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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MZ 세대의 반중 정서, 도대체 어느 정도길래? - 한국인, 중국인에 대한 불편한 마음 가장 높아.. - MZ세대의 반중의식, 기억’을 통해 형성된 ‘민족주의자’개념 - 반일(反日)보다 더 강한 반중(反中)정서
  • 기사등록 2021-05-25 16:39:23
  • 수정 2021-05-26 0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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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해 싸늘한 한국인]


지난 10년간 한국인이 외국인에게 느끼는 사회적 거리감은 크게 줄었지만 유독 중국인을 보는 시선만 더 냉담해졌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이른바 반중정서가 그만큼 우리 국민들의 마음 속에 아주 무게감있게 자리잡았다는 반증이라 할 것이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20일 이민정책연구원·국제이주기구(IOM) 주최로 열린 '세계인의 날 기념 이주·사회통합 정책 세미나'에서 “동남아인, 대만인, 일본인, 북미인, 유럽인의 한국인 사회적 거리감 점수는 2008년과 비교해 2018년에 낮아졌지만 중국인 사회적 거리감 점수는 0.80점에서 0.86점으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점수가 1에 가까울수록 해당 집단을 더 껄끄럽게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중국인에 대한 불편한 마음은 상당히 높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60대의 경우 중국, 동남아, 대만, 일본, 북미, 유럽 출신 외국인 거리감이 큰 차이가 없었지만 20대는 중국인 거리감(0.71점)과 북미인 대한 거리감(0.32)간 편차가 컸다"는 것이다.


이른바 MZ세대의 대 중국관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할 것이다.


아울러 김 교수는 "학력별로 전문대졸 이상·4년제 대졸 이상, 소득 수준별로는 월평균 소득 400만원 이상 집단이 중국인과 북미·유럽인에게 느끼는 거리감의 편차가 컸다"고 덧붙였다.


[MZ세대의 중국 혐오,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데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가 왜 이렇게 중국에 대해 비호감을 가지고 있을까?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아는 그들이 중국에 대해 보이는 감정은 한마디로 매우 차갑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지난 4월 8일 조사한 결과를 보면 MZ세대의 중국 혐오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대로 드러난다.


‘한반도 주변국에 대해 평소 느끼고 있는 감정을 온도로 표시하라’는 질문을 했더니 20대가 중국에 대해 느끼는 온도는 12.8도, 30대가 느끼는 온도는 20.1도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무척 낮았다. 북한에 대한 20대의 온도는 25.2도, 30대는 29.0도였고, 일본에 대해서는 각각 26.0도, 22.4도였다.


온도가 낮을수록 그 국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크기 때문에 중국에 대해 얼마나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지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이 결과를 보도한 5월 24일자 주간조선(2659호)은 김서윤 하위문화연구가의 글을 통해 “반일(反日) 현상은 전 세대에 걸쳐 공통적으로 드러난다”면서 “미국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은 젊을수록, 그러니까 MZ세대에서 강하게 나타난다”고 했다. 그런데 “반중(反中) 감정은 반대인데, MZ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중국을 더 싫어한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김서윤 연구가는 “MZ세대의 반중 의식은 단순히 한 국가에 대한 호오(好惡)의 문제로만 읽을 수 없다”면서 “MZ세대의 반중 의식은 MZ세대의 국제정치나 다문화에 대한 인식은 물론이거니와 MZ세대의 민족 정체성, 이념적 성향까지 버무려져 나타난다”고 해석했다.


우리는 흔히 “진보층은 친중(親中)·반미(反美), 보수층은 친미(親美)·반중 성향을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MZ세대의 반중은 정치·경제적 분야보다 사회·문화적 부문에서 더 잘 드러난다”고 주간조선은 분석했다. 차정미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의 논문 ‘한국의 대중국 인식에 대한 이념의 영향’을 인용해 그렇게 쓴 것이다.


예를 들면, 예전부터 K팝 아이돌 그룹들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인 멤버를 함께 데뷔시키곤 했는데, 여러 중국인 멤버들이 그룹의 인기가 안정세에 들자마자 계약을 해지하고 중국으로 돌아가곤 했다는 것이다.


