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중국군함 4척이 알래스카 인근에 나타난 이유? - 美퍼거슨, "시진핑 오판으로 미중 충돌 가능성 높다" 경고 - 홍콩 명보, "미중간 충돌 가능성 매우 높기 때문에 예방조치해야" - 中, 군함 4척의 알래스카 항해 관련해 묵묵부답
  • 기사등록 2021-09-14 16:05:03
  • 수정 2021-09-15 13:07:35
기사수정



[중국 군함, 알래스카 인근 항해…"美도발 대응 조치" 주장]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함 4척이 알래스카 인근의 공해상에서 시위성 항해를 했다고 중국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Global Times)가 14일 보도해 화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미 국방부 산하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가 지난 8월 29일과 30일 유도 미사일 구축함 등 4척이 알래스카 알류샨 열도 부근의 미국 배타적 경제수역 안의 국제해역에서 항해했다는 사실을 공지했다”면서 이를 인용해 그렇게 보도한 것이다.


▲ 중국 군함 4척이 알래스카 해역까지 항해했다고 보도한 글로벌타임스


이번에 알래스카 인근을 항해한 군함들은 최신예 1만t급 대형 구축함인 055형 구축함 난창(南昌)함을 포함해 052D형 구축함 구이양(貴陽)함, 정찰함, 903A형 보급함 등 4척이다. 이중 055형 군함에 대해 중국은 구축함으로 분류하지만 미국은 순양함으로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들 함정들이 미 해군이 전 세계에서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와중에 소야해협(일본 홋카이도와 러시아 사할린 사이의 해협)을 지나 동쪽으로 이동했다”면서 “이러한 이동을 일본 방위성도 포착한 바 있다”고 지난 8월 26일 보도한 바 있다.


미군의 DVIDS에 따르면 중국 함정이 알래스카 인근을 항해할 때 미국 연안경비대 함정 베르톨프(Bertholf)와 킴볼(Kimball) 등 2척이 활동하고 있었으며, 양측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소통은 안전하게 진행되었고 구두 교신은 국제 기준에 부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군함의 알래스카 인근 항해에 대한 중국의 반응]


일단 중국의 함정들이 미국 코 앞인 알래스카 해역에 진입했다는 것에 대해 중국은 환호하는 분위기다.


중국 군사 전문가 웨이둥쉬(魏東旭)는 “이번 항해는 원양 작전 능력의 급속한 발전을 보여줬다”면서 “향후 중국 군함이 원양에서 더 자주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둥쉬는 이어 미국이 중국 근처에서 '항행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숱한 도발을 했는데 중국 전함이 자기 집 문 앞에 있는 것은 보기 불편할 수 있다"면서 "이는 미국의 패권 행동에 대한 대응 조치이자 신호"라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미군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작전이라는 명분으로 누비고 있는 것에 대한 중국식의 대응이라는 것이다.


지난 8일에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南沙·베트남명 쯔엉사·필리핀명 칼라얀) 군도 인근 해역에 미국 미사일 구축함 벤폴드가 진입해 중국이 즉각적으로 반발하면서 "미국은 남중국해 평화·안정의 최대 파괴자"라고 비난한 바 있었는데 이젠 중국이 미국의 코 앞까지 다가가 군사력을 과시했다는 의미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해군 함정이 알래스카 부근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은 아니다”면서 “지난 2005년에도 중국군 함정이 알류샨 열도 앞을 지나갔다”고 전했다.


[중국 군함들의 동정, 올렸다가 삭제한 미군]


한편, 미 국방부 산하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는 지난 12일 중국 군함들의 동정을 올렸다가 13일 월요일 돌연 삭제했다.


