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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일촉즉발 동·남중국해, 美 무력시위에 中도 맞불 - 美 구축함, 中상해 코 앞까지 진격시키며 무력시위 - 中 SCSPI, “미 항모, 실전 투입 색채가 현저히 높아졌다” 우려 - 루즈벨트 항모전단 남중국해 투입, 쿼드외 국가까지 군사훈련
  • 기사등록 2021-04-07 13:42:03
  • 수정 2021-04-13 03: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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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을 겨냥해 위협적인 항해를 한 미 해군 구축함 머스틴의 항적 [사진=SCS Probing Initative]


[뜨거워진 남중국해, 미국의 강력한 무력시위]


미국에서 한-미-일 안보실장회의가 열리고 중국 샤먼(廈門)에서도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지난 3일 이후 한국 남해와 가까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해역에서 미·중 양국 해군과 美동맹국들도 함께 참여한 무력시위가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 중국 무력시위는 중국이 당황할만큼 강력했다. 우선 미군은 중국의 대문으로 불리는 양쯔강 입구까지 구축함 머스틴(DDG89)함을 접근시켰다.


베이징대 해양연구소가 주관하는 싱크탱크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이 3일 공개한 항적자료에 따르면 미 해군 구축함 머스틴(DDG89)함이 이날 오전 0시 36분 상하이(上海) 동쪽 250㎞ 해역에서 남하를 시작해 양쯔강 하구 저우산(舟山)군도 동쪽 50㎞ 지점을 04시 48분 통과했다. 이후 계속 남하를 하면서 창장(長江·양쯔강) 하구 부근까지 접근했다.


미 해군 7함대 소속으로 일본 요코스카(橫須賀)가 모항인 머스틴함이 지난 3월 27일 모항을 출발해 동중국해로 직행해 이러한 항적을 보인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경고 성격의 항행이었음이 분명하다고 홍콩 명보가 6일 지적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미군이 최근 동중국해로 빈번하게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또한 미군 태평양함대가 지난달 30일 미국 블루리지함과 일본 해상자위대 곤고함이 동중국해에서 합동 훈련을 한 사실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군 구축함 커티스윌버는 지난달 27일 동중국해에서 훈련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4일에는 루스벨트 항모전단이 대 중국 압박에 가세했다. SCSPI는 4일 트위터를 통해 이날 오전 8시 루스벨트함이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말라카 해협을 통과해 남중국해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미 해군 7함대는 6일(현지시간) 루스벨트 항모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서 통상적인 항해 작전을 펼쳤다고 발표했다. 해군은 루스벨트 호가 남중국해 진입한 것이 이번이 두 번째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SCSPI는 루스벨트 항모의 남중국해 진입은 올 들어 세 번째라고 주장했다.


SCSPI의 후보(胡波) 주임은 “미 항모의 행동에서 갑자기 규칙성이 떨어지고 실전 투입 색채가 현저히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뤼리스 전 함장은 “루스벨트함의 이번 남중국해 진입 목적은 전시 운용과 항로에 익숙해지기 위한 것”이라며 “랴오닝함이 남중국해에 진입하면 미·중간 어떤 형태의 상호 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쿼드 4개국과 프랑스 군의 합동 군사훈련이 인도 뱅골만에서 시작됐다. [사진=미 해군]


미국은 또한 대 중국 압박의 일환으로 지난 5일부터 대중국 견제 안보 협의체 ‘쿼드'(Quad) 회원국들이 프랑스와 함께 인도 벵골만에서 사흘간의 해상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이 지역(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의 해로운(malign) 영향력에 맞서는 쿼드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 지 이틀 만이라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지난해 11월 인도양 말라바르 훈련에는 쿼드만 참여했다.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 쿼드 4개국은 지난해 11월 인도양에서 말라바르 합동훈련을 진행한 적이 있지만, 회원국이 아닌 다른 나라까지 함께 훈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SCMP는 전했다.


훈련에는 미 7함대 소속 상륙수송선 서머셋 호를 포함해 5개 나라 군함 8척이 동원된 가운데, 미 해병 제15원정전투단은 우방군들과 기동, 방공,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공개했다.


쿼드의 대 중국 군사적 대응을 시도하려는 미국의 구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합동훈련으로 개방성과 확장성을 강조하며 쿼드의 몸집을 불리려는 미국의 ‘쿼드 플러스’ 구상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의 콜린 코 연구원은 “이번 훈련이 잘 마무리되면, 쿼드에 참여하지 않은 역내 국가들이 쿼드와 비슷한 협력을 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면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이 쿼드플러스 후보에 오를 수 있다고 SCMP에 말했다.


인도 해군 장성 출신인 R 세샤드리 바산 첸나이 중국연구소장은 “지난해 인도와 중국의 국경 대치 이후 뉴델리는 베이징에 실망했다”며 “중국이 탐탁지 않아 하는 활동에 인도가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이번 5개국 훈련에 대해 “시기적으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오스틴 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뒤 이뤄진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쿼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제임스 홈즈 미 해군참모대학 교수도 개인의견을 전제로 프랑스 해군과 쿼드 국가들 간 이번 훈련은 단순히 해군의 역량에 국한된 성격이 아니라고 말했다.