이 행태가 마치 비둘기 같다고 해서 ‘둘기’라고 부르는 대중문화적 반중 의식은 MZ세대에게 익숙하다. 여기에 ‘한복’이나 ‘김치’를 둘러싼 중국 네티즌과의 갈등, 한반도 상공을 뒤덮는 미세먼지의 발원지에 대한 논쟁, 코로나 발원지 문제 등도 MZ세대의 반중 의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다시말해 MZ세대의 반중의식은 국제정치적 민감성을 넘어서 ‘기억’을 통해 형성된 ‘민족주의자’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실제로는 겪어본 적이 없는 일제강점기나 민주화운동을 미디어를 통해 전달받았는데 이렇게 미디어를 통해 전달받은 기억은 강렬하고 축약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더 강한 민족의식을 가지게 된다는 의미다.


특히 김서윤 연구가는 ‘기성세대보다 MZ세대가 역사 문제에 더 민감한 이유’로 “접속 가능한 미디어가 많으면 많을수록 기억도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디지털 공간과 같이 정보량이 많은 상황에서 역사 의식은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수많은 기억을 전달받은 MZ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더 민족적이 되었다고 그는 해석했다.


그래서 MZ세대는 반중 의식이 진보·보수의 이념이 아니라 사회·문화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띤다고 봤다. 다시말해 중국을 정치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통해 이미지를 형성해 가는데 예를 들면, 2016년 사드(THAAD) 배치가 불러온 중국 내 한류 문화 금지 조치, 즉 한한령(限韓令)도 중국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중요한 단편이 되었다. 여기에 조선족 오원춘이 저지른 살인 사건이나 대만 출신의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가 대만의 국기를 들었다가 일어난 논란, 홍콩 민주화운동 같은 일들이 하나 하나 기억의 단편으로 축적되면서 중국에 대한 감정을 형성시켜 나갔다고 봤다.


여기에 최근 들어 김치 논란이나 한복 등의 중국의 문화공정, 그리고 조선구마사 같은 드라마 문제나 강원도 차이나타운 등의 일련의 사건들을 미디어를 통해 눈으로, 귀로 인식하면서 그런 모든 것들이 MZ세대의 대 중국관을 형성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중국인에 대한 반감이 커져가고 있다는 사실도 MZ세대의 반중 의식을 강화시키는 요인이라고 김서윤 연구가는 봤다. 사실 중국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에 대한 세계 여러 나라의 인식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 거의 모든 나라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중국과 가장 많이 교류하는 한국에서는 ‘거리 두기’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면서 역설적으로 더 부정적인 감정을 강하게 드라이브한다는 것이다.


[반일(反日)보다 더 강한 반중(反中)정서]


얼마 전 강원도 춘천ㆍ홍천에 ‘한중복합문화타운’ 조성 계획이 백지화됐다. 관광객 유치가 지상 과제인 강원도가 여기에 뛰어들었고, 중국 관련 콘텐츠를 담기 위해 중국 인민일보 산하 인민망의 한국 지사와도 손을 잡았다.


특히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 프로젝트의 선봉에서 홍보대사 역할을 자임할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그러나 때마침 SBS의 ‘조선구마사’ 사태와 중국산 알몸 김치 문제, 한복관련 문화공정 등이 겹치면서 전 국민적 반중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자 최문순 지사는 “지역 관광 진흥을 위해 민자 주도로 이뤄지는 사업이며 중국의 문화침략과는 무관하다고 팩트를 들어 반론했지만 날로 거세지는 여론을 돌리지는 못했다.


최 지사가 시대의 흐름으로 고착되어 버린 반중정서를 얼마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가는 이 프로젝트를 접으면서 한 말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최 지사는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투자를 받고 치맥파티 등 중국인 관광객 유치 활동을 하면 일 잘했다는 칭찬을 받았는데 기류가 정반대로 바뀌었다”고 한 것이다.


이렇게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 최문순 지사 뿐이겠는가?


