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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아프간에서의 미군철수 후, 심각한 고민에 빠진 중국 - 미군의 아프간 주둔으로 엄청난 덕 봤던 중국, 이젠 정반대 - 아프간내 중국인의 안전보장은 확신할 수 없는 상황 - 미군이 도맡았던 아프간 문제들, 중국이 다 떠 안아야 할 판
  • 기사등록 2021-09-04 21:46:35
  • 수정 2021-09-05 08: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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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에서의 미군 철수, 고민에 빠진 중국]


아프간에서 미군이 완전 철수한 후 중국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문제는 중국이 아프간의 탈레반 때문에 우려하는 사항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아프간에서의 미군 철수로 인해 중국은 결코 웃지 못할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먼저 중국에게 고민거리로 떠오르는 것이 미국의 대 중국 결전 선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대국민 연설에서 “아프간 전쟁은 이제 끝났다”고 선언하면서 아프간에서의 철군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이 있다. 세계는 변하고 있고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러시아와는 사이버 공격이나 핵무기를 두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무엇보다 바라는 것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10년 더 수렁에 빠지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이젠 아프간 전쟁에서 벗어나 중국과 러시아의 경쟁에 모든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아프간에 발 묶여 있기를 바라는 중국의 뜻대로 결코 움직이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면서 이젠 미국의 모든 국력을 1차적으로 중국에 쏟아 붓겠다고 선언했으니 중국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미군의 아프간 주둔 때문에 엄청나게 덕을 봤던 중국]


그렇다면 중국은 미군의 아프간 주둔으로 어떤 이득을 봤길래 미군이 떠난 아프간을 바라보며 한숨을 짓는 것일까?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미국이 2001년 9·11테러를 명분으로 아프간 전쟁에 참여한 것이 중국에게는 엄청난 전략적 이득을 톡톡히 누렸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날, 9·11 테러 20주년 관련 특집기사에서 “중국은 미국이 9·11 테러를 당하자 미중 관계 개선의 기회로 활용했으며,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아프간전 등에 집중하는 동안 경제력을 키우면서 남중국해 등지에서 공세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사실 “2001년 9·11 테러 전까지 미중 관계는 2001년 4월 중국 하이난섬 인근에서 중국군 전투기가 미군 정찰기와 충돌 후 추락하는 사고 등으로 인해 꼬일 대로 꼬인 상황이었는데, 9.11테러가 일어나자 곧바로 미국의 주요 관심사에서 중국이 제외되고 오직 테러와의 전쟁에 집중되면서 미중관계도 상대적으로 좋아졌다”고 SCMP는 정리했다.


당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가장 먼저 미국에 위로를 표하고 지원을 약속한 외국 지도자들 중 한명이었다. 이와 관련해 테일러 프라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9·11은 중국에 전략적 선물이었다"면서 “이후 미중 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됐다”고 SCMP에 전했다.


이 기회를 이용해 중국은 9·11 테러 이듬해에 중국에게는 눈엣가시였던 위구르족 분리주의 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을 테러단체로 지정해 달라고 미국에 요구했으며, 미국은 딱히 조직도 갖춰져 있지 않고 위구르와 심각하게 관련된 이들도 없어 실체도 별로 없는 ETIM을 중국 요구대로 테러단체로 지정했고, 유럽연합(EU)과 유엔이 그 뒤를 따랐다.


그러나 미국의 ETIM에 대한 조치가 오히려 중국이 신장 인권 탄압을 정당화하는 데 악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최근에 불거지면서 지난해 11월 ETIM에 대해 "지난 10여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믿을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테러단체 목록에서 삭제했다.


또한 글로벌 테러리즘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의 협조가 필요했던 미국은 당시 독립 성향의 천수이벤(陳水扁) 대만 총통을 골칫거리로 여기며, 대만 내 친독립 목소리조차도 누르기도 했다.


