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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연예계 초토화, 광풍의 끝은 어디인가? - 중국의 홍색정풍운동, 한국 연예인에도 불똥 - 마오쩌둥시대의 문화대혁명 때로 되돌리려는 중국, 결국 실패할 것 - 시진핑의 강력한 억압정책, 훗날 중국권력으로도 반동 막을 수 없을 것
  • 기사등록 2021-09-07 12:30:38
  • 수정 2021-09-07 15: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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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예계 대대적인 정풍운동]


중국 연예계가 완전 초토화됐다. 아예 그 싹을 완전히 말려버릴 듯 중국 공산당의 칼날이 무섭다.


중국 공산당 당국이 연예계에 대한 고강도 규제를 발표한 가운데 '여성스러운 남자 아이돌'에도 퇴출령을 내린데 이어 이젠 외국 국적 연예인을 비롯해 외국 연예인들의 팬클럽까지 무지막지하게 단속하면서 중국 연예계가 완전히 암흑기로 접어들고 있다.


5일, 대만의 자유시보 등은 중국 당국의 홍색 정풍운동이 우선적으로 외국 국적의 연예인들을 향해 칼날을 휘두르게 될 것이며 여기에 해당하는 이들로 황비홍’ ‘동방불패’ 등으로 유명한 액션 배우 이연걸(李連杰·리롄제)과 디즈니 ‘뮬란’의 주인공 유역비(劉亦菲·류이페이)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1963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나 1997년 미국으로 국적을 바꿨다가 2009년 싱가포르로 국적을 변경한 이연걸에 대해서는 중국에서 연예인 관련 폭로로 유명한 저우궈강(周國剛) 감독이 “빨리 도망가라”는 조언을 했다는 홍콩매체 ‘홍콩01’의 보도까지 이어지면서 뒤숭숭한 상황이다. 현재 그의 가족은 거처를 싱가포르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태어난 유역비는 열 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뉴욕에서 중학교를 다니다 배우가 되기 위해 중국으로 돌아온 그는 2019년 8월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소셜미디어에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는 글을 올리면서 대표적인 ‘친중파’ 연예인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 퇴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또한 셰팅펑(謝霆鋒·사정봉, 영어명 니콜라스 제), 장톄린(張鐵林), 웨이웨이(韋唯), 쑨옌쯔(孫燕姿), 대만의 왕왕리훙(王力宏), 판웨이보(潘瑋柏), 자오유팅(趙又廷) 등 9명의 중화권 스타들도 대거 리스트에 포함됐는데, 이들의 국적은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싱가포르 등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소식의 사실 여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대만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대만 언론들은 이어 “중국 방송규제기구인 국가광전총국이 외국 국적 연예인에 대한 ‘국적제한령’을 추진하고 있다”며 “곧 이들에 대한 규제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외국 국적의 연예인을 중국 무대에서 다시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 모두 이전과 같은 고액의 출연료를 받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이러한 분위기 떄문에 외국 국적을 포기하는 연예인도 나오고 있다. 외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퇴출 대상으로 거론되는 홍콩 스타 셰팅펑(謝霆鋒·사정봉)은 결국 캐나다 국적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5일 중국중앙방송(CCTV) 인터뷰에서 "나는 홍콩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본래 중국인"이라면서 "사실 이미 캐나다 국적 이탈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1980년 홍콩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에 이민 갔다가 다시 홍콩으로 돌아왔다.


배우 장바이즈(張柏芝·장백지)의 전 남편이자 가수 왕페이(王菲)의 연인이기도 한 그는 1996년 가수로 연예 업계에 뛰어들었으며 1998년 영화로도 데뷔했다. 2014년부터는 TV 음식 프로그램의 셰프로도 인기를 끌었다.


그의 캐나다 국적 포기 소식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 4억건의 높은 조회 수를 올렸다.


[홍콩까지 번진 홍색정풍운동]


중국의 홍색 정풍운동은 홍콩에까지 번지고 있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연예인이자 인기 가수인 데니스 호(44)의 콘서트가 홍콩의 친중 매체인 대공보와 문화보 등이 그를 비판한 직후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콘서트 장소였던 홍콩아트센터가 일방적으로 대관을 취소하면서 무산됐다.


