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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국은 중국과 대결할 준비 돼 있다!” - 바이든의 4년이 중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 - 美, 스파이더맨 전략으로 중국 압박 - 중국과의 전쟁은 지금부터가 진짜
  • 기사등록 2021-03-04 14:35:03
  • 수정 2021-03-04 21: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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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사진=미 국무부]


[블링컨 美국무 “미국은 중국과 대결할 준비 돼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북한과 러시아가 심각한 도전과제이긴 하지만 중국이 최대의 지정학적 시험”이라며 “미국은 필요하다면 중국과 대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에서 가진 첫 외교정책 연설에서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중국은 안정적이고 개방된 국제질서에 심각하게 도전할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기술적 힘을 가진 유일한 국가"라며 "중국과 관계는 경쟁해야 한다면 그럴 것이고, 협력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며, 적대적이어야 한다면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대중국 강경론’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세한 위치에서 중국에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한 뒤 “이는 동맹, 파트너와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며 “(지난 트럼프 정권에서) 미국이 물러선 곳을 중국이 채웠기 때문에 외교와 국제기구에서 미국의 관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중국 신장에서 인권 학대가 이뤄지고 홍콩에서 민주주의가 짓밟힐 때 그들의 권리를 옹호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중국이 더 큰 면책권을 얻은 듯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강화가 외교정책의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말한 블링컨 장관은 “그렇지 않을 경우 러시아나 중국처럼 민주주의의 강점에 의심의 씨앗을 심으려는 적수나 경쟁자들의 손에 놀아날 것”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한 “미국이 본보기의 힘을 활용해 민주적 행동을 유인하겠지만 값비싼 군사적 개입을 통하거나, 무력으로 권위주의 정권을 전복하려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시말해 “군사적 행동이 아닌 외교가 항상 우선”이라면서 ‘외교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미국인의 생명과 핵심 이익이 위태로울 때 무력 사용을 절대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목표와 임무가 분명하고 달성가능하며 우리 가치, 법과 일치할 때에만 군사적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효과적 외교를 위해 최강의 군대를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더불어 블링컨 장관은 “동맹이 뭉쳐 승수효과를 냄으로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미국의 독특한 자산”이라면서 “우리는 친구, 동맹들과 다시 연결하기 위해 지금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동맹과 파트너의 복원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진정한 파트너십은 각자 역할을 하면서 부담을 함께 진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호혜적 동맹정신을 강조한 것이다.


▲ William Burns 미 CIA국장 지명자 [사진=CNN 캡쳐]


[미 CIA국장, “중국, 가공할 만한 권위적인 적수”]


블링컨 장관의 대 중국 강경책은 바이든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전체가 확실하게 견해를 하나로 모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2월 24일(현지 시각) 윌리엄 번스 CIA국장 지명자는 이날 열린 상원 정보위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은 가공할 만한 권위적인 적수”라며 “중국의 ‘적대적·약탈적 리더십’에 대응하는 게 국가 안보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번스는 중국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훔치고 자국민을 탄압하며 미국 내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이고 분명한 초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윌리엄 번스 CIA국장 지명자의 이러한 견해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국 전략과 그대로 맞닿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첫 전화 통화에서 중국의 "강압적이고 불공정한 경제 관행, 홍콩에 대한 억압,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탄압, 대만을 포함한 역내에서 중국이 갈수록 공세적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우려가 있다"고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번스 지명자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신임은 대단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11일 그를 CIA 국장으로 지명하면서 “그(번스)가 새 CIA 국장이 되면 미국인들은 마음 편히 푹 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對중국 전략 바꾼 미국, “동맹국 결집 통해 중국 압박”]


그렇다면 블링컨 국무장관과 번스 CIA국장 지명자의 발언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큰소리로 떠들고 윽박지르는 방식이 아닌 조용한 외교를 추진하겠다”는 것이고 키워드는 ‘가치’와 ‘동맹’에 두겠다는 의미다.


다시말해 동맹이라도 쓴소리를 할 것이고, 우방이라도 가치의 문제에는 타협이 없을 것이며, 적국이지만 필요에 따라 대화의 접점을 찾는 유연한 외교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원칙과 가치에 입각한 단호한 태도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결의도 담겨 있다.


결국 ‘외교’라는 유연함과 ‘강력한 군사력’이라는 양날의 검으로, 협상할 것은 할 수 있는 대로 하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할 때는 힘으로 미국에게 부여된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바이든 정부의 대 중국 전략도 이러한 기본원칙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적으로 미국 혼자만이 아닌 동맹과 함께하는 중국 압박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정부는 이미 세계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철저히 배제시켜 목을 조르려는 전략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동맹국들과 연계 강화를 통해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 소재·부품을 중국에 의존하는 현 체제를 완전히 바꾼다는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공급망을 동맹국과 만들어 중국을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외에 전기차 배터리, 희토류, 의료용품 등이 미국의 새로운 공급망 구축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은 현재 희토류의 80%, 의료용품의 90%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미국은 앞으로 반도체는 한국과 대만, 일본과 연계하고, 희토류는 호주, 아시아 각국과 협력할 방침이다. 더불어 동맹국간 추가 생산능력과 비축품을 확보하는 방안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동맹국에 중국과의 거래를 줄일 것을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이런 상황이 전개된다면 우리나라의 삼성이나 SK반도체는 미국과 중국 중 택일을 강요받을 수도 있다.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것은 소재·부품 공급망이 국가 안전보장과 직결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지난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영토분쟁을 벌인 일본에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규제한 전례가 있는데, 이러한 중국의 무역보복을 미국과 동맹국들이 다시는 당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신경쓰는 분야가 반도체다.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를 보유한 나라는 한국, 대만, 중국, 일본, 미국 등 5개국 정도인데 중국의 점유율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대만은 아주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과 대만은 작년 11월 워싱턴에서 양국 고위급 회담을 열어 반도체와 5G 고속통신규격 등 7개 분야에서 연계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과 대만의 관계 강화에 호응해 일본도 지난해부터 경제산업성 주도로 대만 TSMC의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을 자국에 유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일본·대만의 공급망을 강화하면 유사시에도 첨단 반도체를 확보하기 수월해 진다는 계산을 미국이 하고 있는 것이고 일본이 여기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중국을 타깃으로 한 이런 정책적 움직임을 ‘기술 권위주의’에 맞서는 ‘기술 민주주의(techno-democracies)’라고 부른다. 다시말해 기존에는 중국 등의 적대국과 미사일 비축량이나 병력 규모 같은 군사적 경쟁에만 치중했지만 앞으로는 반도체 제조, 양자 컴퓨팅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벌인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 동맹국들의 결집을 추진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중국이 부상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전략이다.


