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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내는 與 초선 "친문 지도부 안 된다" 비판도 - "소신 있는 행보 보이지 못했단 비판 경청할 것" - 이낙연에 불만도…"후보 공천, 독단적으로 결정" - "靑, 정책변화 필요" "당내 민주주의 불만 쌓여"
  • 기사등록 2021-04-09 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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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간사역할을 하고 있는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초선의원들 긴급모임에 참석,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공식 행동을 자제했던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9일 오전 여의도 CCMM 빌딩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이번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 등에 대해 논의한 뒤 국회 소통관에서 반성과 혁신을 다짐하는 공동 명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초선 의원들은 입장문을 통해 "민심은 옳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보여주신 국민의 질책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통렬하게 반성한다"며 "철저한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 10개월간 초선의원으로서 소신 있는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는 비판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든 비판을 차단하고 나만이 정의라고 고집하는 오만함이 민주당의 모습을 기득권 정당으로 만들었다"며 "초선의원부터 혁신에 앞장서고, 주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도 "진심 없는 사과, 주어·목적어 없는 사과, 행동 없는 사과로 일관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선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사과가 구체적인 사항도 없었다. 박 전 시장 일은 20~30세대뿐 아니라 넓은 세대의 여성들이 보고 겪은 일"이라며 "거기에 우리가 공감한 적이 있었나, 분노의 크기가 왜 그렇게 큰지 생각해본 적이 있었나에 대한 반성"이라고 설명했다.


권인숙 의원 역시 "지난 (선거) 과정에서 굉장히 많고 다양하게 있었던 2차 가해에 대해 당이 적극적으로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조찬 모임에서는 당 지도부 구성, 혁신 방안에 대해 세 시간 가까이 열띤 토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총 81명의 민주당 초선 의원 중 50여명 가까이 참석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모임에서는 새롭게 구성될 지도부부터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친문 의원 등 책임 있는 사람들은 이번 선거에 나오지 말아야 한다" "자신들에게 (참패의) 원인이 있다면 출마를 숙고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청와대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정책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청와대에서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지만 정책 변화 이야기는 없다"며 "변화가 일어나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애초에 이번 재보선에 후보 자체를 내지 말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이낙연 전 대표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호남 지역의 한 의원은 "의견 수렴도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해 당원투표에 부쳤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당내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고 한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당내 민주화, 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느냐에 대한 불만이 이전부터 쌓여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급하게 아침에 간담회를 했음에도 50여명이 모인 것"이라며 "그동안 말할 기회도 없었고, 근본적으로 우리 당의 세력 교체가 필요한 시점이 온 것 같다"고 언급했다.


재보선 참패를 위해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대해서도 "말도 안 된다. 물러나는 최고위원들이 비대위를 지명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며 "비대위를 어떻게 구성할지부터 논의해야지 관행처럼 짜놓으면 국민 보기에 어떻겠느냐"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초선 의원들은 이번 모임을 계기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할 계획이다.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 등 신임 지도부 구성을 앞두고 초선 의원 주최 토론회, 요구사항 전달식도 계획하고 있다. 오는 12일에도 모임을 갖고 당 운영방식, 선거 패배 원인 분석, 정책과제, 극복해야 할 윤리적 요소 등 분야별 토론도 진행할 예정이다.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전당대회 출마를 통해 지도부에 참여해 당 운영에 목소리를 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초선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고영인 의원은 "대표라도 나가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합의가 된 건 아니다"라며 "우리도 지도부에 들어갈 수 있다, 위축되지 말아라,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당내 절반 가까이에 달하는 81명의 초선 의원들은 그동안 자신들의 목소리를 극도로 자제해왔다. 180석에 육박하는 거대 여당의 자중 필요성과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당 분열의 기억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당내 20~30세대 의원들도 성명을 발표하고,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가 의견을 개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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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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