1일 홍콩 공영방송 RTHK 등에 따르면 홍콩아트센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센터 운영 규정 22항을 인용, 호의 콘서트 대관을 취소하며 예약금을 반환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범죄인 송환법 반대 시위에 적극 참여한 바 있는 데니스 호는 그해 7월에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홍콩의 민주주의와 인권이 중국 중앙정부에 의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중국을 회원국에서 퇴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앞서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에 참여했으며, 이후 중국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 BTS의 지민을 향한 중국의 팬들이 제주항공 기체에 한 광고 [사진=BTS 지민 웨이보]


[중국의 홍색정풍운동, 한국 연예인에도 불똥]


중국 공산당 당국이 주도하는 홍색 정풍 운동으로 인해 한국의 연예계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우선 중국 공산당 중앙 인터넷 안전 정보화 위원회 판공실이 지난 8월 27일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 방안에는 미성년자가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을 금지하고, 연예인 팬클럽끼리 온라인에서 욕을 하거나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싸우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가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 21개에 대해 활동 정지 조치를 취했다”고 6일 펑파이(澎湃) 등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웨이보는 “비이성적으로 스타를 추종하고 응원하는 내용을 전파했다”는 이유로 “그룹 방탄소년단(BTS), NCT, 엑소의 팬클럽 계정과, 아이유 팬클럽, 소녀시대 출신 태연, 아이즈원 출신 장원영, 블랙핑크 리사·로제 등의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에 대해 30일간 정지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룹 트와이스의 대만인 멤버 쯔위(周子瑜)의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팬클럽이 팬클럽 명칭 등을 바꾸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대만의 자유시보 등이 5일 보도했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도 중국 공산당 당국의 홍색정풍 대상에 올랐다. 특히 팔로워가 100만명이 넘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중국 팬들이 돈을 모아 항공기, 유력 해외 매체 등에 광고를 진행했다가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인 웨이보 계정(@朴智旻JIMIN_JMC)이 정지된 것이다.


지난 5일 중국 관찰자망은 “지민의 얼굴과 생일 축하 문구로 뒤덮인 제주항공 비행기 1대가 4일부터 한국에서 운항을 시작했다”면서 “이는 중국의 지민 팬클럽이 지민의 26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한 광고 이벤트였다”고 보도했다.


해당 제주항공기는 3개월간 운항하며, 탑승권과 기내 종이컵에도 생일 축하 광고가 실리게 된다.


이외에도 BTS 지민의 팬들은 지민의 생일 당일인 10월 13일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더타임스에 광고를 실을 예정으로 있다.


BTS 지민의 팬들은 지난 4월부터 지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포털 바이두를 통해 모금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 모금액은 3분 만에 100만 위안(1억8000만원)을 돌파했고, 1시간 만에 230만 위안(약 4억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지민의 생일 이벤트가 문제가 되면서 지민 팬클럽 계정을 60일 간 정지 처리했고, 생일 이벤트와 관련한 게시물도 삭제했다. 그러면서 "비이성적인 스타 추종 행위를 단호히 반대하고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민 팬클럽의 계정 이름은 '지민 바(Bar)'였으나 전날 당국의 규제에 따라 '지민 JMC'로 바뀌었다. 중국은 팬클럽 이름에서 모임을 뜻하는 '바'를 삭제하도록 한 바 있다. 현재 지민 팬들의 웨이보 계정은 '규정 위반으로 이 이용자 계정은 정지 상태'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에 대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중국 당국의 이러한 조치는 K-POP업계의 중국 진출에 불확실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어 “현재 전 세계 K-POP 팬들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는 않기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는 별다른 여파를 미치지는 않을 것이지만 앞으로의 영향력 확대에는 나쁜 소식”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홍색 정풍운동, 앞으로 어떻게 될까?]


중국 당국이 분배를 강화하는 '공동부유'(共同富裕)를 내세우고 시진핑 국가 주석의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를 통한 사상통제를 강조하면서 갈수록 확대되는 홍색정풍 운동은 중국의 대중문화를 완전히 마오쩌둥 시대의 문화대혁명 시기로 되돌리는 듯하다.


