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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5-06 20: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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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엽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장이 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문재인정부 4주년 국정비전과 성과 컨퍼런스` 개회식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제공)


4·7 재보궐선거 결과에서 확인된 민심 이반 수습책으로 '낮은 자세'를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주문과는 정반대로 정부 출범 4주년을 앞두고 정책 성과 홍보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 정책, 한반도 평화 등 현재 수정 중이거나 진척을 기대하기 힘든 부분까지도 성과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기 힘들다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는 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문재인정부 출범 4주년 기념 정책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각 전문가들의 발제와 토론으로 이뤄진 6개의 세션을 통해 K-방역, 권력기관 개혁, 한국판 뉴딜, 포용적 복지, 선도국가 도약, 한반도 평화 등 분야별 성과와 과제 등을 논의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문재인정부 출범 후 지난 4년 국정과제 추진 성과를 돌이켜보고 남은 1년 동안 과제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부 정책별 공과(功過)를 논하기보다는 4년간 국정비전 변화 흐름을 살펴보고 남은 1년에 집중해야 할 정책 방향성을 수립하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조대엽 위원장은 지난 4년을 북핵 위기 속에서 출발해 일본의 수출규제와 코로나19 위기 등 직면한 3대 위기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의 시간으로 규정했다. 이 과정에서 얻은 5대 성과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위기에 강한 정부(북핵·한일통상·코로나 위기) ▲미래를 여는 정부(한국판 뉴딜·탄소중립) ▲복지를 확장한 정부(포용적 복지 확대) ▲권력을 개혁한 정부(국정원·검찰·경찰개혁·공수처 출범) ▲평화시대를 연 정부(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 등을 제시했다.


정부의 국정 비전은 2017년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를 시작으로 혁신적 포용국가(2018년),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2019년), 위기에 강한 나라(2020년)를 거쳐 올해 '포용적 회복과 도약'으로 조금씩 변화해 왔다. 퇴임 무렵 세계선도국가 반열에 오르겠다는 게 정책위가 제시한 비전이다.


소재·부품·장비 자립화,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개최, K-방역 등 서로 다른 위기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극복해 온 것에 자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게 정책위의 설명이지만 정작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 성과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로 인한 부동산 정책이 신뢰를 잃은 상황에 대한 최소한의 성찰 없이 '공정 경제 확립'을 대표 성과로 내세운 점은 객관성이 결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노이 노딜 이후로 장기 교착 상태에 놓인 북미 비핵화 대화 현실과 달리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 역시 '정책 감수성'과는 거리감이 있다.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 공동선언의 국회 비준도 숙제로 꼽히지만 이에 대한 언급도 누락돼 있다.


조 위원장은 "세계가 주목하는 정부의 성과를 애써 외면하고 근거 없는 프레임을 공공연히 덧씌우는 일은 우리 공동체를 국민의 실패, 대한민국의 무능이라는 벼랑으로 몰아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당정청의 국민소통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출범 4주년 기념 정책 성과 홍보 경향성은 다른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지난 4일 문재인 정부 출범 4주년 기념 한·러 전문가 세미나를 열어 지난 4년간 신북방정책 성과를 확인하고 향후 한국과 러시아의 미래협력 추진 과제를 점검했다.


북방위는 한러 협력 과제 역시 남북, 북미관계 개선 전제 위에서 추진이 가능하다는 한계를 반영해 과거 추진 과제를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9개 다리 행동계획 2.0을 통한 경제협력 가속화 ▲한·러 협력 플랫폼 활성화 ▲코로나 정책 공조를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보 ▲한·러 금융협력 플랫폼 구축 등이 북방위가 밝힌 과제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은 4·7 재보선 결과라는 국민의 질책을 쓴 약 삼아 새출발의 전기로 삼겠다는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성과도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수보회의에서 "국민의 질책을 쓴 약으로 여기고, 국정 전반을 돌아보며 새출발의 전기로 삼겠다"며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겠다"고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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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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