미국이 이렇게 대 중국 정책의 방향을 잡은 것은 “기술의 결집체인 반도체가 지정학적 싸움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린지 고먼 마셜펀드 기술담당 연구원)이다.


그런데 이러한 미국의 정책을 수행하는데 있어 이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 미국의 군사력이다.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과 관계는 경쟁해야 한다면 그럴 것이고, 협력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며, 적대적이어야 한다면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한 배경이 바로 이것이다.


미국의 대 중국 압박 정책에 핵심적으로 부상하는 국가들이 바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이다. 여기에 덧붙인다면 인도와 호주다.


바로 이러한 미국의 동맹국들이 하나의 ‘가치’로 중국의 발호를 억제하자는 것인데, 그렇게 동맹이라는 끈으로 묶여지게 되면 그 다음은 그 ‘가치’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미국은 힘으로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역으로 말하자면 이렇게 ‘가치’로 묶여진 동맹국들이 중국 등의 적대국에게 피해를 입게 된다면 미국은 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전쟁도 불사하는 강경책을 보여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것이 바로 ‘외교’와 ‘힘’이라는 양날의 검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선적으로 주목받는 나라가 바로 대만이다. 사실 미국의 대 중국 압박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하는 나라가 바로 대만이다. 그 대만에 대한 강력한 보호 의지를 미국은 계속 설파하고 있다. 미국이 지금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부근에 군사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도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작전 수행도 있지만 그보다 더한 사명 중의 하나가 대만 보호다.


그래서 지금도 미국의 루스벨트 항공모함 전단이 대만의 남쪽과 필리핀 사이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이고 아메리카 강습상륙함이 대만의 북부인 동중국해 연안을 휘젓고 다니는 것이다.


루스벨트 항모전단도 그냥 자리만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군사훈련을 실시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고 일본의 주일미군도 거의 매일 일본 자위대와 군사훈련을 하면서 만약의 사태, 곧 중국의 대만 기습이나 대만과 일본이 점유하고 있는 남중국해의 섬들에 대한 기습을 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월 10일(현지 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2시간여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한 뒤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통화에서 미국 국민의 안보와 번영, 건강, 삶의 방식을 수호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보존하겠다는 그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강압적이고 불공정한 경제관행, 홍콩에 대한 탄압, 신장 지역의 인권 침해와 대만을 포함한 지역 내 점점 더 독선적인 행동에 대해 근본적인 우려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의지는 대중(對中) 군사 전략 수립을 담당할 별도 태스크포스의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월 1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국방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시한 이 태스크포스는 미국의 군사 작전, 기술, 군대 배치 등에 대한 평가를 한 뒤 다가오는 6월 중순 이내에 대중 군사 전략에 대한 권고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미 15명 정도로 구성도 끝나 작업을 개시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이날 중국을 “당면한 위협”이라고 규정하면서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모든 국가를 이롭게 하는 현재 구조를 뒤집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미 국방부의 태스크포스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미군의 재배치나 증강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중국과의 전쟁은 지금부터가 진짜]


이런 의미에서 미국과 중국과의 전쟁은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트럼프는 슈퍼맨, 바이든은 스파이더맨”이라고 비유했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건 슈퍼맨 트럼프는 중국을 혼내 준다고 혼자 나서서 몽둥이를 휘둘렀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의 전략은 거미줄로 포위하는 스파이더맨 전략을 구사하는데, 이는 중국을 둘러싸고 있는 미국의 동맹국들을 동원해 중국을 포위해 고사시키는 전략을 쓸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바이든의 4년이 중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라 전망한다.


다시말해 동맹으로 중국을 포위하고 공격하는 바이든의 대중전략이 실패하면 5년 뒤 중국은 진짜 미국을 넘보게 될 것이고, 그 추세가 또 5년 지속된다면 이젠 미국을 넘어섬으로 인해 미국이 맺은 동맹에는 와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100년 패권에 균열이 생기면서 와해될 수도 있고, 결국 ‘팍스시니카’의 세상이 도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바이든 정부는 앞으로 미국식 민주주의가 주도하는 세계가 될 것인지, 아니면 중국식 사회주의가 온 세상을 이끄는 시대가 될 것인지의 중요한 전쟁을 시작했다. 분명한 것은 이미 판세도 거의 확실하게 보이고 있고, 그 결과도 그리 어렵지 않게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 한국의 전략과 선택은 과연 어떠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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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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