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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눈에는 눈, 무서운 나라'로 탈바꿈하는 미국 - 美 핵전쟁 수행 ‘전략사령부’ 역할 급증, 핵무력 투사 주도 - 중국, 북한을 특히 주목하는 미 전략사령부 - 전략사령관, "대통령 지시로 핵무력 사용 기조 변화"
  • 기사등록 2021-04-28 15:41:45
  • 수정 2021-04-28 22: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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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 리처드(Charles Richard) 미 전략사령관 [사진=미 국방부]


[미 전략사령부, "국방·외교 역할 전방위 확대 가능성"]


최근 들어 美 국방부가 “냉전 시대에 적용했던 핵억제 논리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핵전쟁을 수행하는 ‘전략사령부’의 대외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고 美 국무부 산하의 미국의소리(VOA)가 지난 23일 제기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찰스 리처드(Charles Richard) 미 전략사령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에 출석해 “미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핵 강대국를 억제해야만 하는 시대를 맞이했다”고 경고하며, “냉전시절 이래 적용했던 핵 억제력 셈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 같은 평가는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지시한 책무에 따라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의 위치가 다른 모든 통합전투사령관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증언해 그 발언 배경에도 눈길이 쏠린다.


그러면서 리처드 사령관은 “미국의 전략적 억제력은 재래식 전략을 포함해 모든 합동군의 임무 달성을 위한 기초가 된다”며, “70년 넘게 방치해둔 핵무기 자산으로는 어떤 정책도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략사령부 대외작전 노출도 급증…“기밀 모의훈련 최초 공개”]


VOA는 “미 전략사령부가 적성국에 대한 억제력 강조와 함께 동맹을 안심시킬 수 있는 대외 발신도 늘리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지난해 미 공군이 전략폭격기 자산을 한 곳에 고정하지 않고 특정 시점과 목적에 따라 전 세계에 전개하는 이른바 역동적 병력전개(Dynamic Force Employment)를 공표한 이래 인도태평양과 유럽 전구에서 전략폭격기 전개 빈도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개념이 적성국에게는 불확실성을 야기하면서, 동시에 동맹들에게는 세계 어느 곳이든 미국의 전략자산을 신속히 전개할 수 있다는 신호를 발신하려는 셈법이 반영됐다”고 VOA는 전했다.


또 전략사령부는 최근 핵무장 적성국을 상정해 실시해오던 비공개 모의 전쟁훈련을 처음으로 공개했는데, 이 훈련은 2개 이상의 핵무장 적성국에 대한 동시 대처를 염두에 둔 억제력 강화 훈련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범정부 부처와 통합전투사령부, 그리고 동맹들에 유사시 핵무장한 적성국에 맞선 총체적 전쟁수행 범위를 알리는 것에 목적을 두고 지난 12일부터 16일(현지시간)까지 실시된 억제·갈등확산 모의검토 훈련(Deterrence and Escalation Game and Review Exercise. DEGRE)은 전략적 억제력과 동맹에 대한 확약, 갈등확산 관리의 역학관계를 시험하는 것이 주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재개된 이 훈련에는 전략사령부 외에 인도태평양, 수송, 우주, 사이버, 북부 등 5개 통합전투사령부와 해군참모대학,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본부 미국 측 인원들이 참가했다.


그러나 전략사령부는 이번 훈련이 대상으로 한 적성국이 어느 나라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중국과 북한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모의 전쟁훈련(DEGRE)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민감한 훈련이기 때문에 비공개로 진행해왔다"며, "실시를 공표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략사령부의 이같은 대외 행보는 실제 핵전쟁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국방부의 최근 변화된 셈법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며, “향후 군사정책 전반에 상당한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VOA는 전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어 “냉전 종식 이래 지난 30여 년 동안 전략사령부 본연의 임무인 핵전쟁 수행 역량에 대한 투자가 간과된 측면이 있다”며, “최근 중국, 러시아 뿐 아니라 북한 등의 동시다발적인 핵 위협 증대가 전략사령부의 역할을 재조명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향후 다른 통합전투사령부의 핵 전문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인도태평양사령부, 유럽사령부 뿐 아니라 주한미군의 핵전쟁 수행에 관한 기획, 인원편성, 전략에 관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베넷 선임연구원은 전망했다.


[중국을 특히 주목하는 미 전략사령부]


전략사령부의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크게 주목을 받는 것은 리처드 미국 전략사령관이 최근 한 달이 넘은 중국 관련 보고서는 업데이트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점이다.


미 국방부가 발행하는 군사전문지 ‘스타스앤드스트라이프스’가 20일(현지 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날 2022회계연도 예산과 관련한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의 핵전력 규모 증가 속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중국에 관한 어떤 보고서도 한 달 이상 지나면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업데이트 하도록 2주 전 전략사령부에 명령을 내렸다"고 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에 대해 몰랐던 어떤 것을 알아내는 것 없이 한 주를 보낼 수 없다"고도 했다. 그만큼 미 전략사령부가 중국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리처드 사령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중국이 가까운 시일 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략핵잠수함, 장거리폭격기의 ‘3대 핵전력(nuclear triad)’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동식 전력을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리처드 사령관은 이어 “중국이 10년 내로 핵 보유고를 갑절 이상 늘리게 될 것이고, 핵지휘통제 능력도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조치들로 중국은 역내에서 상당한 수준의 핵전략 이행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고 곧 대륙을 넘나드는 범위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의 민수용 핵생산 능력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리처드 사령관은 “이는 중국이 얼마나 빨리 변하고 있는지의 아주 좋은 예”라면서 “일주일 전에야 우리는 그에 대해 알게 됐고 시사점을 파악하는 과정에 착수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핵무기 관련 역량의 현대화를 80% 가량 끝마쳤고, 중국은 핵무기 보유량을 엄청나게 늘리고 있는 것에 반해 미국은 현대화 진행률이 제로(0)%"라면서 미국의 핵무기 생산 능력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했다.


