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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국에서 가짜 SNS로 여론조작하다 딱걸린 중국 - 中, 수천개 가짜 SNS계정으로 시위선동 및 코로나 19 여론조작 - 시진핑이 중시하는 선전선동, ‘SNS 홍위병’으로 발전 -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 방식을 그대로 차용해 여론조작 시도
  • 기사등록 2021-09-10 13:35:49
  • 수정 2024-02-16 19: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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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가짜 SNS 계정으로 미국내 여론조작을 시도했다고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 9월 8일자


[SNS 가짜계정 수천개로 미국서 시위선동한 중국]


중국 정부가 배후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SNS계정들이 미국에서 아시아계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선동하고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중국 기원설 등에 반대하는 여론 조성에 활용되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이 SNS 계정들이 차명으로 만들어진 가짜 계정이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이른바 ‘SNS 홍위병’을 동원해 중국에 불리한 글로벌 여론을 의도적으로 바꾸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 시간) 미국의 사이버보안업체 맨디언트와 구글이 펴낸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WSJ은 특히 “중국 정부 당국이 관여된 것으로 보이는 수천개의 가짜 계정들이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 10여 개 SNS 네트워크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상대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거리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고 전했다.


또한 WSJ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중국 기원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발원되었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게시하거나 이를 대대적으로 퍼뜨리는가 하면, 미국에서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거짓 정보도 확산시킨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WSJ이 인용한 이 보고서에서는 지난 4월 24일 뉴욕시에서 예정된 집회를 겨냥해 이들 가짜 계정들이 총동원되어 “코로나19가 중국의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가설에 맞서 싸우라”고 부추겼다는 사실도 폭로됐다.


이뿐 아니다. 코로나 19와 관련하여 지난달 중국 언론 매체들이 존재하지도 않는 `윌슨 에드워즈`라는 이름의 스위스 생물학자를 소개하며 "미국이 코로나19를 정치화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이또한 일단 가짜 SNS계정을 통해 이 뉴스를 전파한 다음 이를 다시 중국의 언론들이 인용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조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중국의 활동과 관련해 허위 정보 차단 활동을 하는 비영리 기관인 ‘정보 복원력 센터’도 최근 350개 이상의 가짜 계정이 중국의 영향력 강화를 위해 중국을 치켜세우고 서구권을 깎아내리는 활동을 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미국을 향한 중국의 공격은 단순한 악의를 넘어 하나의 사이버 공격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CNN은 이러한 중국의 행위를 사이버 스파이 활동이라고 비판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중국은 은밀한 수단으로 글로벌 내러티브를 형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연루된 이들 가짜 계정은 지난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를 방해하는 활동에도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고 사이버 안보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WSJ은 보도했다.


또한 WSJ은 “이 계정들이 영어와 중국어뿐만 아니라 러시아어 독일어 스페인어 한국어 일본어 등으로도 작성해 미국인들을 표적으로 여론조작을 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WSJ은 “맨디언트와 구글은 이러한 가짜 계정들이 중국 정부와 직접 연결되었다고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작업에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중국의 정부 기관 또는 정부기관을 우회하는 제3의 단체 또는 업체를 통해서든 중국 정부의 후원자가 지원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


CNN 또한 이번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당국자들은 이번 작전이 중국 정부와 관련이 있다고 믿고 있다"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은 문제가 된 이들 가짜 계정들을 정지시킨 상태다.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 방식을 그대로 차용한 중국]


흥미로운 것은 WSJ이 맨디언트와 구글이 펴낸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이런 계정들의 활동이 2016년 미 대선을 앞두고 사회 분열을 조장한 러시아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는 점이다.


특히 존 헐트퀴스트 맨디언트 부사장은 “그들은 크렘린의 교과서를 그대로 베꼈다”고 했다.


