남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시 일본 방위성 장관은 13일 베트남을 방문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방위 장비 이전 등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일본 군함의 베트남 기항도 추진하기로 하는 등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베트남을 방어하기 위한 노력에 함께 하기로 했다.


이렇게 중국의 일방적인 영토 야욕과 공격적 외교에 동남아 국가들도 이렇게 등을 돌리고 있으며 중국의 협박과 위협도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국의 외교는 완전 실패했고 날이 갈수록 고립되어 가고 있다. 그 배경에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자업자득’이라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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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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