중국 인민해방군도 이들 군함들의 알래스카 항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특히 DVIDS가 중국인민해방군 소속의 군함 활동 내용을 돌연 삭제한 것에 대해 “글로벌타임스가 잘못된 정보를 보도했을 가능성도 있고, 아니면 미국의 코 앞인 알래스카까지 중국의 군함들이 진입한 것에 대해 미국의 체면을 구겼다고 생각해 DVIDS가 이 정보를 삭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군함들의 원정항해에 대해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미군의 판단에 의해 삭제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한 중국인민해방군 군함의 원정항해가 미국의 안보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착각, 군함4척 이동이 항행의 자유 작전 복수?]


그런데 중국 당국이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글로벌타임스의 보도대로 알래스카 인근 해역까지 중국인민해방군의 군함 4척이 항해를 했다고 해서 그것이 미군에 의해 진행되는 항행의 자유 작전에 대한 반격 시도이고, 이를 중국인민해방군의 원정해양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라 판단하는 것이다.


사실 중국의 국방력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해군일 것이다. 지금의 해군력으로는 남중국해를 방어하기도 급급하다.


중국은 지난 4월 10일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2주년을 맞아 하이난(海南) 싼야(三亞)에서 최신 전략 핵잠수함 등 3척의 신형 전함을 동시에 선보인 바 있다.


그런데 중국 해군이 자랑스럽게 선보인 Type 094형 창정 31 SSBN은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잠수함치고는 너무 구식이었다.


러시아 구형 델타-Ⅲ급 SSBN을 모방한 구형 설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창정 31함은 러시아 델타-Ⅲ급 SSBN보다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고 평가한 2류급 SSBN으로 평가된다.


작전능력도 높게 평가할 수준이 안된다고 판단한다. 지난 2015년에 북태평양 쿠릴 열도에서 동급의 Type 094형 SSBN이 수중작전을 실시한 적이 있는데 이 능력이라면 탑재된 JL(巨粮, 쥐랑)-2급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이 쿠릴 열도에서 발사되어야 미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상황 정도로 보면 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선보인 Type 075형 위썬(玉神)급 하이난 LHD도 아직 상륙기동헬기가 완성되지 않아 과거 수직식 상륙작전이 아닌 수평식 상륙작전만을 실시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수직 이착륙 전투기는 꿈도 꾸지 못한다. 그래서 충분한 작전 능력을 갖추고 완전가동에 돌입하기까지는 앞으로도 10년 정도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번에 알래스카 해역까지 항해를 하면서 글로벌타임스가 “중국 해군이 자랑하는 최신예 구축함”이라 자랑했던 Type 055형은 어떨까? 이번에 그곳까지 간 함정은 난창함이지만 지난 4월 진수한 것은 이보다 약간 더 개량된 다롄함이었다.


다롄함은 112기의 수직발사대를 탑재하여 함대공, 함대지, 함대함 미사일 등의 다양한 미사일을 갖춘 항모전투군 호위전력의 핵심으로 알려진다. 중국의 해군 전력에서 그나마 괜찮다고 평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4월, 중국 해군의 최신예 구축함이라는 난창(南昌)함까지 함께 움직인 랴오닝 항모전단이 미 해군의 머스틴함에 의해 대열도 흔들리고 아예 농락까지 당했다는 것은 중국 해군의 작전 능력이나 대응력, 그리고 방어력 등이 미군의 그것에 비해 한참 떨어진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군사전문가들은 “이들 전력들이 여전히 2류급 군사과학기술을 접목한 미 해군 모방형 전력으로서, 이들이 미 해군과 같은 원해(far sea)에서의 작전 완전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축적해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해군력으로, 특히 원양해군력이라 말할 수 있을 최소한의 능력도 전혀 갖추고 있지도 않으면서 알래스카 인근에 4척의 구축함을 보내놓고 이를 통해 미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고 주장하는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이 우습게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게 다 중국식 허세다. 중국식 체면문화가 능력도 안되는 크기나 숫자 과시용으로 나타나는 것이고, 채워줄 소프트웨어도 없으면서 일단 하드웨어만 엄청나게 과대포장하는 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러한 체면 문화 때문에 120년 전에 그 거대했던 청나라가 멸망했다는 것을 중국은 벌써 잊어버린 듯 하다.


