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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혁명원로 2세의 폭탄발언, “中의 갑작스런 분열 대비하라!” - 차이샤 前중앙당교 교수, “中 시진핑 체제, 생각보다 허약” - 중국 내부자의 중국 비판, 시진핑에게 큰 부담될 것 - 차이샤, "시진핑이 제거되어야 중국의 미래도 있다"
  • 기사등록 2021-06-30 12:03:46
  • 수정 2021-06-30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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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샤 전 중국 중앙당교 교수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차이샤 前중앙당교 교수, “中 시진핑 체제, 생각보다 허약”]


7월 1일의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중국 공산당의 핵심 이념교육을 도맡아했던 혁명원로 2세로 미국에 망명 중인 차이샤 (蔡霞, CAI XIA) 전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교수가 “중국 공산당의 독재 체제가 보이는 것보다 허약하다”면서 “중국 공산당의 갑작스러운 분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차이샤 교수가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중국과 관련된 실상을 담은 28쪽 분량의 논문을 미 스탠포드대 싱크탱크 후버재단을 통해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차이샤 전 교수는 이 논문에서 “중국이 현재 겉모습은 강력하지만,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기간 더욱 분명해진 사회적 모순과 자기 의심으로 분열된 상태”라면서 “특히 (100주년을 맞는) 중국 공산당은 굶주린 용과 같은 야망을 지녔지만 실제로는 종이 호랑이”라고 진단했다.


차이 전 교수는 또한 “공산당 지도부를 제외한 9200만명의 엘리트와 일반 당원들 사이에서는 확실한 시각차가 존재하며, 미국식 민주주의와 자유를 보편적 가치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중국이 미국에 대해 공격적인 정책을 구사하지만, 내부적으론 미국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각종 정책발표 때에도 미국을 의식해 단어 선정부터 노심초사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중국 공산당이 미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부상'이라는 단어를 '발전'이라는 단어로 바꿨다”고 했다.


이렇게 당 내부에서의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과 미국에 대한 두려움들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중국 공산당의 갑작스런 분열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이 전 교수는 특히 “그간 미국 정부는 중요한 순간마다 중국 공산당에 대해 잘못된 정책결정을 내렸다”면서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미중 관계 회복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지지와 같은 미국의 순진한 판단이 중국 정권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근거로 더 이상 오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현 바이든 정부도 중국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순진한 기대를 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차이 전 교수는 "중국 공산당은 미국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허약하다"면서 중국 공산당의 공격적인 정책에 맞서 미국도 강대강으로 맞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부자의 중국 비판, 시진핑에게 큰 부담될 것]


WSJ은 차이 샤 전 교수의 논문 내용을 발췌해 소개하면서 “중국의 핵심 내부자였던 차이 샤 전 교수의 이번 발언은 중국 공산당이 홍콩에서의 反정부적 의견 돌출과 이러한 내용의 중국 본토내 유입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고, 더불어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면서 “결국 시진핑 주석의 신뢰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차이 전 교수가 재직했던 중앙당교는 공산당의 이념과 이론 연구를 당 간부들에게 교육하는 기관으로, ‘당의 브레인’으로 불린다. 그런데 차이 전 교수는 15년간 중국 최고 교육기관에서 이념을 주제로 중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강연을 했다. 심지어 중앙당교 교장 출신이었던 시진핑 주석과도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


차이의 외조부는 마오쩌둥과 함께 농민혁명에 참가했고, 부모도 인민해방군에서 항일전쟁을 벌인 혁명 원로 집안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등 서구권에 망명한 중국 공산당원 중 최고의 인사이더로 평가되는 인물”이라는 것이 WSJ의 평가이기도 하다.


미국으로 망명하게 된 과정도 참으로 기묘했다. 미국을 방문 중이던 시기에 갑자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중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발이 묶였다. 그 사이에 차이 전 교수가 사적인 모임에서 “시진핑은 마피아 두목 같다. 우리 당은 정치적 좀비가 됐다”며 시진핑 체제를 비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차이 전 교수는 당적을 박탈당하고 퇴직 양로금을 취소당했으며 은행 계좌도 동결됐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중국으로 돌아갈 계획을 포기하면서 미국에 체류하게 되었다.


그는 이후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 2021년 1월호 기고 등을 통해 “시진핑 체제에선 많은 기업가가 겁 먹고 도망치게 했다”, “남아있는 권력 귀족은 백성의 고혈을 빨아먹는다”며 “시진핑을 교체해야 미중 관계도 풀린다”고 주장하면서 중국 공산당과의 완전한 결별을 선언하게 되었다.


그만큼 차이 전 교수가 중국 공산당에게 있어서 중요한 인물이었고 비중도 큰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2005년 호주로 망명한 천융린(전 중국 외교관)은 “차이 전 교수가 오랫동안 당의 이데올로기를 발전시키면서 중국 공산당의 틀을 만들어 왔고 당의 두뇌인 중앙당교에서 핵심적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녀가 중국 공산당에 대해 거론하는 것은 그야말로 정곡을 찌르는 것이고 중국 공산당에게도 치명타를 안겨 줄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특히 후버재단의 수석연구원인 래리 다이아몬드(Larry Diamond)는 이날 차이 샤 전 교수의 논문과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 공산당 체제에 관해 최근 많은 미국 학자들이 논쟁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는 중요한 인물이 바로 차이 샤 교수”라면서 “미국은 중국 공산당 연구에 정말 중요한 인물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관점에서 차이 샤 전 교수의 발언은 전 미국에서도 크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차이 샤가 시진핑 저격수가 된 이유?]


