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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섭일 칼럼] 아프간의 미군철수, 한국 외교 국제공조 회복 재촉 - 바이든, “드론-무인기공격으로 미군현지주둔 필요 없다” 선언. - 영-미-불 유럽 강대국 벌써 동해 등 한국근해 군사행동 시작 - 20년만의 무혈집권 탈레반, 여성차별정책 대명사 벗을까
  • 기사등록 2021-09-10 21: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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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Ashutosh Ranjan 트위터]


[다시 돌아온 탈레반]


2021년 8월15일 TV뉴스에 나타난 장면에 세계가 기절초풍했다. 20년전 아프가니스탄에서 쫓겨난 공개처형과 여성박해의 이슬람원리주의 정치세력 탈레반이 대통령궁집무실을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20년전의 탈레반이 아니라 새로운 탈레반이다”는 선언에 다시 놀랐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잔인한 이슬람 테러로 악명을 떨쳤던 탈레반이 미군이 철수한 그날 대통령궁을 점령하고 제1인자 몰라 아쿠훈자다가 승리의 축제를 선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완전히 변했다. 이슬람공화국은 상호존중과 선의를 기초로 화해하며 진심으로 우호관계를 이웃나라들, 지역의 국가들, 세계의 모든 나라들과 함께 추구할 것이다. 우리는 모든 여성들에게 12세부터 학교수업을 허용할 것이며, 공화국의 모든 여성들, 엔지니어들, 여의사들의 권리의 수호자가 될 것이다. 이슬람공화국은 여성교육의 권리를 수호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슬람 정치인들 특유의 빵모자와 더부룩한 수염의 얼굴에서 ‘말이 주는 신뢰’를 찾아볼 수가 없어고, 그러한 의구심은 지구촌을 지배했다. 20년전 탈레반이 과연 민주적 정치로 변할 것인가에 대해 그만큼 회의적이었다는 의미다.


그리고 탈레반은 9월 7일 ‘아프간 이슬람 토후국(Afganistan Islamic Emirate)’ 이름으로 1차 내각을 발표했다. 그러나 물라 무하마드 허선 아쿤두 총리대행의 내각에서 여성을 단 1명도 없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은 “앞으로 모든 통치는 신성한 샤리아(이슬람율법)에 따라 결정된다고 밝혔다.


[미군의 911테러주범 오사마 빈 라덴의 처단이 미국에 일말의 체면 세울 듯]


20년간의 아프간 전쟁에서 일패도지로 철수한 미군과 피난민의 탈출소동을 보면서 세계헌병 미국의 세계전략이 무너지고 있음을 절감한다는 탄식이 세계를 진동했다. 조 바이든 미대통령의 세계전략과 자유민주주의 패배라는 말들이 넘쳐났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변화하는 세계에서 아프간전쟁에서 철수가 정답“이란 연설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급격히 변화하는 세계전략을 대폭 수정한다는 연설이 국제사회의 새로운 관심을 끌었다. 제2의 한국전 흥남철수, 제3의 1975 사이공의 굴욕적 패배 다음 카불의 대패라는 국제여론의 비판이었지만 바이든은 이를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다.


사실상 바이든의 연설은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적응하려는 새로운 외교와 군사전략수립 노력의 결과로 읽힌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미래를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년전 부시대통령이 뉴욕 쌍둥이빌딩에 대한 이스람국가(IS)의 무자비한 항공태러에 대한 보복으로 불시에 시작한 아프간전쟁은 애당초 승산이 없는 반테러전쟁이었다.


미국은 뉴욕의 쌍둥이빌딩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찾아내 미국의 특공대를 파견해 일거에 처단한 것이 약간의 위안이 될 수도 있다. 부시, 오바마, 트럼프 다음의 4번째 대통령 바이든이 모든 패배의 굴욕을 덮어썼지만 탈레반과의 전쟁수렁에서 나온 것만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볼 수도 있다. 이제 G2로 부상해 남중국해 해상항해를 방해하는 중국공산당 시진핑의 독주와 북한 김정은의 핵문제 해결에 따라 바이든의 전략적 선택은 재평가 받게 될 것이다.


[20년간 아프간정부군 6만6천, 탈래반 5만1천, 미군 2448 희생]


아프간전쟁 20년은 미국이 아프간을 조속히 민주국가로 만들어 자립시킨 후, 퇴장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키운 아프간정부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미군철수 직전 도주해버려 무정부상태가 됨으로서 탈레반이 무혈점령해버렸다. 이로 인해 카불공항은 주민탈출의 아수라장으로 변해 되었다. 미군수송기를 타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어 아비규환의 도가니에 빠지고 만 것이다. 탈레반군이 아프간을 접수함으로서 철수만기일인 8월31일까지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탈출난민의 아수라장이 되었다.


