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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비열하고 졸렬한 중국, "인도를 조롱하다!" - 중국 정법위 매체, "비참한 인도 현실을 빗대 애국주의 선동" - 시진핑 정면 비판했던 차이샤, "中 사악한 본성으로 인도 조롱" - 환구시보까지 나서 사태 진압에 애를 쓰지만... 사태는 더 확산
  • 기사등록 2021-05-05 17:04:48
  • 수정 2021-05-05 17: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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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중앙정법위가 인도의 비참한 상황과 중국 우주선 발사장면을 대비하면서 올린 장안망 기사


[중국의 본성 그대로 보여준 중앙정법위의 인도 조롱]


중국의 ‘예기 곡례상(礼记·曲礼上)편에 보면 “동네에 장례식이 있으면 골목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함께 슬퍼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침묵은 지켜야 한다는 인간의 기본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그런데 지난 5월 1일, 중국 공안기관의 사령탑인 공산당 중앙정법위(政法位)가 운영하는 뉴스사이트 웨이보(장안망: 长安网)에 참으로 입으로 설명하기도 참담한 그야말로 인간의 본성이 상실된 뉴스가 버젓이 올라왔다.


정법위가 올린 뉴스의 한쪽 사진은 인도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숨진 시신을 화장하는 장면이고, 오른 쪽은 지난 4월 19일 중국이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해 핵심 모듈 텐허를 발사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그런데 이 뉴스의 제목은 “중국에서 불을 피울 때 vs 인도에서 불을 피울 때”였다. 그리고 “인도에서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40만건을 돌파했다”는 해시태그까지 달았다.


내용인즉슨 중국 우주기술 성과를 한껏 치켜세우기 위해 최근 코로나19 대확산으로 늘어난 시신을 처리하느라 화장장이 과부하에 걸린 인도 상황을 빗대어 대놓고 조롱한 것이다.


그동안 중국내에서는 중앙정법위 같은 기관에서 외국을 비판하거나 심지어 조롱하는 그런 ‘전랑(戰浪)’ 스타일의 뉴스가 올라오면 애국성향의 분홍색의 지지 댓글들이 달리면서 호응해 왔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즉각 부정적인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그렇게 소인(小人) 행세하는 중국이 창피하다. 인간성이 과연 있기나 한거냐?”, “중국이 이렇게 형편없는 나라인지 정말 몰랐다”, “이웃에 상이 있으면 방아를 찧지 않고, 안에 빈소가 있으면 시를 짓지 않는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거늘...”, “중국 장안망은 중국을 대표하지 않는다. 인도 국민에게 미안하다. 하루빨리 코로나19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는 등의 분노와 질책이 가득한 비판적 글들로 넘쳐나자 정법위는 황급하게 그 기사를 삭제했다.


그러나 파문은 컸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정법위의 인도 관련 기사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았고, “무고한 인민의 죽음에 박수친다고 국위가 선양되는 것이냐”, “중앙정법위 관영매체의 편협한 민족주의가 보여준 참사”라는 지적까지도 나왔다.


또한 “중국 정법위의 신문인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로서 망신스럽다. 기본적인 인간적 배려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글도 있었고, 심지어 “정말 갈수록 저질스럽다", "꼬리 긴 여우였는데 이제는 흉악한 승냥이가 됐다", "인간성은 사라지고 당성(黨性)만 남은 반인륜적 처사", ”사악함, 세상이 똑똑히 볼 것 같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래도 정법위라는 공안기관의 대명사가 운영하는 장안망에 이렇게 비인간적이고 졸렬한 글을 올린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이미 몇 차례 인도를 조롱하는 냉소적 풍자 글들을 게시한 바 있었다.


이외에도 중국 공안부 프레스센터인 치안관리국 공식 웨이보(微博·중국 경찰 온라인)도 지난달 30일, 왼쪽에는 우한 화신산(火神山)병원 공사장 사진을, 오른 쪽에는 인도의 화장장면 사진을 비교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중국 화신산(中国火神山),인도 화신산(印度‘火神山)’”이라는 글과 함께 "인도 델리는 개 화장장을 인간용으로 바꿨다"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 글은 5월 1일 심야에 삭제됐다.


도대체 인간의 본성을 찾아볼래야 찾을 수 없는 그러한 인간말종이나 할 짓들을 국가 기관이, 그것도 중국 공안을 책임지는 두 기관이 행한 것이다.