사실 중국과 같이 철저하게 폐쇄적인 사회의 속내를 속속히 들여다본다는 것은 정말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중국 공산당과 같은 체제의 핵심 지도부의 생각이나 방향을 분석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것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이 그 이너써클에서 벗어나 자유세계 진영으로 망명하게 된다면 역으로 중국 공산당 체제 같은 전체주의 국가는 상당부분 발가벗겨 질 수밖에 없다.


그런 경우가 아니면 스스로 폭발해 무너진 후에나 그 실체를 파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차이 샤 교수의 미국 망명은 우연찮게 이루어졌지만 중국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타격을 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전략을 송두리째 미국에 탈취당한 것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다. 이를 남북관계에 비유하자면 1997년 북한을 탈출하여 한국으로 귀순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와도 견줄 수 있을 것이다.


차이 샤 전 교수의 미국 망명이 정말 의미있는 것 중의 하나는 중국 공산당의 변화를 모두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이 집권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국 공산당의 미래 지향점은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였다.


1989-1991년 공산주의 멸망 후 중동부 유럽의 15개 공산주의 위성국들은 거의 사회민주당 또는 사회당으로 전향했는데 이러한 흐름이 중국 공산당의 미래라고 봤던 것이다.


이들 15개 공산위성국들은 모두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동맹(NATO) 회원국으로 완전히 서유럽체제에 통합되었으며, 완전히 서구의 시장경제와 의회민주주의체제에 동화되어 새로운 유럽통합회원국들은 독일통일과 같은 수준의 확고한 서방진영의 일원이 되었다. 바로 이러한 사회민주주의 체제를 중국의 미래로 봤다는 것이다.


그런데 2012년말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출범한 이후 8년 만에 중국은 억압적이고 폐쇄적인 공포 사회로 변했다. 그리고 지금 인민일보(人民日報), 환구시보(環球時報), CCTV(중국중앙방송) 등 관영매체들은 “중국식 공산당 체제가 세계 최고”라고 찬양하고 시진핑 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중국 공산당 100주년을 맞은 지금 중국이 가장 열을 올리면서 선전하는 핵심 이슈도 바로 중국 공산당체제의 우월성이다.


그런데 차이 샤 전 교수는 이렇게 중국 공산당의 이념과 체제가 변화되는 그 과정을 한 가운데서 지켜 본 사람이고 온 몸으로 그 모든 것들을 지켜본 당사자다. 중국공산당의 핵심 중의 핵심인 중앙당교에서 교수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차이샤의 외조부가 마오쩌둥과 함께 농민혁명에 참가하였고, 부모도 인민해방군에 투신해 항일전쟁을 벌였다고 한다. 그녀는 시진핑과 같은 ‘훙얼다이(紅二代·공산혁명 원로의 2세)’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에 대한 애착도 대단하다.


그래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국으로 가지 못하고 발이 묶여있던 그때 미국에 체류중인 비공개 훙얼다이 모임에 참가해 현 시진핑 체제에 대해 애정어린 마음으로 의견을 솔직하게 피력한 것인데, 그 당시 그 자리에 참석한 누군가가 강연을 녹음하여 지난해 5월 공개하면서 그녀는 지금의 길로 가게 된 것이다. 그만큼 강연 내용이 충격적이었다는 의미다.


차이 샤의 생각은 한마디로 “시진핑이 중국을 완전히 망쳐 놓았다”고 본다. 그는 시진핑이 3연임을 넘어 장기집권으로 가려는 그 시도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한다.


차이 샤는 이렇게 말한다.


“시진핑 단 한 명이 총과 칼을 장악하고 체제 자체를 목 조른다. 9000만 당원은 노예가 되었다. 어디에서도 법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시진핑은 마피아의 두목(黑幇老大)이다. 자신의 노예를 처리하고 싶으면 그냥 처리해 버린다.”


“현재의 이 상황은 누구라도 구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시진핑은 모든 국민에 대해 첨단장비로 감시할 수 있다. 그렇다고 9000만 당원, 14억 국민이 그와 함께 죽을 수는 없다. 당 정치국 7인의 상무위원들이 국가와 민족에 대해 조금의 책임감이라도 있다면, 회의를 열어서 ‘사람을 바꾸도록’ 결의해야 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시진핑을 바꾸자(換習)는 것은 이미 공산당 내의 보편적인 생각이다. 이 생각은 요즘 나온 것이 아니다. 미·중 무역전쟁 1단계 후반기 때 우리는 이미 이 문제를 논의했다”


지금 차이샤는 ‘反 중국’이 아니라 ‘反 시진핑’이다. 시진핑이 중국에서 제거되어야 중국의 미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이 바로 이 차이샤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 중국 전략도 여기에서 기초한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 Why Times가 곧 심층 분석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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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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