물론 러시아 당국은 부인했지만 미국 정보기관과 전 특별검사 로버트 뮬러, 상원 정보위원회의 초당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 인터넷 당국이 개입하여 가짜 SNS 계정으로 미국 정치 담론에 분열적인 허위 정보를 주입하고 전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미국내 사회 분열과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들을 조작하고 전파했다는 것이다.


WSJ의 2017년 분석 보도에 따르면 적어도 60개의 집회, 시위, 행진들이 러시아 당국이 배후에 있는 페이스북 등 SNS 계정들에 의해 영향을 받았으며 이들 집회에 자금 지원까지 한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맨디언트와 구글의 보고서는 중국이 최근 가짜 SNS 계정을 활용한 작업들이 지난 2016년의 러시아 사례와 너무나도 흡사하다는 것이다.


[이미 가짜 SNS계정으로 여론조작을 해 왔던 중국]


사실 중국이 가짜 SNS 계정으로 여론조작을 해 오다가 들통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AP통신과 영국 옥스퍼드대 인터넷 인스티튜트(OII)가 공동으로 “중국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가짜계정들을 만들어 관영 매체와 외교관들의 트윗을 재빨리 공유해 퍼뜨리는 ‘트윗 부대’를 운영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중국에 우호적인 주장에 동조하는 이가 많은 것처럼 호도하고, 온라인상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특히 “중국 국영매체와 외교관이 차명으로 만들어 관리하는 트위터 계정이 최소 449개”라면서 “이 계정들이 8개월 동안 95만 건 가까운 게시물을 올리면서 중국 정부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했다”고 밝혔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중국 외교관 75%가 최근 2년 사이 트위터에 계정을 만들었을 정도로 활발한 온라인 홍보 활동을 펴고 있는데, 특히 이들은 이러한 SNS 계정을 통해 ‘늑대전사’(전랑)로 불리며 중국의 힘을 과시하는 강경 발언을 상대를 가리지 않고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외교관들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 사이 트위터에 총 20만1382건의 트윗을 올렸는데, 이는 하루 평균 778건의 트윗을 게시한 셈이다. 이들은 또한 페이스북에도 총 3만4041건의 글을 올렸다.


이렇게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기록들이 나온 것은 이들 계정들이 말로는 중국 외교관 계정이지만 실질적으로 가짜 계정으로 운영되는 트윗 부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실제로 AP통신과 OII는 중국 류샤오밍 당시 영국 주재 대사(현재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트위터에 올린 글이 어떻게 확산했는지 분석해 사례로 제시했다.


일단 류 대사와 영국주재 중국대사관이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 가짜계정 62개로 구성된 ‘트윗 부대’가 즉각 이를 퍼뜨리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작년 4월과 8월 중 닷새간 몇 분 간격으로 생성된 이 계정들은 류 대사가 올린 게시물을 총 1만8784회 리트윗했는데 이는 전체 리트윗 횟수의 44%나 됐다. 또 같은 기간 영국주재 중국대사관 게시물의 리트윗의 33%(931회)가 ‘트윗 부대’ 계정들이 한 것이었다. ‘트윗 부대’ 소속 한 계정이 외교관 게시물을 리트윗하면 다른 계정이 60초 내에 따라서 리트윗하는 때도 빈번했던 것으로도 파악됐다.


AP통신과 OII는 “중국이 이런 식으로 여론조작을 하다 트위터 운영정책에 위반되어 정지된 계정만 무려 2만 6879개나 된다”는 점도 밝혔다. 이들 계정들은 정지되기 전까지 무려 20만회나 리트윗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를 휩쓰는 ‘랜선 홍위병’들]


중국이 SNS를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는 방식은 교묘하게도 SNS의 알고리즘을 역이용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SNS 알고리즘은 인기 있는 게시글을 많은 이용자들에게 노출시켜 더 큰 인기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게 되는데, 트위터의 경우 게시글이 받은 좋아요와 리트윗 개수 등을 인기의 척도로 삼고 있다. 당연히 ‘좋아요’와 ‘리트윗’을 많이 기록한 게시글일수록 실제 이용자들에게 자동으로 추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바로 그러한 여론 조작 작업에 중국의 외교관들의 SNS가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그들이 정점이 되고 여기에 랜선 홍위병들이 달라붙어 중국 공산당의 메시지를 증폭시키고 해당국의 여론을 중국에 유리하도록 조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또한 홍콩, 신장 위구르 등에 대한 자신들의 반(反)민주적 행위를 정당화할 선전 매체로, 또한 코로나 19과 관련하여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도구로 SNS를 선택했다.


