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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국의 대 중국 6가지 레드라인에 숨죽인 시진핑 - 美, 中요구한 레드라인 이미 무시, 대만을 '국가'로 호칭 - 론 클레인과 블링컨의 조합, 강력한 대 중국정책 펼칠듯 - 美 6가지 레드라인, 이미 실행단계 접어들어
  • 기사등록 2021-04-01 21:54:11
  • 수정 2021-04-02 13: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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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에 강력하게 요구한 레드라인 네 가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국 행정부와 대화의 기회를 전혀 갖지 못하던 중국이 지난 18일과 19일(미국시간) 알래스카에서의 2+2회담을 계기로 사실상 미국이 중국이 제시하는 레드라인만 넘지 말아달라고 강력하게 읍소했다는 사실이 재확인되면서 과연 미국이 중국이 제시한 레드라인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중국은 일단 바이든 정부에게 지난 2월 22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베이징에서 열린 ‘대화와 협력, 갈등 통제-중·미 관계의 정상궤도 회귀 추진’이라는 주제로 연설하면서 레드라인을 일방적으로 제시했으며, 이어 주미 대사 추이톈카이(崔天凱)도 왕이 부장의 말을 적극 지원이라도 하듯 “미중 간에는 먼저 문제의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하고, 정책의 경계가 명확해야 하며, 레드라인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7일에도 왕이 부장은 미국 기자의 질문에 대해 대답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중 관계의 정치적 토대이며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지난 3월의 알래스카 미팅에서 양제츠 정치국원이 또다시 레드라인을 거론한 것이다.


중국이 줄곧 미국에게 요구하는 레드라인은 대만·홍콩·신장·티베트 등 4대 핵심 의제이다. 이 문제에서만큼은 중국이 절대로 물러설 여지가 없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중국의 레드라인을 넘어야만 하는 미국]


그런데 중국의 레드라인은 바이든 정부의 핵심 아젠다와 깊이 연관되어 있어서 미 행정부 또한 물러설 수 없는 주제들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대만은 남중국해 문제와 함께 미국이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안보의 최전선이고 중국을 압박하는 최상의 전략거점이라는 점에서 후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그래서 미국의 대만 관여 수준은 더욱 더 강화될 것이다. 그것이 곧 미국의 동맹들에게 아주 중요한 시그널을 던지는 것이고 더불어 미국의 국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장과 티베트 문제는 어떠한가? 당연히 바이든 정부의 제1과제인 인권 문제와 직결되어 있으니 이 또한 양보할 수가 없다. 신장과 티베트는 북한과 더불어 당연히 미국이 해결해야만 하는 역사적 과제다. 그러니 이 또한 바이든 정부가 물러설 수 없는 이슈다.


홍콩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자유민주주의를 마음껏 누리던 홍콩인들이 이젠 자유선거제도 자체를 잃어버렸다. 이젠 중국 정부를 비판하면 곧바로 구금되는 反인권 사회로 전락했다. 중국이 서방세계와의 ‘일국양제’ 약속을 전면적으로 어긴 것에 대해 미국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만 한다. 특히 중국에 반환하기 전까지만 해도 통치를 했던 영국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홍콩 문제에 깊숙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것을 넘어서서 미국이 이러한 4가지 ‘중국의 레드라인’을 넘어서야만 하는 이유는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강력하게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전 세계 지배라는 야욕을 숨기지 않고 있는 중국의 야심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중국의 최대 약점인 4가지 포인트를 공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의지를 미국 국무부의 토니 블링컨 장관은 지난 19일(미국시간) 알래스카 2+2회담 당시 양제츠 중국 정치국원의 면전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미국이 중국의 레드라인 파괴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미국의 대 중국 레드라인 설정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오히려 미국이 대 중국 레드라인을 설정해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내에서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James Stavridis) 전 나토군 총사령관은 지난 3월 7일 닛케이 아시아에 “미국은 중국과의 전쟁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미국이 중국에 제시할 6개의 레드라인을 거론해 주목을 끌었다.


