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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남중국해 섬 탈취 실패, 美호통에 꼬리내려 - 미국 정면 공세에 필리핀, 베트남의 강력한 반발 직면 - 미국-일본-인도네시아 등 우방 연대의 군사훈련 합의도 한몫 - 휫선리프에서의 중국 철수, 대미정책에 많은 고민 안겨다 줄듯
  • 기사등록 2021-03-30 15:02:11
  • 수정 2021-03-30 17: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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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8일 위성으로 촬영된 휫선리프. 중국 선박들이 거의 철수했음을 보여준다. [사진=Planet`s satellite image]]


[중국의 남중국해 섬 탈취 시도 좌절]


중국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내 휫선리프(Whitsun Reef)를 탈취하려는 시도가 좌절됐다.

지난 23일까지만 하더라도 위성을 통해 촬영된 이미지 사진을 보면 이들 선박들이 아예 일렬로 나란히 묶고 진영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게 관측됐고, 추가로 중국의 선박들이 더 집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28일 위성으로 촬영된 휫선리프의 모습은 중국 선박들이 대부분 철수하고 극히 일부만 남아 있는 모습을 보였다. 23일의 위성 사진과 비교해 보면 중국 선박의 숫자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 지난 3월 23일 촬영된 휫선리프. 200여척의 중국 어선들이 몰려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MAXAR]


[중국의 선박은 왜 철수했나?]


그렇다면 마치 휫선리프를 당장이라도 장악할 듯 덤벼들던 중국의 선박들이 왜 이렇게 철수를 했을까?


(1) 필리핀과 베트남의 거센 저항


중국의 선박들이 휫선리프에서 물러나게 된 가장 이유 중 하나는 휫선리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필리핀과 베트남의 거센 저항 때문이다.


필리핀은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의 휫선리프에 정박중인 중국 선박 200여 척을 감시하기 위해 군용기와 함정을 출동시켰다.


필리핀이 해당 해상으로 출격시킨 경공격기는 FA-50PH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양산한 고등훈련기 T-50의 파생형인 FA-50의 필리핀 수출용 형제 모델이다. 현재 우리 공군도 FA-50을 60여대 운용 중이다.


28일 로이터통신과 일간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지난 21일 암초 지역에서 선박들이 곧바로 철수할 것을 중국 측에 요구한데 이어 27일 밤 성명을 내고 “경전투기가 출격해 중국 선박 위를 비행중”이라고 밝혔다.


로렌자나 장관은 “영유권과 자국 어선을 보호하기 위해 군함과 경비정도 파견했으며 순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가 중국이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 것은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는 점을 주필리핀 중국 대사에게 주지시켰다.


그러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우리는 정말로 우려스럽다. 어떤 나라라도 그 정도 숫자의 선박에는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레티 투 항 외교부 대변인도 베트남이 '다 바 다우'라고 부르는 해당 암초에 중국 선박들이 무더기로 정박하고 있는데 대해 자국의 주권을 침해한다며 비판했다.


항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베트남은 중국이 이같은 침범을 멈추고 베트남의 주권을 존중하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이와 함께 해당 암초 근처에 베트남 해상경비대 함정을 보내 경계 임무를 수행했다. 이에 대해 항 대변인은 베트남 해양경비대가 국제법을 포함한 법에 따라 규정된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필리핀과 베트남의 거센 저항에 중국은 일단 해당 선박들에 민병대가 승선하지 않았고 거친 파도를 피해 정박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이는 거짓임이 금방 드러났다. 필리핀 당국은 휫선리프 지역의 해상 날씨가 평온하고 선박이 대피를 할만한 상황은 전혀 아니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해양민병대 승선 여부에 대해서도 필리핀은 확실히 해양민병대가 승선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필리핀이 중국 선박 감시를 위해 군용기와 함정을 출동시킨 것에 대해 중국 관영 언론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충돌 자제를 요청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9일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필리핀 전투기가 정박 중인 선박 상공을 비행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면서 “중국 어선은 수년간 인근 해역에서 조업했고, 거친 파도 등 기상 상황에 따라 가까운 곳으로 대피하는 것은 일반적인 관행”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또 "중국 어선의 피항 방해를 위해 전투기나 군함을 보내는 행위는 양국 간의 긴장을 높일 수 있다"며 "전투기의 저고도 비행은 어선의 조업을 방해하고 선원들에게 큰 위협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역시 거짓이었다. 해당 선박들은 날씨가 좋은 날에도 전혀 조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 미국의 강력한 경고


