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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사면초가 러시아 푸틴, 결국 꼬리 내렸다! - 美 경고카드 받은 푸틴, 더이상 허세 부리기 힘들 것 - 우크라이나 국경 병력’ 철수 결정, 美 제재압박이 주효 - 푸틴이 제일 두려워하는 제재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 기사등록 2021-04-24 23:10:15
  • 수정 2021-04-26 15: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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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내린 푸틴, ‘우크라이나 국경 병력’ 철수]


군사적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갔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대치가 러시아군의 전격 철수 결정으로 다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부터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접경지대로 약 5만 명의 병력을 집결시키면서 시작된 우크라이나 위기가 미국과 EU국의 강력한 대응, 그리고 당사국인 우크라이나 정부의 사생결단의 반격으로 인해 결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러시아 군의 철수 결단을 내린 것이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우리의 군사적 능력을 체크했다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한 만큼 내일(23일)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의) 접경지대 병력을 원래 위치로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러시아군은 그야말로 우크라이나를 곧바로 침략할 수 있을 정도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과 접경 지대에 러시아 육군의 10분의 1에 달하는 규모인 10만여명이 넘는 병력을 투입했었다.


이와 관련해 독일 슈피겔은 2014년 크림반도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가장 많은 병력을 동원시킨 것이라고 했다. 병력의 구성 또한 육해공을 총동원해 우크라이나를 에워싸는 등 완전한 전쟁 준비 태세를 갖춘 형국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에 대해 “러시아 공군이 이 일대에 수호이(Su)-30 전투기를 이달 들어 배치했다”며 위성사진을 공개했고, BBC는 “러시아 흑해 함대가 상륙함 등을 추가 배치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러시아군의 전투 태세 준비와 관련해 미국과 EU에 안보를 의지하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2일 CNN을 통해 방영된 인터뷰에서 미국에 지원을 직접 요청했으며, 이에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EU로 보내 즉각적인 대응을 하기 시작했다.


블링컨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외교부장관을 직접 만나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위해 미국이 확고히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관련기사:[정세분석]러시아-우크라이나 전면전 위기, 병력 집결중(4월 14일)

*관련영상:[Why Times 정세분석 775] 러시아-우크라이나 전면전 위기, 병력 집결중


미국이 이렇게 즉각적으로 러시아의 전쟁 움직임에 대응하게 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EU의 안보를 정면으로 위협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러시아의 이러한 조치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군대 철수가 긴장을 완화할 것이라고 환영하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도 아직 러시아의 발표뿐이라며 행동으로 옮길 것을 촉구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의 발표 후 브리핑에서 "미국이 계속해서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러시아 제재, 시작은 미약했지만...]


러시아가 이렇게 철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미국의 강력한 대응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국경에의 병력 증강 움직임에 대한 반격으로 바이든 정부는 그동안 미뤄왔던 러시아 제재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작년 미국 대선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32개 기관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여기에는 러시아 정보국 요원들을 포함한 10명의 워싱턴DC 주재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크림병합 사태와 관련된 3개 조직과 5명의 러시아인, 러시아 정보기관을 지원한 혐의를 받는 6개 기술 업체 등도 제재 대상이 됐다. 미 행정부는 동시에 미 금융기관이 러시아 중앙은행과 재무부, 국부펀드가 발행하는 신규 채권을 매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유해한 해외 활동을 저지하고 대응하겠다는 행정부의 결의를 보여주기 위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트윗을 통해 “미국은 해로운 행위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 정부에 대해 광범위한 조치를 취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적대적 행위에 대해 계속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를 향해 협력할 여지가 여전히 있다면서 "이제는 긴장을 완화할 시간"이라고 밝히면서 대화의 여지를 열어 놓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더 멀리 갈 수도 있었다는 게 분명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로 선택했다"며 "나는 균형 잡힌 것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러시아를 향한 발언은 매우 부드럽고 완곡했지만 그 속에는 가시도 숨겨 있다. 일단 이번 제재는 평소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를 향해 "러시아가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에 비하면 아주 강도가 낮았다.


특히 월가는 러시아 루블화와 외화 표시 채권의 매매 정지 등의 핵폭탄을 터뜨릴 것으로 예상들을 해 온 것에 비하면 사실상 단거리 미사일 정도 한방 날리는 수준으로 일단 경고성 조치만 취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만약 월가가 당초 예상한대로 미국 시중은행 등 금융회사가 러시아 채권의 발행과 유통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는 조치를 취했다면 당장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할 길이 완전히 막히면서 러시아 경제에 형언할 수 없는 타격을 주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이 행한 대 러시아 제재 조치는 푸틴 대통령을 향해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서 소란을 일으키지 말고 철군하라는 것이고, 더불어 이제는 미국의 정치에 깊이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 곧 옐로우카드를 푸틴 대통령에게 제시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러시아 격하게 반발한 듯 하지만...]


미국의 이러한 경고성 러시아 제재에 일단 러시아는 격하게 반발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에 대해 "(미국의) 공격적 행동은 단호한 반격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미국 비난 발언에 이어 러시아는 16일 러시아도 7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대사를 사실상 추방하는 등 보복조치를 취했다.