점차 호전적이 돼 가는 중국에 맞서 해양 중심 민주주의 국가들의 연대를 보여주는 목적이 더 크며, 이런 연대 움직임을 자신은 `민주주의 함대’ 결성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쿼드를 “인도·태평양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로 규정하고 안보 위협 요인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도 맞대응 무력시위]


미국의 이러한 무력시위에 맞대응해 중국도 이날 항모 전투단을 대만 북쪽 해역으로 통과시키며 미·일을 향해 무력시위를 펼쳤다.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3일 오전 8시, 6척의 군함으로 편성된 중국 랴오닝함(遼寧) 항모 전투단이 일본 나가사키 현단죠군도(男女群島) 서남쪽 약 470㎞ 해역에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견된 중국 항모 전투단은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 외에 지난해 첫 취역한 1만t급 최신예 055형 구축함 난창(南昌)함, 052D형 청두(成都)함과 타이위안(太原)함, 054A형 호위함 황강(黃岡)함과 901형 종합보급함 후룬후(呼倫湖)함으로 편성됐다.


이들 항모전투단은 일본 서남부 오키나와(沖繩) 본섬과 미야코(宮古)섬 사이의 미야코 해협을 통과한 후 대만 주변의 서태평양 해역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랴오닝함이 미야코해협을 통과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이다.


미야코 해협은 일본 오키나와현의 미야코섬과 오키나와섬 사이의 해협으로, 동중국해와 태평양을 잇는 요충지다.


이와 관련해 가오슈청(高秀成) 중국 해군 대변인은 5일 밤 해군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랴오닝함 항모 편대가 연간 임무 계획에 따라 대만 주변 해역에서 정례 훈련 중”이라며 “향후 중국 해군은 계획에 따라 유사한 훈련을 상시 진행하겠다”고 선포했다.


중국 해군은 이번 훈련이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할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중국 해군은 계획에 따라 유사한 훈련을 정례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항모전단은 6일 남중국해 해상에서 포착됐다. 대만 동쪽을 거쳐 계속 남하했다는 의미다.


이날 중국 항모 전투단의 주역은 랴오닝함이라기 보다 지난해 1월 12일 취역한 1만3000톤급 초대형 구축함인 난창함이다.


대만 해군 뤼리스(呂禮詩) 신장(新江)함 전 함장은 대만 중앙통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055형 구축함은 중국 항모전투단의 방공지휘함”이라며 “방공능력이 강한 055형의 편입으로 중국 항모전투단 편성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됐다”고 밝혔다. 난창함은 지난 3월 18일 대마도 인근 대한해협을 통과해 동해에서 첫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뤼 전 함장은 이어 “중국 국산 항모 산둥(山東)함의 군사작전은 아직 포착되지 않지만 항모 두 대를 동원한 대항 훈련이 곧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주 맥쿼리대의 벤 쉬리어 교수는 중국의 항모전단의 동중국해 항해에 대해선 '핵심적인 영토적 이익'이 걸린 수역에 대해선 항모전단을 이용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도 중국 항모전단의 미야코 해협 통과에 대해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해상 이익에 대한 봉쇄에 대응하기 위한 작전 능력을 키우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의 이러한 무력시위는 미국과 일본을 동시에 겨낭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랴오닝함 항모전단의 미야코 해협 통과는 중국 국방부가 일본을 겨냥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釣魚島)열도에 대한 '도발적 행동을 중지하라'고 촉구한 지 며칠 뒤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만에 대한 압박은 바다뿐만 아니라 하늘에서도 이뤄졌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 군용기 10대가 5일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으며 대만군은 이에 초계기 출격과 경고 방송, 레이더 추적 등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5일에 이어 6일에도 중국 군용기 4대가 역시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중국은 최근 팔라우 주재 미국 대사가 단교 42년 만에 대만을 방문하는 등 미국과 대만이 밀착을 강화하는 가운데 연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군용기를 출격시켜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미국이 동·남중국해에서 무력시위를 하는 이유?]


그렇다면 미국이 왜 이렇게 갑자기 중국에 대한 무력시위를 강화한 것일까? 이는 당연히 중국의 도발적 행동들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달 18일과 19일(미국시간) 알래스카에서 미국에 참담한 외교를 당한 뒤 부쩍 남중국해에서 도발적 행동들을 이어왔다. 특히 미국의 심기를 아주 불편하게 만든 사건이 휫선리프 부근에서의 탈취음모 작전이었다. 뿐만 아니라 인근의 수비암초에서도 대규모 확장공사를 한 사실이 발각되었다.


여기에 미국과의 외교에서 당한 화풀이를 대만과 일본을 향해 퍼붓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계속 조용히 있게 되면 중국의 미 우방국들에 대한 도전적 행동들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에 중국의 그러한 공격적 행동을 제어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이 깜짝 놀랄 정도의 위협적인 무력과시를 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호주 맥쿼리대의 벤 쉬리어 교수도 미국 항모 전단의 남중국해 항해에 대해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 분쟁 수역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응함과 동시에 필리핀과 같은 동맹국에 대해 "미국은 신뢰할 만하고, 능력이 있는 동맹"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도 휫선 암초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항모전단 남중국해 항해에 대해 미국이 역내에서 신뢰할 만한 군사력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중국의 '어떤 극적인 행동'도 저지하겠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명한 것은 지금 남중국해가 훨씬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미국과 중국의 항모전단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시에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한마디로 이 지역에서 미·중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항모전단의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 항해 작전이 남중국해 휫선(Whitsun) 암초 부근에 정박 중인 중국 선박들로 중국과 필리핀이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이미 중국을 향해 “남중국해에서 더 이상의 도발적 탈취가 이루어져서는 안된다”고 이미 경고했고 “이미 실질 점유를 하면서 군사기지화한 영유권 분쟁지역을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수차례 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휫선리프와 수비리프에서의 중국의 도발적 행동은 미국의 남중국해에 대한 구체적 군사행동을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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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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