아프간전쟁 희생자는 아프간 정부군 6만 6000명, 탈레반군 5만1191명, 미군 2448명, 미군직원 3846명 나토동맹군 1144명, 유엔 등 국제기구요원 444명 언론인 72명, 아프간 민간인 4만7천245명으로 집계되었다. 그만큼 희생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20년전 탈레반시대는 특히 여성에 대한 무자비한 인권탄압과 공개처형으로 국제적 비난을 받았다. 그래서 탈레반이 카불을 접수하자 여성들이 모두 숨어버리는 기현상을 보인 것이다. 탈레반은 특히 여성을 인간취급을 하지 않고 교육기회를 박탈하는 여성지옥으로 만들어 세계를 격분시켰다.

탈레반 간부는 첫 기자회견에서 “여성에게도 모든 권리와 교육기회를 준다”고 선언하가는 했지만 과연 그대로 이뤄질지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다. 탈레반은 또한 인권문제를 존중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가 계속 나왔다.


이와 관련해 톨로 뉴스방송의 여성앵커 아르간드는 탈레반간부와 가진 인터뷰내용을 8월 2일 로이터통신에게 공개했다. 그는 “탈레반이 방송경영진에게 ‘모든 여성직원에게 히잡을 쓰게 하라, 여성앵커는 그만두게 하라”고 명령하고 “모든 언론사에게 탈레반통치에 관한 보도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또한 “탈레반이 언론자유를 주고 여성이 교육을 받고 노동할 수 있게 배려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아르간드는 탈레반측 언론담당간부 압둘하크 헤마드와 대면회견도 가졌다. 5m도 안 되는 가까운 자리에서 마주하고 인터뷰했는데, 여성인권탄압의 대명사로 불리는 탈레반정권에서는 상상도 못한 일이며, 이는 탈레반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인식을 주기위한 계획된 이미지 쇼로 보여졌다.


그럼에도 앵커는 “탈레반이 오는 것을 보고 자제력을 잃었다”면서 “머리카락을 완전히 가리고 신체부위가 드러나지 않았는지 확인한 뒤 질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20년 전과는 다른 탈레반의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프간 국민 누구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터뷰를 했던 앵커는 파키스탄의 여성운동가이며 최연소 노벨상수상자인 마랄라 유사푸자이의 도움을 받아 아프간을 탈출하여 카타르의 도하에 피신하고 있다. 아프간국민은 탈레반의 탄압과 투옥, 처형의 지옥을 경험했기 때문에 모두 공포에 떠는 것은 확실하다.


[한국에 건너온 377명의 아프간난민]


탈레반은 지금 이슬람살인자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고 있다. 그럼에도 인권을 존중하라는 탈레반의 독재반대시위가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수도와 지방도시에서 여성의 인권과 직업을 보장하라는 여성시위도 펼쳐졌다. 이러한 아프간 국민의 행동은 결국 탈레반이 과거 암흑의 지배방식에 저항하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미국과 종전협상을 통한 합의에 따라 미군의 철수와 탈레반의 무혈입성의 배경을 이해하는 국민의 모습이 과거와 다른 점이 약간 안도감을 준다는 것이다.


지난 8월 30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되어 아프간 탈출시민 출국보장을 위한 결의안이 채택되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월 28일 이라크의 바그다드에서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지부 호라산의 카블 공항테러의 후속조치와 난민출국을 위한 정상회담에 참석한 다음, 탈레반과 비밀회의를 가졌다. 마크롱은 탈레반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카타르의 도하와 카불공항과의 공중통로를 여는데 성공했다.


특히 마크롱은 카불공항을 안전지대로 설정하기 위한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영국과 공동으로 제출했다. 그리고 유엔안보리는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의 안전출국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8월30일 채택됐다. 미국-탈레반 탈출시한이 지난 후에도 아프간인의 탈출을 허용하라“는 조항도 채택되었다. ”특히 인도주의적 구호의 접근을 허용하고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인권을 준수하라“는 조항도 들어갔다. 그러나 유엔이 통제하는 안전지대의 카불공항 설치는 빠져 마크롱의 탈레반과 회담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나토에 대한 거부감을 표하며 안보리결의안을 기권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크롱은 카타르의 도하와 카불공항간 공중안전통로 확보에 성공했다. 프랑스는 나토차원에서 아프간전쟁 초기 동맹군을 파견했으나, 5년 전 주둔군을 축소시켰고 ㅈ;닌 8월 17일 2834명을(프랑스인 142명, 유럽인 17명, 아프간인 2700명) 15대의 민간항공기로 일찍 피난시켰다.


8월 26일에는 한국에도 377명의 아프간 난민이 3대의 군수송기로 아프간을 탈출해 입국했다. 이들은 아프간주재 한국대사관 종사자,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에서 근무한 현지인으로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체류자격을 받았다. 이중 230명이 미성년자이다. 이들은 진천시민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이들은 안전하고도 위험을 피해 탈출성공한 행운의 난민이다.


