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美, 中 일대일로 무력화로 경제-군사적 전면 봉쇄 - 일대일로 저지는 미국의 중국 봉쇄정책 일환 - 美, "일대일로는 군사적 동진(東進)과 남진(南進) 전략" - 美, G20-G7-OECD국가들과 손잡고 일대일로 무력화
  • 기사등록 2021-06-09 15:31:19
기사수정



[中일대일로 무력화 나서는 美]


미국이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을 무력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과 호주 정부를 중심으로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대한 대안으로 신흥국들에게 인프라를 구축하는 구상을 부활하기로 했다고 일본의 니케이아시아(NIKKEI ASIA)가 9일 보도했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검토되었던 블루닷 네트워크(Blue Dot Network)를 부활하기로 하고 그 첫 회의를 7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가졌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투명성과 지속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신흥국의 인프라 사업에 대해 민간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데 목적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그동안 중국이 주도해 왔던 신흥국가들의 인프라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으로 이젠 미국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연대국가들이 중국의 사악한 일대일로 전략을 저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5일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기고문에서 “세계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높은 수준의 대체재(代替財)를 제공할 것”이라며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여기서 세계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이란 ‘주요 7개국(G7)’을 의미한다. 그 말은 11∼13일까지 영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일대일로에 대한 대체재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G7의 협조융자 시스템, 곧 블루 닷 네트워크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것이다.


미 국무부도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의 일대일로를 무력화하는 ‘블루닷 네트워크’는 시장 주도적이고 투명하며 지속 가능한 인프라 프로젝트의 상징이 될 것"이라며 협의체 추진을 공식화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블루닷 네트워크’에 약 12조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96개국 150여명의 글로벌 경영진이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는 씨티그룹과 JP모건 등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닷 네트워크와 일대일로, 무엇이 다른가?]


그렇다면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와 미국 주도의 블루닷 네트워크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우선 지난 2013년 11월, 중국공산당 전체회의에서 국가전략으로 채택된 일대일로(一帶一路)는 한마디로 중국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중화사상에서 기초한 ‘중국의 세계화’ 전략의 한 방편이라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일대’는 하나의 벨트(띠)라는 의미로 유라시아 내륙을 통과했던 육상 실크로드이고, ‘일로’는 하나의 길이라는 뜻으로 인도양을 가로지르는 해상 실크로드를 일컫는다.


중요한 것은 일대일로의 본질이 중국이 글로벌 국가로의 책임감이나 저개발 신흥국들의 발전을 지원하는 순수한 차원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중국의 힘을 키우고 중국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분명하게 담겨 있다.


사실 과거의 실크로드도 주인은 중국이 아니었다. 실크로드를 걷던 사람들은 중국인도, 유럽인도 아닌 중앙 유라시아의 오아시스 도시에 살던 소그드인과 위구르인들이었다. 그들이 실크로드를 개척해 유럽과 중국을 오갔던 것이다.


또 그들을 안전하게 지켜준 이들도 역시 유럽도, 중국도 아닌 초원의 유목민들이었다. 다시말해 중국이 실크로드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한 실크로드를 마치 중국이 주인인양 가로챘다. 그러면서 바로 그 실크로드라는 멋진 이름으로 일대일로 정책을 펼친 것이다. 물론 대외적으로는 실크로드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면서 신흥국가들을 지원하겠다는 것이지만 실상은 그와 정반대로 유라시아·아프리카·인도양 지역의 저개발 국가들에 대한 인프라 구축을 미끼로 결국 그 나라들을 중국에 복속시키려는 검은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바다. 이를 통해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의 패권을 만들어가려고 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영토 정복 야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청나라 때도 강희에서 건륭에 이르는 3인의 황제의 시대(1661~1796)에 실크로드라는 개념으로 ‘신장(새로운 강역)’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서역을 정복하면서 몽골리아와 신장과 티베트를 청 제국의 판도로 만들었다. 지금의 중국이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중국은 이렇게 과거에도 실크로드를 통해 단순한 교역을 하려 했던 것이 아니고,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이 천하의 중심이라는 중화주의 이념으로 중화제국에 위협이 되는 주변 세력들을 통제하고 복속시키는 중국의 패권전략의 일환으로 사용되어져 왔다.


그 실크로드 제국주의가 지금 시진핑 시기에 일대일로로 부활했다. 물론 과거와 다른 것은 노골적인 군사적 방식이 아니라 일단 막대한 자금지원과 문화적 융단폭격으로 꿀맛을 빨게 한 다음 중국에 점점 의존하게 만들어 결국 그 나라의 영토주권들을 조금씩 갉아먹는 방식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일대일로는 경제·문화적 교류와 협력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주도하는 블루닷 네트워크은 차원 자체가 다르다. 저개발국이나 신흥국에 대한 지원을 한 나라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G7국가연합으로, 그것도 민간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그러니 특정 국가의 야욕이 끼어들 틈이 없다.


