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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 본격적으로 반대세력 숙청중, 정변 일어날까? - 군부내 장쩌민파 세력부터 본격 제거작업, 치열한 권력투쟁중 - 마윈의 앤트그룹 집중 공격, 역시 장쩌민파 제거가 목적 - 시진핑 반대세력이 장악한 언론들도 된서리
  • 기사등록 2021-05-14 14:16:36
  • 수정 2021-05-14 16: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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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정치 반대 세력 숙청 확대]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향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장쩌민(江澤民)파 등 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한 숙청을 강화하고 있다”고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가 11일 보도했다.


대외적으로는 ‘부패 척결’이라는 명분을 달았지만 실제로는 장쩌민 전 주석을 배경으로 둔 세력들, 특히 군부내 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한 대대적 숙청 작업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시진핑 주석의 이러한 숙청작업이 “내년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군부 권력을 공고히 하면서 군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시진핑 주석은 “우선 중국군 방산 복합체 전현직 임원들을 새로운 숙청 목표로 삼았다”면서 “핵 분야 및 항모 관련자들을 포함해 방위산업체 전현직 임원들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중앙기율위원회가 인자쉬(尹家緒) 전 병기공업그룹 회장, 류허청(劉厚成) 핵공업그룹 부사장 등에 대해 ‘심각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행위’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율 및 법률 위반’은 중국내에서는 부패 척결을 할 때 주로 붙이는 혐의다.


닛케이아시아는 “시진핑 주석이 2012년 취임 이후 ‘호랑이’(고위 관료)와 ‘파리’(하급 관료)를 향한 숙청작업을 단행했지만 2017년 제19차 당대회를 정점으로 점차 줄어 들었다가 내년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호랑이’를 잡으려는 숙청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최근 들어 군사하청업체 관계자들의 연이은 낙마가 그러한 ‘호랑이 잡기’가 재현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봤다.


2013~2018년 중국병기공업그룹 회장을 맡았으며 퇴직한지 5년 가까이 되는 인자쉬의 경우 당초 이 회사의 부사장 및 부서기로 부임했던 인물인데 이번에 숙청 대상이 됐다.


1999년 설립된 중국병기공업그룹은 중국 군수품과 전략물자를 취급하는 기업으로 50여 개 계열사와 산하 부서를 두고 있으며 중국 육∙해∙공군과 로켓군, 전략지원군, 무장경찰을 서비스 대상으로 한다. 미국 정부는 이 기업의 실소유주를 중국 인민해방군으로 보고 있다.


핵 무기, 핵전력, 원전, 핵연료, 핵 응용기술 등을 주로 하는 특대형 방산기업인 ‘핵공업그룹’의 류허청 역시 이번에 숙청 대상이 됐다.


이들 두 명의 ‘방산 거물’이 낙마하기 직전인 지난 1월, 후원밍(胡問鳴) 중국선박중공업그룹 전 회장이 뇌물수수,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됐는데, 후 회장은 중국이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산둥(山東)항모 제작을 총지휘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를 ‘미신 활동’, ‘권력형 성매매’ 혐의로 기소한 것이다.


후 회장의 숙청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그가 장쩌민 파의 핵심 인물이기 때문이다. 원래 중국 최고지도자는 공산당 총서기, 공산당 군사위 주석, 국가 주석 등 3개 직위를 가진다. 공산당 총서기직이 가장 높지만, 실권은 군사위 주석이 쥔다. 국가 주석은 명예직에 가깝다.


그런데 장쩌민 전 주석은 2002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서 물러난 뒤에도 군사위 주석을 2년 지내며, 후임 후진타오를 압박하고 측근들의 군 장악을 계속했다. 바로 그때 장쩌민과 같은 고향 출신인 후 회장은 장쩌민의 보호아래 승승장구했다. 바로 그런 후 회장을 이번에 시진핑이 숙청한 것이다. 결국 후 회장에 대한 숙청은 장쩌민 계파를 향한 것임을 확인해 준다.