지난 22일 한미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은 한마디로 미국의 대 중국 정책이 고스란히 반영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당연히 중국이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 수행원 중 한 명이 귀국 길에 중국에 들러 한미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설명했으면 좋겠다"고 적어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김미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당 회의에서 "민주당 소병훈 의원의 '한미회담 중국 측 설명 제안'은 문재인정부의 중국몽에는 어울리겠지만, 국익과 한미동맹에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 굴종적 행태"라며 "즉각 사과하고 민주당의 적절한 조치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태 국민의힘 춘천갑 당협위원장도 성명을 통해 "정상회담 내용을 다른 나라에 알려주는 것은 그 나라의 속국일 때나 가능하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소병훈 의원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그러한 발언이 몰고올 후폭풍을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지금 시대의 흐름이 어떠한지, 국민들의 반중정서가 얼마나 거센 폭풍처럼 일고 있는지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중국에 대한 감정이 그야말로 최악이다. 지난 4월 7일 미국 싱크탱크인 시카고 카운슬이 공개한 한국인 대상 인식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대다수 한국인은 중국을 파트너 국가로 인식하기보다는 경제와 안보를 위협하는 국가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0%가 중국을 경제적 위협 국가로 봤고, 경제적 파트너로 본다는 응답은 37%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83%는 중국을 안보적 위협으로 평가한 반면, 안보적 파트너로 인식한다는 답변은 12%에 그쳤다.


또한 0을 ‘매우 비호감’, 10을 ‘매우 호감’으로 표현할 때 한국인들이 중국에 대해 갖는 호감도는 3.6으로 북한(3.5)과 일본(3.7)에 대해 갖는 호감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2019년 같은 조사에서는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4.8이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상당한 하락을 한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여론은 정치를 흔든다. 내년의 대통령선거에서도 바로 이러한 반중정서는 아주 중요한 아젠다로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해의 총선거까지만 해도 반일선동으로 재미를 본 정당이 있었지만 이제는 반일 선동을 하다가 오히려 큰 코 다칠 수 있다. 반중정서가 반일 감정을 덮고도 남기 때문이다.


반일 감정은 역사적인 사실로부터 만들어졌지만 반중정서는 지금 우리가 부딪치고 있는 현실을 통해 굳어지고 있다. 특히 MZ세대들은 일상의 삶에서 수없는 중국인들을 만나면서 중국에 대한 혐오 감정을 축적해 가고 있다. 최근에는 학생 10명당 1명이 중국인인 대학도 있다. 그들과 그렇게 살을 부딪치면서 중국이라는 나라의 실체를 고스란히 마음속에 사진으로 저장해 가고 있는 것이다.


MZ세대는 집단보다 개인의 권리를 소중히 여기며, 인권·공정의 가치에 민감하다. 그런 MZ세대들에게 공산 독재 체제의 중국이 어떻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하는가?


이들이 묻는다. 홍콩의 민주주의를 짓밟은 중국, 반중 시위의 맨 앞에선 청년 조슈아 윙을 포박하고 무차별적으로 시위대를 구타하는 그 중국의 모습을 보며 ”중국이라는 나라의 실체는 무엇인가?“라고 말이다.


또한 지금도 백만명 가까이 수용소에 갇혀 있는 신장 위구르 족들을 바라보며 ”중국이라는 나라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묻는다.


그런 중국을 상전 대하듯 하고 깍듯이 고개를 숙인다면 그런 정치인들을 과연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다 중국이 자초한 일이다. 중국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런 관점에서 한국도 이젠 중국 앞에서 당당해져야 한다. 할 말은 하고 짚고 넘어갈 것은 확실하게 짚어야 한다. 우리가 뭐가 꿀릴게 있는가? 중국이 경제보복을 하니 그것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굴욕을 겪어야 한다고?


웃기지 말라. 중국이 우리에게 보복을 한다면 우리는 진짜 중국이 숨도 못쉴 정도로 역보복을 할 수도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한국의 첨단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중국이 감히 한국을 능멸하겠다고?


우리가 너무 물렁하니까 중국도 우리를 우습게 보는 것이다. 대만을 보라! 그리고 저 조그마한 나라 리투아니아를 보라! 부끄럽지도 않는가?


정치인들이 정신 차려야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존심도 살아난다. 반중정서가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니다. 제발 정치인들이 눈 좀 제대로 뜨기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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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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