이렇게 미국이 아프간에서의 테러 전쟁에 몰두하는 사이 중국을 거의 방임하다시피 내팽개쳤고, 그 동안에 중국은 매년 12% 이상씩 국방 예산을 늘렸다. 이는 같은 기간 폭발적인 경제력 성장과 맞물리며 국력을 확대했다는 것이 SCMP의 분석이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 남중국해 영토 확장 야욕이었고, 그곳의 인공섬에 군사기지를 세우는 등의 군사행동들을 해 온 것이다.


이에 대해 데니스 와일더 조지 워싱턴대 부교수는 "중국은 미국이 시리아 등 다른 지역에 신경이 팔리고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도 행동을 취하지 않는 것을 봤다"며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중국에도) 행동을 취할지 않을 것이라고 계산했다"고 말했다.


[아프간에서 미군이 손을 떼자 중국은 다시 긴장 모드로...]


결국 미국의 아프간 사태 개입은 중국에 대한 방임으로 나타났고 그 와중에 중국은 남중국해 점령 등 영토 확장 등 도발적 행동을 할 수 있었는데 미군이 아프간에서 완전 철수하자 상황이 급변하게 된 것이다.


당장 미군없는 아프간은 중국에게도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 SCMP의 분석이다. 우선적으로 중국이 아프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탈레반을 적으로 삼기보다는 파트너로 삼아 위구르족 무장세력을 통제하겠다는 전략을 짜면서 탈레반 지도자들을 포섭하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의 그러한 의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중국도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가장 큰 우려는 신장위구르 자치구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이 다시 활개를 치는 것이다. 그래서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 7월 탈레반 대표단을 만나 “어떤 세력도 아프간 영토를 이용해 중국에 해를 끼치는 일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기도 했지만 문제는 탈레반 집권세력이 ETIM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을지, 또 그런 능력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회의적인 평가들이 많다.


이와 관련해 SCMP는 “탈레반을 구성하는 여러 파벌 사이에 향후 권력 구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일부 급진세력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탈레반의 약속을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러시아 싱크탱크 국제문제위원회(RIAC)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 위원장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탈레반이 신장과 중앙아시아를 향한 테러 활동에 자국 영토가 이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은 그저 말일 뿐”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밝혔다.


그래서 SCMP도 “중국이 탈레반 정부를 정상 국가로 인정하는 첫 국가가 될 수 있지만, 이들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가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분석한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SCMP는 “탈레반이 자국의 재건을 지원하는 외국인을 보호하겠다고 맹세했지만, 탈레반 내부 분열 등으로 인해 그 맹세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실제로 이미 아프간 내에서 중국인들의 안전보호가 과연 계속 이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대한 독립적인 분석가인 카불의 니샹크 모트와니는 SCMP에 “누가 어떤 권력을 갖고, 어떻게 행사할 지에 대해 탈레반과 파벌간에 합의가 없었다”며 “결국 탈레반이 약속한 자국민 안전 등을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약속을 지키려면 미국, 중국 등과 협상한 탈레반 정치지도자들이 군 수뇌부를 장악해야하지만 불확실성이 큰 상태다. 이에 대해 영국에 본부를 둔 ‘이슬람 대테러 기구’의 파란 제프리 부국장은 “탈레반 군 지휘관들은 대부분 강경파로 탈레반내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탈레반 지도부의 실용주의적 태도에 불만을 품은 탈레반내 일부 과격분자들이 이슬람국가(IS)의 분파인 IS-코라산(ISIS-K)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모트와니 역시 “군지휘관들은 승리를 한 이들이기 때문에 자신과 그들의 전사들에게 더 큰 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탈레반과 접촉해 그들이 약속한 것을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중국은 확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6월 “아프간내에 중국의 신장위구르자치구 출신을 비롯해 러시아, 파키스탄, 중앙아시아 출신 테러리스트가 8000~1만명 가량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들 대부분이 탈레반과 연계돼 있지만, IS나 알카에다와도 동맹을 맺거나 동조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아프간 중앙은행 국외자금은 95억달러(약 11조원)을 동결한 상황에서 아프간내 생필품과 식료품 등 물가도 무섭게 치솟는 등 경제적 충격 역시 아프간내 내부 분열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SCMP는 내다봤다.