① 핵·생화학 무기로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② 타이완과 주변 섬들을 무력으로 침범(대만 경제 봉쇄, 대만 공공인프라·기관에 대한 대규모 네트워크 공격 포함)해서는 안 된다.

③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나 일본군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④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추가로 건설해 군사 기지화해서는 안 된다.

⑤ 미국과 동맹국 해군의 자유 항행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⑥ 미국과 동맹국의 주권, 영토, 군사시설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사실 이 6개의 레드라인은 ‘스타브레디스’가 처음 거론한 것은 아니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이 지난 1월 28일 새로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에 제출된 ‘더 긴 전문(The Longer Telegram): 새로운 미국의 중국 전략에 대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처음 언급된 것이다.


이 보고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교체에 초점을 맞춰 대중 전략을 펴야 한다는 공세적인 내용이 들어 있어 큰 화제를 모았었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백악관에 제출된 ’시진핑 교체전략' 보고서(1월 30일)

*관련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671] 백악관에 제출된 ’시진핑 교체전략' 보고서


이 보고서의 핵심은 "21세기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 중 하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그 아래서 점점 더 권위주의적인 국가가 되는 중국의 부상"이라면서 “중국이 미국과 세계에 가하는 위협을 막기 위해서는 중국 공산당 내부의 분열을 이용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교체(replace)’하는 것이 근본적 해법”이라는 매우 강경한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의 발호를 억제하는 레드라인을 설정하고 중국이 이 레드라인을 넘지 못하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당시 이 보고서에서 거론한 레드라인은 5가지로 ‘스타브리디스’는 이외에 항행의 자유를 추가해 6가지 레드라인으로 정리한 것이다.


[미국의 6가지 레드라인이 주는 의미]


지난 1월 바이든 행정부에 제출된 보고서나 스타브리디스의 기고 글에서도 재확인된 미국의 6대 레드라인은 이미 바이든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3월 19일(미국시간)의 알래스카 2+2 회담에서 블링컨 장관의 모두 발언에서 이 레드라인의 핵심이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6가지 레드라인이 더욱 의미를 갖는 것은 내용 자체가 아주 구체적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두루뭉술하게 대만, 홍콩, 신장, 티베트 문제 등 제목만 열거했지만 미국의 레드라인은 아주 구체적이어서 중국이 회색지대에서 장난칠 공간을 전혀 주지 않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는 지난 1월의 애틀랜틱 카운슬 보고서가 학자들에 의한 것이었다면 이번 스타브리디스의 기고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토를 방위했던 군의 고위 관계자가 1월 보고서를 재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닛케이 아시아에 이 글이 공개된 직후 인도-태평양사령부와 국방부에서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반응까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브리디스의 기고문이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이미 실행화 단계에 들어선 미국의 6가지 레드라인]


그런데 지금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행동을 보면 이미 이 6가지의 레드라인이 실행화 단계에 접어 들었음을 감지케 한다. 한마디로 6가지 레드라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사례가 바로 대만과 관련된 사안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바이든 행정부로 이양되기 직전인 지난 1월 13일(미국시간) 켈리 크래프트(Kelly Craft) 당시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당초 대만을 방문하기로 계획됐다. 2박 3일의 일정으로 13일 대만 도착 후 14일 차이잉원 총통을 만나고, 외교학원에서 공개연설을 한 다음 15일 대만을 떠날 예정이었다. 그런데 방문 직전에 이 일정이 취소됐다.