1961년 체결된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르면, 주재국 정부가 타국의 대사를 본국으로 송환할 수는 없다. 다만 대사가 기피인물로 지정되면 출국해야 한다. 두 나라 사이에 대사를 사실상 추방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조치가 발생한 것은 1952년 이후 처음이라고 러시아의 미디어인 ‘코메르산트’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에 주재하는 미국 외교관 10명을 추방하고, 8명의 전·현직 미국 관리를 입국금지 목록에 올렸다.


[푸틴 정적 나발니 사건까지 겹친 러시아]


사실 지금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 말고도 그의 정적 나발니 독살 시도 사건으로도 궁지에 몰려 있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8월 20일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노비촉 테러를 당했는데 그 배후에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 독극물팀이 관여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결국 이 사건의 최종 책임자가 푸틴이라는 비난들이 서방세계를 통해 확산됐다.


결국 미국도 지난달 EU(유럽연합)와 함께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 책임을 물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을 대상으로 제재를 가하는 사태로 발전했다.


이와 관련해 푸틴은 21일 의회 국정 연설을 통해 “누구도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레드 라인’을 넘지 않기를 바란다”며 “필요할 경우 (서방의 도발에 대한) 대응은 비대칭적이고 신속하고 단호할 것이고, 도발한 자들은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대응했다.


사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도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 사건으로 코너에 몰리면서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저지른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러시아 교도소 내에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나발니를 석방하라는 시위가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나발니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지지가 굳건해지자 이로 인해 푸틴 대통령이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푸틴이 더욱 궁지로 몰리는 이유는 나발니 사건에 대해 국제적인 관심도도 더 높아지고 이에 대한 경고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연합(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지난 18일 "나발니 건강이 교도소에서 지속해서 나빠졌다는 소식에 깊이 우려한다"며 나발니가 신뢰하는 의료 전문가를 즉각 만나게 해주라고 러시아 당국에 촉구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같은 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나발니가 사망할 경우 러시아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렇게 나발니의 건강 문제가 러시아와 서방의 외교적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데다 러시아 국내에서도 나발니를 지지하는 시위들이 어이지자 푸틴의 행동들이 평소같지 않게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뉴욕타임즈(NYT)는 20일(현지시간) “푸틴의 최근 행동은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과 외부 세계를 향해 편집증적 공세를 취하는 것 같다”고 분석 보도했다.


어떻게 보면 영원히 반석위의 권좌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였던 푸틴이 국내외 모두에서 강력한 견제와 반발 움직임이 커지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을 맞게 되었고 그래서 무리수를 던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푸틴이 진짜 두려워하는 것은?]


사실 미국의 대 러시아 제제조치는 맛보기 수준에 불과하다 할 정도로 약했지만 미국이 마음먹고 제재한다면 러시아는 그야말로 엄청난 충격파에 휘청거릴 수 있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다음 날 러시아의 “무모하고 적대적인 행위” 4개 분야를 적시하며 대응을 지시한 바 있다. 바이든이 지적한 분야는 미 대선 개입, 솔라윈즈(SolarWinds) 해킹,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 및 투옥,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 중인 미군 살해에 대한 현상금 제공 보도 등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미국이 강력하게 러시아를 포괄적으로 제재할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단 지난 4월 15일 발표한 제재 패키지(package)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러한 조치만으로도 러시아는 충격을 받기에 충분하다.


미국의 진보적 미디어인 악시오스(AXIOS)는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이번 조치가 “러시아 루블화(貨)를 약화시키고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등 러시아 경제에 ‘광범위한 냉각효과(chilling effect)’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꼬리를 내린 것이다. 그대로 가다간 더 큰 화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이 앞으로 나발니를 석방하지 않음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한다든지, 아니면 또다른 도발적 조치를 취한다면 그땐 그야말로 레드카드에 해당하는 본격적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이번 4.15 제재에서는 거론되지 않은 경제적 제재로 당초 월가가 예상했던 러시아 루블화와 외화 표시 채권의 매매 정지 등의 핵폭탄이 고강도 제재의 큰 칼이 될 것이다.


더불어 푸틴의 사실상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신흥재벌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에 대한 제재도 미국내에서 거론되기도 한다. 나발니는 올리가르히가 푸틴의 엄청난 재산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올리가르히를 제재하면 푸틴의 행동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분명한 것이지만 러시아는 결코 미국에 대항할 힘도, 여력도 없다. 그래서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적대국가 명단에서도 러시아는 후순위로 밀린 것이다.


푸틴은 안다. 소련연방이 누구에 의해 해체되었는지를 말이다. 바로 그 미국의 칼이 푸틴 자신을 직접 향하게 된다면 자신 또한 언제든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 것이다.


그래서 푸틴의 허장성세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되는 것이다. 지금 푸틴은 과도하게 목소리도 높이고 보폭도 넓게 걷고 있다. 이는 그만큼 자신의 처지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러시아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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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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