그렇게 되면 “외국과 어떤 공식적인 사업을 하기 어려워 일부 파벌이 마약·무기거래에 뛰어들 경우 정상 국가를 지양하는 파벌과 마찰이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모트와니는 “중국 등 일부 국가는 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하기 전 탈레반을 인정했기에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계산 착오”라며 “현재 아프간은 안전을 책임질 정부가 없고 탈레반과 동맹을 맺은 20개 이상의 테러리스트 집단이 탈레반과 의견이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러다 보니 아프간 상황은 갈수록 미래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탈레반이 ETIM세력들을 통제할 수 있을지는 더욱 의문이 간다는 것이다.


중국의 고민은 이뿐 아니다. 미군이 떠난 후의 아프간에서 벌어지게 될 테러문제나 마약 문제들 역시 이젠 중국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처지가 되었다. 미군이 주둔할 때는 미국이 그러한 문제들에 대해 방어를 해 왔지만 이제는 국경을 사이에 둔 중국이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할 처지가 되면서 골머리를 앓게 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저장외국어대 국제관계 전문가인 마샤오린은 “갑작스러운 미군의 아프간 철군은 중국에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이 지역에서 미국을 대체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다른 고민도 있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수하면서 현지에 두고 온 무기들에 대해서도 중국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군으로부터 상당한 양의 미군 무기와 장비를 획득했는데, 만약 탈레반과 긴밀한 관계를 가진 테러집단이 이 무기들을 얻게 된다면 곧바로 그 무기들이 위구르족 독립운동 세력에게 전달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중앙은행(DAB)의 샤 메흐라비 이사는 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미국에 의한 아프간 자산 동결이 지속된다면 아프간은 필연적으로 경제 및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물가가 계속 치솟을 것이고, 아프간인들은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감당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되면 탈레반정권은 “통치 자금이 부족해지면서 미제 무기를 테러 세력들에게 팔고, 아편 생산도 늘릴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탈레반은 ‘아프간 특산품’인 양귀비를 자금줄로 삼아왔었다. 유엔은 탈레반 연간 수익 중 약 60%가 마약 거래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집권하면서 ‘마약 생산을 중단하겠다’ 선언했지만, 전문가들은 통치 자금이 떨어지면 언제든 무의미한 약속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탈레반은 미군이 철수하면서 두고 간 무기와 장비 상당수를 손에 넣었는데, 이에 대해 BBC는 “미국이 2003년부터 아프간 정부군에 지원한 군용차량 2만5000여대, 기관총 6만4000여 정 등이 탈레반에 넘어갔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제일 우려하는 상황이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바로 그렇게 흘러가는 카드를 미국이 쥐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아프간에서의 미군 철수, 중국의 가장 큰 두려움은?]


그런데 뭐니뭐니해도 아프간에서의 미군 철수로 인해 중국이 가장 우려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아프간으로 분산됐던 미국의 군사력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이다. 이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미 그렇게 선언을 했기 때문에 그대로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창한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을 그동안 아프간 등 중동 이슈로 달성하지 못했지만, 마침내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카네기 모스크바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에프 선임 연구원도 “러시아 정부는 향후 미국이 전략적으로 동아시아와 중국 문제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불편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 리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도 SCMP에 "접경지역 불안정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중국 지도부는 미국의 혼란스러운 철군으로 미국 정가에서 매파들이 중국을 향해 직접적으로 분노를 표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에 더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미군의 아프간 철군은 중국이나 러시아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주기는커녕 ‘독이 든 성배’처럼 그야말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적으로 아프간에서 활동하던 테러리스트들이 활동 범위를 중국 신장 지역이나 러시아 인근 중앙아시아로 넓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국방력을 집중시킨다면 중국은 그야말로 최악위 위기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중국이 탈레반의 아프간을 바라보며 노심초사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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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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