▲ 차이샤가 중국 정법위의 비인간적 행태를 비판하면서 올린 트윗


[시진핑 정면 비판했던 차이샤, "中 사악한 본성으로 인도 조롱"]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시진핑 주석을 정면 비판하면서 중국 체제를 흔들었던 차이샤(蔡霞·69) 전 중앙당교(中央黨校) 교수가 2일(현지시간) “중국이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인도를 비인간적으로 조롱했다”면서 정법위의 글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지난해 6월, “중국 공산당이 한 사람 주변을 도는 '정치 좀비'가 됐다”고 지적하면서 시진핑 주석을 ‘마피아 보스’에 비유해 공산당에서 축출당하고 퇴직 연금까지 박탈당했던 차이샤는 이날 트위터에 사진 두 장을 올렸다.


좌측 캡쳐 사진은 전날 정법위가 웨이보에 올렸다가 삭제한 ‘중국 점화’ vs ‘인도 점화’ 게시글이었고, 우측에 게시된 캡쳐 사진은 지난해 2월 26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던 우한에 주중 인도대사관이 보낸 원조 물자 수송기 사진이었다. 당시 주중 인도대사관은 웨이보를 통해 우한을 도운 사실을 알린 바 있다.


차이샤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2020년 2월 중국이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졌을 때 주중 인도대사관은 우한에 원조 물자를 보냈다”면서 “그런데 중국 공산당은 현재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인도를 비인간적으로, 사악한 본성으로 조롱하고 있다. 또 인도로부터 도움 받았던 사실도 밝히지 않았다”고 통렬하게 지적했다. 인도는 중국이 코로나19로 힘들 때 도와주었는데, 정작 중국 때문에 발생한 그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하는 인도를 도와주기는커녕 조롱하는 비인간적 처사를 국가기관이 행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중국 공산당에서 쫓겨나 지금은 미국에 체류중인 차이샤는 태자당 분파인 ‘훙얼다이(紅二代)’ 즉 혁명원로 2세 집단(외가 쪽이 중국 혁명에 대한 공로가 큰 태자당 출신)에 속한 인물로 공산당의 이념과 이론을 연구하고 공산당 간부를 양성하는 교육 기관에서 교수로 근무했음에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보복이 두려워 감히 말을 못하고 있지만 당내에는 광범위한 시 주석 반대 세력이 있다”면서 시 주석 한 사람이 모든 권력을 장악한 것을 대담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더 이상 당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공개적으로 발언할 의무가 있다”면서 “중국 공산당은 세계 평화의 최대 위협”이라고 주장해 주목받았던 그가 공개적으로 중국 중앙정법위의 비인도적 글에 대해 비판함으로써 도를 넘은 중국 당국의 비인도적 처사에 대한 비난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환구시보까지 나서 사태 진압에 애를 쓰지만...]


중국 공안기관의 사령탑인 공산당 중앙정법위의 장안망 기사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비난과 반발이 폭증하자 중국 공산당의 입이라 칭하는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이 나서서 사태를 진압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후시진 편집장은 이날 "지금은 인도주의 깃발을 높이 들고 인도에 동정을 베풀며 중국사회를 도덕적 우위에 놓을 떄“라면서 정법위의 기사를 비판했지만 그의 글 역시 또다른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우선 오죽했으면 애국주의를 선동하는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까지 나서 사태를 수습하려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면서도 후시진 편집장의 트위터 글조차도 지금의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의 글 중에 ”지금은 인도에 동정을 베풀 때“라는 말 자체도 어폐가 있다. 지금 인도가 고통받는 그 코로나가 어디로부터 기원했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감히 그 따위 말할 처지가 못된다. 진짜 인간된 도리라면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몰라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인간 본성의 대응은 이미 중국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뻔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인도를 동정함으로써 중국의 도덕적 우위“를 거론한 부분에서는 그야말로 ‘토가 나온다’는 말이 딱 적격이라 할 것이다. 아무리 중국적 애국주의에 빠져 있다고 저런 말들을 함부로 내뱉을 수 있을까?


중국이 전 세계로부터 ‘보이콧(China Boycott)’의 대상으로 전락한 이유를 이번 중국 중앙정법위의 글에서 쉽게 엿볼 수 있다.


저렇게 인간적인 기본이 안되어 있는 나라가 세계의 패권을 쥐려 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중국 공산당 정권은 보이콧을 당해도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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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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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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