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北 도쿄올림픽 불참, 물건너간 ‘文도쿄구상’ - 올해 도쿄, 내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어게인 평창' 구상한 文 - 남북, 남북미, 남북미일(중) 정상회담 개최? 미몽일뿐! - 남북정상회담? 본질이 변화되지 않는 한 아무 의미도 없다!
  • 기사등록 2021-04-06 14:33:19
  • 수정 2021-04-06 17:42:13
기사수정


▲ 지난 3월 25일 열린 북한 올림픽위원회 총회 [사진=조선체육]


[북한, 도쿄 올림픽 불참 결정]


북한이 코로나 팬데믹을 이유로 오는 7월에 개최 예정인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북한 올림픽위원회는 지난 3월 25일 총회를 열고 “악성비루스감염증(코로나 19)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위원들의 제의에 따라 제32차 올림픽경기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토의결정하였다”고 북한 체육성 산하의 ‘조선체육’ 사이트가 5일 밝힌 것이다.


이날 총회에서는 북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인 김일국 체육상의 보고에 이어 토론들이 진행되었는데 이 자리에서 그렇게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도 북한 올림픽위원회가 지난 3월 25일에 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이에 대해 상부의 최종적 방침이 확정된 후 5일 대외에 이를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체육’ 사이트는 지난 2월 29일자에 포르투갈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예선에서 “북한 여자탁구 선수들이 32차 올림픽 참가자격을 획득했다”고 공지하기도 해 이러한 올림픽 불참 결정은 최근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물 건너간 ‘문재인 도쿄구상’]


북한의 도쿄 올림픽 불참 결정으로 문재인 정부의 남북대화 희망은 또다시 사라지게 됐다. 사실 문재인 정부는 임기말의 극적 분위기 전환을 위해 도쿄올림픽에서의 남북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0일 박지원 국정원장을 일본에 보낸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대외적으로는 한일관계 개선이었지만 내부적으로는 도쿄올림픽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타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박지원 원장은 이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와 만나 “2021년 7월에 열리는 도쿄올림픽 때 남북 및 미·일 정상이 만나 북핵 문제와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법을 논의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당시 박지원 원장은 스가 총리에게 “도쿄올림픽에 김정은을 도쿄로 초청해 남북정상회담과 북일정상회담을 동시에 추진하자”면서 “동시에 남-북-미-일 4자 정상회담도 추진해 한반도 주변의 평화시대를 함께 열자”고 제안했다.


‘어게인 평창올림픽’의 꿈을 박지원 원장이 일본정부에게 제시했던 것이다. 그러나 일본측의 반응은 차가웠다.


*관련기사: [정세분석]문재인 정부의 한일정상회담 올인, 도대체 왜?(2020년 11월 15일)

*관련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594] 文정부의 한일정상회담 올인, 도대체 왜?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한·일 관계 또한 완벽하게 개선하는 모멘텀으로 삼으면서 도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어 보자는 구상을 일본측에 전했지만 일본측은 한국의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의 우선 해결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거부의 뜻을 분명히 나타냈다.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또다른 남북평화쇼를 일본이 앞장서 연출하기는 싫다는 것이었다.


물론 일본정부가 북한의 고위층과 만나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가장 핵심적 목표는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이다. 그렇다고 외교적 원칙을 무시하면서 되지도 않을 일들을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사실 일본내에서는 김정은의 방일 가능성 자체를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만약 북측에서 대표단이 오더라도 평창 올림픽 때와 같이 김여정 정도가 올 수는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한국측에서 뜬금없이 김정은 방일과 함께 거창한 정상회담 의제를 내놓으니 신뢰도 문제지만 성사 가능성 자체를 희박하게 봤던 것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개최에 강한 미련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3.1절 기념사에서도 “올해 열리게 될 도쿄 올림픽은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제2의 평창구상을 펼쳤다.


그러나 3월 중순 들어 도쿄올림픽이 해외 관중 없이 진행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도쿄올림픽에서의 정상간 만남 역시 어려워졌음에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구상은 계속 이어나간다는 방침을 세울 정도로 남북정상간 만남에 집착하고 있다.


심지어 청와대 내부에서는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유치를 위해서라도 호스트 국가인 일본이 미국, 북한 등 소수의 고위급 인사들은 초청할 것이란 전망까지 하면서 미련의 끈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남전략 및 대미정책을 총 책임지는 북한의 김여정이 지난 3월 16일 한미 연합훈련을 맹비난하는 과정에서 “남조선 당국(한국 정부)이 앞으로 상전(미국)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평양선언에서 합의한 9·19남북군사합의 파기까지 위협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남북대화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지난 3월 19일 "올해 상반기 중 남북관계 반전을 위한 모멘텀(추진력)을 만들 것"이라며 "남북 인도협력은 한반도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에 있어 좋은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 남북대화의 문을 열 계기로 남북 인도협력을 부각하고 나섰다. 코로나19 등 남북이 함께 직면한 문제를 같이 해결하고, 식량과 비료 지원 등 민생협력에 나서는 것이 주된 목표다.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또다른 이벤트 기획하는 文정부]