특히 중국의 막대한 자금 지원이 지속가능성이나 투명성 자체가 극히 떨어지지만 블루닷 네트워크는 신흥국들에 대한 인프라 구축이 실제적으로 그 나라의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러다보니 실제적인 자금 지원이라는 차원만 본다면 중국의 일대일로와 비교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랜드 코퍼레이션의 데릭 그로스먼 선임 국방 분석가도 바로 그 점을 우려한다. “자금력만으로는 중국과의 경쟁 상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전략연구센터의 매튜 굿맨과 대니얼 런드 두 전문가는 “인프라 투자가 가져올 수 있는 장기적인 수익을 찾는 수조 달러의 연금과 보험 자금 등 미국이 독특한 강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세계화 저지할 블루닷 네트워크]


지난 2019년 트럼프 정부 당시 방콕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비즈니스 포럼에서 처음 발표된 이 프로젝트는 중국의 야욕을 읽은 인도가 적극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결국 이를 기반으로 쿼드(QUAD)도 출범하게 되었다.


인도는 지난 2017년과 2019년 중국의 집요한 일대일로 참여를 거부한 바 있다.


블루닷 네트워크가 본격 거론될 당시 윌버 로스 당시 미 상무장관은 이 구상을 "민주주의 국가들의 인프라 개발 우수성을 고취하고 중국의 약탈적 자금지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육성하는 다자적 접근법"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정책 핵심 설계자인 매튜 포팅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투명하고 지속가능한 블루닷 네트워크의 프로젝트들이 민간 부문 업체들에게도 참여하고 싶어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이 프로젝트는 중국의 야욕과 부패한 접근방식을 저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블루닷 네트워크는 G20과 G7국가들이 정한 인프라 개발 원칙을 기준으로 삼고, OECD는 글로벌 인증 절차와 검토 프레임워크에 기술적·운영적 지원을 하게 된다.


[당황하는 중국, “채무함정 아닌 혜민의 떡”]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연대의 중국 일대일로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에 중국은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트럼프 정부 시절 때부터 그러한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에 중국도 예견은 하고 있었지만 이제 본격화 단계로 들어간데다 바이든 대통령이 G7회의에서 중요한 의제로 다룰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도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사실 중국에게 있어서 일대일로는 시진핑 주석이 꿈꾸는 ‘중국몽’의 세계화 방편이라는 점에서 중국 외교의 핵심인데 그 기본축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신흥국들의 마음을 다잡으려고 일대일로 참여국들에게 대규모 경제지원과 함께 코로나 백신 지원 등의 선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4월 22일에도 “일대일로 구상은 신흥국가들의 민생복지를 촉진하기 위한 ‘혜민의 떡’이지 절대로 ‘채무 함정’은 아니다”라면서 일대일로를 적극 옹호하고 나선 바 있다,


그러면서 왕원빈 대변인은 “중국은 공동 협의, 공유의 원칙을 지키며 태평양 섬나라를 포함한 각 측과 일대일로를 공동 건설해 빈곤 타파와 성장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도 지난 4월 21일 막을 내린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인 보아오 포럼에서 일대일로 공동 건설을 위한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을 제안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이 포럼의 연설에서 인도네시아, 브라질,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터키 등 일대일로 파트너들과 협력해 백신을 공동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보아오 포럼은 ‘세계 대변화 국면’이라는 주제로 중국의 이해, 세계 변화와 아시아 발전, 일대일로 협력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는 점에서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연대의 일대일로 반격에 대한 방어 성격을 지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대일로 저지는 중국 봉쇄정책]


그러나 미국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힘으로 인해 중국의 일대일로가 순항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의 일대일로가 군사적 동진(東進)과 남진(南進)을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 이미 드러났고, 그것이 곧 미국을 위협하는 중국의 패권전략이라는 것을 미국이 분명하게 인식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의 중국 일대일로를 향한 무력화 전략은 중국 봉쇄 정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은 냉전 시대에 소련과 동유럽 국가를 향해 봉쇄 정책을 폈다. 소련과 동유럽 국가가 군사적 경제적으로 자신들의 영역 밖으로 진출하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결국 그들 국가들이 무너지게 만든 것이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동맹 등의 민주주의 연대 국가들과 함께 중국의 일대일로, 곧 중국의 경제적 서진(西進)은 물론이고 군사적 서진(西進)까지 맞불을 놓음으로써 궁극적으로 중국을 동쪽, 남쪽,서쪽에서 유연하게 봉쇄하는 신(新)봉쇄 정책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876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