중국의 랜선 홍위병들은 이러한 정치적 여론조작 뿐만 아니라 상업적 여론조작에도 뛰어들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쇼핑 사이트 목록에서 중국에 기반을 둔 주요 전자제품 업체의 제품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5월 12일 보도한 바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놀랍게도 “중국의 랜선 홍위병들이 가짜 SNS 계정을 이용해 가짜 리뷰를 올리다가 들통났기 때문”이다.


SCMP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마존 목록에서 사라진 제품은 중국 상장사의 소형가전이나 이어폰, USB충전기 등인데 이 중 중국 브랜드 ‘어키’의 경우 전체 매출의 4분의 3을 아마존에서 창출해 왔는데 그 배경에 바로 가짜 리뷰가 영향을 미친 탓”이라는 것이다.


SCMP는 “중국 제품 업체들의 ‘의심스러운 행동’으로 아마존에서 판매를 차단한 것”으로 해석했다.


[시진핑이 중시하는 선전선동, ‘SNS 홍위병’으로 발전]


중국에서 선전선동을 주도하는 조직이 바로 중앙선전부다. 이 중앙선전부가 중국 내 모든 신문과 방송은 물론이고 출판물, 영화, 인터넷 등 모든 매체를 감시하며 이를 전파하는 역할을 맡는다.


결국 중국 공산당의 핵심 역할을 중앙선전부가 맡고 있다는 의미다. 시진핑 주석의 아버지인 시중쉰(習仲勳)도 중앙선전부 부장(장관)을 지냈다. 그러니 시 주석이 선전선동의 중요성을 더 절감했을 수 있다.


그래서였을까? 시진핑 주석은 지난 6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중국의 이미지와 국력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업무를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다시말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선전선동을 강화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지난 2018년 주요 관영 매체들을 통합해 세계 각국에 중국의 이데올로기를 적극적으로 전파할 ‘중국의 소리’ 방송을 출범시켰지만 그러한 조직에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자한다고 해서 그러한 매체에 세계인들이 귀를 기울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자신들의 매체를 키우기보다 서방세계의 매체들과 SNS를 역이용하는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서방세계의 메이저 언론들에는 기사성 광고를 통해 여론을 조작하려 하고 또한 SNS를 이용해 중국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사성 광고도 서방세계의 강력한 규탄여론 때문에 잠잠해졌고, SNS 플랫폼을 활용해 가짜 여론을 조성하려다 이번에 또 들통이 난 것이다.


반중매체인 대기원시보(大紀元時報)는 지난 3월 30일 ‘정치전(Political Warfare): 싸우지 않고 승리하기 위한 중국의 전략’ 책 저자인 케리 거샤넥(Kerry Gershaneck)의 말을 인용해 중국 공산당이 자유세계와의 전면전에서 사용하고 있는 무기로 “선전, 검열, 허위 정보 유포, 스파이 행위, 갈취, 뇌물, 성적 유혹, 강요, 암살, 납치, 물리적 공격, 조직 폭력, 사이버 공격, 악의적 영향력 행사” 등을 들었다.


중국은 지금 바로 이러한 무기를 통해 글로벌 선전선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이 이제 중국의 책략을 눈치채고 강력한 대응을 하면서 중국의 전략도 급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지금이라도 중국의 실체를 바로 알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당하지 않는다. 중국의 ‘랜선 홍위병’들은 지금도 대한민국에서 암약중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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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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