카불공항에서 비행기에 어린아이를 내보내기 위해 공항담장 밖에서 젖먹이들을 철망위로 미군에게 던져 받으면 엄마아빠가 안도의 한숨을 쉬는 비극적 장면이 날마다 계속될 정도로 탈출이 하늘의 별따기였는데 한국탈출 아프간인은 검문 한번 받지 않고 무사탈출에 성공헀으니, 현지 한국외교의 노력의 결과라 할 것이다.


[바이든의 새 전략, 지상군주둔폐지 드론의 무인공격전략 대전환]


일부 국제언론은 아프간 다음차례는 대만, 한국, 유럽이라고 보도하기도 한다. 미군철수 가능성도 제기되자 미 국무부가 ‘한국과 유럽에서 철수는 없다’고 성명을 냈다.


그리고 바이든은 8월31일 아프간에서 17일간 12만명의 미군 및 관련인들의 철수완료를 선언했다. 또한 앞으로 미국지상군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세상이 바뀌었다. 미국의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군사기술덕분에 병력주둔 없이 테러대응이 가능하다. 이제 지상전이 필요없다. 오버더 호라이즌(드론등 무인기)공격으로 지상군 없이 임무수행을 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앞으로 미국은 저상군 대신 드론을 보내 폭격만으로 테러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카불공항의 이스람국가(IS)의 폭탄테러의 주범들을 드론공격으로 2명을 사살해 미국의 드론 전쟁실험은 일단 성공했다. 그의 세계전략 변화는 한국 등의 미군 주둔에도 변화가 불가피함을 보여준다. 더불어 아프간전쟁 종식으로 미국의 군사개입이 유로-아시아지역에 집중되면서 지역방어중심으로 세계 헌병 역할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 아프간을 접수한 탈레반의 국가경영 경험 부족과 이슬람 원리주의 구태통치 우려로 주민의 저항운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기존 정부군의 저항으로 내전이 표출되어 탈레반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특히 “변했다”는 탈레반의 선언과 달리 20년 전의 반인권적 여성탄압 등 반인도적 지배를 재현한다면 아프간문제는 국제사회의 두통거리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프간 문제는 미군철수가 문제해결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의 시작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바이든의 세계안보전략 변화는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패권경쟁이 치열하게 부상하고 있으며, 바이든의 급선무는 북한 핵문제이다. 북중관계가 북핵문제에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미중패권경쟁과 맞물려 장기화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김정은의 탄도미사일이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어 영토타격이 가능함으로 바이든의 해법이 주목되는 것이다.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한영변의 핵시설재가동 경고는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영변핵시설 재가동은 핵물질생산, 핵무기의 추가재조와 직결되는 중대사안으로 2018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도 위반된다.


[북한 영변핵시설 재가동, 한국정부 대북정책 국제공조 전환 필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국회에서 7일 영변핵시설 재가동이 남북합의위반이 아니라고 밝혀 큰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정부의 북한 감싸기는 세계적으로 불안과 우려를 낳고 있지만, 북한핵활동이 전면적으로 유엔안보리와 IAEA결의안 위반으로 유엔의 대북제재에 직접 연관되어 있다. 유럽도 김정은 핵폭탄의 사정안에 들어감으로 매우 민감하다. 영국의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이 최근 동해에서 우리해군과 최근 해양훈련을 감행한 것은 북핵대응을 위한 군사훈련임이 확실하다.


앞으로 북핵문제는 바이든과 미영불독 등 유럽강대국의 집중조명과 해결압력을 받을 것이 확실시 된다. 최종건 외무차관의 북한 감싸기가 그래서 국제적 파장이 더욱 큰 것이다.


앞으로 북핵문제과 아울러 대북정책에 있어 미국과, EU 특히 미영불 강대국들과의 국제공조가 필수적이다. 문재인정부의 ‘남북우리끼리’의 ‘종북적 외교’를 안팎으로 시급히 지양해 국제공조를 회복해야 할 이유를 아프간사태가 경고해주고 있다. (계속)


*필자: 주섭일 (언론인, 전 중앙일보 국제문제대기자, 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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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학 박사
    전 중앙일보 파리특파원-국제문제대기자

    저서: 사회민주주의의 길(사회와 연대, 2008) 등
    프랑스의 나치협력자 청산 (사회와 연대, 2017)
    특파원이 추적힌 북한 핵(사회와 연대, 2016)
    한반도 통일대박과 1990 독일통일 (사회와 연대, 2014)
    북의 3대 세습과 평양의 봄(사회와 연대, 2011)
    정치변화와 사회민주주의 (사회와 연대, 2002)
    김정일과 부시의 대타협(두리미디어, 2008)
    새정치와 이원적 민주주의 (사회와 연대, 2012)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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