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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위기의 미얀마, 미국이 본격 개입하는 이유? - 쿠데타 배후에 중국, 이젠 대놓고 군부 존재 인정한 듯 - 군부세력 축출은 미얀마 민주화 복원의 첩경, 미 직접 나설듯 - 미얀마 민주화ㅡ 중국의 일대일로 좌절 시키는 효과도
  • 기사등록 2021-06-13 22:49:04
  • 수정 2021-06-14 08: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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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미얀마 상황 점점 악화, 모든 시나리오 검토”]


미 백악관이 미얀마 사태와 관련하여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라며 미얀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 행정부 내 '아시아 차르'로 불리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지난 8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주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미얀마에서 폭력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캠벨 보좌관은 이어 “미얀마 내 시위대와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민주주의를 갈망하며 더욱 조직적이고 단호하게 군부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미얀마가 붕괴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미얀마 내부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으며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캠벨 보좌관의 지적대로 지난 2월1일 미얀마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마저 국영방송에 출연해 “시민들의 시위가 자신들이 예상한 범위를 넘어섰다”고 시인할 정도로 미얀마 국내 상황은 심각하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미얀마에서는 지난 2월 1일의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지금까지 845명이 넘는 시민이 저항 시위에 나섰다가 군부의 공격을 받고 목숨을 잃는 등 참사가 이어지고 있으며, 4500여명이 투옥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제사회의 방관 속에 넉 달이 넘도록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캠벨 조정관은 이러한 상황들을 언급하며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인사들에게 미국이 제재를 부과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얀마를 선거와 민주주의로 되돌리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려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히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그밖에 다른 국가의 노력을 비공개로 지원하고 있다”며 “이는 상대적으로 어렵고 도전적인 길”이라고 했다.


캠벨은 이어 “우리는 솔직히 다른 주변 지역 국가들에게 미얀마를 고립시키고 군부 지도자와 접촉하기 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모두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화상대담 직전 폭탄테러가 발생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소수민족 반군들의 도전뿐만 아니라 민주진영에서 점점 더 조직적이고 완강하게 반대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아세안 특사단 미얀마 방문, 군부와 사태 논의]


한편 캠벨 보좌관이 언급했던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특사단이 미얀마를 방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나 미얀마 사태의 진정 방안을 논의했다.


아세안 특사단의 미얀마 방문은 지난 4월 24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합의 이후 40여일 만에 이루어졌다.


당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얀마 사태 특별정상회의에서는 즉각적 폭력 중단과 아세안 특사 파견 등 5개 항이 합의사항으로 발표됐다. 그럼에도 미얀마 사태는 진정되지 않았고 상황은 더욱 악화된 것이다.


그러나 아세안 특사단의 미얀마 방문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사태는 더 나이질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특사단이 미얀마 군부를 만난 바로 그 다음 날에도 시민 20여명이 정부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이 같은 사태는 지난 4월초 바고에서 80여명의 시민들이 군경에 의해 살해된 이후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여기에 군부에 맞서 출범한 국민통합정부(NUG)도 아세안에 대한 불신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아세안의 역할을 놓고 회의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국민통합정부는 “아세안 특사단이 군부 지도자들만 만나고 자신들은 아예 만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아세안마저도 군부를 인정하는 것이냐”는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아세안은 이날 군부 지도자와 만나 군부와 반군부 진영간 대화를 나눌 특사 후보 명단을 교환할 것을 제안했으며 앞으로 미얀마 사태의 진정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 밝혀 앞으로의 진전이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아세안은 성명을 통해 “이번 실무방문의 목적은 합의 사항의 효과적이고 시의적절한 실행을 통해 평화적 해결책을 찾는 데 있기 때문에 아세안이 어떻게 도움이 될지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미얀마 내 모든 이해당사자 사이에 건설적 대화를 촉진하고 미얀마에 대한 아세안의 인도적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이 와중에 군부지도자와 친선관계 강조한 중국]


이런 와중에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가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나 뜬금없이 양국 간 친선 관계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반 군부 세력에 의해 ‘군부의 뒷배’로 지목받고 있는 중국이 지난 5일 군부 수장인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나 중국과 미얀마의 관계,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원 등을 논의했다고 7일 환구망(環球網) 등이 보도했다.


중요한 것은 “왜 중국이 이 시점에서 미얀마의 최고 지도자를 만났을까” 하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미얀마에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는데, 쿠데타 이후 흘라잉 최고사령관 중심의 군부와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 사이에서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이른바 '양다리 전법'을 구사하고 있었다.