중국은 이미 연예인 인기 차트 발표를 금지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팬들을 상대로 유료 투표를 할 수 없도록 막는가 하면, 중국 최대 음원사이트인 QQ뮤직에서 음원을 중복으로 구매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 또 연예인을 위해 모금을 하는 팬클럽은 해산되며, 미성년자가 연예인을 위해 돈 쓰는 것이 금지된다. '냥파오(여성스러운 남자 아이돌)'에 대해서도 전통적 남성상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규제를 강화했다.


여기에 고액의 출연료에다 대중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연예인이 사정 칼날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관영매체는 팬덤이 중국 사회를 분열시키는 해외 세력에 이용될 수 있다며 경계감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선이(沈逸) 푸단대학 국제관계공공사무학원 교수는 "이런 갈등은 팬덤의 혼란을 이용해 중국 사회를 분열시키려는 나쁜 의도를 가진 외부 세력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청소년들의 사상교육과 함께 해외의 연예인들에 대한 무분별한 팬클럽 활동이 중국공산당의 미래를 좀먹고 나라를 흔들 수도 있다고 판단해 이러한 홍색 정풍운동을 벌인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서슬퍼런 중국 당국의 홍색정풍운동으로 중국내에서 그동안 젊은 세대들의 마음 속 깊이 자리잡은 팬클럽 문화를 사라지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히 사상의 자유가 막혀 있는 중국에서 연예인들을 향한 팬클럽 문화는 어찌보면 현실의 도피처이자 이미 그들만의 삶의 방식으로 굳어져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권력의 힘으로 억압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결코 아니다. 그 쉬운 예를 우리는 북한에서 볼 수 있다. 북한은 아예 한국의 K-POP을 포함한 한류 문화의 유입을 원천 차단했지만 그런 북한에서도 한류는 이미 MZ세대의 마음을 휘어 잡았다. 그 세대들을 아무리 통제한다고 해서 차단될 일이 아니라는 것은 북한의 사례가 이미 입증해 준다.


그런데 이미 K-POP을 포함해 젊은이들만의 대중문화에 익숙해진 중국의 MZ세대에게서 이런저런 방법으로 그러한 문화를 차단하고 문화대혁명 당시의 젊은 세대의 홍위병 마인드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자가당착이고 엄청난 착각이다.


중국 당국이 중국의 MZ세대들을 억압하면 할수록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그들의 젊음을 표출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젊은 세대들의 문화가 지하로 숨어들게 될 것이다. 아마도 중국 공산당 당국의 이번 조치로 중국의 TV 등에서 그동안의 연예인들에 의한 문화는 사라질 것이고 이른 바 ‘국뽕’을 기대하는 프로그램들이 판을 칠 것이다.


그러나 이미 그들만의 문화에 흠뻑 심취해 있는 중국의 MZ세대들은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또다른 그들의 세계를 구축해 갈 것이다.


벌써 그런 움직임들이 보인다. 중국의 관찰자망이라는 매체는 중국의 팬덤이 온라인에서 '모금(集資·지즈)'이라는 용어를 피하고 대신 이 단어의 병음 앞 글자를 딴 'JZ'를 사용한다고 전했다.


중국내에서 이런 식으로 당국의 규제를 회피해 나갈 방법은 수없이 많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중국 당국의 길과는 다른 방향에서 자신들만의 문화를 찾는 이들이 과연 시진핑의 공산당 노선을 추종할 것이라 보는가?


이미 한국에서도 경험을 했지만, 이들은 갈수록 중국에 저항하는 세력으로 성장해 갈 것이다. 시진핑의 강력한 억압정책이 이들을 용수철 누르듯이 압박하겠지만 훗날 그 용수철의 반동력은 중국의 권력으로도 제압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다는 것을 그들은 모르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이렇게 우매한 판단을 하는가? 공산당 간부들 자체가 진정한 자유를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터널비전을 가진 그들이 중국의 젊은 세대들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그래서 중국 공산당은 미래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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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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