그런데 지난 3월 11일 대만의 성도환구망(星島環球網)이 크래프트 대사의 대만 방문 취소에 얽힌 내막을 보도해 관심을 끌었다. 크래프트 대사의 방문 취소 배경에 중국과의 충돌을 우려한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특히 “크래프트의 유엔 주재 대사라는 특별한 신분이 지니는 외교적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그녀의 대만 방문은 미국이 외교적으로 중화민국을 인정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고, 방문이 성사되면 예기치 못한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즉각 미중 양국의 군 연락 채널을 통해 미군에 ‘크래프트 전용기가 대만을 방문하면 중국인민해방군의 전투기가 곧바로 대만 영공에 진입해 주권을 선포할 것이고, 만약 이를 군용기로 저지하면 발포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사안이 확대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고 대만 방문을 취소시켰다”는 것이다. 물론 대만의 성도환구망 보도가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보도의 내용을 보면 상당히 신빙성있는 정보 소스들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유엔대사의 대만 방문 취소를 주도한 측이 트럼프 행정부가 아니라 정권 인수를 하고 있던 바이든 인수인계위원회였다는 정보도 있다. 바이든 정부의 출범이 불과 1주일 남은 시점에서 괜히 중국과의 전쟁에 가까운 충돌을 유발할 필요는 없다는 측면에서 그러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어찌되었건 이런 상황, 곧 중국의 협박에 의해 미국 정부가 꼬리를 내린 그런 사건이 터지자 애틀랜틱 카운슬도 바이든 행정부에 대 중국 대응의 기본적인 틀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그러한 보고서를 냈다는 것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중국 당국이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에 대한 제재조치를 내린 것이 바이든 행정부와 미국의 학자들에게는 큰 자극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그러한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를 죽이려는 선제조치였지만 오히려 중국의 그러한 조치가 역풍이 되어 더 이상 중국에 밀려서는 안되고 중국이 미국을 함부로 넘보지 못하도록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이 오히려 중국에게 레드라인을 제시할 필요를 느꼈고 그래서 나온 것이 애틀랜틱 카운슬의 ‘시진핑 교체’ 및 ‘미국의 레드라인 제시’ 보고서였다는 것이다.


그 보고서대로 미국이 강경해지기 시작했다. 중국에 오히려 할 말 다하면서 중국을 강력하게 압박하는 미국으로 변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처음 나타난 행동이 알래스카 2+2회담이고 그 다음 연이어 나온 것이 태평양의 섬나라 팔라우의 수랭걸 휩스 대통령의 대만 방문에 존 헤네시닐랜드 팔라우 주재 미국 대사가 동행한 사건이다. 지난 3월 28일부터 5일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하는 길에 미국의 현직 대사가 대만 땅을 밟았다는 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의미를 갖는다. 1979년 미·중 수교로 미국과 대만의 공식 외교 관계가 중단된 이후 미국의 대사가 대만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이 지난 1월초의 유엔대사 방문때 같이 강력하게 반발하지는 못했다. 단순한 성명만 하나 냈을 뿐이다. 그만큼 중국의 기가 꺾였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레드라인에 숨죽이는 중국]


지금 미국은 중국의 시진핑 정권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 바이든 정권 들어서자 마자 제재를 가하고 큰 소리 치던 중국의 모습이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알래스카 회담을 구걸하면서 저자세로 회담에 임했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이 물러나야만 했다. 오히려 미국의 거센 대 중국 정책을 씁쓸하게 맛봐야 했을 뿐이다.


중국의 본성이 원래 ‘주먹이 센 자가 주도권을 잡는다’는 폭력 숭배주의자들이지만 오히려 미국이 강하게 나서니까 일단은 숨죽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중국을 향해 오히려 미국이 도발했다. 블링컨 장관은 대만을 ‘국가’로 지칭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경악할만한 내용이지만 중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3월 10일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 의제에 대한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대만의 WHO 복귀를 지지하고, 또 곧 개최될 세계민주정상회의에 대만 지도자가 참석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대만은 강력한 민주국가”라는 데 동의했다. 이는 중국의 레드라인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레드라인을 마치 확인 사살이라도 하듯 “대만은 자국민만이 아니라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국가”라며 “코로나19가 좋은 예”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향해 거센 공세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아마도 미국은 국가 수반만이 참가할 수 있는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에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을 초대할 것이다. 그때 중국은 어떻게 반응할까?


하나 더.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이든의 비서실장 론 클레인이다. 그는 워싱턴 정가에서 ‘클레인 총리’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데 그가 중국에 대해 엄청나게 비판적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바이든이 지금 국무부가 펼치는 대 중국 정책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다 할지라도 론 클레인과 블링컨의 조합을 억누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 중국 정책은 중국을 향해 6개의 레드라인을 강력하게 지켜 나갈 것이라 판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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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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