그런데 미얀마 주재 천하이 중국 대사가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미얀마와 전통적인 친선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면서 "미얀마가 조속히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그러자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천하이 대사에게 현재 미얀마 정세를 소개한 뒤 "미얀마는 국가의 안정과 경제, 민생을 발전시키며 민주와 법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세안과 함께 노력해 미얀마 국내 정세를 안정시키고 관련 공감대의 실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얀마의 중요한 이웃이며 중국과 소통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군부 최고 지도자 흘라잉과의 이번 만남은 중국이 그동안 아웅산 수치 여사와 군부간의 줄타기를 끝내고 결국 흘라잉의 군부를 인정해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낳고 있다.


특히 중국 대사와 흘라잉과의 만남이 미얀마의 반부패법에 의해 축출된 아웅산 수치 여사가 부패혐의로 추가 기소되면서 미얀마 정치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된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아웅산 수치를 버리고 흘라잉의 군부를 선택했으며, 이를 확고하게 지원하기 위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낳고 있는 것이다.


이 소문대로 아웅산 수치 여사는 10일 "전 양곤 지역 추장으로부터 60만 달러와 금 11.2kg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되었다"고 친 군부 언론인 관영 글로벌 뉴라이트 신문이 보도했다.


[미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면 앞으로...]


결국 미얀마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더욱 더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미얀마 사태를 중국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일면서 미국이 급기야 끼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이 이렇게 개입하게 된 것은 우선 미국 국민이 미얀마에 억류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얀마 군부에 의해 억류된 미국인은 미얀마 현지의 독립 뉴스 사이트 중 하나인 ‘프런티어 미얀마’의 편집장 ‘대니 펜스터’로 미얀마 쿠데타 이후 말레이시아로 출국하려다 미얀마 군부에 억류되었다.


구금된 ‘대니 펜스터’의 형인 브라이언 펜스터는 지난달부터 인세인 교도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진 대니 팬스터를 석방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행동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인의 불법 구금은 당연히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설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국제적인 여론이 미얀마 군부를 향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계속 침묵하고 있을 수만도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이번 영국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미얀마 사태에 개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를 거들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G7정상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미얀마 군부 지도자들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프랑스내의 언론도 마크롱이 미얀마 사태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축구하고 있다. 르몽드는 지난 11일 아시아 관련 인권그룹의 존 시프턴과 베네딕트 장네로드의 논평을 통해 "마크롱은 미얀마 군정의 심각한 범죄에 대해 보다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고 이를 위해 미국 등의 주요 정부들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프랑스 에너지 기업인 토탈(TOTAL)이 미얀마 정부의 핵심 수입원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 프랑스의 강경 대응이 어떻게 구현될지도 주목거리다.


미국은 일단 지난 11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의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전화 통화를 통해 미얀마 사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G7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미얀마 관련 적극 대응은 여러 갈래로 접근하게 돨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반 군부세력들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군부의 공격으로 부상을 당해도 치료할 길이 없고 그 길조차 막아버리는 군부에 대항해 이들을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사업부터 본격화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반군부 세력들과의 접촉면도 넓힐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 정부의 최종적인 목적인 군부의 퇴진과 함께 민주주의의 복원을 염두에 둘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미얀마의 민주주의 복원은 미국에게도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15년 군부통치를 종식하고 민주주의 체제가 도래하면서 과거 미얀마 군부의 친중국 성향에서 친서방 성향으로 발전했고, 또 서방에 국가를 개방하고 인권탄압도 중단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그러면서 미얀마는 미국과 중국 양쪽으로부터 동시에 관심을 받는 국가로 부상했던 것이다.


미국은 최소 그 수준으로 미얀마를 다시 회귀시키려 하고 있다. 나아가 미얀마를 완전히 민주주의 국가로 복원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얀마가 중국에게는 엄청나게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


유럽과 중동으로부터 인도양을 거쳐 말라카 해협을 거쳐 남중국해로 진입하는 해상교통로에 의존하는 중국에게 미얀마가 있음으로 인해 말라카 해협을 거치지 않고, 인도양에서 미얀마 주요 항구 산업도시로 바로 하역하여 이를 미얀마의 철도, 도로 그리고 에너지 송유관을 통해 중국 남부 운남성으로 이송함으로써 소위 중국의 말라카 해협 딜레마를 해결해주는 지정학적 가치를 중국에게 제공해 준다. 그래서 미얀마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의 주요 투자 대상국으로 등장했던 것이다.


미얀마를 민주세력이 장악하도록 만든다는 것은 이러한 중국의 수많은 계획들을 좌절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화세력이 더 이상 확산되지 못하도록 중국이 군부를 부추겨 쿠테타를 하도록 했다는 분석도 나오는 것이다. ‘더 디플로맷(The Diplomat)'의 분석이 그렇다.


그래서 지금의 미얀마 사태를 미국이 그저 수수방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젠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고 보는 것이다. 명분도 아주 좋지 않은가?


과연 미국이 미얀마를 어떻게 다룰까? 여기에 세계의 이목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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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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