또한 후 회장의 전임자인 쑨보(孫波) 전 중국선박중공업그룹 사장도 랴오닝 항모의 기밀문서를 외국 정보기관에 유출한 혐의로 2018년 6월 조사를 받고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4월 29일에는 항모 개발에도 관여했던 쑹쉐(宋學) 전 해군 부참모장이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에서 해임됐는데, 그는 6년여 만에 처음으로 낙마한 해군 고위 장성이다.


그런데 이렇게 시진핑 주석이 ‘반부패’의 이름으로 중국군 군수기업 고위 임원들을 숙청하고 있는데 그 대상에 올라 있는 이들의 공통점이 장쩌민파의 핵심층과 가깝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장쩌민파 인맥들만 골라서 숙청 명단에 올리고 사법처리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지금 중국 권부에서 격렬한 권력 투쟁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마윈의 앤트그룹 집중 공격, 역시 장쩌민파 제거가 목적]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정적을 제거하려는 다양한 공작은 경제계에도 본격화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마윈의 알리바바와 앤트그룹에 대한 중국 정부당국의 강력한 규제와 자금줄 파악을 위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 당국이 마윈의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이 지난 해 상장 당시 이례적으로 빠르게 상장 절차를 끝마친 것을 두고 조사하고 있다”면서 “그 배후에 장쩌민파가 있는 것으로 중국 정부당국은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앤트그룹의 마윈이 장쩌민 전 주석의 장남 장멘헝(江綿恒)과 가까운 사이라는 점이다. 2014년 알리바바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할 때 공개한 주주명단에도 장쩌민 전 주석의 측근이 대거 포함됐다.


결국 마윈을 출국금지시키고 꼼짝도 못하게 만든 상태에서 시진핑은 마윈과 가까운 장쩌민 전 주석 가문을 중심으로 한 상하이방(상하이를 기반으로 한 장쩌민 전 주석과 그 측근들) 관료 자녀들과 류윈산(劉雲山) 전 정치국 상무위원 가문, 자칭린(賈慶林) 전 정치국 상무위원 가문 등의 자산을 토해 내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칭린은 장쩌민이 발탁한 최측근으로, 시진핑과 권력투쟁을 벌여 왔다.


이외에도 앤트그룹 주주명단에는 장쩌민의 아들 장몐캉(江綿康)과 아주 밀접한 관계인 푸싱그룹의 궈광창(郭廣昌) 회장, 판하이그룹의 루즈창(盧志強) 회장, 쥐런그룹의 스위주(史玉柱) 회장같이 시진핑 주석이 이름을 들으면 불쾌할 이들이 포진되어 있었다.


그래서 중국 당국은 지금 마윈 전 회장에게 우호적인 지방 관료, 앤트그룹에 투자한 기업 관계자들을 이 잡듯이 뒤지고 있으며, 마윈을 지지하고 그 과정에서 이익을 본 세력을 이번 기회에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WSJ는 “실제 누가 조사를 받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의외의 인물도 마윈의 후원자로 드러남에 따라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쏠린다고 전했다. 그 의외의 인물이란 “중국 공산당의 뜨는 별로 차기 최고지도부(정치국 상무위원) 입성이 유력한 리창(李强·62) 상하이시 당서기”를 말한다. 그는 마윈의 사업을 지원해왔는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이기도 한 리 당서기가 과연 조사 대상이 될지 주목거리다. 그는 경력의 대부분을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저장(浙江)성에서 근무했고 2013~2016년 저장성 성장을 지냈다.


[시진핑 반대세력이 장악한 언론들도 된서리]


시진핑 주석의 반대세력 청산에는 언론도 당연히 그 대상에 끼어 있다. 그 타겟으로 떠오른 언론사가 바로 과거 2011~2012년 당시 시진핑의 정적인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서기의 업적을 크게 치켜세웠던 홍콩의 봉황위성TV다. 이 매체의 대주주인 류창러(劉長樂) 전 회장은 시진핑 정부의 심판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결국 류 회장 소유의 주식 모두를 전량 매각하면서 손을 뗐다. 류 회장의 주식을 매입한 측들은 당연히 친 시진핑 세력들이었다. 지분 매각 형식으로 사실상 중국의 거대 언론 매체를 인수해 버린 것이다.