[이 와중에 터져 나온 ‘미중간 무력충돌 가능성’]


이렇게 중국의 해군 구축함 4척이 알래스카 인근까지 항해를 하면서 중국 스스로 원정 해군력을 과시했다고 자랑하는 이 와중에 “중국과 서방의 해상 무력충돌 가능성이 냉전 때보다 크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군사 대화를 강화해야 한다”는 중국 전문가 진단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 미중간 충돌 가능성을 경고한 홍콩의 명보


홍콩에서 발행되는 명보(明報)는 13일, 저우보(周波)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 선임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과 유럽의 군함과 군용기가 대만해협, 남중국해, 동중국해에 자주 나타나고 합동 군사훈련도 펼치면서 중국을 도발하고 있는데,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를 추적·감시하고 있다"고 전제한 후 "양측이 무력충돌 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으며 그러한 위험은 미국과 소련 간 냉전 때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저우보 연구원은 이어 "이를 막기 위해 모든 당사자는 군사 대화를 강화하는 동시에 '해상 우발충돌 방지를 위한 행동규칙'(CUES) 등의 우발적 조우시 준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해상 우발충돌 방지를 위한 행동규칙'(CUES)이란 2014년 WPNS(서태평양 해군심포지엄) 본회의에서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싱가포르, 뉴질랜드, 베트남 등 아태지역 25개 국가가 만장일치로 비준한 해상규범을 말한다.


저우보 연구원은 또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 후 중국과 미국 간 지역안보 갈등과 관련된 위험은 주로 남중국해와 대만에 집중됐다”면서 “중국과 미국은 '항행의 자유'와 '평화적 사용', '합리적 이유' 등과 관련해 각기 다른 해석을 하고 있어서 언제든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저우 연구원은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중국과 미국 국방부가 위기 예방과 관리에 관한 화상 회의를 개최했다”면서 "위기의 개념이 그렇게 강조됐던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미국과 중국간의 충돌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는 의미다.


저우 연구원은 더불어 "중국과 미국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으로 우발적 조우에 관한 준칙 관련 해상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며 "인민해방군 해군이 미 해군과 국제 수역에서 더 자주 조우할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훈련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우 연구원은 그러면서도 “중국의 목표는 세계 일류 해군으로 도약하는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번 홍콩 명보의 보도대로 지금 미국과 중국간에는 언제든지 우발적인 충돌들이 일어날 소지가 다분하다. 그래서 지난 10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의 전화통화에 대해 백악관도 “두 정상은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양국의 책임을 논의했다”는 말을 한 것이다.


이는 미국 스스로도 어느 순간 누군가의 조작 실수나 조그마한 판단의 오류로 거대한 충돌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의 위기감이 지금 미국과 중국간에 팽팽하게 펼쳐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특히 중국의 대만을 향한 집중적 도발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이다. 특히 대만이 50년만에 유엔 재가입을 추진하고 있고, 오는 12월에는 미국이 주관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에 대만이 정식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일본도 “중국이 대만에 대한 위협이 갈수록 강화됨에 따라 충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 대응 준비에 돌입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8월 27일(현지시간) 보도하기도 한 것이다.


그뿐 아니다. 일본의 닛케이(NIKKEI)는 미 스탠포드대학의 퍼거슨(Niall Ferguson) 선임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큰 전쟁은 보통 침략자가 시간이 자기 편이 아니며 기다리는 것보다 빨리 행동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때 일어난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을 포기한 것을 미국이 해외 전쟁에 나서기를 꺼리는 것으로 중국이 해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시진핑 주석이 오판할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지난 10일 보도한 것이다.


그러면서 퍼거슨은 이런 경고를 했다.


“그동안의 역사는 시진핑이 대만을 공격할 것임을 말해 준다.”


지금 우리는 바로 이러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중국의 허장성세가 가져올 거대한 착각으로 인해 실제 미-중간 충돌 가능성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953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