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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1000년만의 기록적 폭우, 초토화된 중국 - 전 세계 아이폰 50~65% 생산기지 있는 정저우, 피해 불가피 - 또 태풍 접근중, 중국은 이미 공황상태 - 시진핑도 나섰지만... 축소 급급하는 공산당에 분노도
  • 기사등록 2021-07-22 13:32:25
  • 수정 2021-07-22 16: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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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만 기록적 폭우, 정저우댐 붕괴 공포까지]


중국 중부 지역인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에 지난 사흘 동안 1년치 강수량에 해당하는 640㎜의 비가 내리면서 도시 전체가 완전 초토화됐다. 현지 허난성 당국이 21일 전하는 바로는 오후 7시 현재 최소 25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됐으며 최소 20만명이 긴급 대피했디. 이와 함께 허난성 전체에선 120만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현지인의 SNS 등에 따르면 마치 재난 영화를 보는 듯 도로와 건물이 침수되었고, 지난 20일 오후엔 시간당 최고 201.9㎜의 역대 최대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하철역과 객차가 침수돼 퇴근길 승객 500여 명이 갇혀 1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건도 발생했다.


20일 오후 6시경 운행 중이던 정저우 지하철 5호선이 터널에서 갑자기 멈췄다. 이 지하철 차량엔 승객이 500명 넘게 타고 있었다. 열차가 멈추고 30분가량 지났을 무렵부터 터널로 물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물은 순식간에 지하철 차량 안으로도 차올랐다. 승객들이 내부에서 차량 문을 열어보려 했지만 열리지 않았다.


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갑자기 지하철에 물이 들어오면서 가슴까지 차올랐고, 3시간 동안 갇힌 500여명의 승객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 등 아찔한 장면들을 볼 수 있었다. 일부 키가 작은 승객은 물이 목까지 찼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하철 생존자는 "정말 무서웠다"며 "가장 무서운 것은 물이 아니라 공기가 점점 희박해졌다는 것"이라고 자신의 SNS에 남겼다. 정저우 역에서 촬영된 일부 영상에는 5구 이상의 시신이 둥둥 떠 있는 모습도 담겼다.


▲ 정저우 시의 지하철을 덮친 폭우 [사진=웨이보 캡쳐]


또다른 SNS영상에는 시내 곳곳에 싱크홀이 생기면서 그곳으로 빠져드는 시민들도 보였고, 급류가 생겨난 도로에서 쓸려가는 시민을 구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도로는 이미 강으로 변해 차들이 둥둥 떠다녔고 심지어 도로 한 가운데를 헤엄치는 사람도 보였다. 또한 골목길을 통해 차가 떠내려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이번 비 피해로 인한 인명 피해는 중국 중부지방에 집중됐는데 특히 허난성 성도인 정저우시는 1260만명의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허난성에도 9400만 명이 거주하고 있어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특히 SCMP는 정저우 시민들이 인근 뤄양(洛陽)의 이허탄(伊何灘) 댐이 무너져 대규모 홍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심각한 두려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정저우 호수 통제 본부도 “댐에 20m 길이의 틈이 벌어져 언제라도 붕괴할 수 있다”면서 "중대한 위험에 처해 있다"며 인근 지역 주민들에 대해 대피를 명령했다.


일단 중국 당국은 댐의 붕괴로 인한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중국군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예 댐을 폭파하되 하류의 홍수를 막기 위한 제방 쌓기 등의 방법도 고려하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21일밤 현재 비가 오는 양은 현저하게 줄어들었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중국 기상당국이 발표했다.


[정저우의 경제적 피해도 상당할 듯]


침수 피해가 집중된 정저우에는 애플사 아이폰의 주요 공급업체인 대만계 폭스콘 공장 등 주요 산업기지가 몰려있어 특히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폭스콘이 “지금까지 생산시설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며 “수해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정저우가 속한 허난성이 중국 곡물 생산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정저우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아이폰 제조 공장이 있으며 이 공장에서 전 세계 아이폰의 약 50-65%를 생산한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세계 스마트폰의 7분의 1을 생산하기 위해 수십만 명이 고용되어 있다”면서 이러한 산업의 피해도 예상된다고 WSJ이 전했다.


한편, 현지 언론들은 “승려들의 무술 솜씨로 유명한 정저우 서쪽의 소림사도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초대형 폭우 전혀 예측 못해]


문제는 이러한 초대형 폭우를 중국 정부 당국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국립기상센터도 “허난성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렇게 많이 올지 몰랐다”고 시인했다.


시 기상청도 20일 저녁 100mm정도의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를 했지만 정작 1시간만에 200mm가 넘는 비가 쏟아져 엄청난 피해를 막지 못했다.


SCMP는 22일 “중국의 기상책임자들이 중국 중부를 강타한 엄청난 폭우는 예측하지도 못했고 그저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장소나 시간마저 제대로 예보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에 엄청난 피해를 본 정저우 시에 대한 기상예보도 처음에는 그렇게 많은 비가 올 것이라고 예상조차도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SCMP는 전했다.


그것도 “시민들이 이미 출근을 하고 난 후에야 적색경보를 내려 피해를 더 키웠다”고 SCMP는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엄청난 지하철 피해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SCMP는 이어 “베이징의 국립기상센터는 인공위성과 슈퍼컴퓨터를 사용해 기상예보를 하지만 이번 폭우에 전혀 가치를 발휘하지 못했다”면서 “지난 2019년 강수량 적중률은 20%에 불과하다”고 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 등의 경우는 적중률이 30%라고 언급했다.