홍콩의 봉황위성TV에 대한 중국 정부당국의 손길은 시진핑 정부가 본토를 넘어 홍콩에 까지 이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 홍콩은 주요 민영 언론 및 출판사까지도 모두 중국 본토 자본, 곧 친 정부 세력에 의해 점령당하고 있다.


홍콩의 가장 유력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까지도 지분을 인수받기 위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이렇게 홍콩의 언론까지 장악하려는 것은 시진핑 3연임을 향한 반대의 목소리를 아예 봉쇄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반대세력의 싹을 자르는 시진핑]


중국의 3대 파벌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장쩌민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 공산혁명 원로의 후손을 뜻하는 태자당이다.


혁명 원로 시중쉰(習仲勛)의 아들인 시진핑 주석은 집권 당시 공청단 출신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에 이어 두 번 연속 공청단에게 주석직을 내줄 수 없다는 명분 때문에 시진핑이 주석직에 올랐다. 리커창은 후진타오 전 주석과 동향인 안후이성 출신이고 공청단 경력까지 같다.


2007년의 제17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은 서열 5위의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리커창은 그의 뒤를 이어 선발되면서 본격적인 정치 패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상무부 부장 보시라이(薄熙來, 1949년), 베이징 시장 왕치산(王岐⼭, 1948년생), 중앙조직부장 리위안차오(李源潮, 1950년생), 충칭시 서기 왕양(汪洋,1955년생) 등이 정치국 위원에 포진하며 차기 주석 자리를 두고서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2012년에 주석직에 오른 시진핑은 권력의 분점 체제를 부수기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정적들에 대한 숙청을 시작했다.


2017년에는 차기 권력구도의 핵심으로 떠오르던 공청단(共靑團·공산주의청년단) 계열의 후춘화(胡春華)를 정치국 상무위 명단에서 배제시키면서 후계 구도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막았고, 더불어 후춘화와 같이 차세대 지도자로 커오던 상하이방 계열의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를 부패혐의로 체포해 낙마시켰다.


이런 식으로 시진핑은 1인 장기집권 체제를 강화하면서 상하이방과 태자당 출신을 대대적으로 숙청하고 견제하고 있다.


당연히 시진핑 옹립을 지원하면서 차기 주석직을 바라보던 상하이방과 태자당은 ‘누구 덕에 국가주석에 올랐는지 잊었느냐’며 상당한 반감을 보인다. 특히 청년 시절을 상하이에서 보낸 장쩌민 전 주석의 반발이 컸다. 장쩌민 전 주석은 아직도 상하이방 대부 노릇을 하며 막후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태자당 분파인 ‘훙얼다이(紅二代)’ 즉 혁명원로 2세 집단도 노골적으로 시진핑 주석에 반기를 들고 있다. 대표적 인물이 지난해 3월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은폐로 일관하고 있다며 시 주석을 ‘벌거벗은 광대’에 비유했다가 체포돼 18년형을 받은 런즈창(任志强) 전 화위안(華遠)그룹 회장이다.


결국 시진핑 주석은 이러한 반대세력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내년의 당대회를 원만하게 치르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정적들의 자금줄 차단과 함께 정적의 거두들은 그대로 둔채 손발 자르기에 본격 나섰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손발자르기 작업의 일환으로 군부내 세력들부터 대대적인 제거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


과연 시진핑 1인 지배체제 확립을 목표로 한 체제 변환작업이 시진핑의 뜻대로 굴러갈 수 있을까? 그리고 숙청 대상으로 떠오른 장쩌민 계파들은 그저 당하고만 있을까?


결국 내년 가을의 당대회까지 중국의 정국은 소용돌이에 휘말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일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아무도 예상 못하는 사회가 지금의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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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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