여기에 문재인 정부는 2022년 대통령선거 한달전에 열리는 베이징올림픽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대화의 마지막 기회로 베이징올림픽을 이용하려 하고 있고 이를 위해 중국의 적극적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한미동맹도 무시하면서 친중정책을 펼치고 있고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절대적인 희망으로 붙들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역시 베이징올림픽에서의 남북정상간 만남 주선이라는 목표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단독으로 결코 김정은을 만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시진핑 주석을 지렛대로 김정은과 만나 또다른 평화쇼를 펼쳐 보이려는 꿈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중국측에 “시진핑 주석이 호스트가 되어 미북간, 북중간, 남북간 그리고 남북미중의 4자 회담을 개최해 베이징 올림픽을 평화의 제전으로 만들자”고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이번 정의용 외교부장관의 중국 샤먼 방문 당시 왕이 외교부장에게도 똑같은 제안을 했을 것이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일본 스가 총리에게 했던 그대로 ‘일본’이라는 단어 대신 ‘중국’만 넣어가지고 국제적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제안을 역시 미국에게도 그대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에게 북중정상회담 추진 상황을 알리면서 시진핑과 김정은의 만남을 통해 미북간 대화 진전도 시켜보자는 의미였을 것이다.


국내적으로도 이러한 베이징에서의 어게인 평창을 위해 평화이벤트도 추진한다.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지난 3월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북공동 응원열차 운행’ 세미나 축사에서 “남과 북의 사람들이 경의선 열차를 타고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북경까지 함께 달려가 공동응원을 펼치게 된다면 (이는) 10·4선언과 판문점선언의 이행”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인영 장관은 베이징올림픽 응원단 파견을 위한 남북철도 운영을 위해 북한 지역 철도 유지 보수를 위한 지원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나 이는 이미 한미워킹그룹에서 부결로 판정난 사안이다. 되지도 않을 헛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문재인정권]


이렇게 문재인 정권의 남북평화쇼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미몽(迷夢; 무엇에 홀린 듯 똑똑하지 못하고 얼떨떨한 정신 상태)일 뿐이다.


크게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


이유1) 김정은은 단독이 아닌 정상회담은 추진하지 않는다.


가장 먼저 김정은은 결코 다자회담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자신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대일 정상회담만 원한다. 베이징 올림픽에 세계의 정상들이 몰려온다해도 김정은은 결코 그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김정은이 그렇게 여러 국제지도자들과 교류할 이유도 없고 그럴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유2) 미국이 그런 정상회담을 원하지도 않는다.


이미 바이든 행정부는 탑-다운 방식의 미북간 정상회담은 추진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한국 정부가 원해도 김정은이 비핵화의 기본 원칙에 합의하고 실무진 선에서 충분한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김정은과 바이든이 만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유3) 김정은이 문재인을 만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결정적인 것은 김정은이 남측의 문 대통령을 만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판문점 회동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미 3자회담을 원했지만 정작 김정은이 이를 거부해 결국 트럼프-김정은 양자간 회담으로 진행됐다. 두 사람이 회담하는 동안 문 대통령은 그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베이징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이라 믿는 것 자체가 미몽 아니겠는가?


*이유4)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으로 갈 이유가 없다.


또다른 이유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으로 건너 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미중간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미-중정상회담도 열고 ‘북-중-미 정상회담도 연달아 연다? 이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


앞으로 6개월 이내에 미중간의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 화해의 기회를 찾는다면 몰라도 그럴 가능성이 전혀, 1%도 없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그러한 생각은 미몽일 뿐이다.


*이유5) 베이징 올림픽 개최 자체도 불투명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베이징올림픽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들이 신장 위구르, 티베트 등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올림픽 보이콧 운동을 펼치고 있다. 아마도 도쿄 올림픽이 끝난 후부터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운동은 본격화될 것이다.


그런데 신장 위구르 등의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개선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베이징 올림픽의 개최 여부도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본질이 변화되지 않는 한 아무 의미도 없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재현하는 것에 올인하고 있다.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게다가 김여정과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 그리고 이어진 4월 남북 정상의 도보다리 산책, 5월 2차 판문점 정상회담, 9월 3차 평양 정상회담까지. 숨 가쁘게 진행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긴박한 순간과 이벤트들.


그런데 여기서 하나 묻고 싶다. 그렇게 해서 바뀐 것이 뭐가 있는가? 당시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기회로 한반도가 평화 분위기로 갈 것이라고 장담을 했었지만 오히려 우리는 서해에서 공무원이 처참하게 피살당했고 개성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폭파됐다.


그리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가 한미연합훈련을 한 탓인가? 그렇게 대북저자세 외교를 펼쳤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김정은이 핵무력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저 그럴 가능성만 보이면서 한국 정부를 철저하게 속여왔고 미국까지 속여 보려다 실패한 것 아닌가?


도쿄 하계 올림픽과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통해 남북평화쇼를 연출해 보려는 문재인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을 속이려 들여서는 안된다. 되지도 않을 일들로 국민을 희망고문해서도 안된다.


이미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그렇게 용을 써 봤지만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나라도 아닌 다른 나라가 진행하는 올림픽에서 ‘어게인(again) 2018’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그야말로 미몽 아닌가?


문재인 정부는 이와 별개로 오는 10월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에서도 남북 대화의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ANOC는 국제 스포츠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206개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단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및 위원,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 등 1000여명이 참석한다.


이 정도면 병적인 집착이다. 여기에 대해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다. 이런 구상을 하는 문재인 청와대를 바라보노라면 소위 북한을 너무나도 잘 안다는 그들이 북한에 대해, 그리고 김정은에 대해서도 저렇게 모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828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