이러한 중국의 핵위협에 대해서는 지난 4월 13일(현지시간)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에 의해 공개된 '미 정보당국의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 보고서에서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해 “중국이 중국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핵무기고의 확대와 다양화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3대 핵전력을 실전배치하고 핵무기 보유량을 10년 내 갑절 이상으로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었다.


[북한에 대해서도 경고한 미 전략사령부]


한편 리처드 사령관은 “북한이 역내 불안정을 야기하고 국제질서를 부인하는 행위를 지속하는 등 미국과 동맹에 계속 안보 도전으로 남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은 특히 미 본토 전역을 공격하도록 설계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하고, 다량의 전구 탄도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밝힌 것이다.


리처드 사령관은 또한 댄 설리반(Dan Sullivan) 상원의원(공화∙알라스카)이“북한이 무기성능을 계속 향상시키고 있는데 미국 본토를 방어하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능력보다 앞서가고 있지 않느냐?”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비행 중 요격하는 기능을 대폭 강화한 차세대요격기(Next Generation Interceptor) 개발을 빨리 할 수 없느냐? 지금 개발 중인 20기의 차세대요격기가 없이도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느냐?”고 질문을 하자 “불량국가 북한에 대한 미사일방어와 관련해 미국은 올바른 기준과 정책을 갖고 있으며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글렌 벤허크 북부사령관도 지난 14일(현지시간) 하원군사위 청문회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능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미국의 차세대요격기로 이를 제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제임스 디킨스 우주사령관도 서면답변 자료에서 중국과 러시아 외에 북한과 이란도 사이버 공격 등 우주에서의 위협을 계속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리처드 사령관은 22일(현지시간)에도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 능력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억제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대해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근 핵무장 적성국을 상정하고 실시한 모의훈련(DEGRE) 과정에서 북한도 염두에 뒀는지 묻는 질의에 “기밀 사안이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밝힌 뒤 이같이 말한 것이다.


물론 리처드 사령관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최우선 수단은 외교”라면서 “미국은 한국에 확약한 노력들을 이행할 완벽한 준비가 돼 있고, 자신의 목표는 그와 같은 책임과 노력을 유지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핵무력 대응을 적극화하는 미국]


한편 제임스 도킨스 미 공군 전략적 억제력·핵통합 담당 부참모장(중장)도 이날 공군협회 소속 미첼인스티튜트가 주최한 화상대담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가파르게 핵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는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도킨스 부참모장은 “이 같은 적성국의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핵무기 현대화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며, “억제력 뿐 아니라 동맹을 안심시키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대담을 진행한 로런스 스터츠라임 전 북부사령부 기획·정책·전략 과장(공군 예비역 소장)은 미국이 향후 러시아를 염두에 두고 개발을 추진 중인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지상기반 전략적 억제력(GBSD)을 실전배치할 경우 북한과 중국에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그와 같은 비판에 신경쓰지 않는다”며, “정말로 핵투사를 결정해야하는 운명의 시간이 닥칠 경우, 미국은 전 세계 지도자들을 통해 국민들에게 이해를 담보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으며, 미국 대통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전략사령부 역할 강화의 의미]


미 전략사령부의 대외활동 급증 및 외교와 국방 분야 역할 강화는 미군의 적성국 대응이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표현하자면 과거에는 미국이 신사적 협정이나 약속에 기반한 국방정책을 펼쳤다면 이젠 적성국들이 행동하는 차원에 그대로 맞대응해 ‘이에는 이’의 방식으로 정면 대응하는 기조로 바뀌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아주 중요한 국방정책의 기조 변화가 지금 미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리처드 사령관이 “냉전 시대에 적용했던 핵억제 논리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강조한 부분과 “대통령이 지시한 책무에 따라 이 문제가 제기됐다”고 말한 대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신의 위치가 다른 모든 통합전투사령관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한 부분 역시 미국의 기조 변화를 분석하는데 큰 시사점이 된다.


한마디로 전략사령부가 적성국 대응에 전면에 나섰다는 것은 통합전투사령관들이 결정할 수 없는 부분, 즉 적성국의 핵무력 사용시의 대응 등에 있어 전략사령부가 최일선에 직접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고, 만약 중국이나 북한 등의 적성국에 핵무력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면 주저없이 투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지시를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아 수행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니 전략사령관의 이러한 일련의 발언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도 현재 전략사령부가 주목하는 두 나라, 곧 중국과 북한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 대응에 있어 핵 사용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전략사령관의 발언은 북한 김정은에게도 상당한 위협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렇게 달라지고 있다. 점잖은 나라에서 무서운 나라로 변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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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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