중국이 휫선리프에 대한 탈취 시도를 포기하게 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미국의 강력한 경고 때문이었다.


필리핀의 중국 선박 퇴거 요구에도 중국이 꿈쩍도 하지 않자 이번에는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관이 나섰다. 지난 23일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관은 "중국은 다른 국가들을 겁주고 도발하며 위협하기 위해 민병대를 동원하고 있으며, 이는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그러면서 미 대사관은 "우리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동맹국인 필리핀과 입장을 같이 한다"고 덧붙였다.


결정적인 미국의 압박은 28일 미 국무부에서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휫선리프에 정박한 중국의 해양민병대에 맞서 미국은 우리의 동맹국인 필리핀과 함께 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국제질서에 기반한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강력한 비판이 이어지자 중국 당국은 휫선리프에 대한 탈취 시도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곧바로 철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미 동맹들의 거대한 압박에 중국 꼬리 내려]


중국이 휫선리프에 대한 도발을 시도하려다 꼬리를 내린 또 하나의 중요한 배경에 미국과 연대한 여러 나라들이 동시에 중국을 압박한 것도 한 몫을 했다.


우선 미국과 일본, 인도네시아가 중국의 휫선리프 점유 시도에 대해 강력한 연대 의지를 밝히면서 중국을 압박했다.


일단 일본과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23일 회담을 열고 “남중국해에서의 안정을 해치는 중국의 조치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남중국해에서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양국이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린 중국 국립남중국해연구소 부소장은 2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조 바이든 정권이 지난 트럼프 정권 때와는 달리 미국 단독이 아닌 우방국들과의 연대를 통해 중국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여갈 것”이라면서 “미국의 이러한 동맹 연대 방식이 중국에게는 엄청난 압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남중국해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협력을 모색할 분야가 이니다”라면서 “이는 중국에 대한 저항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결코 남중국해 문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 본 것이다.


[중국, 더 이상의 남중국해 탈취는 힘들 것]


중국이 남중국해 섬 탈취에 대한 결정타는 뭐니뭐니해도 바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일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취임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는 중국과의 경쟁을 극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되려는 전체적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내가 보는 앞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미국은 성장하고 확장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남중국해와 대만, 홍콩, 신장 위구르 등의 사안에 있어 중국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한편 미국이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남중국해에서 안정을 해치려는 중국의 의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힌 것이다.


사실 중국의 이번 휫선리프에 대한 탈취 시도는 미국 행정부의 대 중국 정책 등이 아직 확고하게 서 있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의 간을 보려는 중국의 시도였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미국을 너무 얕잡아 본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지난 18일과 19일(현지시간) 알래스카에서의 2+2회담에서 미국은 이미 중국을 향한 모든 전략이 확고하게 섰음을 보여 주었고 미국은 중국의 도발, 곧 대만이나 일본이 실효 지배를 하고 있는 센카쿠 열도, 그리고 남중국해 다른 크고 작은 섬들에 대한 더 이상의 도발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휫선리프에서의 중국 해양민병대 선박의 철수 사건은 중국의 미국에 대한 도발이 좌절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이와 함께 중국의 대 미국 전략이 전면적으로 재검토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휫선리프 사태는 중국에게 많은 고민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가 미국과 중국의 정면충돌 포인트로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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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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