[베이징도 폭우로 항공편·열차 줄줄이 중단]


중국의 수도 베이징도 비상이다. 이미 지난 18일부터 오렌지색 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의 기상 경보는 총 4단계이며, 최고 등급인 적색경보 아래 오렌지색·황색·청색경보가 있다.


이로인해 베이징 서우두공항과 다싱공항에서는 18일부터 항공편이 결항되고, 열차 운행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시 당국은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라고 권고했고, 시내버스는 31개 노선 운행이 취소됐다.


기상 당국은 지난 12일에도 베이징과 허베이 지역에 오렌지색 경보를 발령해 초·중·고교는 휴교했고 일부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했다.


[쓰촨성도 홍수 발생으로 피해 속출]


쓰촨성에서도 시간당 200㎜에 달하는 폭우가 내려 이재민 72만여 명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중국 매체 샤오샹천바오(潇湘晨报)와 펑파이(澎湃) 등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쓰촨 지역에 폭우가 내려 바중(巴中)시와 다저우(達州)시 등에서 홍수가 발생했다.


폭우와 홍수로 곳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나고 도심 하천이 범람하면서 주택과 상가가 물에 잠겼다.


이미 발생한 이재민만 80여만명에 이르고 대피한 주민도 11만 여명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택 459채가 완전히 무너지고, 농경지 2만6천㏊도 물에 잠기면서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만 21억5천만 위안(약 3천800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쓰촨성은 긴급구조대를 편성해 저지대에 갇힌 113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또 태풍 접근중, 중국은 이미 공황상태]


이렇게 이미 처참해진 상황에서 중국 남부에서는 두 개의 태풍이 동시에 접근하고 있어 이번에는 또 어떤 피해를 입히게 될지 주목된다.


7호 태풍 츰파카가 21일 새벽 광저우시 서쪽에 상륙해 폭우를 뿌리고 있다. 이로인해 광둥성 내 1000여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현재 대만 동쪽에 있는 제 6호 태풍 인파는 25일께 푸젠성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 중앙 정부는 전국 24개 성·시의 282개 하천에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 그중에서 9곳은 이미 역사상 최대의 홍수 피해를 입은 상태다. 수도 베이징도 지난 7월 1일 이후 누적 강수량이 1961년 이후 최대로 집계됐다.


또한 14개 지방 46개 하천이 이미 범람한 상태에서 또다시 폭우가 쏟아진다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고 했다.


[시진핑도 나섰지만... 축소 급급하는 공산당에 분노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홍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각급 간부들은 인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 신속히 재난을 예방하고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수와 관련한 시 주석의 ‘지시’는 올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중앙정부는 군 병력 3000명을, 비상관리부는 7개 성에서 1800명의 구조대원을 허난성으로 보내 비 피해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앙정부의 형식적 대응과 이번 수해로 인한 참담한 현장 등에 대해서는 공산당 정권이 의도적 축소와 함께 은폐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CCTV는 20일 유럽 홍수에 대해서는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허난성의 비참한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구조활동 등에 대해서만 집중 보도한다면서 이를 항의하는 SNS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21일자 인민일보만 하더라도 허난성 정저우시의 유례없는 폭우와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1면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겨우 7면에 피해복구를 중심으로 폭우상황을 보도해 비난을 자초했다.


뉴욕타임스(NYT)도 21일(현지시간) “중국 중앙정부가 재난에 대한 정보를 통제하고 뉴스 보도도 제한하고 있다”면서 “대신 구조대원들의 노력에만 초점을 맞춘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국 중앙정부는 재난의 원인과 피해에 대해서는 애써 눈을 감는다”면서 “이미 SNS들에 대한 통제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SCMP도 21일, 익명을 요구한 지방신문 기자의 발언을 인용해 “재난에 대해 보도를 할 때 피해 사실은 가급적 축소하고 긍정적인 면, 곧 피해 복구 등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면서 중앙정부의 보도 통제를 비난했다.


SCMP는 또 정저우의 한 변호사의 발언을 인용해 “허난성의 당국자가 재난 소식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SNS에 올려진 글을 삭제하라는 명령을 했다”면서 “자신이 올린 것 중에는 정저우의 한 지하철 역에서 긴급 대피를 하는 순간 지하철 요금 결제를 해야만 나갈 수 있도록 했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대만에서는 지진이 일어났을 때 지하철의 문이 열리면서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했는데 중국은 그러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중국 중앙정부의 허난성 등의 폭우 피해에 대한 보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대신 웨이보 등에는 20일까지 허난성 폭우 등의 해시태그가 달린 사진과 영상들이 올라오면서 억 조회수를 넘었으며 10만개 이상의 토론방들이 개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네티즌들은 토론방을 중심으로 영상을 공유하면서 관심을 촉구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첸군오’라는 네티즌은 “자신이 속한 토론방의 분위기가 처음에는 별 토론이 없다가 갈수록 공포와 두려움, 기도로 바뀌었다고 말했다”고 BBC가 전했다.


그러나 허난성 등의 재해로 인한 심각한 피해 상황 등의 동영상은 이미 대부분의 SNS에서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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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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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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